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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는 악에게 굴복하였습니다-17화 (17/172)

〈 17화 〉#6 마법소녀는 분노한 괴인에게 굴복하였습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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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이다냥.”

꽤나 오랜만에, 쿠키로부터 호출이 있었다. 오랜만의 일이었다.

“아 씨 잠깐만! 지금이 하이라이트란 말이야! 적의 수괴로 변한 마법소녀 동료를 주인공이 우정과 미약과 바이브레이터로 되돌리는 눈물과 감동 없이 볼 수 없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쿠키가 앙증맞은 한 손을 들자, 번쩍, 하는 빛이 내 몸을 감쌌다.

“3분 이내에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가슴이 폭발하는 저주를 걸었다냥.”

“미친 놈이?!”

후닥닥 집에서 뛰쳐나왔다.

“이번에는 진짜 위험해서, 강경수단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냥. 용서하라냥.”

집 밖에 나오자마자 내 몸은 평소대로의 빛에 휩싸여, 정신 차리고 보니 마법소녀 복장으로 변해 있었다.

저번에도 봤었던 푸른빛이 감도는 새카만 드레스였다. 팔랑팔랑한 프릴이 달린 스커트라던가, 어깨와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디자인이 신경쓰이지만 저번에 봤던 취향 나쁜 고양이 코스튬이 아닌게 다행이었다.

상태창을 살펴보니, 다른 내용 없이 그렇게 적혀있었다. 아래로는 때문에 잔뜩 불어난 특성이니 상태가 빼곡이 적혀있어서, 도저히 하나하나 살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갑자기 위험하다니, 무슨 일인데?”

“의 괴인들을 습격할 거라냥.”

“갱도라면 【팀】 애들이 소탕하러 갔을 텐데.”

“전부 당해서 괴인들에게 붙잡혔다냥. 절찬리 능욕당하는 중일거라냥.”

허어.

그렇게 베테랑이라며 자신만만하더니, 결국 붙잡혔던 거냐.

꼬시다는 생각보단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나와는 달리 원래부터 여자인 그녀들이 나 때와 같은 능욕을 받는다고 하면...

“걱정마라냥. 마법소녀들은 계약 전에 정신력 테스트를 하니까냥. 통과 못하면 마법소녀는 될 수 없다냥. 너랑은 달리 칼날이 목에 박혀도 까딱하지 않을 강철의 정신력들을 가진 사람들이다냥.”

“정말 여러 가지로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일단 나는 그런 테스트를 받은 적이 없다만.”

“이제와서 뭘 새삼스레 그러냥.”

정말이지 새삼스럽다. 나는 한숨과 함께 포기하기로 했다.

“걱정해주는 거냥. 널 그렇게 내친 여자들이라냥.”

“...잘 모르겠네. ”

“호구녀석.” 이라며 쿠키가 매도했다. 흥이다.

결국 그런 느낌으로 A시에 오게 되었더니, 별안간 산에서 거대한 로봇이 날아오르길래, 쿠키의 지시대로 공중에 뛰어올라 뻥 차버렸다.

그리고 시간은 현재로 돌아온다.

* * *

『비, 비비비비... 말도 안 돼....』

『로, 로봇이 떨어져 내렸다비비?! 저 인간 때문이냐비비?!』

통, 하니 가볍게 추락한 로봇 위에 내려서자, 괴인들이 잔뜩 시끄러운 게 보였다. 이 거대한 로봇이 작디작은 인간 한 명에게 걷어차여 떨어졌다는 건, 확실히 믿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진짜 튼튼한데.’

온 힘을 다해 찬 건데, 로봇은 추락했을 뿐 어딘가 망가진 것 같지 않았다. 지금도 기잉- 기잉- 하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직 괴인들이 조작하는 데 익숙하지 않을 때 처리해야 한다냥. 무식하게 셀 뿐인 네가 감당 못하게 되기 전에.”

“근데 방금 전력으로 찼는 데도 멀쩡한데?”

“일단 동력으로 쓰이는 마법소녀들부터 구하라냥.”

근처에 있던 비비들이 왜인지 경악하며 우리를, 정확히는 쿠키를 쳐다봤다. 이상하게 생긴 생물이긴 하지만, 그렇게 놀라면서 볼만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디보자... 여긴가?”

쿠키가 가리킨 곳은 로봇의 심장 부근에 있는 사각형의 상자였다. 아직 로봇이 누워 있는 자세라 손쉽게 도달할 수 있었지만, 로봇이 일어서기 전에 뜯어내지 않으면 귀찮아질 것 같았다.

하지만 동력부는 생각보다 단단해서, 통통 두드려봤지만 어찌해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비, 비비비비... 안심해라비비. 동력부는 특별히 튼튼하게 만들었으니까 어떻게 할 수 없을 거다비비....』

『좋다비비. 그 사이에 서둘러 기간테스를 일으켜세우는 거다비비.』

꽈드드득-!

“아, 생각보다 약하네.”

『『『부서졌다비비!!!!』』』

동력부의 문을 양손으로 찌그러뜨리며 벌리자, 안 쪽에서 기계팔이니 촉수 같은 것들이 나를 노리고 뻗어나왔다.

2기 3화에서 비슷한 장면이 있었더랬지―라는 생각을 하며 전부 쳐냈다. 의외로 구조가 물러서, 손으로 한번씩 때리자 금방 부서지거나 작동을 멈췄다. 촉수는 두세가닥씩 한 번에 붙잡아, 꽈득 잡아당겨 뜯어내었다.

“......당신, 은... 흐읏....”

힘이 없는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몸으로, 망신창이가 된 유라가 나를 알아보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마에 난 뿔에는 구멍이 뚫려있어, 사슬이 덜렁덜렁 매달려 있다.

그 외에도 다른 멤버들도 보였다. 전부 기계팔이나 촉수에 붙잡혀 성기나 유두나 몸 여기저기를 자극당하고 있었다.

괜찮아? 라고 물어보기엔 이 프라이드가 센 아가씨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어서, 그냥 아무 말 없이 달라붙은 각종 물건들을 후둑후둑 부숴 떨어뜨리고 한 명 한 명 구출해내었다.

그러한 안내 음성이 들려왔다. 과연. 위기에 처한 마법소녀를 구해도 포인트를 주는 거구나. 저번에 그렇게 말한 것도 같다.

포인트샵을 열어보니, 저번에 노멀들을 패면서 잃었던 포인트를 만회하고서도 상당한 포인트가 남았다.

“저기 안쪽의 보석은 그냥 두라냥. 특수한 기술이 아니면 부술 수가 없다냥.”

안쪽에 커다란 보석이 있었다.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는 보석은 일전에 노멀들이 내게서 마력을 뽑아낼 때 쓰던 것과 크기만 다르지 비슷했다. 아마 같은 용도겠지.

보석에 손을 얹고, 손가락에 가볍게 힘을 주었다.

와드드득-!

그러자 손가락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거미줄 같은 금이 쩌적쩌적 일어났다.

“부숴지는데?”

“......괴물 자식(소곤)... 아까우니까 두자냥. 마력이 이만큼 있으면 그만큼 일반인들의 희생을 줄일 수 있지 않겠냥.”

“또 이 로봇을 움직이면?”

“그러지 못하게 해야지냥.”

일단 축 늘어진 마법소녀들을 전부 짊어지고 동력부 밖으로 나왔다.

『소, 손들어라비비!』

『너는 포위되었다비비!』

밖으로 나왔더니, 빼곡하게 모인 괴인들에게 둘러싸였다.

전부 똑같이 생긴 양산형 괴인, 비비들이었다. 체격이나 문양의 짙음 정도만 다르지 대부분 비슷했다. 손에는 파직파직 전기가 통하는 스턴봉이나, 특이한 디자인의 총 같은 것을 내밀고 있다.

메크라크는 악당이지만, 그 기술력은 대단하다. 바보 같지만 이런 거대 로봇을 만들어내는 것도 그렇고, 아무튼 대단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저 총이나 스턴봉도, 지구의 기술력과는 전혀 다른 그들만의 기술을 쓴 거겠지. 마법소녀 따위 손쉽게 무력화시킬 기술이 담겨있겠지.

‘어쩐다.’

평소라면 빠르게 도망쳐서 튀던가 쓰러뜨리던가 하겠지만, 지금 나는 짐덩이가 된 마법소녀들을 끌어안고 있다. 지키면서 싸우려다가는 샌드백이 될 뿐일테고....

나는 주변을 경계하며 마법소녀들을 털썩, 바닥에 떨궈놨다.

“어쩔거냥. 버릴 거냥?”

“......잠깐만. 생각 좀――”

『죽어라비비!』

윙-하는 소리와 함께 쏘아지는 묘한 느낌의 기계 탄환.

어찌해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쏘아진 탄환은, 내가 인식할 틈도 없이 내 이마를 향해 정확히 날아와――반사적으로 휘두른 손에 붙잡혔다.

“......잡히네?”

이게 바로 맨손 총알잡기인가.

『마, 말도 안 된다비비! 전자기 레일건 기술을 응용한 초음속 발사긴데비비! 음속보다 7배 빠른 걸 맨손으로 잡는 게 말이 되냐비비!』

“너, 괴물이었냥.”

“아니, 나도 모르게 잡힌 건데....”

딱히 의식하고 잡은 게 아니라서, 또 날아오면 반응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쏴, 쏴라비비비비비비!!』

위잉-하는 소리가 연달아 들어오고, 무수한 탄환이 나를 향해 일제히 발사되었다.

진퇴양난. 사면초가의 상황.

나는 아직 이 짐덩이 마법소녀들을 어떻게 해야할지도 정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있을 뿐이었다.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탁-!

『『『............』』』

“깜짝이야... 놀랐잖아.”

신기하게도, 내가 의식하기도 전에 내 손은 잔상이 남을 정도의 속도로 멋대로 움직여 탄환들을 전부 쳐내거나 잡아버렸다. 쳐낸 반동으로 손등이 살짝 얼얼했지만, 부상이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진짜 괴물이 된 기분인데.

“무사하니 다행이다냥.”

“그건 그런데, 이대로 총알 다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잖아.”

내가 공격하자니 여기 던져놓은 마법소녀들이 인질로 잡힐 수도 있고, 나 대신 집중포화를 당할 수도 있고.

어쩌지....

.................

.....................................

.......................................................................................................

“아.”

좋은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그게 있었지.

나는 여전히 간간히 날아오는 총알을 쳐내거나 가까이 다가오는 괴인을 발로 차버리거나 하면서, 포인트 샵을 열었다.

노리는 건 .

조금 전 마법소녀들을 구해내는 것으로 충분한 포인트가 생겼다. 이런 데 쓰기엔 아깝지만, 나중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그보다 아직 의 감동이 남아있다.

혹시 이걸로 통해 나도 위치걸 같은 마법을 쓸 수 있는 거 아닐까. 【매지컬☆폭렬융해(爆裂融解) 익스플로전】 같은 걸 쓴다면 무지하게 기쁠 것 같다.

이 필살기는 의 주인공 위치걸 루비가 애용하는 필살기로, 사용하면 폭발의 섬광과 함께 적의 통장 잔고를 말끔하게 융해시키고 가난의 밑바닥에 떨어뜨려 다시는 반항할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정말이지 정통 마법소녀다운 상쾌한 마법이다. 한 번 당하고 나면 적은 피눈물을 흘리며 사죄하지만 ”미안! 이미 사라져버린 잔고는 되돌릴 수 없어!“라며 웃는 루비의 미소에선 무시무시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그런 위치걸의 필살기를 내가 쓸 수 있다면?

이럴 수가.

상상만으로 두근두근한다. 나도 내게 애원하는 적의 머리를 짓밟고 ”미안, 저질러버렸어☆ 귀여우니까 용서해줄거지?“ 같은 말을 레몬 같은 상큼한 미소와 함께 던져주고 싶다.

빰빠라밤-하는 나팔 소리와 함께 안내 음성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나는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새로이 개방될 스킬을 기다렸다.

“......................”

꽝이네....

마법이 아니잖아 이거...

펀치라니, 물리공격이잖아....

“끝났다냥. 정신차리라냥 케이.”

“응?”

쿠키의 목소리에 나는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다. 근처에는 기묘하게 생긴 탄환이 여기저기 떨어져있었다.

아무래도 무의식 중에 날아오는 총알들을 쳐내다가 보니 총알이 다 떨어졌고, 그러는 사이 전부 포기하고 퇴각한 모양이었다.

......뭔가, 허무하다....

* * *

“비비비비...! 이럴 수는 없다비비...! 배신이라니, 어찌 그런 잔학무도 악랄한 짓을 하는 거냐비비...!”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차마 하지 못해 생겨난 침묵)”””

의 안쪽, 괴인들의 거주구.

다수의 비비가 모인 그 중심에서 유일한 최상급 비비, 괴인 번호 ’비비2814‘가 분통을 터뜨리며 외쳤다.

그는 이 에 모인 비비들의 우두머리이자 최강의 괴인이었지만, 그래봐야 조금 힘이 센 비비에 불과했다. 같은 비비 중에서도 힘을 모아 이름을 받는 ’네임드‘가 된 비비도 있지만, 그는 아직 번호로 불릴 뿐인, 단순한 최상급일 뿐인 비비다.

이럴 줄 알았다면 붙잡은 마법소녀들의 마력을 자신에게 쏟아부을 걸 그랬다.

마법소녀들에게 뺏은 마력은 대부분 기간테스의 동력부에 있는 마석에 저장시켜뒀고, 그 때문에 강한 마법소녀들을 그렇게나 능욕해놓고서도 아직 ’네임드‘조차 되지 못했다.

‘기간테스만 있으면 어떻게든 될 거라 생각했다비비....’

하지만 그 힘이 있었더래도, 과연 뭘할 수 있었을까.

조금 전 나타난 마법소녀는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그렇기에 가장 먼저 도망쳤고, 다른 비비들도 그를 쫓아 도망쳐왔다.

다행히 그 괴물 같은 마법소녀는 쫓아오지 않은 것 같지만...

‘굴욕... 거기다 내 신뢰까지 떨어졌다비비...!’

적에게서 등을 돌리고 꼴사납게 도망쳐버린데다, 모두의 비원이었던 기간테스가 그 모양이 돼버렸다. 아마 파괴당하거나 동력부의 마석을 뽑아가거나 하겠지. 그렇다면 다시 쓸 수가 없다.

“음... 츄웁....”

“에에이! 더 잘 빨아라비비!”

“흐으읍.......”

단애는 비비2814의 앞에 무릎 꿇은 채, 그의 자지에 입으로 정성껏 봉사하고 있었다.

비비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 그 입안을 터질 듯 단단하게 선 육봉으로 난폭하게 찔렀다.

이 모든 게 그 마법소녀 때문이고, 그리고 그 요정 때문이다.

쿠키.

분명 자신들의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배신한 거지... 배신 같은 악랄한 짓을 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순수하고 배신은커녕 거짓말 따위 할 줄 모르는 정의로운 자신이 벌해주고 말겠다!

“나 왔다냥.”

“비비빗?!”

“아.......”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에 비비2814가 깜짝 놀라 펄쩍 뛰어올랐다. 그 바람에 단애의 입에 물렸던 자지가 빠졌다.

“쿠, 쿠키님 아니심까비비비비....”

“날 원망하는 듯한 사념파를 느꼈는데냥.”

“그, 그럴 리 없지 않슴까비비비....! 누구냐! 어떤 멍청이가 쿠키님을 욕했냐비비비비!”

쿠키는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봤지만 추궁하지는 않았다.

“원망해도 어쩔 수 없겠지냥. 아까 그 로봇은 딱 보기에도 어마무시한 노력과 품이 들었을 것 같았다냥. 그런 게 처참한 고철덩어리로 변해버렸으니 그럴만도 하다냥.”

“고, 고철덩어리가 되었냐비비....”

케이에 의해 사지가 하나하나 뽑히고 분쇄 당했으니, 고치는 것보다 새로 하나를 만드는 게 빠를 지경이 되어버렸다.

비비2814의 눈에, 참지 못하고 원망의 빛이 서렸다.

이대로 이 쿠키라는 요정을 붙잡아서 고문할까. 그러면 저 괴물 같은 마법소녀의 약점을 불어줄지도 몰랐다.

이렇게 된 이상, 보복이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자신의 입지가 위험했으니까.

“근데 말이다냥. 나는 분명 말했다냥.”

비비2814가 홀스터에 담긴 권총을 향해 남몰래 손을 뻗으려고 할 때, 쿠키가 말을 이었다.

“사상자를 만들 일은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냥.”

“비빗......?!”

순간 무시무시한 위압감이, 비비들이 모인 방을 가득 메웠다.

무시무시하고 순수한 마력이, 당장에라도 이곳에 있는 모두를 찌푸러트릴 기세로 지그시 내려앉았다.

“분명 말했다냥. 늬들 같은 빡대가리도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말했다냥. 마력을 뽑아먹을 암퇘지들은 얼마든지 던져줄 테니 쓸데 없는 짓은 제발 하지 말아 달라고 난 분명 말했었다냥.”

‘비......수, 숨이......!’

무시무시한 마력에 짓눌려, 숨조차 쉴 수 없다.

내성이 없는 하급 비비들은 이미 전부 졸도해 쓰러졌고, 중급 비비들도 견디지 못하고 무릎 꿇었다. 상급이라 할지라도 정신을 차리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고, 우두머리인 자신조차 다리가 후들거리고 호흡이 곤란해졌다. 단애도 창백한 얼굴로 올려보고 있다.

쿠키의 등 뒤로, 마치 거대한 거인이라도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두려워서, 도저히 똑바로 쳐다볼 수 조차 없다!

이 쿠키라는 요정을 얕보고 있었다. 실제로는 그 분노조차 정면에서 받을 수 없는 상대인 것을....

“내가 그렇게 우스웠냥? 주제 파악이란 걸 좀 해주지 않겠냥? 찌끄레기들?”

“죄, 죄송... 합...니...비비비비비........”

“......흥.”

“푸하아! 허억, 허억... 비비비비....”

쿠키에게서 위압감이 사라졌다. 그제야 비비2814는 신선한 공기를 찾아 필사적으로 숨을 쉴 수 있었다.

“쓸데 없는 짓은 하지 마라냥. 너네 장난감을 부순 마법소녀는 오늘 바로 넘겨 줄 테니 걱정하지말고냥.“”

“......저, 그 괴물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비비...?”

“주제 파악?”

“비비비비비! 쿠, 쿠키님이라면 가능합니다비비. 그렇고말고비비!”

“그래그래냥. 거기 마법소녀.”

“아......예.”

쿠키의 시선이 단애를 향했다.

“저번에 부탁했던 거라냥. 조금 있다가 준비해서, 내가 지시하는대로 해달라냥.”

“응.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가겠다냥.”

그 말을 끝으로, 쿠키는 허공에 떠오른 문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비비2814는, 단애의 타액으로 젖어 번들거리는 페니스를 덜렁거리며 쿠키가 사라진 장소를 멍하니 지켜보다, 이내 맹렬한 자기혐오와 분노에 빠졌다.

활활 타오르는 분노와 원망과 증오의 불길은, 오늘 그의 계획을 완전히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 그 마법소녀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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