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프롤로그
사람들은 자신의 운에 대해 많은 말을 하곤 한다.
나는 운이 좋네, 나는 운이 나쁘네,
나는 재수가 좋은 편이네, 나는 재수가 나쁜 편이네......
그런데 세상을 살아보면서 느끼게 되는 점이 있다면,
나는 운이 좋다고, 나는 재수가 좋은 편이라고 많이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고 다니는 사람일수록,
실제로 그에게 운 좋은 일, 재수 좋은 일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글의 주인공 강민재가 딱 그런 사람이었다.
민재는 어려서부터 상당히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때로는 지나치게 밝고 긍정적인 모습 때문에,
“쟤, 조증 아냐?”
하고 주변에서 수근 거릴 정도였다.
그가 고등학생 때, 그의 가족들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모두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당시 그는 가족들과 떨어져 다른 곳에 있다가 화를 면해 혼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잠시 방황하던 때도 있었지만, 그는 곧 예전과 같은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계속 슬퍼하고만 산다면, 하늘나라에 계신 우리 아빠, 엄마, 형, 동생 모두 나를 보고 슬퍼할지도 모르잖아? 내 가족들이 하늘나라에서 날 지켜보고 있어! 그 분들이 더 이상 날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열심히 살아보자! 내 가족들이 저 하늘에서 날 지켜줄 거야! 난 분명 앞으로 잘 될 거라고!”
그의 말과 생각대로, 그의 앞날은 술술 잘 풀렸다.
군대를 다녀오고 얼마 후, 고향에 있는 어느 부동산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민재가 물려받게 된 땅이 재개발 대상이 되면서 어마어마한 금액에 그 땅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다는 연락이었다.
그는 이 땅을 처분하며, 각종 세금을 모두 제하고도 300억원이 넘는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는 갑자기 생긴 돈으로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주식을 잘 아는 지인의 조언을 듣고 어느 테마주에 50억 원 가량을 투자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1년 후, 그가 투자한 50억 원은 200억 원으로 불어났고, 지금도 계속 불어나가는 중이다.
그래도 매일 등락폭이 달라지는 주식이 불안했던 민재는 이번엔 현물에 투자를 해보기로 했다.
건물을 하나 사서 건물주가 되어보기로 했던 것이다.
희한할 정도로, 그가 산 건물은 금세 주변 상권이 좋아지면서 건물 가치도 덩달아 높게 뛰곤 했다.
그의 건물에 세 들어 온 세입자들도 모두 사업이 잘되는지, 매달 꼬박 꼬박 월세를 잘 납부하고 있었다.
매달 정기적으로 월세를 받는 짭짤한 맛을 알게 된 민재는 자신의 건물을 하나씩 하나씩 늘려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그는 서울 내에서만 8곳의 건물을 가진 건물주가 되었고,
그가 한 달에 받는 월세만 5억 원이 넘었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민재는 이렇게 마음먹었다.
‘이 정도면 노후 까지 걱정 없을 것이고, 지금부터 마음껏 인생을 즐겨 볼까?’
민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동차 운전면허 학원 등록이었다.
남들은 대학교 들어가기 전에 운전면허를 다 딴다고들 하지만,
그는 군대 다녀와서 지금까지 대학 공부 하면서 주식 동향 보랴 건물 관리 하랴 너무 바쁘게만 지내왔던 것이다.
그는 운전면허를 따자마자 가장 먼저 페라리 매장으로 달려갔다.
자신의 드림카, 붉은색 페라리 F8 트리뷰토를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계좌 번호 불러 봐요, 차 값 통장으로 바로 송금해드릴게요. 그리고 차는 바로 몰고 갈 수 있게 해주세요.”
민재가 핸드폰을 들고 곧장 송금 버튼을 누르려고 하자 페라리 매장 딜러가 몹시 당황해하며 설명을 해주었다.
“저, 고객님~ 차량은 바로 구매하실 수는 있어도 해외에서 차를 가지고 와야 하기 때문에 세 달 정도는 기다리셔야 되구요~ 통관이랑 등록 과정도 밟으셔야 합니다~ 우선 구매 계약만 해주시고, 선금만 지불해주셔도 됩니다~”
이런 젠장.
페라리 매장 가면 페라리 F8 트리뷰토가 딱, 있을 줄 알았더니만, 주문하고 기다리란다.
그래도 민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구매 계약서에 사인하고 선금을 지불하고 매장을 나왔다.
이제 다음 할 일을 새집을 구하는 것이었다.
그는 아직도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서초구의 32평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오래된 아프트이긴 했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꽤 비싼 축에 드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오며 정이 많이 들어 있긴 했지만,
이제는 새 곳으로 이사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집에 혼자 있으면, 집안 곳곳에 묻어 있는 가족들과의 추억 때문에 울적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넷 부동산 매물들을 주욱 훑어보다가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하나 보게 되었다.
곧장 인터넷에 나온 부동산의 연락처로 전화를 해보았다.
“네, 인터넷 보고 전화 드렸어요. 삼성동 A아파트 88평형 A 타입, 그거 지금 볼 수 있어요? 네, 네, 매매하려구요. 90억 원이요? 네, 바로 드릴 수 있어요.”
그렇게 민재는 강남의 삼성동에 있는 88평형 최고급 아파트로 이사 가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