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22 마법소녀들은 탈출하려고 합니다 (*무리지만)(3)
https://t.me/LinkMoa
으윽... 윽....
“어머나... 케이, 숨이 거친데, 괜찮아? 기분이 좋아서 그래? 내가 만져줘서 흥분한 거야?”
“으으.......”
허공에 뜬 성. 단애의 집무실.
그곳에서, 나는 단애에게 온갖 방식으로 이리저리 범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애무라고 생각되었던 것이, 차츰차츰 미묘한 자극과 이완을 되풀이하며 초조함을 불러일으킨다.
인간보다 거친 힘과 체력으로 마음 가는 대로 범하며 쾌락을 선사해주던 괴인들과는 전혀 다른, 이쪽의 신체도 정신도 농락하는 섬세한 손길.
단애는 같은 여자로서 어딜 어떻게 느끼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완벽할 정도로 이쪽의 신체를 컨트롤하고 있다.
그만해.
그만 만져줘.
아니, 하지만.
그래도 더 만져줘....
‘으으... 마음의 갈등이 끊이질 않아....’
“후우~.”
“히윽?!”
귓구멍에 뜨거운 숨결이 들어오자, 온 몸이 경직되었다.
“후후, 귀여워. 자아, 그럼 케이는 어딜 어떻게 만져주면 기뻐하려나....”
단애의 집요한 애무는 계속되었다.
손가락 사이를, 발뒤꿈치를, 겨드랑이 아래를 간질간질 간지럽히는 것으로 이렇게나 반응해버리는 내 몸이 이상했다. 신경이 지나지 않는 머리카락을 허루만져지는데도, 달콤한 쾌락이 엄습해온다.
그러면서도 가장 많이 느끼는 곳은 의도적으로 만지질 않는다.
조금 전처럼 만져줬으면 좋겠는데.
가랑이의 둔덕을 가볍게 쓰다듬는 것만으로 그 정도로 기뻤는데.
한번 행복을 맛보여주고는, 줄 듯 말 듯 계속해서 이 쪽의 애를 태운다.
“어, 언제까지 이럴 거야... 그만해....”
“으음~ 조금만 더 참아 케이~ 정말 귀여운 모습으로 만들어 줄 테니깐~♥”
그렇게 말하며 무방비한 등골 부근을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긁으며 간지럽혔다.
하아... 아으....
애무가 이어진다.
이곳저곳 야금야금 주물러지고 매만져진다. 어느샌가 자세가 바뀌어서, 나는 침대에 걸터앉은 채 눈 앞에 무릎 꿇은 단애에게 배를 핥아지고 있었다.
이미 눈앞은 어질어질 뿌옇게 변해버렸고, 숨은 거칠어졌다.
“후후, 케이... 사랑해... 너도 날 사랑해주렴...♥”
이따금 마력을 실어서 그렇게 속삭이면서, 매료를 걸기도 했다.
“앗... 아아... 단애님... 단애... 으흐...!!”
겨우겨우 되살아나려던 이성은, 단애의 매료에 다시금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욕구불만에서 태어나는 초조함이 풍선처럼 부풀어올랐다.
반복되는 의식을 어지럽히는 매료, 욕구에 전혀 도달하지 않는 단조로운 애무가, 내 뼛속까지 노골노골 녹여간다.
지금 얼마나 지났지? 5분? 30분? 1시간? 몇시간은 지났나?
미쳐버릴 것 같다.
꽈악-!
깨달은 순간에는 단애에게 가슴을 밀어붙이고, 두 다리로 단애를 얽어매려고 하고 있었다. 단애는 그럼에도 차분하게 내 몸의 애무를 계속해간다.
“아아... 하으...!”
“후후, 조금만 더 기다리렴.”
“어, 언제까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런 대화를 벌써 몇 번째 한거지? 아니, 몇 십번째인가?
입가에서 군침이 질질 흐르는게 느껴졌다. 눈가에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시야 구석에 담긴 침대 모서리, 단단해보여. 차라리 저기에 보지를 마구 비비고 싶어, 단애를 뿌리치고 미친 듯이 달려들려고도 했다.
그러나 몸이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다리로 단애를 붙잡거나, 단애에게 몸을 밀어붙이거나, 아니면 단애의 애무에 허리를 비틀거나 할 수는 있는데, 단애를 밀치는 것도, 내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도 어느 것도 할 수가 없다. 두 팔도 뒤로 묶여있으니 손을 위로 할 수도 없다. 밧줄을 끊어버리려해도, 마치 두 팔이 돌이라도 되어버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몸이 뜻대로 움직여지질 않는다는 걸 깨닫고 나자, 드디어 초조함이 극에 달했다.
못 참아....
거기를, 만져주세요.
저를 관통해주세요.
엉망진창으로 범해주세요. 쾌락을 주세요. 절정하게 해주세요. 더 만져주세요. 괴롭히지 마세요. 키스해주세요. 사랑해주세요. 깨물어주세요. 찔걱찔걱 쑤컥쑤컥 범해주세, 범해, 범, 범해주, 범해줘, 범해줘범해줘범해줘범해줘범해줘범해줘범해줘범해줘범해줘범해줘범해줘범해줘범해줘!!!!!!!!!!!“
“아, 아아아아아아아아!!!”
“어라라.”
괴성을 지르는 나를, 단애가 그대로 꾸욱 밀어 눌렀다. 목덜미를 혀로 할짝할짝 핥는데, 지금에 있어서는 너무나 부족한 자극이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만, 그만해주세요...! 힘들어... 안 돼... 빨리...! 흐윽...! 제발...! 미쳐버려...!”
“안 돼, 케이. 못 된 아이는 벌을 받아야지.”
“죄송해요,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글~쎄. 그리고 아직 케이는 더 귀여워질 수 있는 걸.”
“아아... 아아아아아...! 죄송해요... 죄송해요... 제발....”
나는 망가진 녹음기처럼, 흐트러진 목소리로 사죄와 굴복의 말을 반복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그냥 만져줬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해방시켜주세요. 제발...!
정신이 몽롱해져 있었다.
시간감각이야 이미 예전에 사라져 있었다.
“많이 귀여워졌네, 케이. 지금 얼굴 그대로 굳혀서 보관하고 싶어....”
단애의 손이 내 뺨을 어루만졌다. 그것만으로, 나는 저항하지 못하고 괴롭게 숨을 내쉬었다.
터질 것 같은 욕망에, 이미 나는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단애의 손이 어루만질 때마다, 그녀의 혀가 어딘가를 핥을 때마다 욕망은 끝도 없이 커져갔다.
입은 짐승처럼 후우, 후우, 숨을 내쉬고 있고, 입에서 흘러 떨어진 침은 턱을 지나 가슴골을 적시고 있다.
꼿꼿하게 선 유두도 음순도 클리토리스도 아플 정도로 충혈되었다. 멋대로 벌어진 보지에서는 음란한 애액이 홍수처럼 흘러넘치고 있다.
그런 나를, 단애는 만족스럽게 내려다보더니, 그나마 입고 있던 천쪼가리도 전부 벗어버렸다.
“오래 기다렸어...케이♥”
“아...으?”
“후후, 정신이 너무 없어서 내 말도 이해 못하게 되었나 보네. 정말이지... 딱 내 취향대로야...♥ 하아아... 귀여워...♥”
단애는 찬찬히 위 아래로 내 몸을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내 몸을 끌어안고――유두를 잘근 깨물었다.
“?!”
그 순간 전기가 내달리는 것만 같았다.
푸슛- 남자가 사정하듯, 보지에서 애액이 물총처럼 쏘아졌다.
아... 하고 입을 벌린 채, 나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대로 실신한 것처럼 멍청하게 허공을 바라보았다.
이어서 단애는 잘근 씹은 유두의 주변, 유륜을 혀로 굴리며 핥더니, 이어서 충혈된 반대쪽 유두도 깨물었다.
“히이――?!”
또 다시 절정.
등골이 오싹오싹하고, 뇌를 꽝꽝 때리는 쾌락에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몸은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듯, 그저 몇시간 동안 했던 그대로 침대에 가장자리에 곧게 앉은 자세를 유지했다.
“다음은....”
단애의 손이 미끄러져 내려와, 배꼽을 긁고, 이 새겨진 아랫배를 손가락으로 꾸욱 누르며 간지럽히더니.
그대로 예고도 없이, 보지를 푸욱 찔렀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단애가 입술을 혀로 핥으며, 손가락을 구부려 질벽을 눌렀다.
정확하게 내 약점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보지가 수축하며 단애의 손가락을 꾸욱 물었다. 애액이 그 틈새로 줄줄 흘러나왔다.
드디어 상황을 이해한 듯, 굳어있던 몸이 움직이고, 나는 상반신을 뒤로 젖힌 채 절정했다.
“아... 히잇... 하...?”
“아하하하하, 귀여워~.”
단애는 내 보지에서 손을 빼내더니, 내 몸이 쓰러지지 않게 끌어안고 키스했다. 신경이 쏠려있는 입 안에, 단애의 보드라운 혀가 밀고 들어와 유린한다.
그 상태로 뱀처럼 미끄러져 내려온 단애의 손이, 내 항문을 향했다. 보지에서 흐르는 애액을 손으로 떠서, 그대로 항문에 묻히며 가장자리를 자극하고, 그대로 삽입한다.
“흐으으으으으으으으읏...! 아아아아... 좋아... 좋아요...!!! 히으으으으으윽...!”
그대로 단애의 손가락이 항문을 수차례 출입하자, 그것만으로 나는 또다시 가버렸다.
1분도 안 되는 순간에, 도합 네 번.
그러나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자아, 케이. 이제는 네 소원을 들어줄까 하는데, 어때?”
단애는 이전에 보여줬던 마법으로, 자신의 사타구니에 이전에 봤던 것과 같은 페니스를 달았다.
끄덕끄덕 떨리는 음경. 거기서 배어나오는 진한 자지의 냄새.
아, 아아....
“범, 해줘어... 거기를... 쑤셔줘어... 미치겠어....”
“후후, 그래. 이 이상 기다리게 하면 미안하지~. 그치만 그냥 해주는 건 좀~.”
“으... 부탁해... 부탁해요....”
단애는 놀리듯 턱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소악마처럼 씨익 웃었다.
“그럼 간단한 요구를 할까...? 케이, 나만의 노예가 되어줄래?”
“노예... 네... 될게요... 노예....”
“그래, 이제부터 날 부를 때는 주인님... 아니, 언니가 나은가? 응. 그게 더 귀여울 것 같아. 언니~ 해봐.”
“언니... 제발... 부탁드려요... 노예든 뭐든 될게요....”
“옳지, 착하다. 귀여운 동생을 두니 너무 기쁘네....”
단애는 우후후 웃으며 귓가에 속삭였다.
“좋아좋아, 그럼 바라는 대로 찔러줄테니까, 제대로 느껴줘야해?”
..................?!!!!!
터질 것 같은 욕망과 매료의 콤보.
이것으로 나의 이성은 완전히 날아가버렸다.
“그럼, 자아~♥”
단애는 내 몸을 침대에 눕히고, 초조하게 하듯 귀두 끝으로 내 음순을 살살 문지르더니, 그대로 허를 찌르듯 단숨에 푹 꿰뚫었다.
꺄으으으으으으으으응!!!!!
――갔다!
그리고 잔뜩 부풀어오른 풍선을 터뜨리듯.
밀어닥치는 쾌락의 홍수에, 폭풍처럼 밀려드는 찌릿찌릿한 쾌감에, 나는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미친듯이 눈물 흘렸다.
지금껏 애무로 한껏 초조해졌던 보지가, 잔뜩 젖은 질벽이 환희하듯 단단한 육괴를 받아들인다.
안쪽 깊숙이 때리는 일격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자궁은 이미 오래 전에 내려와 있었다.
찔걱, 찔걱, 쯔적, 쯔적, 척, 척, 척-
아앗! 앗! 히익! 이읏... 흐아아아아아아아앙!!!!
단애는 그대로 느긋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나를 범해가기 시작했다.
뜨거운 페니스가 질척하게 젖은 질벽을 가르고, 몇 번이고 출입한다.
한 번 찔릴 때마다, 나는 미친 듯이 허리를 비틀며 기뻐했다. 그 사이에 또 절정했던 것 같다.
어느샌가 팔의 훈계도 풀려있었다.
나는 단애의 등 뒤로 팔을 감고 양 다리를 그녀의 허리에 감으며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녀를 붙잡았다.
풍만한 두 가슴이 서로 비벼지며, 충혈된 유두가 닿으며 새로운 쾌감이 흘러왔다.
짐승처럼 숨을 헐떡이며, 단애의 입에 입을 맞춰다.
쯔적, 쯔걱, 쯔걱, 쯔걱!
“히윽, 앗, 좋앗, 좋아앗... 거기, 거기이...!!”
“흐응... 여기도 좋지?”
“크, 클리이이이이이이잇!!!”
단애가 젖은 음핵을 집었다. 또 다시 절정하며 몸이 휘꺽 꺾였다.
벌써 몇 번이나 절정했지?
얼마나 갔는지 기억도 못 하겠는데, 아직도 내 몸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 단애가 찌를 때마다 절정을 반복하고 있다.
히익... 앗, 앗, 핫, 히약♥!
보지 안 쪽, 깊숙한 곳을 두쿵두쿵 찔려지고, 유린당하는 감각에 이성이 이리저리 휩쓸린다.
“아앗... 핫... 좋아... 좋아좋아좋아좋아... 사랑해요... 사랑해요 언니이이...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어느샌가 나는 단애의 앞에 개처럼 엎드린 채, 엉덩이를 향하고, 단애가 찌르고, 이따금 괴롭히는 대로 더 찔러달라고 애원하며 꼴사납게 허덕였다.
울컥울컥울컥울컥... 안 쪽 깊숙한 곳에, 태내에 뜨거운 정액을 받아냈다. 이것도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지만, 조금도 질리지 않고 그것만으로 또 다시 절정했다.
아아... 뜨거워... 따뜻해... 기분 좋아....
아직 그 정도로는 끝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 쪽이 초조해 했던 만큼 만족시켜 줄 생각인지, 단애는 계속해서 이 암컷 몸뚱아리를 범했다.
출렁이는 가슴 사이에 육봉을 끼우고 귀두 끝을 입에 물며 스스로 봉사하거나, 마찬가지로 스스로의 손으로 벌린 항문을 페니스로 거침없이 찔려지거나, 더러워진 단애의 자지를 입으로 청소하고, 또 다시 이어서 보지를 범해지거나....
말 그대로 광란 상태에서.
나는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고 봉사하거나, 아니면 단애의 손에 붙들려 꼼짝달싹 못하고 범해졌다.
아아, 행복하다.
아아, 사랑해요.
아아, 기분 좋아....
'안 돼... 도망... 쳐야....'
“아앗, 간다, 간다간다간다간다아아아아아아아아앗!!! 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단애의 집무실에서, 나는 짐승처럼 포효하며 절정에 몸을 떨었다.
* * *
케이가 서큐버스가 된 마법소녀 단애의 손에 이리저리 농락당하고, 그대로 밑바닥으로 차근차근 떨어지던 그 때.
케이와 연이 깊은 또 다른 마법소녀, 유라는 다른 장소에서 저속한 분위기에 잠겨있었다.
의 어느 시설, 주요 유력자들이 모이는 시연회장.
『자아, 다음 시연품입니다! 현재 침략중인 지구에 나타난 저희들의 천적 마법소녀! 그 중에서도 무시무시한 숫자의 동포들을 온갖 잔인한 방법으로 괴롭히고 죽였던 ‘그’ 도깨비 마법소녀, 유라입니다! 다들 박수로 맞아주시기 바랍니다!!!』
뿔이 나있는, 인간과는 여러모로 다른 이형의 괴인들이 잔뜩 들어찬 회장.
뜨거운 사회자의 외침과 함께, 뿔에 뚫린 구멍에 사슬이 걸린 유라가 개처럼 엉금엉금 기어서 스테이지에 나타났다.
도깨비다운 보랏빛 머리. 늠름한 도깨비 의상 대신 입혀진 건 몸의 부끄러운 곳을 전혀 가려주지 않는, 오로지 색기를 돋보이는 가죽 의상.
눈에는 안대가 씌워지고, 입에는 볼개그가 물려져 있어 비참한 모습의 그녀는, 제대로 어디로 나아가야하는지도 몰라 이리저리 헤매다, 앞을 끄는 기괴한 형상의 거인이 손에 쥔 사슬을 거칠게 당기면, “후웁...!”하고 숨을 내쉬며 방향을 바꿔갔다.
그 볼썽 사나운 모습을, 객석에 앉은 부유한 분위기의 괴인들이 즐거워하며 지켜봤다.
『저게 바로 그 소문의 극악한 마법소녀인가.』
『저 년의 손에 죽어버린 동포가 삼백이 넘는다며?』
『캬... 저 젖탱이 좀 봐... 젖소구만 그냥...!』
『저 뿔은 손잡이로 쓰라고 있는 건가?』
‘아, 아아아아아... 수많은 괴인들의... 오물덩어리 돼지들의 인기척이.... 시선이 느껴져....’
낄낄거리는 비웃음 속에서, 시야가 차단 된 유라는 피부로 그 음흉하고 음탕하며 질척한 시선들을 느끼며, 가늘게 몸을 떨었다.
그 떨림은 공포나 혐오 때문이 아니라, 모종의 기대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고 유라는 금방 자괴감에 빠졌다.
이리저리 헤매며 엉금엉금 기어, 드디어 스테이지 앞쪽, 그녀를 위해 준비된 위치에 도착했다.
그곳에 세워진 기다란 폴에, 유라의 뿔에 달린 사슬을 묶어버리고 거인은 쿠웅쿠웅 발을 울리며 떠나갔다.
가까이 다가온 사회자가, 유라의 안대와 볼개그를 풀어주었다.
드러난 건 머리와 같은 제비꽃과 같은 보랏빛 눈.
유라는 흥분했는지 볼에 홍조를 띄웠으나, 그러나 빛을 잃지 않은 굳센 눈으로 잔뜩 몰려든 괴인들을 입을 앙다문 채 노려봤다.
『『『『오, 오오오오....』』』』
꿀꺽, 여기저기서 침을 삼키는 소리와, 그리고 감탄한 듯한 고요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에잇! 어딜 건방진 눈을!』
“윽...!”
사회자가 그런 유라를 발로 차자, 유라는 저항하지 못하고 풀썩 쓰러졌다.
그리고 이어진 재촉에, 유라는 사전에 교육 받은 대로 폴에 기대어 허벅지를 벌리고 쪼그려앉은 채, 양 손을 머리 뒤로 돌렸다.
“자, 말해.”
“큿....”
'저항... 할 수가 없어... 나노머신 때문에....'
그리고 이어서 눈 앞에 내밀어진 마이크에, 유라는 분한 듯 신음을 흘리더니,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입을 열었다.
“여, 여러분이 잘 아시는... 그 박사님의... 연구성과를 보이기 위한... 실험체... 암퇘지 마법소녀 유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딴 놈들 한테... 크윽...!'
까드드드드드드드득!
스스로 말한 입을 저주하는 듯, 유라는 흉악한 기세로 이를 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