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16 마법소녀들은 반격의 봉화를 올린다고 합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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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에 의한 강제 속박. 차라리 아무 생각 없이 쾌락에 빠져 있을 때는 별 느낌이 없었지만, 막상 어느 정도 의식이 각성하고, 자각한 상태로 지배당하고 보니 그 기분은 이루 말할 것 없이 불쾌했다.
누군가 멋대로 내 뇌를 주무르는 느낌이랄까.
억지로 쾌락성분을 분비해서, 사람의 정신을 흐트러트리는 게 느껴진다고할까.
그러면서도 머리를 어지럽히는 달콤한 쾌감에 흐트러져버렸지만.
일어나고 싶은데 안락한 솜뭉치에 휩싸여 일어날 수가 없다고 할까. 분명 기분이 좋긴 하지만 원해서 얻는 게 아닌 쾌락에 답답함을 느낀다고 할까.
어쨌든.
그렇다고 해도 나는 전혀 저항조차 하지 못하는 채로, 피터의 지배에 따라 블루를 무력화하고, 나와 같은 상태인 노예로 만들어버리려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눈에 들어 온 것이다.
그 순백의, 프릴이 달린 독특한 디자인의 로레그 팬티를.
그것도 전투의 여파로 살짝 뒤집힌 스커트의 아래로 비치는 팬티를.
실물 마법소녀의 허벅지 사이로 보이는 그 팬티를.
맙소사.
그것은 위치걸 루비가 입던 팬티!
그것도 프리미엄이 붙은, 한정판 굿즈!
그걸 보게 된 내 의식은 한순간 각성했다.
번쩍! 하고.
파팍! 하고.
그 짧은 순간 내가 한 것은, 그 팬티를 확실하게 눈에 각인하기 위해 정신을 차리는 것.
그러기 위해 나는 모든 정신이상을 무효로 하는 으로 정신을 차렸다.
그렇게 해서 정신을 차린 것이다.
여전히 코스튬 상태였기 때문에, 곧바로 칼을 소환해 뒤에 있던 피터의 몸을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베어버렸다.
절체절명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우리들은 승리했다. 이 승리는 팬티가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팬티 만세. 위치걸 만세.
* * *
“죄송합니다아아아아아아!!!!!!”
“미안해애애애애애애애애!!!!!”
“아, 아뇨, 언니... 괜찮으니까 고개를 들어주세요....”
대강 대촬영장이 정리가 된 후.
나와 유라는 블루 사파이어의 앞에 나란히 엎드려 머리를 바고 있다.
꼴사납게 최면 같은 거에 당하는 바람에 블루 혼자 고생하게 만든 것으로 모자라서, 심지어 폭력까지 휘둘러 다치게 했다. 여자앤데!
죽고 싶어!
“어휴, 진짜 괜찮다고요! 그보다 애초에 붙잡혀 있던 저를 구하러 오셨던 걸요. 고마움을 느낄 지언정 나쁜 생각은 하나도 안 들어요! 그, 그러니까 무섭게 머리 박거나 하지 말아요~~~~~!”
어쨌든 블루가 용서해줬으므로, 나도 유라도 면목이 없지만 고개를 들었다.
우리는 일단 을 이용해 코스튬을 수복하고,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알파 언니는 어디 있을까요? 같이 계실 줄 알았는데.”
“기본적으로 촬영은 따로따로 찍으니까. 살짝 남아있는 기억으론 S라는 녀석이 지금 알파를 데리고 촬영하고 있을걸.”
“그러게요. 저흰 알파 언니가 촬영하는 동안의 덤이었을 뿐이니까. ...저도 어렴풋이 기억하기로는, 제2 대촬영장이었던 것 같아요.”
“뭐, 그 녀석도 최면이 풀렸으면 알아서 깽판치고 있겠지만.”
“...그치만 언니는 운이라서....”
“음.”
걱정스러워하는 유라의 말에, 나는 신음을 흘렸다.
그 말이 맞다. 알파는 강해질 땐 한 없이 강해지지지만, 운이 없으면 개똥보다 약하다.
“쓸데 없이 반항했다가 더 심하게 당하고 있을지도....”
내가 무심코 중얼거리자, 두 사람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아니 뭐, 나야 솔직히 걱정이 없지만. 걱정할 생각도 들지 않지만 어쨌든, 쓸데없이 반항했다가 다치거나 하는 건 좋지 못하다.
“일단 서둘러 움직이자. 유라, 혹시 어디였는지 기억나?”
“그게, 꿈 속 내용처럼 너무 어렴풋이라서....”
“아, 제가 몰래 숨어다니는 동안에 이곳 지리는 전부 파악해뒀어요. 여기서 바로 갈 수 있는 지름길도 알고 있으니까 그 쪽으로 가죠.”
“든든하네!”
블루 덕분에 우리는 금방 목적했던 곳으로 향할 수 있었다.
다만 한가지, 알파에 대한 것은 완전히 기우였다. 반항하다 다치거나 더 심하게 당하다니, 그런 일은 조금도 없었다. 완전히 씽킹 미스. 완전한 착각이었고, 그냥 오해였다.
뭐.
이것도 저것도 차라리 그편이 나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안 좋은 의미로 말이지만.
* * *
다다다다다―!
“응......?”
“케이 언니, 왜 그래요 갑자기?”
블루와 유라, 두 사람과 함께 제2 대촬영관으로 달려온 나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아무래도 제2 촬영장의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비명소리 같은 것은 아닌 것으로 봐선, 알파가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건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승리의 축배 같은 의미로 난교파티라도 벌이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역시 반항하다가 다시 잡힌 모양이야....”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젓고, 우리는 문 앞에 옹기종기 모였다.
“그럼 일단 돌입할 텐데... 물론 알파가 운이 없어서 붙잡힌 걸수도 있지만, 반대로 꽤 강한 상태였는데도 붙잡혔을 수도 있어.”
“네. 그 S란 사람의 능력은 전혀 모르는 상황이고요.”
어쩌면 만전의 알파여도 저항하지 못하고 붙잡혔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무턱대로 덤벼들었다간 오히려 전부 되려 붙잡히는 결과만 낳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하면 좋을까.
“속전속결이야.”
빠르게 습격해서, 빠르게 기습하고, 빠르게 빼오고, 상황이 좋지 않으면 빠르게 내뺀다.
그렇다.
마치 바퀴벌레처럼!
“비유를 해도....”
유라가 질린 것처럼 말했지만 뭐, 상관은 없다.
“그러면 셋 세고 열게. 하나, 둘....”
안 쪽에는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알파는 무사할까.
“――셋!”
나는 불안한 마음을 삼키며, 단숨에 문을 벌컥 열었다.
활짝 열린 제2 대촬영장의 문. 그리고 그 너머에 보이는 풍경을 보고, 나는 맥이 탁, 풀렸다.
『와하하하하하하하하!』
『야, 이놈 이거 쓰러졌는데?』
『갖다 버려! 하여간 흥이 없구만!』
촬영장 안에는 호황찬란 왁자지껄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천박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쨍- 하는 잔이 부딪치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왔다.
아니, 문 너머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길래 뭔가 싶긴 했는데.
말 그대로 화끈한 잔치풍경이다. 거기다 촬영의 컨셉인지, 괴인들인 주제에 조선시대에 입을 것 같은 전통복장들을 입고 길게 늘어선 밥상 앞에 앉아 막걸리며 동동주 같은 걸 들이키고 있다.
인간과 비슷한 체형도 있지만, 사자머리라던지 눈이 하나 밖에 없거나 한 이형의 괴물들이 이런 복장을 하고 있으니 위화감이라고 할까, 전통풍 할로윈 파티에 온 기분이라 굉장히 미묘했다.
“우와... 맛있어 보이는 거....”
옆에 다가온 블루가 침을 주륵 흘렸다.
확실히 테이블 여기저기 놓여진, 소나 돼지를 통째로 구운 듯한 저 고기통구이는 먹어보고 싶다. 우와. 저런 게 진짜 있는 거구나.
“왜 이렇게 넓어....”
아무튼 촬영장이라기보단 연회장 같은 공간은, 지나치게 넓다. 괴인도 많다. 탁 트여있다. 한쪽에는 넓은 호수까지 있다. 레알 장난하나. 여기서 어떻게 속전속결 바퀴벌레처럼 기습하고 끝내냐고.
“으아아아아아아앗?! 마법소녀들이다?!”
“이, 이 녀석들아 걱정하지 마! 피터님의 최면에 걸린 순종적인 노예들일 뿐이라고!”
“오, 그렇지그렇지. 하지만 이런 기획은 없었던 것 같은데?”
“특별출연인가 보지! 자, 이리 와라 마법소녀들! 특별히 이 몸의 자지를 빠는 영예를――”
퍼걱!
음흉한 표정으로 페니스를 꺼내들던 괴인이, 유라가 휘두른 새카만 방망이에 얻어맞고 머리가 날아갔다. ...와오.
“““.................................어?”””
순간 우리들의 주변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워낙 넓은 연회장이라 우리가 나타난 것도, 이 사태도 파악하지 못한 녀석들은 여전히 왁자지껄 소란스럽게 놀고 있었지만, 갑작스런 침묵과 동요는 순식간에 전체로 퍼져나갔다.
“뭐, 뭐, 뭐, 뭐야?! 뭐냐고 너네들?!”
“뭐긴 뭐야? 마법소녀다, 멍청이들.”
“으아아아아악!”
“사, 살려줘... 커억!”
그 뒤로는 약속된 전개라고 할까, 우리들이 척척 앞으로 나아가는 대로, 괴인들이 우후죽순 쓰러져갔다. 검광이 번뜩이고, 묵빛 방망이가 휘둘러지고, 푸른 수정 같은 얼음기둥이 무방비하게 굳어있던 괴인을 꿰뚫었다.
연회장의 한복판이 점점 깔끔하게 청소되어 가고, 우리는 괴인들의 피와 체액과 먼지로 뒤덮인 길을 앞으로, 앞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갔다.
연회용의 길다란 탁자들을 지나고, 그리고 이 대촬영장의 가장 안 쪽에 도달했다.
“S. 우리 애 데리러 왔는데, 순순히 항복하면 딱 100대만 때리는 거로 봐줄게.”
몇 대나 되는 비싸 보이는 카메라에 둘러싸인, 넓은 나무 스테이지. 나무바닥으로 된 스테이지 위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낮은 원목 탁자나 화려한 방석, 병풍이며 가구 등 이곳도 조선시대라고 할까, 전통풍의 분위기가 감도는 세트였다.
찌걱, 찌걱-
읍... 으읍...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S 역시 사또 같은 느낌의 전통 복장을 입은 채 당당하게 앉아있다. 그 앞에선 알몸 상태의 알파가 튼튼해보이는 원목 밥상 앞에 엎드려, 엉덩이를 S를 향해 보이고 있다. 보지에 묵직해 보이는 장난감을 꽂혀져 있고, 항문은 S의 육봉에 찔려져 있었다.
팔은 밥상의 다리에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고, 유두와 음핵에는 피어스가 물려있고, 피어스에는 로터가 붙어 끊임없이 진동하고 있다. 다리는 벌려진 채 봉으로 고정되어 있어 그곳을 가리기 위해 허벅지를 모으는 것 조차 할 수 없다. 눈에는 안대가, 입에는 볼개그가 물려있다.
“홋호... 여기까지 올 줄이야. 피터님이 당했다는 보고는 방금 들었습니다만.”
“이 자식... 당장 알파를 풀어줘, 이 변태괴인아!”
“풀어줘...?”
S가 기가 차다는 듯 쿡쿡 웃었다.
“아니, 풀어달라니 마치 제가 이 암캐를 잡아두고 있는 것처럼 말하시지 않습니까?”
“그럼 뭔데, 이 지저분한 늙다리 영감탱이.”
“영감탱이라니... 아직 충분한 현역입니다, 이 사람들아. 삭아 보인다는 말은 자주 듣지만. 수염 때문인가...?”
S는 멋들어지게 기른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히죽 웃었다.
“그보다 자, 보십시오. 제 물건을 사랑스럽다는 듯 빨고 있는 이 암캐를. 이 볼의 홍조가 보이십니까? 제가 허리를 쳐올릴 때마다 떨리는 허리가 보이나요? 아무래도 알파 씨는 최면이 잘 맞았던 모양입니다. 덕분에 지금은 피터님의 최면이 없더라도 순순한 암캐가 되어서 봉사해주고 계세요.”
그 말대로, S가 피스톤질을 할 때마다, 알파는 허리를 부들부들 떨며, 볼을 붉게 물들였다.
안대와 볼개그로 얼굴이 가려져 있긴 하지만, 기뻐하고 있다는 것은 일목요연했다.
......나는 무심코 침을 꿀꺽 삼켰다.
아니, 그게, 솔직히 잘 알지... 여러 특성에다 의 영향이라곤 해도, 어쨌든 그런 쾌락을 거부할 수는 없지....
“최면이 풀린 지금, 알파 언니는 조금도 기뻐하고 있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그 순간 블루가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눈 앞에 보이지 않으시나요? 이 분의 최면은 특별히 꽤 오래 전부터 풀어놨다고요? 최면 없이 순순히 승복해주셨다고요? 보세요. 지금도 이렇게 기뻐하죠?”
찌걱!
피터가 허리를 움직여, 알파의 직장에 페니스를 깊이 박아넣었다. 그러자 알파는 “응웃!”하고 기뻐하듯 신음을 흘렸다.
“마, 말도 안 돼요! 다름 아닌 알파 언니라고요! 비열하게 묶어놓고, 입도 막아놨으니 그래 보이는 것뿐이에요!”
“맞습니다! 당장 알파 언니를 풀어주세요! 당신 같은 저열하고 쓰레기 같은 남자에게, 알파 언니는 굴복하지 않습니다!”
블루와 유라가 각각 분노하며 외쳤다.
“어, 저기, 두 사람 다, 그게....”
“홋호... 오히려 구속되어 있기에 기뻐하는 암캐도 있는 법인데요. 특히 이 알파 씨 같은 마조돼지는요.”
““그렇지 않아!””
블루와 유라가 단박에 부정했다.
“최면이 풀린 지금 알파 언니는 분명 당신한테 경멸의 말을 비처럼 쏟아놓을 거라고요!”
“입을 막고 구속하지 않으면 여자 한 명 얻을 수 없는 인기 없는 쓰레기 남자는 이래서 안 되는 겁니다. 여성의 매도에 견딜 수 없는 유리 같은 멘탈일 게 분명해요!”
두 사람의 눈은 한치의 의심도 없다는 듯, 반짝반짝하게 빛나고 있다.
이상하다. 이 녀석들 알파 녀석을 얼마나 봤다고 이렇게 신뢰하는 거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알파 언니는 듬직하게 제 의지가 되어주셨던, 현명하고 멋진 분이었거든요!”
“버섯 괴인 때도 그랬고, 알파 언니가 얼마나 강한 분이신지 아주 잘 알고 있거든요. 이 유라는 알파 언니를 믿습니다!”
“.......”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알파야, 듣고 있니. 너 지금 이렇게나 신뢰받고 있다고.
흔들림 없는 반짝반짝한 신뢰의 눈을, S는 재미있다는 듯 내려다보더니, 툭 던지듯 내뱉었다
“홋호. 그럼, 직접 확인해볼래요?”
““물론이죠!””
아아. 나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부탁이다 알파야, 저 순수한 눈빛들을 배신하지 말아줘...!
S는 알파의 입에서 볼개를 빼냈다. 눈의 안대도 벗겨주었다.
“아... 아.......?”
알파의 몽롱한 눈이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런 알파를 유라와 블루 두 사람은 반짝이는 신뢰의 눈으로 쳐다보았고,
“흐럇!”
“이흑?!”
S는 단숨에 자지의 뿌리까지, 알파의 항문에 푹 쑤셔넣었다.
“아, 아아......!”
“자, 어떤가요, 알파. 지금의 기분은.”
“내, 기분.......”
멍하니 중얼거리던 알파의 눈에 일순 빛이 돌아왔다.
“――행복해요...!”
““.................................어?””
“그래그래, 잘했습니다. 엿―차!”
“하으으윽... 아, 안 쪽을 비벼와앗...♡!”
앗, 아.......
S는 알파의 애널을 집요하게 노리며, 느긋하게 피스톤질을 계속했다. 보지에 꽂힌 묵직한 딜도의 스위치도 올려서, 꾸물꾸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아아아아...! 어, 엉덩이 구멍... 찌적찌적 들어와서...! 흐구우으으으으으... 굴복해버렷...!”
저기....
“홋호. 정말이지 칠칠맞은 엉덩이군요. 그렇지 않나요?”
“마, 맞아요...! 마조돼지인 알파느은... 엉덩이 구멍이 너무 좋아요...♡ 아흐으으읏... 깊어엇... 아앗... 단단해애...!”
망했어.....
“지금의 당신은 최면도 아무 것도 걸려있지 않습니다, 알파 씨. 마법소녀로서 범해왔던 무례를, 맨정신으로 사죄해주시지 않겠어요?”
“네, 네헤에에에에에~~~ 아, 알파는 건방졌습니다... 바보 같이, 주제도 모르고 자지님에게 반항하고... 흐아앙... 아... 지금은 굴복했습니다... 알파는 자지님의 노예입니다아아아앗♡♡♡♡!!!!”
“후후, 좋습니다. 이 모습이야말로 당신처럼 당하면서 느끼는 마조돼지에 어울립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S는 알파의 수갑이며, 봉으로 고정한 다리의 구속도 풀어버렸다. 사지가 자유롭게 풀어진 지금도, 알파는 밥상 위에 엎드린 채 스스로 엉덩이를 가져다대고 유혹하듯 허리를 비틀며 S의 자지를 받아들이고 있다.
라던가 각종 특성으로 인해 내 몸이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런 경험을 해본 본인으로서 말하건데, 지금 알파의 얼굴은 완전히 ‘굴복한 돼지’ 상태였다.
말하자면, 특성도, 다른 이의 지배도 아닌 본인의 의지로 봉사하고, 본인의 의지로 말하고 있는 거다.
떨어졌다.
타락했다.
특성이나 다른 것에 관계 없이, 본인의 의지다.
알파는 완전히 마조돼지로서 굴복한 것이다.
““..............................................””
그리고 지금껏 신뢰의 눈빛을 보내왔던 블루와 유라는 돌처럼 굳은 채,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입이 떡 벌어진 채 닫힐줄을 모른다. 충격이 큰 모양이다....
'아니, 이해는 하지. 동정도 가고....'
아니, 나도 이래저래 경험해보고 나니까 알겠더라고. 굳이 알파만이 아니라, 어쩌면 나도 저렇게 됐을지도 몰라.
그보다 이 녀석들도 즐길 건 즐겨놓고서, 무슨 환상을 품은 거야.
어쨌든 지금이야 저런 추태를 보이긴 하지만, 돌려놓지 못할 것도 아니다. 나도 몇 번이고 떨어져 본 경험이 있다 이 말이야.
포기하지 않으면 길은 열린다.
정신을 못 차리면 때려서라도 돌려놓으면 된다.
그러니까.
“......돌려줘, 늙다리 할배."
“...허어, 당신의 동료는 이미 늦었습니다. 거기 남은 분들도, 같은 기쁨을 누리게 해드릴 테니 돼지로 돌아가는 게 어떻습니까?”
“맞아 죽는 게 좋아, 칼침 맞아 죽는 게 좋아? 선택해.”
“이거이거... 폭력 사태는 좋아하지 않는데요... 항상 러브 앤 피스가 신조인 터라....”
S는 아쉽다는 듯 한숨과 함께 목을 벅벅 긁더니, 한 손을 내밀며 씨익 웃었다.
“뭐, 걸어온 싸움을 마다할 수는 없겠죠. 전부 암퇘지로 만들어드릴 테니 각오하시길.”
당당하게 말하는 S의 손, 아무 것도 없던 허공에서 별안간 무언가가 나타났다. 그걸 본 내 눈이 크게 뜨였다.
언젠가 봤던 익숙한 색감의 돌.
버섯 괴인 포르치니 킹, 그리고 일전에 내 요도를 개발하고 패배를 안겨주었던 괴도 녀석.
그 녀석들이 사용했던 것과 똑같은, 마력이 가득 차 사용자의 능력을 크게 진화시키는 커다란 마석 조각이... S의 손 위에 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