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화 〉#2-8 돼지의 역습입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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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이 다가오자, 단애는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
“어, 저기... 쿠알...주인님?”
“응? 왜 그렇지? 으응?”
쿠알은 온화하게 웃고 있었다.
마치 성인(聖人)과도 같이.
그런데 왜 이렇게 무섭게 느껴지는 거지?
“...잠깐 팔 좀 내밀어볼래?”
“아, 아뇨, 그게.”
“팔.”
“여, 여기요.”
단애가 왼팔을 내밀었지만, 쿠알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반대쪽.”
“.......”
“반대쪽.”
“아... 그게....”
“내 말이 안 들리나? 반대쪽이라고 했을 텐데?”
쿠알의 목소리가 단숨에 험악해졌다.
그리고는 투실투실한 팔로 그녀가 숨기려는 오른팔을 낚아채고, 그 위에 손을 올렸다.
손이 슈르륵 훑고 지나가자,
“아......!”
로 숨겨놨던 각종 들이 드러났다.
쿠알의 눈이 가늘게 뜨였다.
‘루돌프가 가르쳐 준 대로네.’
안드로이드인 루돌프는 기계적인 것이라면 문제없이 찾아내지만, 의 기술이 가미된 와 같은 마법에 의한 은폐 등은 쉬이 놓쳐버린다.
심지어 단애가 장비한 중에선 외부에서의 생체반응 스캔을 교란하는 종류도 있었다.
그럼에도 루돌프는 희미한 위화감을 알아챈 것이다.
‘아주 철저한 사기꾼 같은 여자. 요망한 것.’
“아, 하하. 주인님, 요거는요....”
“루돌프. 루돌프? 이것들 뭐지?”
쿠알의 근처에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화면에 떠오른 루돌프는, 쿠알과 시야를 공유하며 단애의 가녀린 팔에 떠오른 씰들을 분석했다.
[예, 주인님. 분석해보기로 , , , , , , , , , , , , , ――]
루돌프가 단애의 씰들의 내용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열거해나갔다.
그렇게 해서 밝혀진 씰은 총 49종.
.......
.......................
“뭔데 이렇게 많아?!”
“에, 에헤헷.”
단애가 혀를 쏙 내밀며 앙증맞게 윙크했다.
그러나 지금 쿠알의 심지는 바위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있다.
그런 얄팍한 수법에 당하지 않는다.
“칫.”
그 모습에 단애가 혀를 찼다.
‘...반응이 없나.’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아니면 하도 그녀들이 일을 치는 바람에 분노한 걸지도 모르겠다.
‘하아, 귀찮아졌네.’
단애의 표정이 단숨에 차가워졌다. 지금껏 쓰고 있던 가면이 떨어져나간 것이다.
어차피 제대로 컨트롤하기 어려운 놈이라면.
“죽어버려.”
“응?”
단애의 손이 재빠르게 움직여, 베개 아래에서 반짝이는 날붙이를 꺼내들었다.
숨겨놓았던 것은 작은 나이프.
로는 제대로 된 무기도 소환해내지 못하는 데다, 강도도 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술이 아슬아슬하게 깨어났을 즈음, 몰래 숨어들어간 쿠알의 창고에서 가지고 나온 것이다.
쉭―!
날카로운 은색 검광이 번뜩였다.
흔들림 없는 나이프의 끝이 향하는 곳은 쿠알의 목.
정확하게 그의 목을 노리는 칼날은, 단숨에 멱을 따버리고 절명하게 만들 것이다.
그랬어야 했다.
깡!
“......어?”
그러나 날아갔어야 할 쿠알의 목 대신.
단애가 들고 있던 나이프의 날이 두 동강 나 날아갔다.
손목에는 찌잉-한 아픔이 전해져왔다. 손끝이 저리다.
“여어억~시. 루돌프는 유능하다니까아안~.”
쿠알이 씨익 웃었다.
쿠알의 통나무마냥 퉁퉁한 목이, 마치 보석처럼 빛을 투과하며 빛나고 있었다. 아니, 보석처럼이 아니라 진짜 보석이라도 된 게 아닐까.
“목... 뭐야... 무슨...!”
“저엉~마알~ 쿠알이 말한 그대로 할 줄이야아~. 멍청한 마법소녀 같으니. 늬들의 행동도 사고도 생각도 저언~부 우리 루돌프의 손 아래 있다는 거야, 멍청아아~!”
“아윽...! 무거웟...!”
쿠알의 무게에 짓눌려, 단애의 몸이 침대 위로 풀썩 쓰러졌다. 아무리 힘을 줘도 꼼짝달싹하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거대한 조각상이 위에 올라탄 것 같았다.
“저, 저리 비켜 돼지야! 안 꺼져?!”
“아아~ 이게에~ 본성이었구나아~ 역시 그랬어어... 악마였어 네 년은....”
“으읏. 쓰레기가! 너 같은 변태한테 좋아라 애교부리는 여자가 있을 리가 없잖아!”
“슬퍼... 무지 슬퍼어...! 루돌프! 루돌프으으으~~!!”
[예, 주인님.]
“이 여자를 완전 조교한다아~! 당장 도와아아아!”
[주인님의 뜻대로.]
지잉――
지잉――
지잉――
연달아 이어서 들려오는 기묘한 기계음.
단애의 팔부터 어깨까지 잔뜩 붙여져서 희미하게 빛을 발하던 씰들이, 지직거리며 불안정하게 깜박이기 시작했다.
“...어? 뭐야?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고성능 안드로이드인 저에게 데이터로 이루어진 을 개조하는 건 일도 아니죠. 하나하나 주인님의 취향대로 개조해드리겠습니다.]
“내, 내 씰에는 프로텍트가 걸려있는 비싼 거거든?! 어떻게 해도 안 될 걸?!”
“진짜야, 루돌프?”
[상당히 프로텍트가 걸려 있는 건 사실입니다.]
“흐, 흥! 그렇지! 너희들이 아무리 해봐야――”
[그러니 락을 해제하고 내용물을 조정하는 데 개당 약 3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어?”
단애의 입에서 놀란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쿠알은 늘어진 턱살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49개면 대략 2시간 좀 넘어로군...? 좋아, 루돌프. 시작해.”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안 돼... 그만 둬!”
루돌프의 목소리가 끊기고, 지잉거리는 기계음이 공허하게 울려퍼졌다.
단애의 이마에서 한줄기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속수무책. 쿠알에게 깔린 몸은 움직이지도 않고, 이대로 무기를 만들어내도 조금 전처럼 막혀버리면 의미가 없다. 마력을 쓸데없이 소비했다간 기회가 되어도 도망칠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만다.
그렇다면.
“자아~ 마법소녀어~~♥”
“으읏... 놔...!”
“후힛, 히힛, 히히히힛...! 루돌프가 해킹을 끝낼 때까지, 우리는 잔~뜩 러브러브 섹스나 할까아~? 응~?”
“러브라니, 미친 것도 아니고... 누가 너 같은 돼지새끼랑!”
“후히히히... 그럼 먼저 러브러브 키이~스!”
쿠알의 양 손이 단애의 보드라운 뺨을 붙잡고 억지로 끌어올렸다.
쿠알의 입이 단애의 입술을 탐욕스럽게 덮친다.
“~~~~!!!”
단애가 그나마 자유로운 손으로 쿠알의 어깨를 탁탁 두드렸지만, 그녀의 힘으로는 도저히 밀어낼 수조차 없었다.
결국 쿠알이 욕망에 따라 그녀의 입술을 탐하는 대로, 그녀는 입술을 내어주었다.
“웁...!”
“후호오... 이게 마법소녀의 입수울~...! 키스해버렸어어~ 마법소녀랑 키스으~!”
쿠알의 입에서는 돼치처럼 역한 냄새가 났다. 버들가지 같은 단애의 눈썹이 파르르 떨린다.
츄웁, 츄웁. 쮸웁. 츄르르릅.
쿠알은 몇 번이나 입술을 떼었다가 덮치며, 혀를 단애의 입 안에 억지로 밀어 넣었다.
마치 단애의 입술도 입도 극상의 요리라도 된다는 것처럼, 구석구석을 끈질기게 탐해갔다.
[ 락 해제 완료했습니다. 입술과 입 안의 감도를 최대치로 올립니다.>
들려오는 생명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안드로이드의 목소리.
동시에 단애의 입 안에, 축제라도 펼쳐진 것처럼 감각이 한꺼번에 열렸다.
“......!?!!!!!??!!!!!”
단애의 두 눈이 크게 뜨여졌다. 을 이용해 입 안의 성감을 닫아놨을 때는 단순히 역겨움만 느껴지기만 했는데.
감각이 완전히 열려버린 지금, 무시무시한 정보의 격류가 입을 통해 해일처럼 몰려들고 있었다.
단애는 반사적으로 두 다리를 버둥거리려 했다.
하지만 쿠알의 몸에 깔려 무릎 위로는 전혀 움직이지도 않고, 발목 언저리만 움찔움찔 떨릴 뿐이다.
“후헤, 후호... 반응이 달라졌어... 추룹...! 이 몸의 키스가 어떠냐... 촤라랍... 히힛, 【뱅크】의 데이터로 학습한 이 몸의 키스라고...!”
“...! .........!”
움찔움찔 떨며 감격에 겨워 눈물 흘리기 시작하는 단애의 두 손을 꽉 붙잡고 짓눌렀다.
단애의 약점을 하나하나 파악하면서, 쿠알은 더욱 능숙하게 키스를 이어갔다.
* * *
하앗... 하앗... 하앗... 하아아아...!
“흐아아아~ 맛있어 맛있어어~! 저번에 먹었던 【미슐랭】 별에서의 최고급 음식보다 훨씬, 훨씬 맛있어어어어어!!!!”
‘뭘 저렇게 좋아하는 거야... 쓰레기가....’
단애는 힘이 빠져 축 늘어진 채, 넘쳐흐르던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는 가라앉은 새침한 눈으로 쿠알을 올려다봤다.
“어때? 어떠냐구 마법소녀어~ 이 몸의 키스 맛이이~!”
한껏 웃는 쿠알의 모습.
도발에 넘어가면 안 된다. 꺾여서도 안 된다. 페이스를 되찾자.
어디까지나 이쪽에서 내려다보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은 금방 꺾여버려...!
“역겨워. 돼지 냄새나. 딱 봐도 배우기만 하고 실제 경험은 없는 아다 같은 느낌.”
“..........후호?”
“가소로운 것.”
단애는 얼굴을 약간 붉히면서도, 입술 끝을 힘겹게 끌어올렸다.
“어디 한 번 마음껏 해보든가.... 그 미숙한 자지로 한 번이라도 가게 만들 수 있을까 싶지만 말야~.”
“우후후후... 그래그래. 단애는 나랑 사랑을 나누고 싶은 거구나아~.”
“......틀려. 아까부터 러브니 사랑이니.... 누가 너 따위를....”
“후후후후~ 그러고 보니 저번에 결국 못 만진 부끄러운 곳으을~.”
“읏....”
쿠알이 몸을 살짝 비키며, 단애의 하반신 쪽으로 눈을 돌렸다.
스커트를 활짝 뒤집자, 그 아래에 숨겨져 있던 싱그러운 과실 같은 아랫배와 루돌프가 새겨둔 , 살짝 살집이 느껴지는 허벅지와 소중한 부분을 가린 고급스런 검은 팬티가 드러났다.
쿠알이 침을 꿀꺽 삼키고, 얼굴이 헤벌쭉 벌어졌다.
코를 가까이 가져가 킁킁 대자, 팬티 천 너머로도 확연히 알 수 있는 음란한 냄새가 풍겨왔다.
“여자 거긴 본 적도 없는... 한심한... 찐따 주제에....”
“아니 뭐, 나를 거친 여자들은 꽤 많은데?”
“섹스돌이라도 갖다 놓은 거 아니려나? 아니면 그 루돌프 같은 안드로이드 로봇이라던가? 그것도 아니면 망상이려나? 어쩌면 만화나 동영상일지도 모르겠네? 살아있는 여자는 만져본 적도 없는 거 아니야? 푸훗... 찌질하기가 하늘을 찌르는 남자같으니.”
“그럼그럼 단애가 내 아다 떼줘~.”
쿠알이 단애의 사타구니에 더욱 얼굴을 묻으며, 팬티 양 쪽 끝을 붙잡았다.
‘찬스!’
“읏... 비켜...!”
단애가 팔을 뻗어 불안정한 자세의 쿠알을 밀쳐내려 했다. 의 효과를 받으며, 마력을 한껏 끌어 모아 회심의 일격을 노린다!
그러나 그 순간.
[의 락을 해제했습니다. 해킹을 시작합니다.]
[해킹이 완료되었습니다. 기능을 로 변경, 두 팔의 근력 수치를 반대로 최하치로 떨어뜨립니다.]
연달아 들려오는 루돌프의 목소리.
“앗... 힘이...!”
그리고 쿠알을 밀어내려던 단애의 두 팔에서 힘이 쭈욱 빠졌다. 온 힘을 쏟아부었건만, 어린아이 정도의 팔 힘 정도 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후호~ 좀 더 힘내지 않으면 부끄러운 곳이 다 보일 텐데 괜찮겠어어~?”
“으... 으으으으으...!”
밀어내지도 못하고 지쳐버린 단애의 팔이 스르륵 침대 위로 떨어졌다.
쿠알은 방해 없이 단애의 팬티를 주욱 끌어내렸다.
따끈따끈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예쁜 보지가, 페로몬을 흩뿌리며 쿠알의 눈 앞에 고스란히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