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17 마법소녀는 유대의 힘을 믿는다고 합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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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야, 이거 움직이는 거 같은데?! 위험한 거 아냐?!”
줄곧 범해지던 와중, 괴인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어났다.
그도 그럴게 멀쩡히 있던, 우리를 집어삼키고 구속하고 있던 육기둥이 꿀렁꿀렁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새로운 즐거움을 즐기기 위해 모습을 바꾸는 중일 뿐이니, 안심하라는 S님의 전언입니다!』
그러나 안심시켜 주려는 듯, 사회자의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슬슬 상대가 질릴 때다 싶었는지, 육기둥은 스스로 모양을 바꾸기 시작했다. 우리의 몸도 덩달아 휩쓸려, 위치가 바뀌었다.
『네. 서비스차원에서 제 2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앞 뒤로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제 2형태.
조금 전까지는 단순히 고기로 된 기둥에 우리의 사지가 파묻힌 모양새였다면, 지금은 한줄로 된 벽으로 변한 상태다. 그리고 그 사이에, 우리는 마치 벽의 장식품인양 그 벽에 허리가 끼인 채 고정되어 있었다.
아, 아아... 이거 그거다... 벽끼임 장르....
『단순한 오나홀에서, 벽끼임으로 진화하다니 이 무슨 감동... 이 사회자는 이런 장르를 무척이나 사랑합니다... 크흑... S님을 평생 따르겠어...!』
진짜 눈물까지 흘리는 사회자.
아니, 솔직히 나도 좋아해. 남자 상태여도 여자 상태여도 좋더라고. 에서도 루비와 블루문이 나란히 걸리는 이 장면에서는 흥분해서 100번쯤 돌려봤을 정도로 좋아해.
그런데.
지켜보는 건 즐거운데, 내가 직접 당하는 입장이 되니까 쎄-하다.
엉덩이 쪽이 안 보여서 특히나 불안해.
빠져나가보려고 힘줘서 육벽을 밀어봐도, 입을 꼭 다물고 내 허리를 붙잡은 육벽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애초에 때문에 제대로 힘도 들어가지 않는 상태지만.
“우호... 드디어 이 건방진 입에 이 몸의 자지를 물릴 수 있게 되었구만...!”
"쓰레기 같은 것들이...!"
눈 앞으로 줄 선 괴인들. 그 중 맨 앞에 있던, 소머리의 괴인이 빙글빙글 웃으며 나를 내려다봤다. 그 사타구니 사이에서 끄덕, 끄덕 흔들리는 육중한 자지가, 지독한 냄새와 함께 코 앞으로 다가왔다.
아, 아아... 자지 냄새... 머리가 이상해져....
“하핫! 이 얼굴 좀 봐! 그렇게나 내 자지가 기대된거냐! 응?!”
어느샌가 얼굴이 풀어져, 마치 자지를 바라듯 뜨거운 눈으로 응시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수치심으로 얼굴을 붉히며 이를 갈았다.
"이 더러운 거 치워...! 그 더러운 거 내 입에 대기만 해봐. 그대로 상어처럼 와그작와그작 물어뜯어주겠――흐아앙...!“
딱딱 위협하듯 이를 맞부딪치며 분노와 적의를 한껏 드러내던 나였지만, 별안간 질 안에 침입하는 이물감에, 질벽을 긁어주는 듯한 쾌감에 내 위협은 달콤한 한숨으로 바뀌었다.
“우오오오오! 쪼이잖아! 이거 기분 좋아! 얼굴을 볼 수 없는 건 유감이지만!”
육벽 너머에서, 즐거워하는 듯한 외침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육벽 뒤에서는 내 보지에 삽입질을 시작한 모양이다.
이 썩을 것들이!
하다못해 부드럽게 해달라고!
“응햣?! 읏, 앗, 흐앗, 겨, 격렬햇...! 잠깐...!”
이쪽의 상태가 보이지 않는다고, 정말 말 그대로 오나홀처럼 이쪽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제멋대로의 페이스로 피스톤질을 해댄다. 안 그래도 충분히 민감한 보지에, 이쪽의 반응을 살피지 않는 삽입질은 자극이 지나치게 강했다. 거기다 보이지 않으니 더욱 예민해진 느낌이다.
나는 육벽을 탕탕 두드리고, 고개를 숙이고 다리를 버둥거리며 탈출하려 했지만, 내 몸을 조이는 육벽은 여전히 굳건했다.
적어도 두 손으로 입을 가로막아 신음을 막아보려했지만,
“이봐! 지금 내가 기다리고 있잖아! 어서 빨리 빨지 못하겠냐 마법소녀!”
“웁...!”
입을 가리려던 양팔을 붙잡히고, 입안에 흉악한 육괴가 물려졌다. 입을 채우고 점막을 자극하는 비릿한 자지 냄새에, 머리가 새하얗게 튀었다.
“하하! 암캐! 입에 넣은 것 만으로 가버린 거냐?!”
“우웁...!”
입 안 쪽이 비벼져서... 아아... 냄새가....
정신은 아득해지는데, 입과 혀는 멋대로 움직이며 맛있다는 듯이 쭙쭙 빨아대고 있다. 비비들에게 조교 받았던 습관이 이렇게 드러났다.
“웁...!”
얼마 지나지 않아, 슬슬 때가 됐다고 생각했는지 괴인은 내 입에서 자지를 빼냈다. 그리고는 귀두 끝을 내 얼굴로 향하고는, 그대로 뜨겁고 비릿한 액체를 마음껏 뿌렸다.
“하아, 하아... 흐아응....”
뒤쪽에서도, 엉덩이 위에 뭔가 뜨거운 액체가 닿는 게 느껴졌다. 질내사정이 아니라 이 쪽도 위에 그냥 뿌린 모양이다.
‘뜨거워....’
뭐랄까, 안 쪽에 부어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여기저기 걸쳐져 있으니, 정액의 뜨거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자니... 도착적인 흥분이 올라왔다.
“후헤헤. 좋은 얼굴이 되었구만....”
소머리 괴인은 내 앞머리를 붙잡고, 억지로 고개를 들게 했다. 틀림 없이 암컷 얼굴이 되어있을 텐데, 내칠 힘이 없다....
“변태자식들...웁....”
소머리 괴인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내 입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반사적으로 물어버렸는데, 찝찔한 맛이 느껴졌다.
“우웁...!”
뒤에서 지켜보던 괴인들도 기다리다 지쳤는지, 옆으로 돌아와 내 몸에 달라붙었다. 아래를 향한 채 흔들리던 유방을 주물럭주물럭 주무르고, 유두에 입을 대고 그 끝에서 나오는 모유를 쪽쪽 빨기도 하고. 내 등골을 손가락으로 훑거나 겨드랑이를 할짝할짝 핥아대는 더러운 변태들도 있었다.
“으히이잇...!”
앞쪽만이 아니라, 뒤쪽에도 이놈저놈 달라붙는 모양이다. 가랑이 사이를 오싹하게 훑고, 클리토리스의 표피가 정성스레 벗겨지고, 뜨거운 것――아마도 혀가 날름날름 핥아댄다. 허벅지를 주무르는 녀석, 엉덩이를 때리는 녀석, 거기에 복사뼈나 발가락을 핥아대는 진성 변태자식도 있는 모양이다.
아랫배를 꾹꾹 누르며 자궁을 자극하는 녀석도 있었는데, 조금 전 슬라임에게 자궁이 개발 당한 뒤다 보니, 이마저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이름 그대로, 온몸이 보지가 된 것 같은 감각에, 겨드랑이를 핥는 혀도, 발등을 긁는 손가락도 너무 예민하게 느껴져 참을 수가 없었다.
‘으으으으... 온 몸이 더럽혀지고 있어....’
뭔가 두런두런 대화하면서 맘대로 이 몸을 가지고 노는데, 얼굴조차 보이지 않으니 더욱 환장하게 느껴져버렸다.
나는 참지 못하고 허리를 숙인 채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그런 와중에도 현재진행형으로, 미끌미끌한 손가락 같은 것이 내 보지 속에서 꾸물꾸물 움직이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는 분들을 위한 영상 서비스입니다! 확대된 영상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대로, 허공에 커다란 스크린으로 온갖 놈들에게 맛보여지고 있는 내 불쌍한 하반신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촬영하고 있구나...
“흐윽!”
누군가가 손가락을 세운 채 갈비뼈 부근을 악기를 연주하듯 드르륵 마사지하는 바람에, 온 몸에 힘이 들어가고 이상한 소리가 나와버렸다. 몸에 힘이 들어가니 어쩐지 더욱 민감해져 버린 느낌이다.
“아... 아앗... 그만...!”
이미 수도 없이 절정을 맞이한 몸인데, 몸은 계속해서 더 민감해지는 것 같았다. 괴인들은 집요하게 내 젖꼭지를 잡아 돌리고, 문지르면서 내가 움찔거리는 걸 즐겼고, 보지며 클리토리스를 손가락으로 비비고 쑤시며 조수를 뿌리게 만들었다.
떠오른 영상으로 보니, 내 사타구니 사이에 얼굴을 비집어 넣고 내가 흘리는 조수를 꿀꺽꿀꺽 빨아 마시는 변태 놈이 비치고 있었다.
아직 줄 선 괴인들은 많았다. 우리는 한참을 그렇게 박히고, 또 박히고, 줌물럭주물럭 만져지고, 핥아지고, 희롱당하며 절정을 반복했다.
그 뒤로도, 우리는 각종 고문을 받으며 괴인들의 노리개가 되었다.
“햐아아앗!”
클리토리스와 유두에 전기가 통하는 링이 부착되고, 비치된 남근 모양 기계를 일정 시간 내에 사정시키지 못하면 전기를 흘려보내지기도 했으며,
“꺄으으으읏...!”
삼각 목마 위에 앉혀져 절정배틀인지 뭔지 시답잖은 볼거리가 되기도 했고,
“흐아, 아, 아, 아앗...!”
이라는 이름의 요상한 생물의 품에 꼼짝도 못하게 묶여서 용서 없는 교배 피스톤을 당하기도 했고,
“구웃, 우우우...!”
마력을 뽑아내는 특수한 관장액이 주입되어 대량으로 마력이 뽑혀지기도 했으며,
“커흑, 하...!”
이라며 세사람의 감각이 전부 연결되어, 그대로 세사람붙의 쾌락과 절정을 맛보기도 했다.
정말이지, 에로 트랩의 특별 패키지 폭탄이라고 할까, 종합 콤비네이션이라고 할까.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온갖 고문을 다 당했다.
와, 정말.
신박하네.
정말 이딴 던전을 생각해낸 녀석들은, 알고 있지만, 변변한 놈들은 아닐게 분명하다.
“아아앗... 흐읏... 히윽....”
“보지가... 보지가 가려워요...... 아아... 자지가 필요해....”
그렇게 되어, 현재.
우리는 스테이지 위에서, 투명한 유리로 된 돔에 갇혀있으며, 나는 필사적으로 가슴을 만지고, 보지를 쑤시며 자위를 하고 있었다. 블루와 유라는 자위로는 부족하다며, 서로에게 69모양으로 얽혀서 문란하게 서로의 보지를 핥고 만지며 위로해주고 있다.
‘어라... 나... 왜 이러고 있었더라....’
자위를 하고 있는데, 어쩐지 몸이 통제가 되질 않았다. 이렇게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할까, 머릿속이 멍하다고 할까... 최면에 걸렸을 때와 비슷한 느낌으로,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 꿈속에서의 자신은 내가 생각하는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니까.
그렇다는 모양이다.
이 돔 속은 달콤한 향기가 나는 가스로 가득 차 있는데, 이게 사고능력을 빼앗고, 야한 생각만 들게 하는 것이다.
......
..................뭐, 상관 없나.
찔걱, 찔걱!
흐아아아아아앙...!
바닥을 굴러다니며, 손가락으로 질벽을 쑤시면서 몸을 비튼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얼마나 더 찔러넣어야 만족할 수 있을지. 그보다 내 손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가느다란 손으론...
“자지... 자지가 필요해....”
나는 엉금엉금 바닥을 기어, 돔벽을 향해 손을 뻗었다. 가로막혔다.
저 너머에 훌륭한 자지를 가진 괴인들이 잔뜩 있건만, 이 쪽을 보고 음탕한 시선들을 보내오고 있건만, 그 시선에 오싹오싹한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지만, 그러나 이 얇은 벽을 넘어갈 수가 없었다.
“내보내줘....”
탕! 유리벽을 주먹으로 두드렸다.
“내보내줘!!!!!!”
탕! 타탕!
아무리 두드려도, 벽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서로를 위로해주던 유라와 블루도, 갈망하는 눈으로 밖을 쳐다보았다.
“자지, 자지 주세요! 히윽... 이, 이대로는... 미쳐버릴 것 같아요...! 흐으아...!”
아, 아아.
아무나 좋으니, 제발 간질간질한 이곳을 쑤셔줬으면 좋겠다.
난폭하게 대하면서, 쾌감에 젖게 해줬으면 좋겠다.
남자의 단단한 품에, 안기고 싶다...!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홋호. 잠깐 새로운 촬영기획을 세우고 온 참인데. 딱 좋은 때에 온 모양이군요, 저도 참.”
뚜벅, 하는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초조함이 극에 달해, 벽을 마구 두드리던 내 정면 저 멀리에서, S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오고 있다. 그 손에는 목줄이 들려 있었고, 줄의 끝에는 알파가 개처럼 네 발로 기어오고 있었다.
"자, 어떻습니까. 마법소녀. 지금의 기분은."
"......."
무슨 장치가 되어있는 건지, 거리가 있는 데도 S의 목소리가 돔 안에 울려퍼졌다.
나는 유리벽 너머로, S를 향해 원망스러운 시선을 던졌다.
S는 그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 바지를 내리고 자지를 드러내보였다. 그 자태를 눈에 담은 것만으로, 앙 다물고 있던 입이 멋대로 벌어졌다.
끄덕... 끄덕... 흔들리는 자지를, 내 두 눈은 탐나는 듯이 바라보고 있다.
"이게 갖고 싶나요?"
꿀꺽, 나는 무심코 침을 삼켰다.
우웅....
옆에서 개처럼 기던 알파는 암컷의 얼굴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드러난 남근에 달라붙어, 할짝할짝 핥기 시작했다.
"이런... 시키지도 않았는데 버릇없는 개군요."
"흐야아...."
S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런 그녀의 보지균열을 발가락으로 쑤셔서 자극하고, 기쁜 듯 허리를 비트는 알파를 그대로 발로 밀어 넘어뜨렸다. 그리고는 쓰러진 그녀의 얼굴을 발로 자근자근 밟았다.
가축 이하로 취급하는, 난폭한 행위였지만, 그 아래에 밟힌 알파는 오히려 기쁜 듯 얼굴을 붉히고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부러우신가요?"
바보 같은 소리지만.
부러웠다.
나도 저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는데.
나도 저렇게 난폭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 무심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을 시작하겠습니다. 제 말대로 순순히 따라주신다면, 당신들에게 영원한 암컷으로서의 기쁨을 선사해드리죠."
맹세의 의식...?
S는 그렇게 말하고는, 품 속에서 묵직한 장식이 달린 천칭 모형을 꺼내들었다. 언젠가 괴인007인가 하는 녀석이 보여준 적 있었던 물건이다.
"이건 가 아닌 의 요정들의 주구입니다. 여기에 대고 마음을 담아 맹세하면, 맹세의 내용이 영혼에 새겨져 떨어질 수 없는 목줄이 되지요. ...그리고 지금부터, 당신들은 제 영원한 노예이자 펫이 될 것을 맹세해주셨으면 합니다."
"뭐......?!"
"홋호. 거절은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거절한다면, 일주일 동안 그 돔 속에 방치해 둘 테니까요. 후후후후... 자위만으론 만족하지 못하는 몸으로 다음 주 토요일까지 방치된다면, 얼마나 괴로울 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네요."
"마, 말도 안 돼...! 그럴 수가...!"
정말이지 말도 안 된다. 일주일 뒤, 토요일까지 방치한다고...?
S는 후후후 웃으며, 알파의 앞에 천칭 모형을 가져왔다.
"자, 먼저 당신부터. 이것에 대고 맹세해주시기 바랍니다. 당신들은, 이 S님의 순종적인 육노예가 되겠다고. 가축이자, 애완동물이자, 오로지 섹스만 생각하는 암퇘지가 되겠노라 맹세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당신들에게, 부족함 없는, 최고의 쾌락을 주도록 하겠습니다!!"
마치 연극을 하는 듯한 웅장하고 자신감 넘치는 외침이었다.
알파는 기쁜 듯, S의 손에서 그 천칭을 받아들었다.
"안 돼, 알파!"
"하하, 지켜보시지요 마법소녀! 당신들의 동료가 괴인에게 영원히 예속되는 광경을! 그리고 기대하세요! 당신들도 이제 곧 이렇게 될테니!"
"알파! 알파! 정신차려! 정신차려야 돼!"
나는 몽롱한 머리로, 투명한 돔벽을 두드리며 필사적으로 외쳤다.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된다. 이대로는 돌이킬 수 없다.
"자, 알파. 당신의 기쁨을 빼앗으려는 저런 목소리는 무시하는 겁니다. 맹세의 의식을 시작하죠."
찌링- 하고 천칭이 울리나 싶더니, 별안간 천칭의 몸체가 푸른 빛에 휩싸였다. 알파의 몸도 빛으로 감싸여서, 신성한 느낌이 들었다.
"알파! 알파...!"
"자, 맹세하는 겁니다."
알파는 이쪽을 쳐다도 보지 않고, 그저 기쁜 눈으로 천칭을 응시했다.
"저, 알파는... S님의... 노예이자... 펫이 되겠다고...."
"알파! 알파! 들어봐! 잠깐만!"
"홋호, 당신의 말은 닿지 않습니다, 마법소녀. 이제와서 무슨 말을 한들, 쾌락에 떨어져 버린 알파에게는 소용 없습니다."
내 외침에도 아랑곳 않고 맹세의 말을 이어가는 알파. 그리고 S는 필사적으로 말리려는 나를 홋호호 비웃었다.
"알파! 야! 귀 열고 똑똑히 들어!"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온 힘을 다해 외쳤다.
"오늘이 토요일이래! 이번 달 셋째주 토요일이라고!! 그 말은, 오늘이 특전 굿즈 판매일이란 말야!!!!! 정신 차려어어어어어~~~~~~~~~~~~!!!!!!"
쩌렁쩌렁한 외침에, 순식간에 주변의 괴인들이 침묵했다.
『......에, 뭐라고?』
『지금 뭐라고 했지? 위치걸?』
『아, 나 그거 알아. 지구의 마법소녀 애니물이야.』
『아... 나도 들어본 거 같아.』
『그런데 그게 왜? 뭐가 어쨌다는 거지...?』
탕-!
『마법소녀만의 특수한 암호 아니야?』
『이 상황에? 으흠... 그럴지도 모르겟...응? 어라? 방금 무슨 소리 나지 않았어?』
『무슨 총소리 같은...?』
『어, 어이. 저거 봐...』
괴인들의 시선이, 일제히 스테이지의 앞, S와 그 앞에서 천칭을 붙들고 쪼그려 앉아있던 알파를 향했다.
"어... 헤...?"
S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듯한 애매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그 배에는 피가 철철 흘러넘치는 구멍이 뚫려있었다.
"...말도 안 돼... 설마하니... 거짓말하지마, 아니라고 해줘, 케이...."
그 앞에선,
"진짜? 진짜냐고?! 오늘이 진짜 셋째 주 토요일이야? Damn it!? 늦은 거야?! 나 엄청 기대했는데?! 내 굿즈 어쩔 거야?! 가게 문 닫지 않았겠지?! 아니, 그보다 굿즈가 남아있으려나... 아, 아아아아아... 맙소사...!!!!"
알파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총을 한 손에 든 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창백한 얼굴로 비명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