소설리스트

러브 코미디를 망가뜨리는 법-307화 (306/313)

Chapter 307 - 치나미에겐 당근을, 렌카에겐 채찍을

“후, 후배님... 엉덩이 만지지 마세요...”

“왜요.”

“미끄러워요...”

“괜찮아요.”

“네엥...”

치나미는 지금 골반을 앞으로 꾸우욱 미는 자신의 행동을 모르고 있었다. 본능적인 행동이라는 거다. 포옹으로 인해 배에서 느껴지는 자지의 감촉을 더욱 선명하게 느끼기 위한.

완전히 찰싹 달라붙어있는 치나미를 베드에 조심스레 눕힌 나는, 떨어지지 않으려는 그녀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살살 간지럽혔다. 그러자 치나미가 아까처럼 먀악! 하는 소리를 내더니, 내 목에 두른 자신의 팔을 떼어냈다.

“후배님...! 간지러워요...! 왜 괴롭히시는 건가요...!”

“괴롭히다니요. 좋아하는 마음에서 한 건데.”

“거짓말...! 제 포옹을 풀기 위해 간지럽히신 거잖아요...! 후배님은 마사지 룸에서는 거짓말쟁이가 되어요...! 저를 속이려 하지 말아주세요...!”

그러고 보니 치나미한테 두 번째 마사지를 해줄 때가 생각난다. 날 거짓말쟁이라 매도하며 몇 번이고 가버렸었지. 그때 정말 꼴렸었는데, 갑자기 그리워진다.

“좋아하는 마음은 진짜에요.”

“.... 그런가요?”

“예.”

“그, 그러면 됐어요... 이제 무엇을 하실 건가요...?”

치나미의 목소리가 살짝 떨려왔다. 다음으로 일어날 일을 어렴풋이나마 예상한 모양. 그녀의 옆구리를 부드럽게 잡고, 가슴 위로 상체를 쑤욱 들이민 내가 대답했다.

“넣을 거예요.”

“느앗...”

“그래도 괜찮겠죠?”

“저, 전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알아서 하라는 뜻이었다. 귀여운 치나미 식 투덜거림에 피식한 나는, 이미 단단해져버린 자지를 치나미의 음부에 토옥 가져다대었다.

“흐잇...!”

그러자 치나미의 허리가 불쑥 들어올려졌다. 자극을 받은 듯한 모습. 그녀의 젖어버린 일회용 팬티를 옆으로 살짝 젖히자, 팬티 끈의 압력으로 인해 도톰해진 음순이 만져졌다.

“헤에엑...!”

가림막 없이 살과 살이 맞닿은 감각이 무척이나 생생했을까? 치나미의 입에서 아까보다 더한 신음이 토해져 나왔다.

그 소리를 듣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나는 곧장 치나미의 아래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지금부터 섹스를 한다고 직감한 치나미가 옆에 놓인 깨끗한 베개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자지를 대었다.

토옥. 하고 치구 근처에 닿아버린 귀두. 그에 베개를 누르고 있던 치나미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이 정도면 숨은 제대로 쉴 수 있을까? 그런 의심이 든 나는 치나미의 한쪽 손목을 잡아 베개에서 떨어뜨렸다.

“무, 무슨 짓을 하시는 건가요...! 괴롭히지 말아주세요...!”

베개 밑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당혹스런 앙탈.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음에도 귀여움이 느껴질 정도였고, 그녀가 느끼고 있는 쑥스러움이 내게도 전해져오는 것 같다.

“괴롭히는 게 아니라, 숨이 막힐까봐 걱정하는 겁니다.”

“제가 알아서 잘 조절하고 있으니...! 후배님은 후배님께서 할 일에 집중하시는 편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같이 집중해야 좋은 게 아닐까요. 저만 하는 것도 아닌데.”

“히익...!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시지 말아주세요...!”

전혀 단도직입적이지 않았는데... 여기서 더욱 순화했어야 됐나? 괜히 무안해진 내가 사과를 하려던 찰나, 치나미가 베개 밑부분을 슬쩍 들더니 심호흡을 했다.

“후...! 하...! 후...! 하...!”

내 말대로 숨이 막히나보다. 긴장을 한 상태라서 호흡이 거친데, 흉부가 크게 솟구쳤다가 내려오는 게 눈에 보인다.

치나미로서는 긴장을 풀기 위한 행동이겠지만... 그걸 보는 나는 아랫도리에 피가 더더욱 몰려옴을 느꼈다. 오일로 인해 매끈한 피부가 역동적으로 굴곡지는 모습이 무척이나 외설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아주아주 희미하게 보이는 11자 복근이 꼴려서 미치겠다. 원래는 보이지 않던 근육인데, 치나미가 허리를 쫘악 핌으로서 살이 펴져 생긴 흔적 같았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나는 여전히 호흡을 하는 치나미의 치구에 대어놓았던 자지를 위에서 누르며, 치구 밑으로 스윽 미끄러지도록 내려 보냈다. 그 후 음순 사이가 벌어지면서 귀두를 삼키자, 그대로 힘을 주어 하반신을 밀었다.

찌꺽...!

“므읏!?”

치나미의 깜짝 놀란 감탄사와 함께, 후끈한 온기가 느껴졌다. 따스한 속살 안으로 절반 가까이 자지를 집어넣은 나는, 치나미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베개 밑부분이 슬쩍 위로 올라가자 속으로 대소를 터뜨렸다.

삽입 장면이 궁금하지만, 직접 보긴 두려운 치나미의 머릿속이 눈에 훤히 보이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한 나는, 베개가 다시 치나미의 얼굴을 가리자 느릿하게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

스으윽.

“믓...!”

복부에서부터 느껴지는 차가운 물티슈의 감촉에, 치나미의 허리가 꿈틀했다. 힘이 부친 와중에도 아래를 가리기 위해 양손을 내리는 것이, 내게 자신의 음부를 보여주기 싫은 듯했다. 아니면 관계 도중 몇 번이고 가버려 쏟아낸 애액을 보지 말라는 뜻에서 저러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런 그녀의 행동을 막지 않고 조심스럽게 복부에 묻어있는 정액을 닦아낸 내가 말했다.

“힘들어요?”

“.... 네에... 그래도 버틸 만은 해요... 그리고 샤워가 하고 싶어요...”

“같이 할까요?”

“낫...!? 안 돼요...!”

“왜요?”

“왜냐니요... 어떻게 제 알몸을 후배님께 보여줄 수가 있겠어요...”

이미 다 보고도 남았는데...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부끄러워하니 아쉽지만 오늘은 넘어가야겠다. 대신, 다음에 관계가 끝나면 꼭 같이 샤워할 거다. 탕 안에서 귀여운 치나미와 애정 어린 스킨십을 하고 말리라.

라는 다짐을 한 나는, 양손을 쭈욱 내밀며 자신을 일으켜달라는 치나미의 애교를 듣고 만면을 활짝 폈다.

“바로 샤워할 거예요?”

“그래야겠지요...?”

“안아줄까요?”

“넷...? 네에...”

수줍게 고개를 주억거리는 치나미의 자그마한 체구를 꼬옥 끌어안은 나는, 후끈한 그녀의 체온을 느끼면서 마음을 전했다.

“좋아해요.”

중저음의 가라앉은 음색이 듣기 좋았는지 내 허리를 끌어안은 자신의 팔에 힘을 주는 치나미. 기분이 굉장히 좋아 보이는 것 같아 다행이다. 치나미는 많이많이 아껴줘야 해. 앞으로는 애정표현을 서슴없이 해야겠다.

“저어... 샤워 후에 자리를 비울까요...?”

내 가슴팍에 안겨있던 치나미의 물음. 렌카가 이곳에서 마사지를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오일에 의해 미끌미끌한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은 내가 대답했다.

“편한 대로 하세요. 침대에서 쉬어도 되고, 여기서 쉬어도 됩니다. 같이 구경을 해도 되고요.”

“구, 구경이요...? 무엇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부장이 마사지를 받는 모습요.”

“히엑...? 저, 저는 그런 사적인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요. 사실은 보고 싶긴 하지만 렌카와 후배님을 위해 참겠어요...! 저는 이곳에 있도록 할 테니, 후배님께서는 침실에서 렌카에게 콩닥콩닥 마사지를 해드리도록 하세요.”

“그래요 그럼. 샤워하는 동안 여길 정리해놓고 있겠습니다.”

“앗, 네... 고맙습니다...”

근육을 많이 썼는지 다리를 후들거리는 치나미를 부축하여 마사지 룸과 연결된 욕실 문을 연 나는, 그렇게 그녀를 들여보내고 잠깐 조용히 있었다. 혹시 치나미가 넘어지는 소리를 들으면, 그 즉시 들어갈 생각에서였다.

다행스럽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 소리가 들려왔다. 별 탈이 없다는 뜻. 안도한 나는 마사지 룸을 청소하면서, 렌카가 무엇을 하는지 상상해보았다.

지금쯤 치나미가 샤워하는 소리를 듣겠지? 물소리를 들으면서, 나와 치나미가 관계를 갖는 장면을 혼자 상상해보며 부끄러워할 것 같다. 자위라도 하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깔끔하게 뒷정리를 마치고 내 몸에 묻은 오일까지 대충 정리한 나는, 밖으로 나오면 렌카가 분명히 자는 척을 하고 있을 거라 확신하며 침실로 이어지는 문을 열었다.

끼익...

평소였다면 음산하게 들려왔을 경첩 소리가, 상황이 상황이라 그런지 굉장히 야하게 귓가를 간질인다. 이제 렌카를 마음껏 능욕해줄 시간.

그녀를 어찌 교육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며 침실을 훑어보던 나는, 침대가 텅 비어있자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렌카는 어디로 간 걸까? 혹시 기다리다가 지쳐 스낵바에 들른 건가? 아니, 그렇다고 하기엔 렌카의 가방이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휴대폰을 집어든 나는 곧장 렌카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 거리는 신호음이 대여섯 번 오갈 즈음,

-여, 여보세요.

렌카의 애써 태연한 척을 하려는 듯한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에서 울렸다. 그 소리를 들은 순간, 나는 설마 하던 생각이 맞아떨어졌음을 확신했다.

“지금 어디죠?”

-.....

깊게 가라앉은 말투에 쫄았는지 답이 없는 렌카.

“어디냐고요.”

그런 렌카를 한 번 더 재촉하자, 헛웃음을 친 그녀가 자신의 위치를 실토했다.

-지, 집 가는 길인데?

“집? 방금 집이라고 했어요?”

-그래. 집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거기 있어야할 이유를 못 찾겠더라고. 그래서 그냥 왔어.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렌카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었다.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혼쭐이 날 걸 알고 있음에도 자꾸 이런 식으로 반항을 하는데, 마음에 든다. 역시 렌카는 반골기질이 충만해야 렌카답지. 속으로 대소를 터뜨린 내가 말했다.

“오세요.”

-어딜...?

“당장 다시 호텔로 오라고요. 찾아가기 전에.”

-내가 왜...

“전철 탔어요? 아니면 택시? 버스?”

-.... 전철 타러 가고 있어.

“10분 줄게요. 당장 돌아오세요.”

-시, 싫은데...?

“지금부터 시간 잽니다. 오늘 안 오면 내일은 아주 힘들 거예요.”

결국 내 손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직감했을까?

-하아...

렌카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얼마 후, 호텔 현관문에서 노크 소리가 울렸다. 뭔가 싶어 문을 열어보니, 렌카가 고개를 내리깐 채로 풀죽은 표정을 지으며 복도에 서있었다.

“뭐예요? 전철 타러 가고 있다며?”

“.... 그럴 생각이었으니까... 그렇게 말한 거지...”

집으로 가고 있다는 건 거짓말이었구나. 아마 렌카는 이곳에서 도망갈 생각을 했고, 실제로 나가기까지 했다가 내 당부를 되새기고는 복도에서 망설이고 있었을 것 같다. 그러다 내 전화를 받게 된 거고.

빠르게 현실을 자각하고는 돌아온 게 기특하긴 하지만, 도주할 마음을 먹고 무단이탈을 한 건 중죄다. 매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 마땅하겠지? 치나미는 아마 샤워를 굉장히 오래 할 텐데, 그 전까지 엄한 훈육을 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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