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화 〉#28 배신입니다(3)
https://t.me/LinkMoa
레게머리의 남자, 이순재는 원래는 단순하고 평범한 오타쿠였다.
적당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감상을 올리고, 봤던 애니며 만화를 추천하고, 집 안의 서재와 스마트폰에는 만화책이 그득하고, 셔츠 아래에는 그가 사랑하는 ‘신부’가 프린트 된 티셔츠를 항상 입고 있다.
사람이 공기를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듯이, 이 남자, 이순재도 덕질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다.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게 마련.
패션에 목숨을 거는 사람도 있고, 인스타에 목숨을 거는 사람이 있으며, 돈에 목숨을 거는 사람도 있고, 그는 단순히 덕질에 목숨을 걸었을 뿐이다.
그저 그뿐이건만.
――‘어머, 저 인간 씹덕이라며?’
――‘저런 티셔츠 입고 사는데 쪽팔리지도 않나?’
항상 여자들은 그런 그를 보고 씹덕씹덕 욕할 뿐이었다.
덕분에 그에게 인기가 있던 날은 없었다.
‘나를 욕하는 건 상관없어.’
――‘어우... 어떻게 저런 거에 빠져살 수가 있담. 머리가 이상한가 봐.’
하지만 여자들은 자신의 신부들까지 싸잡아서 욕하기 시작했다.
그는 결심했다. 자신의 상식으로 남을 까내리는 이딴 세상을 무너뜨리자고.
너희들이 그렇게 비웃었던 씹덕질로 너희를 괴롭혀주겠다고!!
‘...그런 시시한 이유로 사람을 가지고 놀지 마!’
레게 머리의 푸념에, 에르는 마음 속으로 외쳤지만.
“등☆장★ 등교지옥, 학습고문, 매지컬 고교생 코쿄땅 이 자리에 도차악~!(팬티살짝)”
...본인의 의지를 무시하고, 그녀의 몸도 입도 레게머리의 명령대로 멋대로 움직이고 있다.
아아, 죽고 싶다.
부끄러워서 죽어버릴 것 같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이럴 수가...! 저 납작한 가슴까지 포함해서 완벽한 쿄코땅이야...! 망망대해의 지평선을 보는 듯한 기분에 가슴이 웅장해지는구나...!”
“아잉~ 쿄코땅 기뻐요!”
‘남의 가슴을 지평선이라고 하지마! 조금은 봉긋해! 그리고 제발 닥쳐줘 내 입아!’
“자, 그러면 이번엔 이 포즈로....”
“네~에! 열심히 할게요!”
에르의 속마음과 상관없이, 그녀의 몸은 레게머리의 지시대로 계속해서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에르의 정신이 착실하게 깎여나갔다....
* * *
“――라는 느낌으로 고생하고 있을 텐데. 그나마 나한테 와서 다행인 거야 너는.”
“...닥치시지.”
“왜? 내 배려에 조금은 감사해야하는 거 아냐?”
“지랄. 감사는 무슨.”
문신남의 취향대로 옷 갈아입히기 인형이 되어 찰칵찰칵 포토쇼가 한창인 지금.
나는 거의 속옷에 가까운 옷을 입고 암표범 포즈를 하고 있었다.
짜증나!
문신남이 입히는 옷은 처음에는 단순히 팔랑팔랑 여자여자한 옷들이었지만, 차츰 그 수위가 가파르게 올라서, 이제는 이걸 옷이라고 해야 할지 천쪼가리라고 해야 할지 모를 정도가 되어버렸다.
마지막이라는 듯 끈팬티와 끈브라의 착용 사진을 찍고 나니, 문신남은 그마저도 전부 벗겨버렸다.
“......또 무슨 사진을 찍는데.”
“여체연구?”
“...뒤져 그냥.”
침대 위에서, 문신남의 손에 의해 나는 이곳저곳을 찍히게 되었다.
두 손으로 가슴을 들어보이고.
찰칵!
아래에서 가슴을 올려다보며.
찰칵!
유두에 자를 대고.
찰칵!
보지를 손가락으로 벌리고.
찰칵!
그 외에도 항문이나 클리토리스, 허벅지나 겨드랑이까지 꼼꼼하게 촬영당했다.
“변태 새끼....”
이런 걸 뭐가 좋다고 찍는 걸까....
“자, 그럼 이제 사진은 충분히 찍었고.”
“또 뭐할 건데... 이젠 아무래도 좋아....”
“마침 딱 좋은 선물을 받았거든.”
그렇게 말하며 문신남이 꺼내 든 것은, 원통 모양의 오나홀이었다.
문신남이 오나홀을 내 보지에 가져다 댔더니,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뭐가, 라고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히잇?!”
문신남이 오나홀을 만지자, 아무것도 없는데 음순을 만져지는 느낌에 나는 어깨를 들썩였다.
“무, 뭐야...?”
“흐음. 잘 이어졌나 보네.”
문신남은 계속해서 오나홀의 구멍을 손가락으로 후볐다.
그 때마다 질 안에 뭔가가 침입해 오는 기분이 들어, 나는 오싹오싹해 하며 몸을 떨었다. 분명 보지에는 아무것도 없을 텐데.
저 오나홀... 내 보지랑 연결되어 있어?!
“흐윽...! 야! 그거 치워...!”
“는 진짜 대단하네. 이런 재밌는 걸 선물이라고 보내주고.”
문신남은 손가락으로 가지고 놀던 오나홀을, 이제는 혀를 내밀어 날름날름 핥기까지 했다.
안쪽에 들어오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간질간질한 느낌.
나는 침대 위에서 허벅지를 비비며 신음을 흘릴 뿐이었다.
분명 보지에 뭔가 침입한 느낌은 나는데, 아무것도 없다. 비어있는 보지에서 애액이 줄줄 새어 나왔다.
“어때? 이런 것도 좀 색다르지?”
문신남은 편하게 앉아 오나홀을 자지에 끼우고 멋대로 흔들기 시작했다.
아앗... 하윽...!
나는 그 앞에 엎드려서, 보지를 관통당하는 감각에 허리를 비틀며 벌레처럼 꼬물거렸다. 문신남은 그런 내 모습을 즐기듯 히죽이죽 웃으며 내려보았다.
오래 지나지 않아, 문신남은 오나홀에 사정하기 시작했다.
울컥울컥울컥...!
히잇... 하으으윽...!
놀랍게도, 분명히 비어있었을 내 보지 안에, 무언가 뜨거운 게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곧이어 주르륵, 보지균열에서 새하얀 정액이 애액에 섞여 흘러나왔다.
오나홀 안에 사정된 정액이 전부 내 보지 안에 그대로 쏟아진 것이다. 단순히 감각만 이어진 건 아닌 모양이다.
청소할 필요가 없다며, 문신남은 그 성능에 감탄했다.
“이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가지고 놀 수... 응? 5m가 한계?”
문신남은 오나홀이 들어있던 상자를 다시 한번 살펴보더니,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그나마 다행이다... 저걸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원할 때마다 마구 써대면 내 보지가 남아나질 않을 거야....
“우읏...! 진짜...! 뭐 그런 걸 선물로 받는 거야! 도대체 왜 너도 단애도, 지구인 주제에 랑 친한 건데...! 침략자잖아... 적이잖아....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 같은 건 없는 거냐고....”
“야, 이거 네 손으로 흔들어 봐.”
“무시하지마아아아아아...!”
여러모로 항의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그렇다고 거부할 수도 없었다.
이렇게 아주 그냥 허접한 몸이 되어버렸으니까.
아까 부끄러운 사진을 찍을 때도, 어떻게든 아직 실낱같이 남아있는 이성으로 험한 소리를 해댔지만, 사실 이 문신남에게 부끄러운 요구를 당하면서 줄곧 느끼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
나는 어떻게 해서든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무척이나 싫다는 티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내심으로는 문신남의 명령에 따른다는 것이 너무나 기뻐서 참을 수가 없었다.
문신남의 손에서 오나홀을 받아들고, 내 손으로 자지에 쑤욱 꽂아봤다.
“흐극......!”
“그래그래, 잘 한다.”
내 보지가 자지를 꽈악 무는 게, 안 쪽에 자지가 밀고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내가 직접 손을 움직여 오나홀을 왕복시키자, 보지 안을 자지가 들락거리는 게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 봉사할 때와는 전혀 다른, 생소한 느낌이었다.
“이쪽이 심심하겠네.”
그렇게 말하면서, 문신남은 같은 종류의 오나홀을 하나 더 꺼내어 내 항문에 가져다 대었다. 곧 하는 기계음이 나더니, 항문 안으로 무언가가 불쑥 들어왔다.
으윽...! 흑...!
아무래도 남은 하나의 오나홀을 내 항문에 연결한 모양이었다.
나는 내 손으로 보지에 연결된 오나홀을 흔들면서, 항문을 관통당하는 쾌감에 몸부림칠 수 밖에 없었다.
남자는 오나홀로 내 보지와 항문에 각각 한발씩 사정하고는, 다음으론 오나홀이 아니라 다이렉트하게 나를 범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아... 하아...!
다만 보지를 범하고 있을 때는 항문에 연결된 오나홀을 내 손으로 쑤시게 했고, 항문을 범할 때는 보지에 연결된 오나홀을 딜도로 찌르게 시켰다.
덕분에 나는 문신남에게 범해지는 내내 항문과 보지, 양쪽을 전부 범해지는 꼴이 되었다. 무엇보다 구멍 하나는 내 손으로 직접 범한다는 사실이 알게 모르게 감미로운 쾌감을 주었다.
문신남도 개조인간이어서 그런지, 두세번 사정하는 것으로는 만족 못하는 것 같았다.
결국 나는 저녁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질척하게 범해지게 되었다.
『......내일... 작전은....』
‘........................어라.... 지금 몇 시지...?’
우응.......
나는 희미하게 신음을 흘리며, 가늘게 눈을 떴다. 방안은 상당히 어두웠다. 어느샌가 실신해서 잠들었던 모양이다. 온 몸이 끈적끈적한 게 기분 나쁘다.
어제 새벽에 도망치다가 걸리고, 그 뒤로 쭉 범해졌으니... 근 하루를 통째로 범해진 거구나.
나는 여전히 침대에 모로 누운 채로, 시야 끄트머리에 있는 문신남을 째릿 노려봐주었다. 그러나 기척은 내지 않았다. 내가 깨어났다는 것을 알면 또 범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이쪽은... 알겠...그럼.....』
‘통화? 누구랑 하는 거지?’
자세히 살펴보니, 스마트폰이 아닌 특이한 단말기를 귀에 대고 있었다.
의 전용 통신용 단말기다. 몇 번 본 적이 있다.
내용을 잘 들어보고 싶은데, 중간부터 들으니까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문신남의 말이 빨라서 영 알아듣기 어려웠다.
다만 내일 있을 계획에 대한 것 같았다.
분명 내일이면 단애가 를 침략한다던가 했던 것 같은데.... 그 얘길 하는 걸까?
‘나쁜 사람의 얼굴.’
끄트머리에 살짝 보이던 문신남의 옆얼굴.
뺨까지 이어진 문신 때문에 특별히 더 험악해보이는 얼굴은, 비열해보이는 미소까지 포함해 더더욱 나쁜 사람처럼 보였다.
...저건, 뭔가 나쁜 꿍꿍이가 있는 사람의 얼굴이다.
보통 단순히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저런 표정을 짓지는 않는다.
그것보다 단애랑 얘기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누구랑 통화하는 거야?
“휘유, 내일이 기대되는데.”
통화를 마친 문신남은 입꼬리를 주욱 끌어올리고 단말기를 내려놓았다.
나는 들키지 않도록 그런 문신남을 훔쳐보다가, 황급히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
내일은 절대 평범한 하루는 되지 못할 것 같다.
* * *
“읏......!”
“야, 빨리빨리 좀 걷자.”
다음 날.
문신남은 내 클리토리스에 고리형 피어스를 달더니 줄을 연결해 그대로 나를 끌고 다녔다. 두 팔은 뒤로 묶인 상태다.
눈에는 안대 때문에 시야가 차단되어서, 나는 불안한 발걸음으로 비칠비칠 거릴 수밖에 없었다.
“야야, 거기 아니라고. 똑바로 걸어!”
“윽... 항... 자, 잠깐마안...!”
클리토리스가 잡아 당겨지는 느낌에, 나는 힘이 밀려온 방향을 따라 걸음을 돌렸다.
이렇게 걸어가는 와중에도, 내 항문에 뭔가가 자꾸만 들어오고 있었다.
문신남이 내 클리토리스에 이어진 줄을 끌고 다니면서 내 항문과 이어진 오나홀로 가지고 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손가락을 찔러보거나 핥아보는 정도에 그쳤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대놓고 자지에 꽂고 용두질을 하는 모양이다.
흐읏... 하읏....
어찌할 수 없이 클리토리스와, 항문에서 끊임없이 전해져 오는 자극에, 나는 허리를 비틀고, 엉덩이를 흔들며 쾌감 속에 젖어 필사적으로 문신남의 뒤를 쫓았다.
걸어가는 내내 괴인들의 시야가 내게 꽂히는 게 느껴졌다.
이따금 누군가 내 엉덩이를 찰싹! 때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깜짝깜짝 놀라 발꿈치를 들면, 곧바로 클리토리스의 피어싱에 자극이 왔다.
휘유~♪
『이 짜식들아아아아아!! 이거 놔아아아아아!!!』
『으윽... 오물덩어리들이 콩나물시루처럼 잔뜩... 힘만 있었으면 특대폭발을 먹여줄 텐데....』
『훌쩍훌쩍. 반바지가 잘 어울리고 나보다 연하인 곱상한 미소년에게 범해지고 싶었는데... 왜 이런 오징어들 밖에 없냐고....』
뒤이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싶더니, 문신남이 놀랐다는 듯 휘파람을 불렀다. 피부에 닿는 후끈한 감각. 아마 많은 이들이 모여있는 공간 같은데....
“야, 절경이다.”
“읏... 뭐야....”
안대가 벗겨지고, 그제서야 주변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애의 성 최중심부에 있는, 두 층을 잇는 넓고 높직한 거대한 연회홀.
마법소녀들이 다들 알몸에 가까운 모습으로 괴인들 사이에 붙잡혀 있었다.
평소처럼 서빙 같은 느낌은 아닌 것 같았다. 저마다 가슴을 주물러지거나, 장난감을 괴롭혀지거나. 연회장 한쪽 끝에 나란히 세워진 형틀에 무방비하게 매달린 채 놓으라고, 놓으라고 난폭하게 소리치는 마법소녀들도 있었다.
“하윽...!”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자니, “가자”라며 문신남이 내 클리토리스의 줄을 잡아 끌었다.
“이건... 으힛....”
문신남이 나를 데려온 곳은 정면에 안치된 스테이지 같은 공간. 그 중심에 가축을 고정할 듯한 형틀 넷이 보란 듯이 세워져 있었다.
“어머나~ 왔어어~?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잖아아~.”
“아앗... 하... 케이 언니다아...♥”
형틀 너머에, 왕이 앉을 법한 왕좌와도 같은 화려한 의자가 있었으며, 그 위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앉아있던 단애가, 클라라를 자지로 꿰뚫은 채 살랑살랑 손을 흔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