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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는 악에게 굴복하였습니다-142화 (142/172)

〈 142화 〉#2-5 마법소녀는 돼지에게 팔렸습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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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크라크】의 13귀족, 그 서열 최하위 쿠알.

최하위라고는 해도, 【여왕】을 제외하면 【메크라크】 전체 인구 중 열세 번째로 귀한 인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대로 걷어차 굴리면 굴러갈 듯한 눈사람 같은 몸매의 소유자에 얼굴마저 돼지를 연상케 하는 쿠알은, 다소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각 혹성의 희귀한 생물, 그리고 매력적인 미녀들을 석화시켜 가구로 만드는 일.

말 하자면 석화 장인이라고할까.

단순히 예쁘기만 하면 안 되고, 보기에만 좋다고 좋은 게 아니다.

첫째로는 누구에게나 자랑할 만한 독특한 특징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지구의 마법소녀라고 하는 것이면 아주 좋다. 남들에게 자랑할 때 한 마디면 끝나니까.

둘째로는 역시 성격이다. 가끔 그에게 팔려오는 여자들 중에, 더 이상 도망도 못 친다며 체념하고 포기한 채 뭔가 하기도 전에 인형처럼 되어버린 여자들이 있는데, 그 경우는 볼 것도 없이 처분해버렸다.

늘 보게 되는 인테리어에, 그런 싸구려 재료를 쓸 수는 없다.

드센 성격도, 교활한 성격도, 쾌활한 성격도, 과격한 성격도 좋다.

어떤 성격이든, 철저하게 짓밟고 철저하게 괴롭혀 발 아래에 짓밟는 것.

그리고 너덜너덜해져 마음이 꺾여버리는 여자들.

자지가 아니면 더 이상 살 수 없다면서 쾌락에 절어 자지중독자가 되어버리는 암컷들.

쿠알은 그런 여자들을 몇 날 며칠 잠도 자지 않고 범하다가, 질릴 때 즈음에 석화시켜버린다.

그러면 영원히 남는 것이다.

그를 향한 공포와 경외로 가득 찬 그 얼굴을 언제든 보고 감상할 수 있다.

복도를 지나다닐 때마다, 이 석상을 봤을 때 어떤 식으로 조교를 했는지, 어떤 식으로 괴롭혀줬는지, 이 여자가 어떤 식으로 울었는지,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식으로 달라붙어 자지에 봉사를 했는지, 그런 것이 하나하나 기억나는 것이다.

마치 녹화된 내용이 재생되는 것처럼, 그의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은.

집 안 구석구석에 퍼져있는 석상 하나하나에, 각각의 스토리가 있다.

쿠알은 그것을 즐기는 것이다.

그게 쿠알의 취미인 것이다.

집 안을 돌아다니면서, 굴복한 암컷 표정을 지은 채 석상이 되어버린 그녀들을 감상하면서, 하나하나 음미하듯 기억을 떠올리는.

언젠가는 집 안 어디를 돌아다니든, 그가 손봐주었던 미녀들의 비통한 울음소리와 암컷 교성을 흘리던 목소리가 들려오는 그런 집안으로 만들고 싶다.

‘으흐~ 으흐~ 그렇다면 귀중한 마법소녀를 셋이나 얻었으니~ 하나는 1층 현관에 둬서어~ 오갈 때마다 보고오~ 하나는 내 방에 장식해둬서어~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즐기고오~ 다른 하나는 화장실에 둘까아~ 킥킥 요강철머 써버려도 좋겠고오~ 변기처럼 써버릴까아~.’

바로 어제 구매한 세 명의 마법소녀들.

각각 어떤 식으로 조교할까, 쿠알은 상상만으로 즐거움에 뱃살을 푸들푸들 떨었다.

* * *

쿠알의 저택에 팔려온 우리들은.

그 첫날밤, 마법소녀 인생 최고로 고통스럽고 공포스러우며, 이 이상 없을 정도로 괴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 * *

윽...... 큭....

아앗, 읏, 흐읏...!

늦은 밤에 쿠알에게 팔린 우리들은, 곧바로 고문실처럼 보이는 어느 방에 끌려갔다.

온갖 고문도구들과 성기구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어두컴컴한 방.

일부러 남겨둔 건지 깨끗한 복도와는 다르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지저분함이 남은 방 안에는, 노골적이게 퇴폐적인 냄새가 났다.

귀를 기울이면 여기서 온갖 능욕을 당했을 여인들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 같다.

“자아아~, 울어라아~, 울어어어~, 암퇘지들~~~!”

찰싹! 찰싹!

“아으윽...!”

“으붑...!”

퇴폐적인 방 한켠에 나란히 늘어선 형릍. 우리는 그나마 입고 있던 누더기 옷마저 벗겨져 알몸으로 형틀에 목과 팔을 구속된 채, 엉덩이를 뒤로 쭉 내뻗고 있었다.

그리고 쿠알은 무방비한 우리들의 등짝과 엉덩이를 마음 가는 대로 희롱했다.

“히힛~ 히이이~! 아프냐아~? 아프지이~!”

말 끝을 늘리는 느물거리는 말투. 그리고 연달아 휘둘러지는 가죽채찍.

채찍이 휘둘러질 때마다, 내 몸은 멋대로 반응해버리며 신음을 흘렸다.

온갖 괴인들에게 조교될 대로 조교된 몸은, 채찍의 알싸한 아픔을 쾌락으로 받아들였다.

단순한 채찍질이, 내게는 아픔과 동시에 뇌를 태우는 쾌감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굴욕.

이런 돼지한테 채찍질을 당하고 있는데 기뻐하면서 엉덩이를 흔든다는 것이, 사실 거기가 젖어가고 있다는 것이 솔직히 견디기 어려웠다.

‘으읏... 기분 좋은 소리... 내고 싶지 않아...!’

찰싸악!

“흐잇...♥!”

“암퇘지야~! 울어라아~ 울어~!”

팔이 고정되어서 손으로 입을 가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도 입술에 피가 날 정도로 깨물면서 큰소리가 나는 건 막았다.

이런 돼지놈한테 기쁘게 허덕이는 소리를 들려주고 싶지는 않았다.

단비는 하도 험한말을 씨부리니까 입에 마개가 물려졌고, 단애는 진짜 아픈지 찔끔찔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와 같은 특성이 없는 모양이다. 하긴, 줄곧 사디스트처럼 리드하는 입장이었으니까.

비비들의 소굴이나 도적단에서 노예처럼 범해질 때도, 어딘가 여유를 가지고 단애쪽에서 유혹하고 올라타는 느낌이었다.

일방적으로 당하는 쪽에는 약한 모양이네.

......어라, 단애조차 맞으면 아파하는데.

나는 맞으면서 기뻐하다니.

‘나는 사실 터무니 없는 변태가 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니 자괴감이 들 것 같았다.

“정신 안 차리나아~~~?!”

찰싹!!

“아흐......크!”

잠깐 멍 때리던 사이 갑자기 세게 날아든 일격에, 저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낼 뻔했다. 가까스로 입술을 씹어막았다.

“어딜! 감히! 날! 무시해~~~!”

아무래도 뭔가 대답을 요구하며 말하고 있었나 보다. 멍 때리던 나는 듣지 못했다.

그런 내게 찾아온 건 분노에 찬 채찍질 연타였다.

짝! 짜악! 짝! 짜작!

“......! 크윽...! 흐읏...!”

맞을 때마다 알싸한 고통과 함께 저릿저릿하게 올라오는 쾌감.

뇌를 태워버릴 것 같은 쾌감을 가까스로 억눌러 참았다.

“아프지이~~ 아프쥐이~?”

쿠알이 놀리듯이 혀를 굴리면서 말하는데, 글쎄, 솔직히 아프냐고 하냐면 그다지.

플레이용 채찍이 아닌 진짜로 짐승을 조련할 때 쓰는 채찍으로 보이는데, 라고는 해도 강화된 몸에는 엄~청 아픈 느낌은 아니었다.

거기다 이 녀석, 생각보다 근력이 약하다.

괴인놈들은 이 놈이고 저 놈이고 어쨌든 평균 이상의 근력이었는데.

“하아~... 하아~... 하아~... 하악~... 후히~...!”

“...벌써 지쳤냐?”

“후히~?!”

짜아아아악!

내가 넌지시 물었더니, 조건반사처럼 채찍을 휘두른다. ...지금건 쫌 아팠다.

“하아... 후우... 아하하하! 허세를 부리는 거구나아~! 이만큼 채찍질을 했어도 소용 없다는 어필~ 잘 알아 그런거. 지금까지이~ 엄청 많은 여자들을 조교하면서~ 그렇게 건방지게 아무 것도 아니라고오~ 막 그러던 여자들이 있었지이~ 그런 여자들이 나중에 굴복했을 때――”

“.......”

주절주절 자기자랑을 시작하는 쿠알.

하지만 실제로 이 놈의 ‘조교’라는 것에 그다지 감흥이 없는 나로서는 그런 이야기 한 귀로 들리고 한 귀로 흘러나갈 뿐이었다.

“케, 케이는 대단하네에~.”

옆에 있던 단애는 묘하게 감탄하고 있었지만.

아니, 너도 비비들의 소굴에 있을 때는 비슷하게 당하지 않았던가?

“머리를 좀 썼지이~. 그보다 나는 괴롭히는 건 잘하는데 당하는 데엔 약해애~.”

“둘이 뭘 그렇게 속닥거려어어!!”

짜아악! 짜아아아악!

“히으그으으윽!”

“읏...!”

분노에 찬 일격에 단애가 목을 휙 꺾으며 신음했고, 나도 무심코 몸을 움찔 떨었다.

대략 한시간, 우리는 쿠알이 졸리다며 자러가기 전까지 계속해서 채찍질을 당했다.

이 정도면 뭐 별 거 없겠네, 라고 나는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 * *

내 안이한 생각.

그 생각은 쿠알이 떠나자마자 곧바로 후회하게 되었다.

“좋아아~ 이 정도면 내가 주인님이라는 인식으은~ 충분히 해준 모양이고오~.”

흐읏... 윽... 훌쩍... 크흑....

우웁... 흐우웁....

단애는 새빨개진 얼굴이며 자국이 남은 등을 움찔거리면서 훌쩍이고 있고, 단비는 분노한 듯 입에 물려진 마개에서 침을 뚝뚝 흘리며 콧김을 씩씩 내뿜고 있다.

나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다곤 해도, 그래도 역시 한 시간 동안 내리 이어지는 채찍질은 견디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내 반응이 ‘필사적으로 내비치는 허세’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졌는지, 어디 해보자며 더욱 센 강도로 채찍질을 당해버렸다.

아픔과 쾌감, 두 개의 상반된 감각에 동시에 어택당하니, 머릿속이 완전 엉망진창 영 말이 아니었다.

몸을 푸들푸들 떨고, 칠칠치 못하게 눈물이나 침을 흘리는 우리들을 만족스럽게 내려다 본 쿠알은, 눈 앞에 홀로그램을 띄워놓고 뭔가를 조작했다.

그러자 얼마 안 있어 고문실의 문이 열리고, 뭔가가 들어왔다.

“좋아, 루돌프. 난 이제 씻고 자러갈테니까, 언제나 하던대로 해줘.”

[예, 알겠습니다. 쿠알님의 뜻대로. 좋은 밤 되십시오.]

덜컹! 덜컹!

이것도 원격으로 조작하는 건지, 우리들을 구속하던 형틀이 단번에 열렸다.

나는 몸을 추스르며 일어서, 빨갛게 자국이 남은 손목을 꾹꾹 주무르며 쿠알을 원망하듯 쳐다봤다.

그리고 눈을 크게 떴다.

자러간다며 떠나가는 쿠알 대신 우리에게 다가오는 인물.

아마도 루돌프라고 불린, 쿠알의 종자.

그 외견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단애도 숨을 삼키는 게 느껴졌다.

[안녕하십니까. 이 저택의 집사장을 맡고 있는 루돌프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 노예 암퇘지년들아.]

정중하게 가슴에 손을 올리며 인사하는 건, 정장을 입긴 했지만 분명하게 『로봇』이라는 티가 팍팍 나는, 완벽한 안드로이드였다.

* * *

“로봇...?”

“아, 그러고 보면 아래의 식당에서도 로봇이 음식 나르는 거 봤잖아.”

[그딴 허접한 양산형 로봇과 비교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로봇 루돌프가 기분 나쁘다는 듯 탕! 하고 발을 굴렀다.

그 행동이 못내 인간다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메크라크】의 귀중한 자원, 【뱅크】의 데이터 일부를 접속 및 링크시킨 자율 사고 안드로이드입니다. 단순히 입력된 내용만 따르는 양산형과는 다른, 수량이 한정된 초고성능 기기이니 부디 알아주시기를.]

입고 있는 건 고급스런 턱시도 같은 정장. 얼굴에는 외알안경에 콧수염 같은 장식까지 있다.

확실히, 이렇게 보면 로봇 코스프레를 한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 정도로 인간 같은 로봇이 있다니.

[그럼 자기소개는 끝난 것 같으니, 따라와 보실까요.]

“응아...?!”

“크윽......!”

루돌프의 기계손이, 바닥에 떨어져 철그럭거리던 우리들의 목줄을 가차없이 붙잡아 잡아당겼다.

‘세, 세다...?!’

루돌프는 그대로 우리 셋을 질질 끌며 고문실 밖으로 나가려 했다. 아무리 여자인데다 체중이 가볍다곤 해도, 이 정도로 가뿐하게 끌고 가다니.

거기다 우리가 어떻게 구르든, 어느 요철에 부딪쳐 소리를 지르든 상관도 하지 않고 자기 갈 길을 향했다.

체력도 힘도 부족한 데다 여러모로 미숙했던 쿠알과는 다른, 정말 이쪽을 단순한 짐승이나 가축 정도로 여기는 듯한 거침없는 행동거지였다.

“야... 크윽... 좀 천천히...!”

[본 안드로이드에 짐승과 소통하기 위한 언어팩은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단비의 항의를, 루돌프의 냉정한 기계목소리가 가차없이 끊어냈다.

이 순간, 최악의 밤이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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