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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화 〉일본에서 온 그녀 (21) (38/140)



〈 38화 〉일본에서 온 그녀 (21)

일본에서 온 그녀 (21)



이 날, 아이와의 정사를 마친 민재는 전에 느껴  적 없을 정도로 기분이 후련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섹스를 하고나서 이렇게까지 기분이 좋아본 적은 처음인 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정사를 마치자마자 그 상태 그대로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로,


아이를 품에 꼬옥 끌어안고 침대에 함께 누웠는데,



잠깐 눈을 감자마자 깊은 잠에 푹 빠져 버렸다.




그야말로 꿀잠을 잤던 것이다.

그렇게 잠이 든지 얼마나 지났을까,



민재는 마스터룸 밖에서 들리는 알 수 없는 덜그럭거리는 소리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몇 시지?’

벌써 창밖으로 아침 햇살이 가득 들어오고 있었다.



침대  수납장에 올려놓은 핸드폰을 보니 이제 겨우 새벽 6시가 넘은 이른 시간,

옆자리를 돌아보니 원래 자리에 누워 있어야 할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마침 밖에서는 누군가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고,

민재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마스터룸 밖으로 나가 보았다.




“아이......?”

언제 일어났는지, 아이가 주방의 아일랜드 식탁 앞에서 분홍색 앞치마를 두르고 열심히 아침밥을 만들고 있었다.




“아, 오하요고자이마스~! 오빠,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이가 그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언제 일어난 거예요? 왜 이렇게 빨리 일어났어요?”

“저도 방금 전에 일어났어요. 어학당 가기 전에 오빠 아침 식사 만들어 드리려구요.”

그녀는 일본식 계란말이 타마고야끼를 만드는 중이었다.




그릇에 계란과 소금, 설탕, 쯔유(일본간장), 맛술을 넣고 기다란 요리용 나무젓가락으로 한참을 젓다가 채에 받쳐서 계란물을 한 번 걸러내는데,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요리를 하는 모습이 매우 능숙해 보였다.



아이는 그렇게 아일랜드 식탁에서 계란말이를 만들 준비를 마친 후, 가스 오븐 레인지 위에 미리 올려놓은 사각 프라이팬에 불을 올리기 위해 그쪽으로 걸어가는데......




가스 오븐 레인지 앞에  그녀의 뒷모습을  민재는 잠이 확 깨는 것 같았다.



앞치마를 두르고 있어서 앞에서 봤을  잘 몰랐는데,


뒤태를 보니, 그녀가 지금 앞치마 외에 다른 옷을 전혀 입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

알몸에 앞치마 하나만 두르고 요리를 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모습을 보자마자, 아침에 일어나 딱딱하게 힘이 들어가 있던 민재의 남근이 위로 더욱 불끈 솟아올랐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앞치마만 입고 자신을 위해 요리를 하고 있다니!




결혼한 신혼부부들도 어쩌다   볼까 말까하다는 이런 광경을,


지금 자신의 눈앞에서 실제로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민재의 걸음이 아이가 있는 곳으로 저절로 옮겨졌다.

아이는 그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수줍게 웃어 보였다.



“오빠도 아직 옷 안 입으셨네요?”


“응, 그러게요. 아이의 뒷모습 때문에, 옷을 입으러 가기 싫어졌어요.”

민재는 그녀의 곁에 서서 그녀의 등과 허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제 사각 프라이팬에 계란물을 붇고 계란말이를 만드는 아이,



젓가락으로 계란말이를 동그랗게 마는 손놀림이 보통이 아니었다.



“아침이라서 계란말이를 만들어봤는데요, 오빠 계란말이 좋아하세요?”



“사실 계란말이 되게 오랜 만에 먹어봐요. 먹고 싶어도 내가 요리를 할 줄 모르니까 가끔 식당에 갔을  반찬으로 나온  먹거나, 친구들하고 술 마실  안주로 나온 거 먹는 거 아닌 이상 계란말이 구경하는  힘들었죠.”



“어머, 그래요? 근데 내가 하는  일본식 계란말이인데, 한국식 계란말이는 조금 다르잖아요? 파나 당근 같은 야채가 들어가기도 하고,  같은  들어가기도 하고...... 오빠는 일본식 계란말이가 좋으세요, 아니면 한국식 계란말이가 좋으세요?”

“음...... 집에서 반찬으로 먹을 때는 일본식 계란말이, 밖에서 술안주로 먹을 때는 한국식 계란말이가 좋은  같아요. 한국식 계란말이는 마지막에 토마토케첩하고 머스터드소스까지 뿌려서 소주하고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죠.”


“계란말이가 그렇게 술안주가 될 수도 있군요? 아직 한국에서는 그렇게 안 먹어봐서 몰랐는데. 오빠, 나중에 저랑 같이 그거 먹으러 가줘요.”


아이의 몸을 어루만지던 민재의 손이 어느새 밑으로 내려와 그녀의 엉덩이를 만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장난스럽게 그녀의 엉덩이를 꽉 잡아보는데,




“우으응~!”




아이는 입술을 살짝 내밀며 앙탈부리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왠지 또 한  장난을 치고 싶어진다.


“오빠, 그러고 보니 우리 같이 자기 시작한 이후로 계속 둘 다 아무 것도 안 입고 잤잖아요? 오빠 드레싱룸 보니까 잠옷 몇 벌 있던데, 원래 잘 때 그거 입고 주무셨던 거 아니에요?”

“네, 지금까지는  때 잠옷 갈아입고 잤었죠. 그런데 이제 아이랑 같이 잘 때에는 굳이 그거 안 입고 자도 될 거 같은데...... 이제 곧 여름이라 날도 많이 더워질 거고...... 아이는 어때요? 아이도 잠옷 있는데,  때 그거 입고 자고 싶어요?”




“네, 저도...... 그냥 오빠랑 같이 아무 것도 안 입고 자는 게 편할 거 같아요......”



그녀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아이는 노릇노릇하게 구운 계란말이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깔끔하게 자른 후, 그릇에 예쁘게 옮겨 내어 식탁으로 가져갔다.


그녀가 준비한 아침상은 밥과 바지락이  미소시루 (어제 저녁에 만들어 놓은 것), 계란말이, 베이컨, 명란젓, 피클과 김치, 낫토 조금.

역시 일본 가정식과 비슷한 상차림이었다.



“잘 먹겠습니다~!”



민재는 여전히 아무 것도 입지 채로 식탁에 앉아 그녀가 만들어  아침밥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오빠, 입맛에 맞으세요?”


“네, 너무 맛있어요! 어제 쇠고기 커리도 그렇고, 아이 진짜 요리 잘하는 거 같아요!”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에요. 이제 앞으로 저번처럼 아파트 조식 서비스 배달시킬 필요 없이 제가 이렇게 매일 아침 만들어 드릴게요.”



아이는 민재가 자신이 만들어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아직 밥숟가락을 뜨지 않고 있었는데,

“아이는 안 밥 먹어요?”


“저 실은,  먹기 전에 하고 싶은  있는데요......”


민재의 물음에, 아이는 앞치마를 두른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갑자기 몸을 숙여 식탁 밑으로 쑥,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아, 아이?!?!”



민재가 놀라 당황하는 사이,



아이는 식탁 밑에서 민재의 자리 앞으로 엉금엉금 기어오더니,


그의 다리를 벌리고 페니스를 잡아 입으로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오빠꺼 아까부터 계속 서 있는 거 보고...... 해드리고 싶어서  참겠어서.......”


“아니, 그래도 아이도...... 같이 식사해야죠?!”


“오빠 먼저 드세요. 드시는 동안 전 이거부터......”




그러더니 그의 페니스에 펠라치오를 하기 시작하는 아이,

이제 민재도 더 이상 아침밥이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아침밥이 중요하지 않으면 그럼 뭣이 중헌디?

뭣이긴 뭣이겄어?


그거지......



결국, 두 사람은 주방에서 후배위로  번 더 모닝 섹스를 하고 난 후에야,


둘 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로 식탁에 나란히 앉아 아침밥을 먹었다.



* *



어학당 수업이 끝난 후, 민재는 아이를 데리고 경찰서로 피해자 조사를 받으러 갔다.

물론 민재의 개인변호사인 김 변호사를 대동해서 말이다.

그들의 담당형사는 아이를 스토킹하고 민재의 페라리를 긁은 뿔테 안경 학생이 아직 유치장에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하지만 현재 죄목만으로는 계속 유치장에 수감할 수 없기 때문에, 피고소인 조사를 마치면 바로 풀어줄 예정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유치장에서 반성하는 모습은 보이던가요?”

민재의 질문에 담당형사가 대답했다.

“자기는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해서 그런 거라면서, 그게 왜 죄가 되냐고 하더군요. 아직 자기 잘못을 인정 안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김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유치장 안에서도 본인이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를 우리 집으로 데리고 오길 잘 했어. 이렇게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를 정도로 개념 없는 놈이라면 앞으로  무슨 큰일을 저지를지도 모를 일이잖아?’

옆에 앉아 있는 아이를 바라보니 그녀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 그가 조만간 유치장에서 풀려날 거라는 담당형사의 말에, 또 자신을 쫓아오는  아닐까 불안해하는  같았다.

민재는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손등을 토닥여 주며 담당형사에게 질문을 이어갔다.



“만일 풀어줬다가 다시 또 찾아오거나 하면 어떻게 하죠?”



“일단 경찰을 불러야겠죠? 피고소인 조사 마치고 유치장에서 내보낼 때 다시 피해자를 찾아가거나 해를 입힐 경우 형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알아들을 수 있게 잘 말해 놓을 테니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겁니다.”


“그럼, 차를 긁은 거는요? 그건 인정하고 반성하던가요?”


“그 친구가 긴급체포  죄목이 스토킹이라서, 그거는 피고소인 조사 때 물어보고 확인해 봐야 할 거 같네요. 그런데 본인이 시인하든 안하든, 선생님 측에서 제출하신 CCTV 증거 자료 만으로도 충분히 재물손괴죄 입증이 가능한 상황이라서요, 그것도 합의하지 않는 이상 실형은 확실할 거예요.”



재물손괴죄 역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참고로, 민재의 페라리 수리비용은 뿔테 안경 학생이 받을  있는 최대 벌금형 액수보다 조금 더 나오는 정도.

이대로라면 민재와 아이가 합의를 해주지 않는 이상 어떤 죄목으로든지 전과자가 되는 건 확정이었다.


* * *




민재는 아이와 함께 가구 매장에 들려 그녀가  책상과 책장, 의자 등을 구입해 배달 주문을  후,



오늘도 집으로 가는 길에 역삼에 있는 대형마트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이가 몇 가지 식재료와 소스를 더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카트에  가득 식재료들을 집어넣던 아이와 민재,


그들이 주류 코너를 지날 때였다.




“아, 이거! 어제 오빠랑 같이 마시던 페일 에일이다!”



아이는 국산 페일 에일 A00을 발견하고는 몹시 반가워하는 표정으로 민재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거 냉장고에 몇 개 안 남았던데, 나온 김에 몇   사갈까요?”


“아이도 이거 맛있어요?”

“네! 맥주인데 좀 더 기분 좋게 취하는 느낌도 들고, 씁쓸한 거 같으면서도 달콤한 과일향도 나고, 뭔가 신기하게 맛있어요!”




“그래요 그럼, 이거 세 팩 사가지고 갑시다.”



민재도 좋아하는 맥주인지라, 6개 들이 세 팩을 카트에 담아 넣었다.


그렇게 장보기가 거의  끝나갈 때 쯤,



 사람이 생활용품 코너를 지날 때였다.

“오빠, 근데요......”



아이가 잠시 주변을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옆에 있는 물건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오빠, 우리 앞으로 그거 할 때 저거 쓰면 안 돼요?”




아이가 가리키고 있는 방향에는 콘돔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앞으로 저거 쓰자고 말하고 있는 물건은 다름 아니라,

일본산 콘돔, 사XX 0.01mm 였다!

민재가 가장 싫어하는 콘돔, 바로 그거 말이다!



아이의 말이라면 뭐든지 들어줄 것 같던 민재도 그걸 보고는 얼굴에 난색을 띠고 있었다.



“어...... 아이? 저건 내가 쫌 그런데......”




“왜요? 저거 끼고 하면 진짜 콘돔  한거 같아서 더 기분 좋고 그런데? 혹시 일본 제품이라서 싫어하시는 거예요?”

분명 그런 이유도 있긴 한데, 일본인인 아이에게 그렇다고 솔직히 말하기도 쫌 그렇고......



그래도 저걸 쓰지 않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으니 솔직히 말해주는 수밖에.


“아이, 실은...... 나 저거  써요.”

“못 쓴다구여? 왜요?”




“저거...... 나한테 너무 작아요......”



“헤에에에에에에에~?!?! 혼토? 정말요?”


“아이도 내꺼 봐서 알잖아요? 내꺼 얼마나 큰지 말이에요.”




그의 말을 듣고는 수긍하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던 아이,

그런데 갑자기 사XX 0.01mm 낱개 제품 하나를 들고  카트에 담으며 말했다.

“그럼, 이거 딱 하나만 사서, 오늘 밤 확인해 봐요!”



아니, 얘가 그걸 꼭 확인해봐야 하나......?

민재는 난감함에 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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