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8 마법소녀는 음탕한 무희가 되었습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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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식사시간도 끝나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아지트의 복도를 개처럼 기어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앞서 나가는 비비가 목줄을 철그럭철그럭 당기는 대로, 나도 척척 따라갔다.
그러나 상의가 없어 젖가슴을 그대로 드러낸 반라 상태인데다, 스커트도 엉망으로 젖혀올라가고, 팬티도 없다. 거기에 온 몸 여기저기에는 끈적끈적한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있고 허벅지는 애액 등의 액기스로 반들반들한 빛을 비추고 있다. 항문에는 개꼬리 장식 애널비즈가 다시 꽂히고, 머리에는 여전히 개 귀 밴드를 하고 있다.
거기에 지금껏 애무당하고 능욕당하는 바람에, 아무래도 조금 섹시한... 속되게 말하자면 음탕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가 보다.
“비비비비. 야한 암캐다비비.”
“암퇘지에 어울린다비비.”
흐읏... 햐읏.......
그렇기 때문인가.
지나가던 비비들이 나를 괴롭히는 빈도가 올라간 느낌이 들었다. 오전에는 지나가면서 엉덩이를 찰싹 두드리거나 감상하는 정도였다면, 이제와서는 노골적이게 내 항문이며 보지에 손가락을 찔러넣어보기도 하고, 장난하듯 유두를 당겼다 돌렸다하며 내 반응을 즐기기도 했다. 심지어 나를 멈춰세우고 입이며 가슴으로 봉사시키는 녀석도 있었다.
그런 거냐... 요 모양 요 꼴로 있어서는 계속해서 남자를 끌어들인다는 뜻이다.
“야, 잠깐만. 잠깐만 멈춰.”
“.......”
“읏, 잠시만, 그러니까... 멈춰 주세요 이 망할 놈의 자식아!”
“음... 존댓말이긴 하니, 좋다비비. 멈춰주지.”
이걸로 좋은 거냐.
어쨌든 멈춰줬으니 땡큐다. 이대로는 도저히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나는 서둘러 포인트 샵에서 를 구매했다. 생각해보니 포인트는 어차피 여기 있으면 금방 다시 모이니까 괜찮겠지.
“코스튬 체인지.”
내 중얼거림과 동시에 몸이 빛에 휩싸였다. 언제나의 변신 때와 똑같은 장면이다.
휴, 드디어 옷을 입는다.
잠시 후 빛이 걷어지며, 새로운 코스튬을 착용한 내 모습에 나는 절망을 느끼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제발... 뭔데 이게.......”
옷은 수복되었고, 찢어진 곳도 누락된 곳도 없었다.
다만 애초에, 코스튬 자체가 달라져버렸다.
원래 입고 있던 옷은 마법소녀라는 티가 나는, 새카만 스커트와 착 달라붙는 상의, 부츠로 된 옷이었다면, 지금의 옷은... 무희를 연상케 하는 복장이었다.
입가를 가리는 새카만 천이 얼굴에 걸려있고, 끈 같은 가슴가리개와 음부를 가리는 속옷, 그리고 파레오 같은 천이 둘러있는 심플한 모습. 여기에 반짝이는 장식이 군데군데 박혀있다.
모든 천에는 고급스런 자수가 박혀있었지만, 문제는 나이트슬립처럼 얇은 망사 천이기에 속이 다 비쳐보였다.
옷으로 몸을 가리는 의미가 없었다. 자세히 볼 것도 없이 유두며 소중한 그곳이 다 보이니까. 그나마 음부 쪽은 파레오 같은 것으로 한 겹 더 가려져 있지만, 그나마도 주의 깊게 보면 충분히 안을 볼 수 있었다.
어쩐지, 알몸보다도 야해진 느낌이다....
* * *
으으으윽... 흑......!
또 다시 고문실.
나는 두 손을 뒤로 구속된 채, 아래에 누운 비비의 위에서 열심히 허리를 들었다 떨어뜨리거나하며 자지에 봉사해주었다.
어떻게든 몸을 써서 사정을 촉구해야하는데, 옆에는 시간을 재는 비비가 있어서 사정시키기까지의 시간을 계속 재고 있다.
“비비비비. 늦는다비비.”
“아, 안 돼.......”
그런 선고가 떨어지면, 어김 없이 내 얼굴에 입을 덮는 묘한 관이 들이밀어졌다. 관에서는 분홍색의 달콤한 가스가 나와서, 흡입할 때마다 머리가 쾅쾅 울리고 몸이 뜨거워져갔다.
잔뜩 발기한 유두는 아무 것도 안 했는데도 멋대로 모유가 뿜어져나왔고, 꽃잎은 스스로 벌름거리며 애액을 쏟아낼 지경이었다.
“계속한다비비.”
“하으읏... 잠깐만... 민감해... 민감하다구.......”
아래에 깔린 비비가 자지로 나를 꿰뚫은 채, 재촉하듯 유두를 꼬집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추스르며, 어떻게든 허리를 움직여 봉사한다. 하지만 미약으로 잔뜩 민감해진 몸은, 상대보다도 먼저 내가 기분 좋아지게 만들었다.
“아.......”
비비의 몸을 깔고 앉은 채, 나는 몸을 퍼득 퍼득 떨었다. 또 다시 가버렸다....
“비비비비. 이 년 또 먼저 갔다비비. 몇 번 째냐비비.”
“이래가지곤 언제까지나 갈 수가 없...다비비!”
“끼야으으으으윽?!”
비비가 크게 허리를 쳐올리는 바람에, 나는 또 다시 꼴사납게 교성을 지르며 조수를 흩뿌렸다.
“비비비비. 아무리 범해도 쫄깃함이 사라지질 않는다비비.”
“찌를때마다 아양 떨 듯이 보지를 조이는 게 좋지 않냐비비.”
비비들이 낄낄거리며 내 몸을 앞에 두고 자위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몸은 또 다시 새로운 백탁액으로 잔뜩 더럽혀졌다.
나를 범하기 위해 몰려든 비비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었다....
흐으으윽... 히이이이익.......
이어서 나는 화장실에 끌려 들어가, 엉덩이를 뒤로 쭉 뺀 채 소변기에 손을 묶여버렸다.
“비비비비. 정액 변기 주제에 변소에서 범해지는 건 거부감이 드냐비비?”
“흐윽... 아하아....... 응...!”
쯔적, 찌걱, 찌걱... 하는 울림이 폐쇄된 화장실 안에 울려퍼졌다. 비비들은 줄을 선 채 내 구멍을 사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더러운 소변기에 앞에 묶여있는데, 거기서 나는 지린내에서도 혐오감 같은 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의식하지 않으면 소변기에 뺨을 문대며 기뻐할 것만 같아서, 나는 이를 악물고 의지를 붙들었다.
그러나 그러한 의지도 뒤에서 찔걱찔걱 자지를 박아댈 때마다 금방이라도 안개처럼 흩어져 사라질 것만 같았다.
“하앗, 하... 읏, 하아아아......!”
“비비비비. 기분 좋아보인다비비. 자, 조금 전에 가르쳐준 거 말해봐라비비.”
“시, 싫어....”
“그렇냐비비.”
비비는 가까운 곳에 손을 뻗어서, 내 옆에 비치된 관을 내 얼굴로 끌어왔다.
그러자 푸쉭-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 전의 미약 가스가 내 코와 입을 노리고 분사됐다.
‘아, 안 돼... 또, 뜨거워져....’
그러자 금방 보지며 유두가, 온갖 성감대들이 간질간질해지며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하아아아아아아앙!”
비비의 피스톤질이 재개되었다. 단 두 번의 찌르기 만에, 나는 또 다시 조수며 모유를 흩뿌리며 가버렸다.
그러나 내가 가버리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비비는 수차례 더 피스톤질을 하며 내 반응을 즐기더니, 뒤에서 내 엉덩이를 부드럽게 쥐고 주무르면서 다시 물었다.
“조금 전에 가르쳐 준 말, 해봐라비비.”
“하아아... 아... 으..... 다... 죽여버릴 거야.....”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또 다시 미약을 뿌릴 것이다. 이 이상 몸이 달아오르면 어떻게 될지....
나는 이를 갈며 시키는 대로 하기로 했다.
“그.......”
“응? 잘 안 들린다비비.”
“......케, 케이는... 비비님들의... 공용 육변기입니다... 부디 이 싸구려 보지를... 육단지를 여러분들의 씩씩한 자지로... 엉망진창 꿰뚫어주세요.... 잔뜩, 잔뜩... 범해주세요....”
코스튬의 영향인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특별한 수치심이 몰려왔다.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 달아오른다. 영문 모를 비참함이 나를 나락까지 떨어뜨린다.
그런데 그러한 수치심과 비참함을 느끼고 나니, 아직 비비가 허리를 움직이지도 않았는데도 멋대로 몸이 꿈틀거리고, 오싹오싹한 쾌감이 뇌수를 찔렀다.
아무래도 비참한 기분이 드는 것도 쾌감으로 느끼는 것 같다.
젠장... 진짜 말 그대로 마조돼지네....
“비비비비. 역시 음란한 육단지다비비. 바라는 대로 열심히 범해주겠다비비.”
“히이이이이잇... 꺄으으으으으읏...!”
비비가 격렬하게 피스톤질을 재개하니, 나는 필사적으로 쾌감을 견디며 몸을 꿈틀거릴 뿐이었다. 반항할 생각도, 저항할 의지도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다.
소변기에 묶인 채 아무 것도 못하고 꼴사납게 꿈틀대며 줄곧 가버리는 네게, 비비들은 마음껏 욕망을 풀어 재꼈다.
보지 구멍도 항문 구멍도 빈틈없이 범해졌지만, 아무리 범해져도 특성의 효과로 보지도 항문도 처음 때의 쫄깃함을 되찾으니 비비들은 질리지도 않고 계속 범할 수 있었다.
심심할 때면 옆에 놓인 관으로 내게 미약 가스를 마시게 하거나 조금 전과 같은 수치스런 말을 입에 내게 만들며, 내 반응을 즐기기도 했다.
언제부터인지 내 허벅지에 매직으로 선을 하나씩 긋기 시작했다. 사정할 때마다 하나씩 긋는 모양이었다. 슬쩍 살펴보니 찍찍 긋던 선은 금방 ‘正’자 모양이 되었다. 거기서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이어서 똑같은 자국이 주르륵 늘어섰다.
“비비비비. 변기라면 이렇게 써줘야하지 않냐비비.”
그렇게 끝도 없이 늘어선 비비들을 상대하다, 끝에는 보지에 한차례 사정한 비비가 다시 내 항문에 자지를 꽂아넣었다.
곧이어 내 직장에 뜨겁고, 알 수 없는 액체가 부어지는 게 느껴졌다. 끈적한 정액과는 달랐다. 비비가 내 항문에 박은 채 따뜻한 소변을 몸 속에 쏟아놓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한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저도 모르게 얼굴이 풀어지며 기쁨의 색으로 물들었다.
비비가 자지를 빼내자, 소변이 주륵주륵 엉덩이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비비비. 변기 주제에 칠칠치 못한 구멍이다비비. 덕분에 바닥이 더러워졌다비비.”
“아하아... 죄송, 합니다아... 열심히, 하겠습니다아....”
나는 조금이라도 더 소변을 담아두기 위해 엉덩이를 가능한 높게 쳐들었다. 이미 생각이란 건 없고, 저도 모르게 한 행동이었다.
비비는 즐겁다는 듯 그런 내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며 자극했다.
“비비. 너는 정액변기다비비. 일생 우리들의 자지 노예고, 고기 변기다비비.”
“하앗, 하... 네에....”
비비에게 마구 업신여기는 말을 들었는데도, 몸은 기쁨과 쾌감으로 덜덜 떨렸다.
마지막으로 비비는 내 육체를 맛보듯이 감미롭게 내 입술을 탐하고는 떠나갔다.
이 시점부터 뭔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뭔가, 묘한 탈력감을 느꼈달까, 몸 안에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 번 절정에 달할 때마다, 한 번 사정당할 때마다 이제껏 없던 속도로 마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걸 느낄 경황이 없었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확신하게 되었다.
* * *
변소에서의 육변기 일을 마치고 나니, 이미 저녁 시간이 되어 있었다.
당연하지만 저녁도 그냥 먹여줄 생각은 없었나 보다.
“비비. 대장의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하면 다른 거 요구하기 않겠다비비. 이미 퇴근 시간이고.”
괴인들 주제에 칼퇴근 하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면 오늘도 출근 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딱히 손대지 않았었지.
“그 쪼잔한 놈. 지 말 안 들어줬다고 어디까지 괴롭히려는 거야.”
“그래서 대답은 어떠냐비비.”
“거절한다 썩을 놈들아! 틈만 보이는 대로 싸그리 다 죽여버리겠어, 너네들!”
비비는 한심하다는 듯 코웃음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참으로 열 받는 제스처였다.
“고맙다비비. 덕분에 좀 더 즐길 수 있겠다비비.”
결국 저녁도 점심 때와 마찬가지로 테이블 아래를 돌아다니며 정액을 짜내는 신세가 되었다.
조금 분한 일이지만, 그 뒤에 먹은 저녁밥도 꿀맛이었다. 괴인 녀석들 엄청 맛있는 거 먹고 사네.... 거기다 칼퇴근 보장... 좋은 직장인 것 같다.
“비비비비. 잘 즐기고 있냐비비.”
“닥...쳐.”
식사를 마치고 나니, 나는 쉴 틈도 없이 우두머리 비비에게 불려왔다.
이전처럼 다른 이들은 없이, 우두머리와 나 두 사람만이 방에 남았다.
비비는 나를 제 앞에 앉혀놓고, 내 몸 여기저기를 품평하듯 만지작 거렸다.
그러나 내 약점이 다 보일 텐데도, 핵심이 되는 곳은 조금도 손대지 않고, 오로지 애를 태우듯 그 근저리나 전혀 상관 없는 곳을 자극할 뿐이었다. 지금까지 머리를 두드리던 쾌감에 익숙해진 몸은, 이 애매한 자극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얼굴은 붉어지고, 보지는 간질간질해졌지만.
전부 미약 탓이야....
“그래서, 아직 내 제안은 거절하고 있다고 들었다비비.”
“잘 들었...네.”
“고집이 센 마법소녀다비비. 그런 게 꺾는 맛은 있겠지만비비.”
“너 같이 한심한 거 아래에 들어갈 바에야, 육변기 노릇이 나아, 멍청아!”
“하아. 평가가 박해서 슬프다비비.”
슬프다는 말과는 대조적으로, 비비는 눈으로 호를 그린 채 쫄깃한 내 몸을 즐겼다.
이어서 비비는 준비해두었던 맥주와 안주를 꺼냈다.
“술은 좋아하냐비비.”
“......별로.”
“그거 아쉽다비비. 일단 따라봐라비비.”
에이 씨, 캔맥준데 그냥 폴캡 따서 먹음 되지. 뭘 저리 거드름 피우며 명령하는 거냐 이 멍청이는.
그래도 이 정도야 지금까지 당한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맥주를 따르기 위해 내민 손이 흠칫 멈췄다.
“비비비비. 싫어졌냐비비? 왜 갑자기 멈추냐비비.”
“......야.”
“응?”
“잔이 하나도 안 차갑잖아!”
방이 울릴 정도의 기세로 쩌렁쩌렁하게 외치자, 우두머리 비비는 눈을 껌벅껌벅 감았다 떴다.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법 몰라?! 진짜 이래서 맥알못들은! 너 같은 거한테 마셔진 술들이 불쌍하다!”
“어, 아... 비비비....”
“얼음! 얼음 없어?! 당장 가져와! 그리고 잔도 이게 뭐야! 맥주 전용잔 있을 거 아냐! 없어?! 없으면 사와!”
“아, 알겠다비비... 이, 있을 거다비비....”
당황하며 이것저것 준비해오는 비비를, 나는 뒤에서 계속해서 질타하고 재촉했다. 이건 이러네 저건 저러네.
조금 후에 흥분이 식고 나서야 ‘도망칠 기회였던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치고 차가운 얼음이 담긴 맥주잔이 테이블 위에 놓여진 뒤였다.
원래는 냉동실에 넣어서 차갑게 해둔 맥주잔이 좋겠지만, 이제와서 차가워지길 기다리기는 좀 저어했다.
그래도 아쉬움에 중얼거렸더니,
“문제없다비비.”
라면서 뭔가 도구를 꺼내 주섬주섬하더니 유리잔이 단번에 차가워졌다. 메크라크의 도구를 이용했다나보다. 비바 메크라크. 좋은 기술력이 있구나.
“새 컵이니까 기름기나 이물질은 없을 테고... 좋아.”
나는 천천히 맥주를 따르기 시작했다. 맥주를 따르는 법이야 대학생 시절 배워뒀다. 맥주 자체를 대학생 때 배웠지만. 성인이 되기 전엔 술에 입을 대지 않는 건전한 아이였다, 이래봬도.
맥주를 잘 따르는 요령은 거품을 먹음직스럽게 내는 데 있다. 맥주와 거품의 비율은 8:2(중요)! 손가락 한두마디 정도, 대략 3cm정도의 거품이 생겼을 때가, 맥주의 탄산이 적절하게 보호되면서 최상의 맛을 내는 법이다.
“흠.”
맥주의 적정량을 높은 곳에서 한 번에 컵에 쏟아내고, 거품이 좀 빠지면 컵의 약간 위 쪽에서 천천히 맥주를 붓고, 거품이 좀 더 빠지면 컵에 닿은 위치에서 천천히, 세심하게 따르기 시작한다.
세차게 거품이 일기 시작할 때 즈음엔, 밀어올리듯 조용히 따르기 시작한다. 거품은 미세하고 세심하게 대할수록 더 오래 남는 법이다.
“자, 완성이다.”
“오, 오오... 비비비....”
나는 맥주를 밀어주며, 접시에 담겨져 있던 오징어다리를 멋대로 씹었다. 비비 녀석이 별 말 없으니 괜찮겠지. 그치만 나도 마시고 싶네.
비비는 맥주를 꿀꺽꿀꺽 호쾌하게 마시기 시작했다. 보는 나도 마시고 싶어질 정도의 기세로. 이 자식, 마시는 법도 모르던 주제에 마시기는 정말 맛있어보이게 마신다. 저도 모르게 꼴깍, 침을 삼켰다.
나도 한 잔 달라고 할까... 그렇게 생각하는데, 탕, 하고 비워낸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비비비비. 이게 맥주였는가... 환상적이다비비.”
“후. 그 차이를 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는 말해줄게. 만약 그래놓고서도 모른다고 했으면 앞으로 대화조차 하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뭔가... 부족한데비비....”
“뭣이?!”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맥주를 따르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조금 전 맥주와 거품의 비율은 완벽한 황금률을 이루었고, 잔의 온도도 알맞았다.
그런데도 만족 못했다고 한다면 이 녀석이 아직 맥주의 맛을 모르거나, 아니면 맥주가 안 좋았을 경우다.
“상표를 바꾸든가. 아니면 맥주가 아니라 다른 술을 마시고 싶은 거 아냐? 맥주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은 게 아닌데도 마신 거라면 맥주에 대한 모욕이야! 용서 못 해!”
“아니다비비... 나는 맥주가 마시고 싶다. 맛에도 별 불만은 없지만... 비비비비.”
비비가 새로운 맥주캔을 손에 들며, 내 얼굴을 보았다.
“아무래도 마시는 법에 문제가 있었던가보다비비.”
그 눈이 음흉한 호를 그렸다.
“크으.............”
나는 수치로 얼굴을 붉혔다. 지금의 나는 가슴가리개를 벗은 채, 드러난 유방을 두 팔로 그러모으고 있었다.
소파 위에 무릎 꿇은 자세로, 나는 비비를 향해 몸을 돌린 채다.
“비비비비. 역시 술을 제대로 마시려면 이렇게 해야지 않겠냐비비.”
“......빨리 하든지.”
이를 갈며 보채는 내 앞에서, 비비는 뽈칵, 맥주캔을 땄다.
그리고는 그대로 내 눈 앞에서 천천히 기울여, 그러모은 가슴골 사이에 붓기 시작했다.
황금빛의 노란 액체가, 거품을 부글부글 일으키며 내 가슴 사이에 모여간다. 나는 조금도 흘리지 않도록 가슴을 더욱 그러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