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화 〉#14.5 그것은 괴인의 꿈과 야망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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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앗... 하윽... 흐아앙...
벽 너머에서 익숙한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남자들이 뭔가 말하는 듯한 목소리도.
‘끄으으으... 이 자식들....’
알파는 폭신한 침대 위에서 꼼질꼼질 움직이며 이를 갈았다. 밥도 맛있고 잠자리도 편하긴 하지만, 벌써 며칠 동안 각종 기획으로 범해졌던 걸 생각하면 진절머리가 난다. 총을 들고 싸그리 대가리에 구멍을 팡팡 뚫어주고 싶다.
하지만 지금 현재, 자신은 도망치는 것도 반항하는 것도 여의치가 않았다.
흘긋, 알파의 시선이 자신의 배 아래, 자궁 위쪽을 향했다. 가볍게 쓰다듬자, 몸이 저도 모르게 부르르 떨렸다.
알파의 시선이 향한 곳엔 희미한 자궁문신과도 비슷한 각인이 되어있었다. 케이의 것과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음타의 각인II’라고 하는 모양이다. 버전2라니, 말도 안 돼.
아무튼 그녀들을 굴복시키기 위해 그 피터라는 괴인이 특별히 공수해왔다고 했다. 유라의 아랫배에도 비슷한 문양을 봤던 것 같다.
“흐읏... 또, 멋대로...!”
알파는 침대 위에 쪼그려 앉은 채 손가락으로 찔걱찔걱 보지를 쑤셨다.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그녀의 아랫배에 빛나고 있는 의 힘이었다. 각인이 된 대상을 랜덤하게 발정시키고, 멋대로 몸을 조종해 자위 등 온갖 야한 짓을 하게 만든다. 저항할 수는 없었다.
찌걱, 찌걱...
흐으야읏...!
자위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절정했다.
과 함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특성들이 덕지덕지 붙어버리는 바람에 절정까지의 간격이 너무 짧아졌다. 그러면서도 쾌감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뇌도 몸도 뼈도 전부 노골노골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
후아.... 하....
끼이익-
애액을 질질 흘리는 보지에 손을 댄 채, 알파가 쪼그려앉은 자세로 숨을 고르고 있자니, 별안간 그녀가 있는 방 문이 열렸다.
그녀들의 방은 늘 오픈되어 있어서, 성욕이 들끓는 괴인들은 언제든 찾아와 그녀들을 범하고 마음껏 사정하고 돌아갔다. 이번에도 범하러 온 괴인인가, 하고 은근히 기대하면서 바라보자, 정말이지 꼴도 보기 싫은 능글맞은 얼굴이 보였다.
“피터...!”
“잘 지내고 있는가 보네, 마법소녀.”
최면 능력을 사용하는, 이곳 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괴인인 피터였다. 오늘도 평소와 같이 건들건들한 태도다.
“무슨 일이야. 질리지도 않고 또 범하려고?”
“응.... 일단 마법소녀란 것들은 질리지가 않아. 그래서 정말 좋아. 일단 이번에도 범해주긴 할 건데, 일단 할 일부터 끝내고.”
“헹, 무슨 할 일.”
알파는 이불 속에서 몰래 총을 소환했다. 틈을 봐서 곧장 쏴버릴 생각이었다. 피할 수도 없이 일격으로 끝을 내겠다.
그러나 피터는 다 안다는 듯이,
“어이쿠야, 흉흉한 무기는 꺼내지 말자, 마법소녀.”
그렇게 말하자, 손에 들린 총이 단번에 사라졌다.
“......칫.”
지금 알파의 목에는 와, 거기에서 이어진 사슬이 침대 가장자리의 말뚝에 매여있다. 이것으로 상태가 되어버린 지금, 남자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
피터는 멍하니 쪼그려 앉아있는 알파에게 다가와, 그녀의 말랑말랑한 가슴을 주물렀다. 그러면서 알파의 입술을 억지로 범하며, 혀를 밀어넣으며 키스했다.
“흐매르야... 기분 좋구나야. 끌끌, 이것으로 내 항문에 몹쓸 짓을 했던 복수는 톡톡히 해주고 있다구다야~!”
“돼지냄새 나니까 입 다물어주지 않을래? 그보다 뭐야, 그 이상한 말투는.”
“조금 전에 촬영한 「술에 취해 마법소녀를 따먹어봤다★」 기획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는 모양이라....”
“「돼지가 꿀꿀거리며 마법소녀에게 졸라봤다」 같은 기획이 더 어울릴 거야. 딱 맞잖아, 돼지새끼들.”
“이 몸의 잘빠진 몸의 어디가 돼지 같다는 거야?!”
“생긴게.”
“럴수! 맙소! 그 잘생긴 연예인이라는 현모씨나 이병모씨도 울고 가라할 이 몸의 얼굴을 돼지라고 비하하는가 마법소녀어어어어~~~~!”
이것도 기획물을 하도 찍어댔던 영향일까, 바보 같이 과장스런 모습에 알파는 한숨을 쉬었다.
“솔직히 어느쪽이든 상관 없는데.”
“...도발할라고 한 말인데, 연예인엔 관심이 없는 쪽?”
“그것도 있고, 딱히 니들 외모가 어떻든가 별 관심이 없어서. 원래 남자기도 하고.”
피터는 금시초문이라는 듯 눈을 깜박깜박 감았다 떴다.
“남자?”
“몰랐냐? 나도 케이도 원래 남자야. 그 같잖은 요정한테 속아서 여자가 되긴 했는데. 어때. 자지가 팍 죽지? 헹! 꼴 좋다 이 멍청한 꿀꿀이들아!”
알파의 말에 피터는 고민하듯 턱을 톡톡 두드리더니,
“감동이야.......”
별안간 주륵- 눈물을 흘렸다.
“응?!”
“감동이야... 감동이라고! 이봐 마법소녀, 넌 진정 이상의 여자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진정 이상의 여자는 블루문이다.”
“닥쳐! 의 그딴 젓비린내 나는 애송이 따위!”
“뭐?!”
감히 블루문한테 무슨 폭언을! 당장 목을 물어뜯어 죽여주마!
“알겠냐? 여자란 생물은 무서운 거야. 카메라 앞에선 앙앙♥하고 기분 좋게 느끼는 것처럼 보이더니, 촬영이 끝난 순간 형편없는 테크닉이라며 상식을 뛰어넘는 온갖 매도와 욕을 첩첩이 겹치면서 쓰레기를 보는 눈으로 쳐다보지!”
“어, 어....”
“알겠어? 여자는 이쪽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포인트제로 따진다고!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포인트가 하나하나 깎여나가고, 이쪽을 향해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 보이는 행동 하나하나에 사실은 음흉한 계략과 속셈과 계산이 있다고! 어떻게 해서든 남자들을 철저히 깎아내려서 먼지 찌꺼기 이하로 만들지 않으면 만족하지 않는 생물이 여자란 거야!”
“음.....”
“아주 잘 알아, 여자의 수법은. 처음에는 얌전하고 순종적인 척 내게 접근해서는, 이쪽이 방심하는 순간――남자의 행동을 감시하고, 값을 후려치고, 마지막에는 인격까지 부정하는 게 한 세트지!”
“히, 힘든 일이 있었나 보네....”
“그런 주제에 자기들은 어떤데! 밖에서의 모습이야 번듯하고 조신한 여자처럼 보이겠지! 그런 주제에 막상 집 안에서는 옷도 제대로 안 입고 설거지는 안 하고 청소며 쓰레기 버리기까지 전부 동생의 몫이지! 이런 젠장!”
“...너, 누나한테 시달렸었나 보네.”
“맞아! 나는 누나만 셋에 여동생이 한 명 있다고. 전부 나를 마구 깔보면서 찌꺼기 이하로 취급하는 나쁜 년들이야! 이 쪽에서 더는 못 참겠어서 한 마디 했다 하면 어째서 ‘기분 나빠’라는 말로 일단락이 나는 거야? 생각이란 게 없어? 논리란 게 없나? 여자의 머리란 그런 식으로 파탄 나 있는 거야? 이게 인생이야? 이게 세상이냐고! 더러워!”
“트, 특수한 경우인 게 아닐까.”
“아냐! 여자들은 논리 같은 건 개나 줘버리고, 지들이 원하는 답을 안해줄 것 같은 사람은 그냥 피한다고! 그런 주제에 뒤에 가서는 여자들끼리 깔깔 거리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씹어대기 시작하지. 자기는 지적 받기 싫어하는 주제에 남자의 행동은 일일이 조목조목 지적해가면서! 그렇게 여자의,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단죄 재판! 그것도 피고인은 부재중인 데서! 말도 안 돼!”
안 되겠다. 어둠이 깊다. 이런 녀석은 터치하면 안 되겠다며 알파는 식겁하며 물러나려 했다.
“그 블루문이라는 년도 그래! 나도 남자들의 꿈과 희망의 결정체라면서 정도는 다 봤다 이거야! 하지만 블루문 그년, 남동생이 있더만. 남동생이 다 해주더만! 뭐, 요리가 서툴러? 가사가 서툴러? 그러니 착한 남동생이 챙겨줘? 개소리! 그딴 건 대외적인 모습일 뿐, 분명 뒤에서는 남동생 위에 채찍으로 군림하는 악하고 글러먹은 여자일 뿐이라고!”
“아앙?! 블루문을 욕하는 건 용서 안해!”
“멍청이! 진실을 보란 말이다! 블루문 그년은 대외적으로만 쿨한척하면서 이미지 관리하는 글러먹은 빠순이일게 분명하다고!”
“이 자식이!”
“――하, 지, 만!”
피터가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 블루문의 욕을 들어서 한껏 분노했던 알파였지만, 갑자기 달라진 분위기에 무심코 입을 다물었다.
피터는 알파를 보면서, 감미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블루문의 동생... 그 아이는 가사도 잘하고, 친절하고, 그러면서도 꿋꿋하지. 삐딱하지만 굳센 마음의 그 친구 녀석도 마음에 들어. 그 두 사람이 새로운 마법소녀로 선택받아 TS가 되어버리는 7기 2화는 진정 신의 선물이라고 깨달았다... 그런 거야.”
마치 첫사랑에 빠진 듯한 얼굴이며 들뜬 표정에 알파는 식겁했다.
결국 이 녀석이 말하는 건, 여자에 절망했으니까 남자에게 사랑에 빠졌다는 얘기 아니야?
위험하 놈 아니야?
“그, 그렇게 여자가 싫은 놈이 왜 이런 짓을 하는 건데? 저기, 나는 잘 모르겠는데다 인정하고 싶지 않긴 하지만 남자랑 남자끼리 이런 저런 것을 하는 그런 호프바도 있는 모양인데....”
“그래도 여자가 좋기 때문이지!”
“왜 불평한 거야?!”
“현실의 여자는 싫다!”
“그럼 2차원으로 가라고!”
“2차원은 내 욕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해!”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말하는데, 아무래도 이렇게 기획물 촬영을 하기 시작한 것도 ‘이상적인 여자’ 같은 걸 연출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던 모양이다.
“내가 최면 능력을 익힌 것도 그것 때문이라고! 도저히 받아들여줄 수 없는 부분을 조정하기 위해! 내 모든 인생을 걸고 모든 스킬포인트를 최면에다 몰아 넣었다고!”
“정말이지 쓸모 없는 인생이구나, 너.”
“마음 아프지만 이상적인 여자한테 매도를 당하니 기뻐하는 내가 있어!”
“위헌한 놈이구나 너?!”
어쨌든, 이라며 피터는 눈물을 그치고 알파를 바라봤다.
“어쨌든, 이상적인 여성은 현실에서 찾을 수 없었다. 2차원으론 만족할 수 없다. 결론으론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정말이지 별 쓰레기 같은 결론이 다 나왔다.
너무나도 의지가 확고해보이니, 더 이상 할 말도 없어서 알파는 입을 다물기로 했다.
그런 알파에게, 피터는 손을 내밀어――알파의 보지에 손가락을 쿡 찔러넣었다.
“흐악......?!”
“어쨌든, 좋은 소식을 들었으니 기쁘구만.”
“...뭐, 뭘 하려는 거야, 너.”
“요 며칠간 너희들을 혹독한 스케줄 속에 굴린 이유가 뭔지 알아?”
거의 휴식할 틈이 없이 가혹한 기획의 촬영이 연달아 이어졌었다. 덕분에 체력도 마력도 처참할 수준으로 고갈되어버렸다.
“내 최면 능력의 지배 아래 두는 건 제한이 많아서 말이지. 그래서 요 며칠 너희 마법소녀들을 범하면서 마력을 비축했다. 더불어 너희들의 약체화도 겸하면서.”
“그 말은... 크윽....”
“맞아. 슬슬 때가 되었다는 거야. 너희를 지배할.”
그게 목적이었나...!
피터는 손가락으로 알파의 꿀단지를 휘저으며, 능글능글 웃으며 말했다.
“이미 케이라는 마법소녀 쪽은 공정이 끝났다. 유라는 내 지배 아래서 하드한 기획물도 기꺼이 찍어주고 있고... 혼자가 아니니까, 안심하라고.”
“이 자식......!”
“자, 시간이다! 나의 것이 되어라!”
“흐으으으으으으윽......!”
마구 휘젓고 찌르는 피터의 손놀림에 저항하지 못하고 꿈틀거리던 알파의 보지가, 얼마 지나지 않아 크게 수축하며 피터의 손가락을 꼭 죄었다. 동시에 그녀의 눈에서 서서히 빛이 사라져갔다.
피터의 아래에 들어온 증거였다.
“후, 후후후후...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마법소녀들! 이제부터 너희들은 이 전용의 가축 보지들이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피터는 기뻐하며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벽 너머에서는 여전히 케이의 달콤한 신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