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소녀는 악에게 굴복하였습니다-105화 (105/172)

〈 105화 〉#27 탈출하겠습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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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에서 열심히 파밍이라는 이름의 도적질을 마친 우리들은, 헉헉거리며 계단을 타고 단애의 성을 올랐다.

여기저기에 감시카메라가 보였지만, 보물고에서 잔뜩 훔쳐 온 마도구로 몸을 덮은 우리들은 안심하고 계단을 올랐다. 그 고양이 괴인도 슬슬 깨어났으려나.

“이 성의 출입구는 1층 정면에 있는 커다란 문 하나밖에 없어요. 그 외에는 창문으로 도망치려 해도, 바로 앞에 있는 보이지 않는 막에 가로막히죠.”

그렇기 때문에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경비는 삼엄하고, 밟는 것만으로 여기 있다는 걸 다 알려버리는 경보 트랩 등, 여러모로 도망치기 수월하지 못하다.

완벽 퍼펙트 그레이트 울트라 캡숑 마블러스한 이 몸의 활약으로 얻어 낸 지도에도, 이 부분에 정도만 나와 있는 데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이 트랩구간을 피해서 내려갈 길은 없었다.

정기적으로 돌아다니는 순찰 인원들까지 생각해도, 여러모로 빡세다.

그렇기에 클라라 선택한 건, 반대로 위로 올라가는 길이다.

아래로 내려갈 수 없으니 대신 위로 올라간다.

이야,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다. 놀라서 박수를 칠 뻔했지만, 그럼 탈출은 어떻게 하지?

아니, 출입구는 1층에 밖에 없다며.

“케이 언니가 받아 온 지도에 비밀통로에 대한 것도 있었거든요.”

“진짜?!”

“...언니가 받아왔으면서, 직접 확인 안 하신 건가요....”

“아니, 검은 건 그림이요 그 외에는 종이다... 같은 느낌으로 밖에 안 보여서.”

애초에 글자가 괴인들이 쓰는 언어로 써져 있어서 알아볼 수도 없었다. 괴인들은 데이터로 지구의 언어팩이 인스톨 된다고 하지만. 뭐야 그거, 치사해.

“언어팩은 에도 있으니까 구매해두시면 좋아요.”

“진짜?!”

“......언니, 저... 실례지만... 아는 게 뭐예요?”

“아으... 그게... 그럴 수도 있지....”

저 소심한 클라라마저 질색하는 표정을 짓다니.

마음이 아픈 김에 포인트샵을 열어봤다.

어디 보자, 언어팩, 언어팩....

흐음. 진짜 있네.

호오. 마법나라의 언어도 있구나.

둘 다 요구 포인트치가 꽤 낮다. 서비스 같은 느낌이다.

앗, 지구의 언어도 인스톨 할 수 있어! 이걸로 나도 영어 마스터가 될 수 있는 거야?

......아니, 뭔데.

날로 먹을 수는 없다 이거냐.

거기다 점수가 높아질수록 필요 포인트가 더럽게 많다. 쯤 되니까 포인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못 모을 정도는 아니야. 단애한테 뺏긴 포인트만 되찾으면....

“.......”

포인트샵을 닫아버렸다. 보지 않는 게 나을 뻔 했다.

“슬슬 도착한 것 같네요.”

클라라의 말대로, 계단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었다. 꼭대기층에 도착한 것이다.

“저기, 클라라. 그런데 출구는 1층 정문 밖에 없다고 했지?”

“응, 에르.”

“그런데 그 뒤에는? 이 떠있는 성에서 지상으로 내려가려면 계단이 필요하잖아. 조작실은 들르지 않아도 돼?”

“괜찮아. 다 방법이 있으니까. 에르, 아까 챙겨놓으라고 한 거 있지? 단비언니한테 드린 것도 있고요.”

“이거?” “흠?”

에르는 클라라의 말에, 등에 지고 있던 카펫을 돌아봤다. 단비도 마찬가지로 손에 들고 있던 기묘한 구체를 내려다봤다.

“, 그리고 만약을 대비한 메크라크제 . 이게 있으면 계단도 필요 없어. 막 때문에 도망칠 곳이 정문 앞의 그 깊~은 동굴 밖에 없지만, 거기만 통과하면 그 아이템들로 파팍, 도망쳐버리자구요!”

클라라는 넘쳐흐르는 의욕을 절절히 흘려보내며, 복도 구석에 있던 동상을 더듬더듬 매만졌다.

이어서 덜컹, 하는 소리가 나더니.

“우와...!”

동상이 스르륵, 옆으로 밀려나며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나타났다.

“긴급시를 대비한 비밀통로예요. 최상층에서 1층의 정문 앞까지 쭉 이어지는. 이제 여기를 쭉 내려가기만 하면, 이 지긋지긋한 성에서 탈출할 수 있어요.”

우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뻥 뚫린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 * *

긴급시를 위한 비밀통로지만, 안 쪽에 들어가서 닫는 기능은 없었다. 오로지 자동식으로, 열린 뒤 10분 안에 알아서 닫히게 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케이네는 비밀통로를 열어놓고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꼭대기층은 순찰도 돌지 않는데다 상당히 외진 곳에 있으니 들킬 염려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또각.

원래라면, 그랬어야 했다.

“흐~응. 그렇구나아~ 여기로 도망친 거구나아~.”

단애는 흡족하게 웃으며 열려 있는 비밀통로를 내려다보았다.

안 쪽을 들여다보면 점점이 조명이 켜져 있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어두워보였다. 오싹한 한기가 통로를 통해 불어져 나와, 단애는 추위를 잘 타지 않는 몸임에도 저도 모르게 팔뚝을 문질렀다.

‘왠지 축축한 느낌이고, 벌레도 나올 것 같고... 직접 들어가긴 싫네에~.’

그런데 설마하니 CCTV실의 몬스터캣을 어떻게 할 줄은 몰랐다. 오늘 탈출계획이 있으리란 걸 알고 일부러 빡세고 성실한 베테랑 괴인을 붙여놓은 건데.

‘으음~ 캣 씨도 고생이 많으니까~ 이 정도는 봐줄까나~.’

폭신폭신한데다 부하들을 생각하고 단애를 신경 써주는 마음 착한 캣은, 이 성안에서 단애가 치유를 느끼는 몇 안 되는 괴인이다. 이 정도 일로 괴롭힐 생각은 없다.

“단애님. 쫓아가면 되겠습니까?”

곁에 따라온 개머리 괴인이 물었다. 근무 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단애의 명령에 부리나케 달려나온 괴인이었다.

“그래~ 그러라고 너흴 데려온 거니까아~.”

“알겠습니다. 야, 가자!”

잔뜩 무장한 개머리의 괴인들이, 하나둘 통로 안으로 들어갔다. 다만 좁은 통로가 상당히 불편한지, 영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들이 다른 괴인들에 비해 몸집이 작은 편이어도, 애초에 이 비밀통로는 적당한 성인 남성도 몸을 잔뜩 움츠려야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만큼 비좁았다. 일반적인 남성보다 건장한 몸의 괴인들에게는 조금 불편할 것이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눈에 보이는 통로에 한해서는 지나가려면 고생깨나 할 것 같았다.

‘자, 그럼 나는 미리 내려가볼까.’

이 비밀통로의 출구는 이미 들어서 알고 있다.

물론 유일한 출구인 정문 앞을 가로막는다면 탈주를 막는 거야 쉽겠지만, 정문에 사람이 잔뜩 있는 것을 멀리서 보고 도망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다.

‘후후,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고 생각했더니, 출구에서 내가 딱, 기다리고 있는 걸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케이는? 에르는? 단비는?

......아아!

참을 수가 없다! 상상만으로 젖어버릴 것 같았다!

그 절망의 맛! 모두 내 것이 되고, 나한테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아버리는 그 표정!

단애는 입술을 요염하게 할짝이며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안경을 쓴, 소심한 척 하지만, 누구보다도 심지가 굳세어 보이고, 누구보다도 쉽게 무너지던, 영리한 아이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아아... 좀 더 귀여워 해줘야겠다.’

가지고 싶은 것은 모두 가지겠다.

모든 것은 나의 것이다!

반할 듯이 달아오른 얼굴로, 단애는 천천히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 * *

이상을 가장 먼저 알아챈 것은, 단비였다.

“야! 뒤에서 쫓아오는거 같은데?!”

“뭐?”

단비를 따라 나도 발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확실히, 멀리서 희미한 인기척 같은 게 들려오는 것 같았다.

폐쇄된 통로다 보니 소리가 여기저기 울려서 잘 들리는 모양이었다.

비밀통로를 들킨 걸까?

이상하다... 꼭대기층은 이 시간에 순찰이 없었을 텐데.

무슨 변덕으로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은 현실을 봐야할 때다. 도망치는 우리들을 쫓아서 오는 추격자가 있으니,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쩔까. 기다렸다가 싸워?”

이건 선두에 서서 내려가는 내 의견.

“투명망토로 몸을 숨기는 건 어떨까요?”

이건 내 바로 뒤에 있던 에르의 의견.

“차라리 빨리 달려내려가는 게 어때?”

이건 맨 뒤에 있던 단비의 의견.

그리고 에르의 뒤, 정확히 세 번째가 되는 위치에 있던 클라라는 잠시 고민하나 싶더니, 단비의 의견을 골랐다.

“서둘러 탈출하는 걸로 하죠. 단비 언냐의 의견이니까!”

“편파판정! 심판의 심의를 요구한다! 공정한 판단을 내려줘!”

내 항의에 클라라는 허흠허흠 헛기침을 했다.

“여기는 좁아서 괴인들도 그렇게 빨리 따라오진 못할 거예요. 하지만 저희는 늘씬해서 그렇게 속도가 떨어지지 않아요.”

“늘씬....”

“에르야, 네 귀여운 가슴을 말한 거 아니니까 상처받지 않아도 돼.”

“아, 아니거든?!”

“그리고 이 좁은 계단길에서 맞서 싸우기는 너무 불리해요. 넓은 공간이라면 몰라도, 마력이 봉인된 지금은 단순한 파워게임이 될 뿐일테니까요.”

확실히.

내가 마력이 봉인된 상태로도 괴인을 상대할 수 있던 건, 스킬로 인한 무술 실력 덕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는 단순히 붙잡고 누르는 힘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협지처럼 공간에 연연하지 않는 초고수급의 실력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마음 같아서는 진짜 이 성째로 날려버리고 싶은데. 생각해보니 이가 바득바득 갈렸다.

단애 이 년은 나중에 어떻게 복수를 해줘야 하려나.

“투명망토로 숨는 건?”

“에르야, 탐지에 특화된 괴인들이면 어쩌게? 냄새를 맡는다거나, 초음파로 확인한다거나.”

“그러네! 오케! 빨리 도망치자! 언니! 빨리빨리 움직여요!”

“으아, 앗, 야! 밀지 마!”

그러나 대충 계단을 꽤 많이 내려왔을 즈음, 우리는 눈 앞의 광경에 새파랗게 질렸다.

단애의 부하가 매복――한 건 아니었다.

눈 앞에 나타난 것은 지금까지 와는 다른 넓은 통로. 그리고 계단 대신 완만하게 아래로 향하는 대리석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성 전체를 빙글 감아돌 듯 이어지는 구조인 모양이다. 하여튼 멀고, 넓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되는데...!”

“그 전에 따라잡히겠네.”

좁은 통로임에도 불구하고 괴인들은 착실히 따라붙어서, 거리가 이미 확연히 가깝다는 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렇게 넓은 공간이 나와버렸다면.

괴인들의 초인적인 각력이면 마력이 봉인된 허접한 상태인 우리로서는 분명 따라잡힐 것이다. 우리를 쫓아온 추격대라면 발이 느릴 리가 없다.

“이대로면 따라잡혀... 여기서 붙잡히면 진짜 끝이야. 더 이상 탈출 계획따위 짤 시간도 없을 거고, 내버려두지도 않을 거고.”

클라라의 표정도 드물게 초조해보였다.

“크, 클라라...! 어, 어쩌죠?! 일단 빨리 달려나갈까요?! 괴인들이 오기 전에?!”

초조해하며 발걸음을 재촉하는 에르의 목덜미를, 단비가 콱 붙잡았다.

“좋은 생각이 있어.”

그렇게 말하며 단비가 씨익 웃었다.

* * *

하앗... 아...!

어느 건물의 지하.

그곳에는 알파가 다리를 벌리고 쪼그려 앉은 자세로 결박된 채, 항문과 보지에 꽂힌 딜도의 자극에 연신 교성을 지르고 있었다.

눈에는 안대가 씌어져 있지만, 주변을 둘러싼 시선들은 피부로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낄낄, 눈요기가 되는 구만.”

“야, 아직 따먹으면 안 되냐?”

“기다려기다려. 다른 애들 올 때까지 기다리자. 그리고 형님들이 동영상 시간 맞추랬어.”

“어디보자... 이제 43분이야? 2시간 맞추래며.”

“야, 그보다 나 지금 이 암캐냄새만으로 싸겠어 진짜.”

“어쩌라고! 형님들이 맞추라는데!”

“그 형님들이면 어쩔 수 없지....”

히윽...!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이 낄낄거리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 알파는 질과 항문을 사정없이 자극하는 딜도의 진동을 견디지 못하고, 달콤한 냄새가 날 것 같은 조수를 흩뿌렸다.

이미 이 공간에는 땀과 체액으로 젖은 알파의 음란한 냄새가 가득 차 있었지만, 그 사이사이로 상큼한 복숭아 같은 향기도 함께 흘러나왔다. 마법소녀의 마력이 페로몬에 섞여 희미하게 새어나오며 내는 향기다.

덕분에 이 알파의 가혹스런 능욕의 공간도, 단순히 폐퇴적인 질척질척한 느낌을 주는 게 아니라, 아닌 마치 선녀를 앞에 둔 것 같은 묘한 고양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남자들은 저마다 인내하면서 그런 알파를 바라보았다. 혹은 참지 못하고 손으로 자위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 슬슬 크림 바를 시간이네.”

“하, 하지마...!”

“형님 명령이라 어쩔 수 없어. 너도 좋으면서~.”

실실 웃으며 남자는 음흉한 손놀림으로 알파의 전신 구석구석, 질척한 미약젤을 발라갔다. 이미 잔뜩 예민해져 있던 몸이지만, 약의 힘을 받아 다시금 크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앗... 흐아아아아아아앗... 하윽...!

“야, 그래서 형님들은 어디가셨대?”

“음... 단애인가 하는 여자가 호출했대. 무슨 마법소녀를 붙잡는다던데.”

알파에게서 떨어진 남자가, 다시 근처에 서있던 남자들과 수군수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알파는 의식이 몽롱한 상태였지만, 그럼에도 지금 남자가 말한 마법소녀가 누구인지 대강 알 것 같았다.

‘케...이...! 크으으윽...!’

햐윽...!

알파는 견디지 못하고, 이번에도 애액을 뚝뚝 흘리며 절정했다.

이제와서는 탈출할 수 있을지도 요원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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