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2화 〉일본에서 온 그녀 (25) (42/140)



〈 42화 〉일본에서 온 그녀 (25)

일본에서 온 그녀 (25)



손에 핸드랩을 감은 민재는 링벨을 다시 작동시켰다.

땡~!



종소리와 함께 슬슬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민재.

앞뒤로 가볍게 스텝을 움직이다가,


잽, 잽, 잽, 원투!



다시 잽 주고 왼발 딥 (프론트킥)!



그리고 오른발 때람뚜와 (미들킥)!



가볍게 왼쪽 무릎 높이 들어 욕카방 (정강이 방어) 하고,


발 내려놓으면서 오른발 때 카 (로우킥)!



굼실굼실거리는 듯한 풋워크 속에 물 흐르는 것처럼 부드럽게 이어지는 움직임들,


그러면서도 주먹과 발을 뻗을  마다 쉭, 쉭 하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강맹한 공격,



민재의 쉐도우 파이팅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더 빠르고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원래 민재는 수련을 할 때 쉐도우 파이팅을 3분 3라운드, 혹은 3분 5라운드 정도 하곤 했다.

이 때 첫 라운드는 몸을   아주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몸을 움직이다가,



두 번째 라운드부터 점점 속도를 빠르게 하며 공격마다 체중을 싣는 연습을 하고,



마지막 라운드에 다다를수록 자신의 앞에 있는 가상 적과 싸우고 있다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아주 폭발적인 힘으로 쉐도우 파이팅을 하고 있었다.


아이는 그가 쉐도우 파이팅 하는 것을 보며 재미있는 구경하는 것 마냥 웃고 있다가,



점점 그가 보통 실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땡~!



3라운드 종료를 알리는 링벨이 울렸을 때,



민재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를 향해 씩 웃어 보였다.


“나 이제 샌드백  건데, 그것도 구경할 거예요?”

“네, 보고 싶어요...... 근데 오빠, 오빠 선수 하셨어요? 무에타이 선수요?”




민재는 미리 준비해 둔 빨간색 탑킹 글러브를 손에 착용하며 대답했다.


“네, 학교 다닐 때 아마추어 경기에 많이 나가봤어요. 헤드기어랑 정강이보호대 착용하고 하는 경기요.”

“아마추어 경기는 몇 경기나 뛰어보셨어요?”

“이게 대회 때면 하루에 토너먼트를 세 네 경기씩 하는 일이 많아서, 한...... 50경기 정도?”



“와~! 그럼 무에타이 경기를 50경기나 하신 거예요? 얼마나 많이 이겼어요? 챔피언도 됐던 거예요?”

“아마추어 대회는 챔피언 벨트 같은 거 안 주고 대회 우승자한테 트로피나 메달만 줘요. 그래도  많이 이겼었죠. 50경기 중 두세 번만 빼고 다 이겼으니까. 우승도 여러  했구요. 고등학교 때에는 내가 다니던 체육관의 관장님이 프로 시합도 나가 보겠냐고 제의하기도 하셨는데, 그  부모님께서 반대하셔서 나가지는 않았었죠.”

“어쩐지.....  격투기 같은  안 보지만 오빠가 움직이는 거만 봐도 엄청나게 잘하신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오빠 지금까지 전혀 그렇게 안 봤는데, 알고 보니 진짜 무서운 오빠였어......!”


“하하, 무서운 오빠요? 그럼 아이는 지금까지 날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상당히 댄디 하시고, 사려도 깊으시고...... 특히 너무너무 친절한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보통 한국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이 나이 어린 사람한테 존댓말 안 쓰고 반말하잖아요? 연인 사이에서도 나이 많은 사람이 나이 어린 사람에게 말 편하게 하고 반말하는 게 일반적인 거라고 들었는데, 오빠는 우리가 사귀기 전이나 사귀게  후에나 똑같이 저한테 존댓말을 해주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전 오빠를 다른 한국 사람들과는 다르게 보일 정도로 정말 특별한 친절함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민재가 누구에게나 다 존댓말을 해주고 공손한 어투로 말을 하는 건 사실이지만,

친한 친구, 동생들한테는 말을 편하게 하는 편이다.



이전에 교제하던 여자들에게 딱히 존댓말을 해준 적도 없었고 말이다.



그런데 지난 번 시은은 물론 지금 아이에는 이상하게 존댓말을 해주고 있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잘 모르겠지만 그냥 존댓말을 해주는  더 편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리고,


자신이 먼저 존댓말을 해 줌으로써 연인에게 절대 가볍게 대하지 않게 되고,

보다  배려하고 존중할  있게 된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시은이나 (설정 상 민재보다 1살 연하) 아이에게 (설정 상 민재보다 4살 연하) 꼬박꼬박 존댓말을 해왔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나, 이런 거 한다고 해서 무섭다고 피하고 그러지는 않을 거죠?”



그의 말에, 아이는 얼굴을 붉히며 그에게로 다가왔다.

“당연히 피하지 않죠. 대신, 오빠 화나면 진짜 무서울 거 같으니까 앞으로 더  잘 들을 거구요, 이렇게 친절한 분이 싸움까지 잘한다니 너무 섹시한 거 같아요.”

그러면서 민재의 허리를 꼬옥 끌어 앉는 아이,


민재도 글러브를 낀 채 그녀를 품에 따스히 안아주었다.



* * *

민재는 3분 5라운드 동안 열심히 샌드백을 때린 후에,


웨이트 트레이닝 공간에 있는 모션 케이지로 가서 그날 자신이 계획한 순환식 훈련을 실시했다.




오늘 그의 W.O.D (Workout Of the Day, 오늘의 운동, 주로 크로스핏에서 쓰이는 단어이다.) 는 다음과 같았다.

- 풀업 10회
- 케틀벨 스윙 30회
- TRX에 발 걸고 푸시업 30회씩
- 메디신볼 리바운더스 30회
- 박스 점프 30회
- 레니게이드 180 30회


Total 5set 반복

민재가 이렇게 정해진 운동을 하는 동안, 아이는 유튜브로 K-POP 가수들의 커버댄스를 틀어놓고 열심히 춤을 따라 추고 있었다.




‘지난번에 클럽에서도 느낀 거지만, 역시 아이돌 출신이라 그런지 춤을 정말  주는구나. 지금 당장 오디션 프로그램 나가면 여러 연예기획사에서 서로 데려가겠다고 난리 나겠다.’

민재는 무거운 무게의 메디신볼을 작은 트렘폴린처럼 생긴 리바운더스에 던지는 훈련을 하며 계속 아이의 춤추는 모습을 곁눈질하다가,



팅~!

그만 메디신볼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얼굴에 공을 맞아버리고 말았다.

* *

운동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두 사람 모두 운동과 춤으로 땀을 흠뻑 흘린 후였다.



나만의 헬스장 안에 샤워실도 있고 수건이나 씻는 도구들도 모두 있긴 했지만 둘 다 갈아입을 옷을 안가지고  상황,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 샤워를 하기로 했다.



테헤란로를 함께 걷는 도중, 아이는 민재의 허리를  끌어안고 활짝 웃는 얼굴로 말했다.



“오빠! 지난번에 그 스토커한테 그  당하고 나서 저 사실 마음속이 늘 불안하고 조마조마 하고 그런  좀 남아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오빠가 무에타이 하고 운동 하는 거 보고나니까, 그런 불안한 마음들이 싹  사라져 버렸어요! 나한테 무슨 일 있으면 오빠가 날 지켜줄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게다가 우리 오빠, 싸움 진짜  한다는 것까지 알았으니까 너무 안심이 되는  있죠? 진짜 그 스토커,  앞에 다시 나타나기만 해봐! 우리 오빠가 무에타이로 그냥 뚝배기를 팍!”


아이는 영화 옹박의 토니쟈를 따라하는 것처럼 팔꿈치를 들어 손바닥에 귀엽게 내려찍는 시늉을 해보였다.

“하하하하, 아이? 뚝배기란 말도 어학당에서 배웠어요?”



“친구들이 그런 말 쓰더라구요. 요즘 한국에서는 대가리를 뚝배기라고 한다고.”


“대가리요? 대가리가 아니라 머리에요, 머리! 하하하하.”



“아, 네, 머리...... 이래서 습관이 무섭다니까요? 친구들끼리 쓰는 말이 오빠 앞에서도 막 튀어나오고, 헤헤.”

아이는 수줍게 웃으며 그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오빠, 나 이제 클럽 안가도 될 거 같아요. 이제 클럽 안 가고 오빠 헬스장에서 춤출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거기 마음에 들어요?”



“네! 엄청 마음에 들어요. 물론 바닥이 댄스 연습실에 있는 바닥하고는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실내 운동화 준비해서 그거 신고 춤추면 괜찮을 거 같아요. 오빠 없을 때에도 나 혼자 가서 춤춰도 되죠?”


“당연하죠. 출입문 비밀번호 가르쳐줄테니까 춤추고 싶을 때 가서 마음껏 춤춰도 되요. 아,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9층까지는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데 10층 올라가려면 거기 버튼 아래 패드에 마스터 카드 찍어야 10층 버튼이 눌리거든요? 아이 혼자  때에는 1층 로비에 계신 경비 아저씨한테 건물주 여자 친구인데 10층 가게 마스터 카드로 엘리베이터 좀 풀어달라고 하면 바로 도와줄 거예요.”




“그리고 혹시 음악 소리 크게 틀면 밑에 병원까지 다 들릴까요?”

“거기 블루투스 스피커, 앰프 정도로 소리가 크게 나지 않는 거라 문만 닫아놓으면 아래층까지 음악소리 들릴 일은 없을 거예요. 참, 거기 병원들은 보통 아침 9시, 10시에  열어서 밤 9시쯤에 다 문 닫거든요? 아침 일찍 가거나 밤늦게 가면 밑에 병원들에 사람들 없을 거니까, 마음껏 음악소리 높이고 춤춰도 상관없을 거예요.”

“고마워요, 오빠. 이제 마음껏 춤 출 데도 생기고.......  너무 행복해요.”



아이가 민재의 볼에 살짝 키스를 해주었다.


그러면서 하얀색 브라탑을 입고 있는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옆구리에 와 닿는데......




하아아아아아아.......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중추신경계의 강한 자극을 받은 민재.

테헤란로 한복판에서 반바지 속 그것이 갑자기 민망하게 부풀어 오를까봐 조마조마해하며,



머릿속으로 애국가 1절부터 4절까지 열심히 암송하며 집을 향해 발걸음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 * *



삼성동 A아파트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땀으로 흠뻑 젖은 운동복을 보조주방 세탁 바구니 안에 벗어 놓고 마스터룸 화장실로 향했다.

“아이, 우리...... 같이 샤워 할까요?”



민재는 아직도 몸에 송글송글 땀이 흐르는 아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네, 오빠...... 같이 샤워해요......”



아이는 얼굴을 붉히며 땀 냄새, 남자의 냄새 물씬 풍기는 민재의 품에 폭, 안겨 왔다.

“오빠 근육이 그냥 멋있으라고 만든 근육이 아니라 진짜 격투기로 단련된 근육이었을 줄이야......”



아이는 빨래판처럼 올록볼록한 민재의 식스팩 복근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함께 샤워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오빠. 나 이제야 오빠 몸 냄새가 왜 좋은지 알  같아요.”



“내 몸 냄새가 좋아요? 왜 그런 거 같은데요?”



“오빠 담배도 안 피고 운동 열심히 해서 그런 거 같아요. 그래서 잘 때 오빠 안고 냄새 맡으면은요, 약간 은은한 커피향이 나고 그래요.”

커피향이 난다고?



하기야, 아이가 아직 민재가 커피 마시는 모습을 자주  봐서 그런데, 얘가 원래 하루에 커피를 최소 서너 잔은 마시는 애다.

아침 먹고 커피, 오전에 이런 저런  보면서 커피, 점심 먹고 커피, 약속 있어 밖에 나가면 커피, 아니면 오후에 간식 먹으면서 커피......

집에 있는 커피 머신도 다른 제품들에 비해 상당히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카페에서 파는 커피 수준의 퀄리티를 낼 수 있는 제품을 들여놓을 정도로 그는 커피 마니아였던 것이다.

그러니 아이도 민재의 몸에서 커피향이 난다고 그러는가 보다.

이제 화장실의 샤워부스로 들어간 두 사람,

쏴아아아아아아아~

사각형 해바라기 샤워수전에서 따뜻한 물이 폭포처럼 쏟아지고,

두 사람은 떨어지는 물속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키스를 나누었다.




“아이, 내가 아이 몸 닦아 줄게요.”

민재는 부드러운 타올에 바디클랜져로 거품을 내어 그녀의 몸을 닦아 주었다.

아이는 부끄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은 듯, 배시시 웃으며 그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먼저 그녀의 등에 거품을 묻혀 닦아주고,



그녀의 커다란 엉덩이도 닦아준다.

그러다 장난스럽게 엉덩이를 팡팡, 치기도 하고.



 다음에는 그녀의 손을 위로 들어 올리고 옆구리와 겨드랑이, 팔을 닦아준 후에,



그녀의 허리 사이로 팔을 집어 넣어 그녀의 G cup 가슴과 배, 몸 앞쪽도 부드럽게 닦아준다.

그러면서 손에 거품을 묻혀 그녀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하듯 돌려보기도 하고,


그의 손길에 딱딱하게 선 그녀의 젖꼭지 끝에도 거품을 묻히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겨보기도 한다.


이제 상체를 다 닦았으니 하체를 닦아주어야지.


민재는 그녀 앞에서 한쪽 무릎들 꿇고 앉은 채고

그녀의 다리를 한쪽씩 닦아주기 시작했다.


귀여운 발가락을 가장 먼저 닦고,



종아리를 닦아준 다음,



천천히 위로 올라가며 통통하면서도 육감적인 그녀의 허벅지를 닦아준다.

그리고 타올을 허벅지 안쪽으로 가져가,




그녀의 다리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아이의 은밀한 곳을 부드럽게 닦아주는 민재,




아이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붉어져 있었고,



그녀의 숨결이 그의 몸에 까지 와 닿고 있었다.

이제 그녀의 몸을 모두 닦아주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아이가 바디클랜져 거품이 잔뜩 묻어 있는 몸으로 그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오빠, 이제...... 제가 씻겨 드릴게요.......”



아이는 민재를 꼭 끌어안고 그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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