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6화 〉일본에서 온 그녀 (9) (26/140)



〈 26화 〉일본에서 온 그녀 (9)

일본에서  그녀 (9)



아이의 입술이 민재의 얼굴 앞으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서서히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몸,



그녀의 얼굴이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커다란 가슴도 그에게 닿을 듯 말 듯한 거리까지 다가오고 있었다.


민재는 너무 놀라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저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둑흔, 둑흔......



심장은 터질 것 같이 뛰고 있었고,



손바닥은 금세 땀으로 흥건해져 버렸다.

그렇게 그녀의 입술이 코앞까지 다가온 순간......

똑똑!


“사장님, 대리 기사 부르셨지요~?!”

연락받고  대리 기사가 차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아......


차에 선팅이 되어 있어 지금 안에서 뭐하고 있는지 밖에서 안 보였나보다.

“마아~! 하즈카시이~! (어머나~! 부끄러워~!)”

아이는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민재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는 민재가 어깨에 걸쳐준 재킷의 옷깃을 양손으로 잡아당기며 가슴 앞쪽을 가렸다.

민재의 얼굴도 홍당무처럼 붉어져 있었다.

그는 짐짓 헛기침 소리를 내며 말했다.

“어흠! 흠! 대리기사님이 엄청 빨리 오셨네요?”

“그, 그러게요. 되게 빨리도 오신다...... 한국은 뭐든 다 빠른 거 같아요......”




아이의 얼굴도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운전석 문을 열고 대리기사가 들어왔다.




“사장님, 어디로 모실까요?”




“저희 풀문 클럽으로 가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거기 가서 한  더 하시려나보네요? 어이구~ 근데 이미 여기서도 약주 많이 하셨나보다? 두 분 다 얼굴이 너무 빨가신데?”

그 말에 흠칫 놀라는 민재와 다급히 백에서 손거울을 꺼내 얼굴을 확인해보는 아이,



대리기사는 두 사람이 술에 많이 취했다고 생각했는지 조심조심 차를 출발시켰다.


* *

민재는 주형이 소개해준 풀문 클럽 MD를 통해 테이블을 잡았다.

이미 시간은 새벽 2시,


이 시간에 클럽에서 넓은 테이블을 잡으려면 주대를 많이 줘야만 했다.

“돔페리뇽 (고급 샴페인 중 하나) 10 보틀 세트로 준비해주고, 단 둘이 조용히 마시고  거니까 굳이 샴걸 (클럽 샴페인 걸)들한테 들려서 보내지 말아주세요.”

“네, 형님~! 바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참, 그리고 우리 테이블로 개인 가드 한 명 붙여 주시구요.”

“네, 네~ 개인 가드도 바로 붙여 드릴게요, 형님~!”




클럽에서 돔페리뇽 10병 세트라면 보통 600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그래도 민재는 아이가 ‘안전하게 놀며 마음껏 기분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돈은 얼마든지 내줘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럽 서버들이 술과 안주를 들어왔다.




“그거 여기 옆에 의자 위에 놔주세요.”

민재는 술을 테이블이 아닌 의자 위에 올려 달라 부탁했다.




지금부터 테이블은 나루사와 아이만을 위한 무대가 돼야 하니까.

쿵쾅거리는 클럽 음악 소리에 아이의 몸은 금세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설레는 표정으로 한손에 샴페인 잔을 들고 테이블 위로 올라가 비트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얼굴은 물론 몸매 라인까지 워낙 예쁜데다가 어려서부터 춤을 춘 내공이 쌓여서 그런 것일까,



손에 잔을 든 채로 살짝 살짝 몸만 흔들고 있었는데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그녀에게로 쏠리고 있었다.



그만큼 아이의 춤선이 너무나 섹시하고 아름다웠던 것이다.

잠시 후, 제법 커다란 덩치의 가드 한 명이 테이블로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밤 고객님 개인 가드를 맡은 서영민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부탁드립니다!”




민재는 그에게 5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건네며 말했다.




“나는 신경 안 써도 되니까 여기 테이블 위에 여성분만 집중해서 케어해주시구요, 다른 사람들이  끝 하나 건들지 못하도록  보호해 주세요!”


“네! 염려 마십시오! 오늘 밤 최선을 다해 경호해 드리겠습니다!”



클럽 가드는 테이블 앞에 서서, 이상한 사람들이 그들 근처로 얼씬도 하지 못하게 두 눈을 부릅뜨고 경계를 취하기 시작했다.



민재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편히 앉아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추는 아이의 모습을 올려다보며 샴페인을 마셨다.



‘진짜 연예인 출신이라 그런가, 얼굴도 그렇고 몸매도 그렇고 춤추는 것까지 모두다 일반인하고 확 차이가 나는구나......’



클럽 안에도 예쁘고 몸매 좋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얼굴이나 몸에 돈 좀 들인 이른바 ‘강남 언니’ 같은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춤을 잘 추는 사람들도 많았고, 좋은 옷과 보석, 명품을 두른 돈 많아 보이는 사람들도 많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그중에서 군계일학이었다.

그냥 존재감 자체만으로도 클럽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압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넓은 테이블 위에서 혼자 춤을 추고 있는 아이를 보고 반했는지, 그녀가 있는 곳으로 다가오는 남자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녀가 춤을 추고 있는 테이블 앞에서 일부러 나 좀 보라는 듯이 춤을 추며 그녀의 시선을 끄는 사람도 있었다.

클럽에서 놀 때 불문율이 하나 있는데, 다른 사람의 테이블에 있는 여자를 함부로 데리고 가려 하거나 집적거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랬다가는 댄번 남자들끼리 싸움나기 십상이니 말이다.

클럽에 몇 번 와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이야기일 텐데, 그럼에도 남자들은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며 가까이 다가오려 하고 있었다. 심지어 같이 놀자는 듯이 그녀를 향해 손을 뻗는 이들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테이블 앞에 서 있던 덩치 큰 가드가 그런 사람들을 무섭게 노려보며 쫓아 보냈다.



남자들은 클럽 가드와 잘못 시비 붙었다가는 클럽에서 당장 쫓겨나는 것은 물론이고 블랙리스트에 올라 앞으로 영원히 입장이 거부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그들 모두 꼬리를 내리고 민재와 아이의 테이블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여간 클럽 오는 녀석들 머릿속에는 어떡해든 여자 하나 건지려는 속셈 밖에 없는 모양이구만? 여기가 무슨 동물의 왕국이냐, 진짜?’



민재가 샴페인을 홀짝거리며 테이블 위에서 마음껏 몸을 흔드는 아이의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이제 아이는 샴페인 잔마저 내려놓고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DJ박스의 DJ들은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계속 음악을 틀고 있었고,

아이도 이를 따라 단 1초도 쉬지 않고 흥겹게 몸을 흔들었다.




마치 가슴속에 묵혀두고 있던 여러 감정들을 모조리 뿜어내기라도 하듯,




혹은 한 풀이라도 하듯, 정말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체력이다. 어떻게 저렇게 쉬지도 않고 춤을 추는 거지? 어, 근데......’



테이블 밑에 있던 민재의 눈에 아이의 원피스  속바지가 보이고 있었다.



“어...... 흠, 흠!”



괜히 헛기침을 하는 민재,

빨개진 얼굴로 자리를 옆으로 옮겨본다.

‘아이의 옆으로 가면 속바지는 안보이겠지......’



그래서 자리를 옆으로 옮겼더니, 이제는 그녀의 뒷모습이 아니라 옆모습이 보이게 됐다.


몸에 쫙 달라붙은 하얀색 원피스를 입은 탓에 완벽한 S자로 굴곡진 그녀의 바디라인이 확, 눈에 들어오고,

그녀가 몸을 흔들 때마다 커다란 가슴과 엉덩이가 위 아래로 출렁이는 것까지 모두 다 보이는데......

아......



신이시여......



클럽 내부가 어둡지 않았다면 민재의 얼굴이 얼마나 시뻘겋게 달아올랐는지 금방 티가 났을 텐데, 그렇지 않아 다행일 뿐이었다.


거의 1시간 가까이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추던 아이가 드디어 지쳤는지 테이블에서 내려와 민재의 옆자리에 앉았다.


역시 오래 춤을 춰서 그런가, 그녀의 원피스 위로 드러난 목과 어깨, 가슴은 온통 땀으로 흥건해져 있었다.

목이 많이 말랐는지, 그녀는 자신의 잔에 샴페인을 따라 마시며 민재에게 물었다.




“오빠는 춤 안 춰요?”



“나 춤 어떻게 추는지 몰라요.”


“그럼 내가 가르쳐 줄게요. 이거 한 잔 마시고 나하고 같이 테이블로 올라가요!”




아이는 그와 샴페인 잔을 가볍게 부딪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미소에, 민재는 춤을 가르쳐 주겠다는 그녀의 제의를 도저히 뿌리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녀가 민재의 손을 잡고 테이블로 올라갔다.


민재도 그녀를 따라 테이블로 올라갔다.



“여기, 내 허리 잡아요.”



아이는 민재의 손을 잡아 등 뒤에서 자신의 허리를 안게 했다.



두 사람의 키 차이 때문에, 민재의 허벅지에 그녀의 엉덩이가 닿았다.

“자, 이대로 가볍게 몸만 흔들면 되요. 음악에 맞춰서 아무렇게나. 춤, 별거 없어요. 그냥 음악 들으면서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면 그게  춤이 되는 거예요.”




아이는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은 민재의 팔을 꼬옥 붙잡고는, 그의 품 안에서 다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의 엉덩이가 그의 몸 앞에서 살랑 살랑 움직이면서,

그의 허벅지는 물론,



허벅지 위에 있는 두 개의 방울까지,



그녀의 엉덩이의 감촉을 고스란히 전달받고 있었다.


두 개의 방울......



응, 그래 그거, 쌍방울......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님이 생각하고 있는 그거, 그거가 맞다, 쌍방울......



그녀가 몸을 흔들 때마다 민재의  가운데 그곳도 벌떡벌떡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아이는 민재의 얼굴이  한 번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시뻘겋게 달아오른 것을 모르는 듯,

민재의 손을 꼬옥 잡고 그의 품에 기대어 몸을 흔들며 춤을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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