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화 〉일본에서 온 그녀 (28)
일본에서 온 그녀 (28)
소믈리에가 다음 와인을 페어링 해 주었다.
“2017년산 소아베 클라시코입니다. 프레쉬한 느낌이 강한 와인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나올 해산물 요리들과 잘 어울릴 것입니다.
민재는 소믈리에게 따라준 와인의 향을 살짝 맡아보고는 만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이제 캐비어를 곁들인 동해안 단새우 찜, 동해안 왕문어와 한치에 고추장 육수를 부은 물회, 여름 참외와 랍스터 잣즙채를 맛 볼 차례.
음식들이 모두 너무나 맛있는데다가 한 접시 당 한입, 혹은 두 입 정도 양 밖에 안 되어서였을까,
두 사람은 금방 금방 음식들을 비워나가고 있었다.
“너무 맛있는데..... 양이 너무 적어서 조금만 더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랍스터를 깔끔하게 먹어 치운 아이는 직원이 그릇을 치워 가는 것을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겨우 반 정도 밖에 안 먹은 걸요? 아직 나올 음식들이 더 있으니까, 다 먹으면 배부를지도 몰라요.”
민재는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웃어보였다.
소믈리에가 다음으로 준비해준 와인은 시칠리아산 에트나 비앙코 화이트 와인,
바디감이 좋고 향이 풍부한 와인이라 그런지 다른 와인들과는 달리 볼이 아주 넓은 잔에 따라 주었다.
이어서 들기름에 무친 전복 소라와 메추리알, 나물 무리죽과 바삭하게 구운 옥돔이 들어 왔고,
이들이 음식을 다 맛보기도 전, 소믈리에는 벌써 다음 와인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레드와인이었다.
“2007년산 브르고뉴입니다. 앞으로 나올 메인 요리와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준비해보았습니다.”
다음은 해산물이 아니라 육류가 나오려는 모양이었다.
예상대로, 메인 요리로 나온 것은 해초와 버섯을 곁들인 오리 떡갈비를 감싸 구운 닭다리살.
이게 마지막 코스인지 밥과 반찬들도 함께 나왔다.
이렇게 모든 코스의 음식들이 모두 서빙되고,
후식으로 눈꽃 빙수와 한국 전통 병과과 나왔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너무나 깔끔하고 맛있으면서도,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뽑내는 요리들,
그리고 이 요리들과 아주 좋은 궁합을 보여준 와인 페어링,
민재는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레스토랑을 나서는 아이의 표정은 썩 밝아 보이지 않았다.
“여기 너무너무 맛있어서 또 오고 싶은데....... 양이 너무 적어서 화가 나요......”
아이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입술을 쭉 내밀고 있었다.
“아이, 그럼 아직 배고파요?”
“네, 모든 음식들을 한입씩 맛보기만 하고 끝난 거 같아요. 그냥 마트 시식 코너 한 바퀴 돌고 왔을 때랑 비슷한 기분이에요.”
민재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알았어요, 그럼 우리 객실 올라가서 배달 음식 주문해 먹어요. 참, 나온지레 소화도 시킬 겸 밖에 산책하고 올까요? 편의점에서 맥주도 사오고 말이에요.”
“네, 좋아요! 집에서 먹었던 AOO 페일 에일 맥주, 그걸로 사가지고 들어가요!”
두 사람은 다정하게 팔짱을 키고 호텔 밖으로 나갔다.
* * *
민재는 배달앱으로 음식들을 잔뜩 주문했다.
떡볶이와 튀김 세트, 오코노미야키, 직화 숯불 삼겹살과 비빔국수, 거기에 후라이드 치킨과 감자튀김, 야채 닭꼬치까지.
J레스토랑의 맛에는 감탄했지만 너무 적은 양에 한탄하고 있던 아이의 얼굴이 다시 환하게 밝아졌다.
“와! 이렇게 테이블에 음식들을 가득 올려놓으니까 진짜 캠핑장 온 기분이에요!”
집에서 가져온 돌핀 팬츠와 티셔츠로 갈아입은 아이는 설레임 가득한 표정으로 배달 온 음식들의 포장을 뜯고 있었다.
민재도 편한 반바지와 티셔츠로 갈아입은 상태,
그도 아이 곁으로 와서 배달 음식 포장들을 같이 벗겼다.
“이타다키마스~! 감사히 먹겠습니다~!”
아이는 손에 닭다리부터 하나 들고 옴팡지게 뜯기 시작했다.
정말 J레스토랑 파인 다이닝만으로는 많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민재도 아이의 옆에 앉아 편의점에서 사온 A00 맥주를 주욱 들이키며 음식들을 함께 먹었다.
“오빠, 아까 올라오면서 보니까 여기 호텔에 실내 수용장이 있더라구요. 이럴 줄 알았으면 수영복도 챙겨올 걸 그랬어요.”
“아이, 수영하는 거 좋아해요?”
“네, 잘하는 건 아니지만 물에서 노는 거 정말 좋아해요. 그라비아 화보 찍으러 바다나 물가에 가면 촬영 다 끝나고 거기서 꼭 수영하고 오곤 했어요.”
“그러고 보니 이제 여름이 다 되었네요? 다음 주면 어학당 종강이라고 했으니까, 우리 멋진 수영장이 있는 호텔이나 워터파크로 놀러가요.”
“네, 좋아요! 와~!”
아이는 닭다리를 손에 들고 어깨춤을 추었다.
“참, 그런데 아이는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 E랜드 가봤어요?”
“아뇨. 잠실에 있는 L월드는 어학당 친구들이랑 같이 가봤는데, 거기는 서울에서 좀 멀어서 아직 못 가봤어요.”
“그럼 종강 후에 E랜드 가면 좋을 거 같아요. 거기 놀이공원도 있고, 워터파크고 같이 붙어 있거든요.”
“거기 인터넷에서 본 적 있어요! 몇 주 전에 워터파크 개장했다던데? 저 거기 꼭 가고 싶어요! 되게 재미있을 거 같아요!”
“그래요, 우리 종강하고 꼭 거기 같이 가 봐요.”
“와, 신난다! 오빠 고마워요!”
아이는 민재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근데 오빠, 아까 군대 있을 때 얘기했었잖아요? 일본은 한국처럼 모든 남자들이 군대 가는 게 아니라서 제가 군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그런데, 오빠 군대 가서 총도 쏴보신 거예요?”
당연한 얘기,
군대 가면 누구나 다 사격을 하지만, 수색대대에 있었던 민재는 일반적인 군 생활을 한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에 달하는 사격을 해보았다.
수색대대 병력들은 수색, 매복 작전에 투입하기 전 교육차원에서 반드시 사격훈련을 실시하는데, 민재가 경험한 DMZ 작전이 대략 100회 가량이 넘으니 투입 전 사격훈련 때 쏘아 본 탄환량만을 계산해보면 어림잡아 2,000발은 넘을 것이다.
“물론 총 쏴본 적 있죠. 한국 남자들 대부분이 총은 다 쏠 줄 알아요.”
“한국 남자들 대부분이 다 총을 쏠 줄 안다구요......? 한국이란 나라는 엄청나게 무서운 나라였군요.....? 그럼 군대에 있을 때 사람한테 총 쏴 본 적도 있어요? 북한군하고 싸워본 적도 있어요?”
“사람을 총으로 쏴 본 적은 없구요, 그래도 딱 한번 북한군하고 싸울 뻔 한 적은 있었죠. 우리 사단이 담당하는 DMZ 섹터로 귀순자 한 명이 내려왔을 때였는데요, 그 사람을 안전하게 유도하는 작전에 투입되었었죠. 그 때, 귀순자 붙잡으려고 북한 군인들이 군사분계선 가까이까지 다가와서 우리하고 서로 총을 겨누고 대치한 적이 있었어요. 언제 총격전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는데, 다행히 북한 애들이 먼저 물러나서 귀순자 데리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어요.”
“와~! 그럼 북한 사람을 직접 눈앞에서 보신 거예요? 북한 사람들 보니까 어떠셨어요? 한국 사람들하고 많이 달라요?”
“그 때 귀순자는 북한 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던 군인이었는데요, 말투가 우리하고 조금 다를 뿐이지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다 알아들을 수 있더라구요. 재미있었던 건, 우리가 그 사람을 GP (DMZ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우리 측 군사 초소)로 데리고 와 밥을 갖다 줄 때였는데요, 식판에 가져다 준 반찬들이 무언지 잘 모르더라구요.”
“그 때 반찬이 뭐가 나왔었는데요?”
“귀순자를 유도해서 GP로 데리고 온 게 새벽이어서, 우리도 그곳 GP로 들어가 해가 뜨고 부대에서 우리랑 귀순자를 태워갈 차량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거든요? 그 때 거기서 아침을 먹었는데, 밥이랑 미역국, 소세지 아채 볶음하고 오징어젓, 조미김, 김치 이렇게 아침 식사로 나왔어요. 군대에서 자주 나오는 아침 식사 메뉴였지요. 그런데 우리 중대장이 귀순자한테 식판에 밥 타서 가져다주니까, ‘이건 무슨 음식입니까?’, ‘이건 어떻게 먹는 겁니까?’ 이러면서 계속 물어보더라구요. 밥이랑 미역국, 김치는 아는데 소세지나 오징어젓, 조미김은 처음 보는 것 같았어요.”
“북한이라면, 평양에 잘 사는 사람들은 소세지나 김이 뭔지 알 수도 있겠지만, 다른 데 사는 어려운 사람들은 그런 거 전혀 모르고 살 수도 있었을 거 같아요. 일본에서도 조총련계 자이니치들을 통해 북한에 대한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거든요? 예전 90년대, 2000년대만큼 어렵지는 않아도 지금도 여전히 북한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했어요. 그런데 오빠, 오빠 집에 가면 군복 입은 모습 보여주시면 안 돼요? 오빠가 군복 입고 총 들고 있는 모습 진짜 섹시할 거 같아요.”
군복을 입어 보라고?
예비군 훈련 갈 때도 군복 다시 입기 싫어 죽겠는데......
......그래도 아이가 입어 달라면 한 번 입어 줄 수도 있지!
“그리고 저도 오빠 군복 한번 입어보고 싶어요. 전에 그라비아 화보 찍을 때 밀리터리 코스프레 복장 비슷한 건 입어봤지만 아직 진짜 군복은 안 입어 봤거든요. 드레싱룸에 있는 오빠 한국군 군복 너무 멋있는 거 같아서 꼭 입어보고 싶어요!”
아이가 군복을 입어 보고 싶다고?
그럼 당연히 입게 해줘야지!
일단 군복 입혀놓고 시켜볼 것도 있고......
흠, 흠~!!!!!!
그녀의 말을 들으니, 지금이라도 당장 집으로 돌아가서 군복 가지고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 *
제법 많은 양의 음식을 주문했는데도, 두 사람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음식들을 모두 깨끗이 해치워 버렸다.
이번에도 아이가 거의 2/3 이상을 다 먹어버렸다.
밖에서 사온 맥주도 세 캔이나 다 마시고 말이다.
“에고, 이제 좀 배부르다~ 오빠, 나 양치하고 올 게요~”
아이는 귀엽게 볼록 나온 배를 손으로 문지르며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러다 갑자기 민재를 향해 뒤를 돌아보는 아이,
“오빠, 양치하고...... 어제처럼 같이 씻으실래요?”
그러면서 살짝 얼굴을 붉힌다.
아,
양치하고 같이 씻자고?
음......
그럼 드디어 시간이 된 것인가?
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 10시,
해도 지고 밤도 되고,
배도 부르고 알콜도 적당히 들어가 기분도 좋은데,
이 분위기를 그냥 넘어갈 수 없지!
“그래요, 양치하고....... 같이 씻어요.”
민재가 화장실 앞에 서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아이에게 다가갔다.
아이는 그의 손을 꼬옥 붙잡고,
함께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 * *
이미 화장실 안에서부터 불타오른 두 사람,
샤워하면서부터 이미 전희는 시작되어 있었다.
수건으로 대충 몸의 물기를 닦아낸 후,
민재는 미리 준비해온 콘돔을 착용하고 그녀를 데리고 침실이 아닌 글램핑 세트가 있는 거실로 나갔다.
“여기 한번 누워 봐요.”
민재는 아이의 벗은 몸을 어루만지며, 아이보리색 부드러운 천으로 된 넓은 해먹 앞으로 데리고 갔다.
“네, 오빠......”
그녀는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해먹 위로 기어 올라갔다.
민재는 그런 그녀를 해먹 위에 바로 눕히고는,
해먹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을 수 있을 만큼 그녀의 몸을 앞으로 잡아당긴 후,
그 자세에서 가랑이를 양 옆으로 넓게 벌리게 했다.
아이의 몸은 마치 그네에 앉아 있는 것처럼 앞뒤로 흔들거리고 있었다.
민재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음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부끄러웠는지, 아이는 발그레해진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는, 손으로 살짝 음부를 가렸다.
하지만 여전히 민재가 시킨 대로 양 다리는 해먹 아래로 내려놓고 가랑이를 넓게 벌리고 있었다.
민재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깊은 키스를 하고는,
음부를 가리고 있던 그녀의 손을 치우기 위해 손을 뻗으려 했다.
하지만, 이미 그의 손이 닿기도 전에 자신의 음부를 가리고 있던 그녀의 손은 그의 목을 끌어안기 위해 달려 나오고 있었고,
민재는 서 있는 상태에서 그녀의 다리 사이에 몸을 바짝 밀착 시켰다.
“하아, 오빠...... 이런데서 하는 건 처음이라서...... 나 너무 흥분 되요......!”
아이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었다.
민재는 그녀의 손을 잡고는,
우뚝 솟아 있는 페니스를 그녀의 음문으로 천천히 가지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