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소녀는 악에게 굴복하였습니다-33화 (33/172)

〈 33화 〉#9 마법소녀는 버섯에게 굴복했습니다(5)

‍‎‎ht‎‎t‍ps:/‎‎/‎‎t‎‎.‍m‍e‍/‎‎L‍i‎‎‍nkM‎‎oa

“케이 언니에게서 떨어지시죠!”

유라가 무거운 쇠몽둥이를 휘두르자, 포르치니 킹은 체액과 포자를 흩뿌리며 산산조각 났다.

우와... 눈 앞에서 이 꼴을 보니까 굉장히 그로테스크하구나.

어쨌든 드디어 해방되어서, 나는 기뻐하며 자세를 추슬렀다.

보지에서 투명한 애액이며 포르치니 킹이 부어넣었던 정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게 찝찝했다.

“유라... 너, 그런데 코스튬 뭔가 바뀌지 않았어?”

일전의 유라의 코스튬도 팔랑거리는 천 같은 옷이긴 했지만, 디자인도 좀 다르고 연지를 바른 듯한 묘한 화장에다, 무엇보다 날카로운 대검이 아니라 육중한 방망이를 들고 있는 게 확실히 저번과는 달랐다. 다만 뿔은 그대로였다. 비비들에게 뚫렸던 구멍까지 함께.

“도깨비 코스튬이에요. 이거랑 저번 거, 둘 중 하나로 변신해요. 귀엽죠?”

유라가 보여주듯 몸을 빙그르 돌자, 얇아보이는 천이 팔랑거렸다. 중요한 부분을 아슬아슬하게 가릴 뿐인 선정적인 복장은 요염하고, 손에 든 빛을 빨아들이는 새카만 쇠몽둥이는 흉악한 분위기지만, 당사자인 유라는 진심으로 귀엽게 생각하는 듯 상쾌하게 웃고 있으니 할 말이 없다.

그렇게 잠시 확인하는 사이, 포르치니 킹이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무럭무럭 솟아났다. 역시 산산조각 나도 죽지 않는 구나...!

“크, 가, 하하하하하하! 새로운 마법소녀라니! 손잡이까지 달린 암퇘지라니 좋구나! 이 포르치니 킹님의 가축으로 만들어주마!”

“저 더러운 버섯대가리가 지금 뭐라고 하는 건가요?”

“빨리 뒤지고 싶대.”

“과연.”

유라가 잔뜩 분노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섰다.

한 손으로 무거워 보이는 쇠몽둥이를 가지고 놀 듯이 붕붕 휘두르는 것이, 정말이지 놀랍도록 무섭다.

“가하하하! 주제를 모르는 암컷이구나! 금방 이 몸 아래에 깔려 앙앙거릴 것이! 허나 그 젖통은 마음에 드는 군! 안쪽 깊숙한 곳에 포자를 쑤셔 넣어, 이 몸이 아니면 살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주마버섯!”

그러나 포르치니 킹은 조금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듯, 그대로 두 팔을 쫙 벌렸다.

“잘 맡거라버섯! 그리고 이 몸 앞에 무릎 꿇어라! ――마비 포자!”

포르치니 킹이 외치는 것과 동시에, 주변의 버섯에서 누런 가루가 잔뜩 휘날리기 시작했다.

신경을 마비시키는 버섯 포자다...!

“숨을 멈춰, 유라! 맡으면 마비돼!”

“괜찮습니다.”

그러나 유라는 잔뜩 흩날리는 포자의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느긋하게 서있을 뿐이었다. 포자가 그녀를 집어삼킬 듯 몰려오는 데도, 태평하게 손을 흔들며 포르치니 킹을 노려보았다.

“......가, 하하...? 뭐냐버섯? 어째,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잘 모르나본데요. 도깨비는 인간보다 훨씬 튼튼하답니다. 독도 듣지 않죠. 인간은 독을 무서워하지만, 도깨비는 피를 무서워한다, 라는 말도 있어요.”

유라는 쿡쿡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은 는 아니니까요. 저도 짐짓 여유로운 척 하고 있지만, 이대로 계속해서 포자가 몸에 쌓이면 어떻게 될지 몰라요. 슬슬 손 끝이 저려올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까, 라며 유라는 입 앞에 손바닥을 위로 해서 피고, 입을 가까이 가져왔다.

“【더러운 것을 불태워라, 도깨비불】.”

화르르르르르륵-!

"버서엇?!"

영창과 함께 떠오른 푸른 불꽃을 가볍게 훅 불자, 푸른 불꽃은 파도처럼 날아들어 포자와 버섯을, 그리고 포르치니 킹의 본체마저도 불태워버렸다.

우와... 대단해....

저렇게 마법을 쓰니까 진짜 마법소녀 같다. 외견은 도깨비지만.

“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몸이 뭉개지는 것도 아무렇지 않아하던 포르치니 괴인은, 불꽃에 타오르며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그러나 그 몸도 금방 허물어졌다.

대신 여기저기에서 새로이 솟아나는 건 포르치니 킹의 근육질 분신들이었다. 프로틴으로 가득할 것 같은 근육질의 몸이, 남자의 물건을 덜렁덜렁 흔들며 유라를 포착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쓸데없는 짓을!”

그러나 그 정도 물량 공세는 유라에겐 소용이 없는지, 유라가 한 번 몽둥이를 휘두를 때마다 두셋은 되는 근육의 몸이 날아갔다.

‘하지만... 끝이 안 나겠어....’

유라가 아무리 불태워도, 어디선가 버섯은 끊임없이 솟아났다. 숫자가 조금 즐어 들었다면 그보다 많은 숫자의 버섯과 분신들이 나타났다.

“크윽...!”

유라는 아직은 여유로워보였지만, 슬슬 유라의 옷깃을 스치기 시작하는 분신들이 생겨났다. 거기다....

“가하하하! 아직! 아직이다! 왕으로서의 힘에도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나의 버섯은 끝이 없다! 왕의 병사들에게 쓰러져라!”

점점 강대하게 자라나는 버섯은 불길을 꿰뚫으며 솟아나기도 했다. 어떤 분신들은 버섯 같은 모양의 몽둥이나 방패를 손에 들기도 했다. 작거나 크거나 뚱뚱하거나 얇거나, 개체마다 겉모습이 달라지면서, 솟아나는 숫자도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진화하고 있냐...!

나도 유라에게 가세하고 싶었지만,

“하아앙.......!”

자궁에서 느껴지는 묘한 감각에 몸이 저릿저릿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몸이 달아오르고, 공기가 닿는 것만으로 느껴버릴 것 같은....

필요 없어!

죽어버리라고!

아무래도 지금까지 부어졌던 포자로 인해, 포르치니 킹이 말했던 그 기생 버섯이 완전히 뿌리 내린 모양이었다.

자궁에 뭔가 있는 채로 생활해야한다니... 솔직히 상상도 안 간다만... 지금은 일단 상황을 타파하는 게 먼저다.

불꽃을 뚫고 나오는 데다 무기까지 들린 분신들에 의해 유라가 고전하기 시작하는 것을 눈에 담으며, 나는 어떻게든 몸을 차분히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자궁 안에 뭔가가 퐁, 퐁, 하고 솟아나는 것도 느꼈다. 버섯이 뿜어내는 미약 포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아... 으아.....

‘으읏... 정신... 차려야....’

“......크윽! 정말이지, 더럽게 많네요!”

유라가 다시 한 번 후우~ 불꽃을 내뿜으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발치를 노리듯, 별안간 바닥에서 버섯이 하나 쑤욱 자라났다.

“앗?!” 하는 소리와 함께 유라의 몸이 크게 휘청이고,

“가하하하하! 끝이다 건방진 마법소녀! 암퇘지에 어울리는 패배를 안겨주마! 얌전히 포자를 받아들여라!”

“저리......가세요!”

쓰러지면서 휘두른 몽둥이에 몇이나 되는 분신들이 날아갔지만, 결국 유라는 팔다리를 붙잡힌 채 바닥에 꽉 눌리게 되었다.

안 돼.... 유라야!!

“엇......?!”

별안간, 유라를 덮치던 분신들이 일제히 꽁꽁 얼어버렸다.

갑자기 무슨 일인지 어안이벙벙해졌지만, 유라는 얼어붙어버린 분신들을 괴력으로 깨부수며 구속에서 풀려났다.

“이게, 무슨...?”

포르치니 킹이 깜짝 놀라 중얼거리는 가운데,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고마웠어. 나중에 사례로 포교용 블루문 한정 피규어를 선물로 주겠어. 기쁘지? 눈물 흘리며 감사해도 좋아.”

“오, 오오오오....”

제대로 된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나는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흘렸다.

불타오르던 버섯 숲 가운데에서, ‘얼음의 여신’ 같은 실루엣이 나타난 것이다.

폭신해보이는 가슴이며 금발은 알파의 그것이었지만, 그녀가 입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푸른과 흰색 기조의 고급스런 드레스였다. 멀리서 보면 잘 알 수 없지만 고급스런 자수며 보석이 박혀있고, 팔랑팔랑한 얇은 드레스는 뭔지 모를 신성한 빛을 은은하게 뿌리고 있다. 손에는 키보다 큰 커다란 수정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지팡이에 박힌, 과 비슷하게 보이는 동그란 보석에는 <8>이라는 숫자가 떠있었다.

“럭키룰렛 Lv.8 장비, 이야.”

알파는 싱긋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옷 때문인지 혹은 두르고 있는 분위기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코스튬 특유의 기운이 있는 것인지, 그 미소는 신성할 정도로 아름다워 보였다. 마치 얼음 성의 여신을 보는 것만 같았다.

“무, 뭐냐 버섯?! 그, 그래봐야 이 몸의 끝이 보이지 않는 병사에, 버섯에, 결국 쓰러지게 될 암캐가――”

“고작해야 버섯의 왕 따위가.”

알파는 마치 여왕처럼, 혹은 오만한 여신처럼 가볍게 코웃음치며, 손에 든 지팡이로 바닥을 땅, 쳤다.

그러자,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바닥에 닿은 지팡이의 끝을 중심으로, 지면이, 버섯이, 건물이, 공기가, 세상이 얼어붙어갔다.

다행스럽게도 나와 유라의 몸에는 조금의 영향도 주지 않은 채, 오로지 지면이며 건물, 버섯만이 서리가 끼며 수분을 빼앗고 반들반들하게 얼어붙었다.

“얼어 붙어버린 땅에 버섯이 자라날 수는 없겠지? 어때, 변태 버섯 대가리. 이 이상 새로운 병사는 꺼낼 수 없고, 네 요새인 버섯도 전부 얼어버렸어. ...이제 남은 건 네 몸뚱아리 하나 뿐인데, 그 상태로 죽어도 다시 살아나려나?”

무시무시한 살기를 흩뿌리며, 알파는 포르치니 킹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아, 안 빠져... 발이 바닥에 얼어붙었다버섯...!”

포르치니 킹은 한발 한발 앞으로 다가오는 알파를 초조하게 노려보더니,

“으, 가아아아아아아아아!”

힘차게, 발목을 뜯어버리며 구속에서 벗어났다.

이 광경만은 예상 못했는지, 알파는 눈을 크게 떴다.

“이, 이 몸이... 왕이 이런데서 꼴사납게 죽을 거 같냐버서어어어어어엇!”

포르치니 킹은 두 팔로 얼어붙은 대지를 꼴사납게 기었다. 발목에서는 뜯어져버렸던 발이 금세 새로 돋아나서, 버섯 왕의 괴인은 금세 단단하게 바닥을 딛고 달려들었다.

――나를 향해.

“도깨비는 안 된다. 저 얼음 귀신도 안 돼! 하지만 암캐... 네 년의 마력만 있으면, 언젠가 진정한 왕으로...!”

붙잡히면 아마도 나는 제대로 저항도 못하고 끌려갈 것이다. 인질로 잡혀버린다면 그것도 최악이다. ......알파 저년이라면 ‘루비따위 빠는 쓰레기!’라면서 희희낙락 나까지 통째로 얼려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지 않다.

거기다 나는 자궁을 저릿하게 자극하는 이 기생 버섯 때문에 꼼짝도 못하는 상태다. 그렇기에 내 몇 배는 되는 거대한 몸집의 포르치니 킹이 달려오는 것을 얼어붙은 버섯 테이블 위에서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나는 오히려 웃었다. 맛있는 먹이가 달려와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딱히 손발을 움직일 필요는 없었다.

“【종을 울려라, 가방을 들어라, 교복을 입고, 언제나의 일상을, 끝없는 일상을――등교지옥】.”

머릿속에 떠오른 주문을 읊조리는 것과 동시에, 그런 안내음성이 들려왔다.

그와 함께 내 발밑부터 시작해서 눈부신 빛의 격류가 흘러나와, 나를, 거리를, 포르치니 킹을 덮었다.

* * *

에는 생각 이상으로 많은 스킬들이 있어서, 거기다 대부분이 아무리 봐도 쓸데 없는 것들이라 일일이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다만 확인하는 데 손발이 필요한 게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어쨌든, 유라가 나타나기 직전 나는 드디어 쓸만해보이는 스킬을 찾았다.

그게 바로 이 스킬 .

정말이지, 매일 같이 학교에 등교하는 걸 지옥이라고 표현했다고 생각하면 기가찰 정도로 절묘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나이를 먹으면 출근지옥, 회식지옥 같은 것으로 늘어나려나... 아니, 암울한 얘기는 관둘래....

“무, 뭐, 뭐냐이거어어어어어어어어언?!”

빛의 격류는 나를, 포르치니 킹을, 거리를 전부 집어삼켰다.

그리고 빛이 지나간 자리는 더 이상 얼어붙은 거리가 아니었고, 버섯도, 조금 전까지 있던 건물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일반적인 교육과정을 수료했다면 누구에게나 익숙할 ‘학교’의 모습이 나타났다.

운동장. 건물. 들려오는 종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학생들의 왁자지껄한 소란스러움.

“뭐긴 뭐야, 학교잖아. 보면 몰라, 버섯 대가리?”

어디에나 있을 평범한 대한민국 학교의 모습이었다. 아니, 배경은 조금 오래된 느낌이 드려나. 여하튼 2000년대 이전의 배경을 지정했으니까.

저번 비비들의 아지트에서 썼던 과 똑같이, 우리는 전혀 다른 공간에 서있었다. 저번에는 이야기 속의 세계로 끌고 갔다면, 이번엔 가상의 학교 세계로 끌고 온 셈이다.

“어우... 보기 역하다 그 꼴.”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포르치니 킹을 향해 손가락을 향했다. 포르치니 킹은 조금 전까지의 알몸이 아닌, 그 무식한 근육으로 터질 듯이 빵빵해진 교복을 입고 있었다.

“내, 내 자랑스런 버섯근육이... 이 따위 옷으로...?!”

“어, 그거 벗으면 안 되는데.”

“누가 암캐의 말 따위 들을까봐?!”

포르치니 킹은 망설임 없이 교복을 북북 찢어버렸다. 터질 것 같은 근육이 그제야 자유를 찾았다는 듯 꿈틀거리는 것이... 우엑.

“무슨 요술을 부린 건지 모르겠다만, 그래서 어쨌단 거냐! 총알이 빗발치는 것도 아니고, 업화와도 같은 불이 태우는 것도 아니고, 조금 전과 같은 얼음 지옥도 아니다. 그래서 어쨌단 거냐! 이딴 요상한 곳에 나를 불러들여서 어쩌겠다는 거냐! 우습구나 암캐! 얌전히 포자를 심긴 채 이 몸에게 마력을 바치면 되거늘――응?”

운동장 한복판에 서서, 조금 떨어진 곳, 학교 현관 앞에 서있는 나를 향해 걸어오려던 포르치니 킹은, 별안간 어깨를 턱, 하고 붙드는 손길에 발걸음을 멈췄다.

나는 충고하듯이 외쳐주었다.

“이봐, 너는 괴인이라 모르겠지만, 학생한테는 절대고 거역할 수 없고, 괴수보다 무서운 게 있거든? 총이나 불이나 얼음지옥 ‘따위’ 비교도 할 수 없어.”

학생이라고 하는 건 그런 법이다.

아무리 날고 기는 학생이라고 해도, 학생인 이상 신분이 구속되고, 무엇보다 어른들은, 특히나 선생님들은 한층 무섭거나, 자기보다 위로 보이는 법이다. 아무리 무시하려해도 어른의 권위에 저항할 수 없는 것이 학생인 법이다.

그리고 그런 어른, 선생님들 중 특히 무서운 것이....

“네 녀석은 왜 교복을 제대로 입지 않았지? 왜 그런 꼴사나운 모습이냐. 교칙이 우습냐? 그게 아니면――내가 우습냐?”

천천히 뒤돌아보는 포르치니 킹의 뒤에 선 인물.

근육질의 포르치니 킹보다 두 배는 더 클 듯한 근육돼지, 아니, 근육고릴라의 거구.

“...버, 버서엇... 뭐, 뭐냐... 넌.”

“넌? 거기에 반말까지? 나는 나름 학생에게 관대한 선생이라고 자부하고 있다만, 이 정도까지 해이해진 학생은 지도할 보람이 있겠군. ...일단 잘 모르는 것 같으니 소개하겠다만, 나는 이 학교의 생활지도 교사다.”

“새, 생활지도...?”

“그렇지. 너 같은 녀석을 교육하는 게 내 일이다. ...정신을 아주 뜯어고쳐서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주마.”

“.................우, 웃기지 마라!!!!!!!”

포르치니 킹의 근육이 꿈틀거리며, 생활지도 교사의 복부 한복판을 정확하게 두들겼다.

퍼억-! 하는 무시무시한 소리와 함께, 포르치니 킹의 넝마가 된 옷조각이 흩날릴 정도의 위력이었다.

그러나,

“교사를 향해, 폭행... 그렇군. 일단 배짱은 좋구나. 젊은 날의 치기라. 그럴 수도 있지. 아직 어리니까. 어렸을 때의 잘못은 용서받을 수 있다. 다만 다시 똑같은 잘못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지. 다시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가르치는 주변의 어른들도 중요하고.”

“어, 무... 뭐냐... 내 전력이 담긴 일격을....”

생활지도 선생은 멀쩡하게 포르치니 킹을 내려다보더니, 씩 웃었다.

“하지만 선생으로서 우습게 보일 수만은 없으니... 적당히 체벌해주마.”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휘둘러진 일격이 포르치니 킹의 상체에 파고들었다.

“철권제재!”

“커...헉?!”

퍼――엉!

주먹이 낸 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무시무시한 폭발음과 함께, 포르치니 킹의 몸이 음속을 넘는 속도로 날아가 교사 한구석에 처박혔다. 벽이 허물어져내린 게 눈에 보였다.

와.... 맙소사....

아무리 힘이 세도 여기서는 일개 학생일 뿐인 포르치니 킹이니까, 무한 부활도 분신도 만들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죽었나? 죽었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며 기웃거리려니, 생활지도 선생이 나를 알아채고 가까이 다가왔다.

“너, 그 복장....”

아, 그러고 보니 지금 내 교복도 완전 불량한 상태지! 배꼽은 드러나고, 치마는 완전 짧고, 거기다 단추는 풀어지고 속옷도 벗겨져서 이거며 저거며 다 드러난 채고...

이, 이러면 나도 철권제재의 대상이려나?! 나는 새파래진 얼굴로 서둘러 셔츠의 앞을 모으고 단추를 잠궜다.

이 등교지옥에서는 은 을 이길 수 없다.

있을 수 없는 것을 만들어 낸 처럼, 그런 개념 하에 성립된 세계인 것이다. 그러니 저 선생에게는 포르치니 킹도, 이 세계를 만들어 낸 나도 이길 수 없다.

나, 나도 저렇게 날려가는 거야?! 하고 벌벌 떨고 있는 데, 선생은 뺨을 가볍게 긁적이더니 생각보다 부드럽게 말했다.

“복장 규정은 제대로 갖출 것. 경고 하나다. 말해서 듣지 않으면 체벌이 있으니 조심하도록.”

“아, 네, 넵! ......어, 저는, 안 때리는 건가요?”

“넌 날 뭘로 보는 거냐. 학생을 마구잡이로 패는 게 선생이냐.”

“그치만, 저 녀석은.”

“세상에는 매가 필요한 녀석도 있는 법이다. 너는 잊어버리고, 그냥 체벌 받을 일 없이 성실하게 살아.”

가, 라며 솥뚜껑만한 손을 흔들고 친절히 보내주었다.

정신을 잃은 포르치니 킹을 선생이 생활지도실로 질질 끌려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가볍게 명복을 빌어주었다. 음, 나머지는 선생님에게 맡겨놓으면 만만세다. 저대로면 죽는 게 더 나을 정도로 정신교육과 체벌을 받게 되겠지.

그렇게 두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동시에 눈 앞에 보이던 학교 풍경도 입자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얼어붙은 거리의 풍경이, 멍하니 이쪽을 바라보는 유라와 알파의 모습이 돌아왔다.

“다녀왔어.”

되돌아온 나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자궁에선 여전히 버섯이 포자를 뿜어내고 있는지, 배 안쪽 깊숙한 곳이 간질간질하고 뜨거웠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