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화 〉1차 사랑 전쟁 (6)
1차 사랑 전쟁 (6)
김 변호사로부터 바로 연락이 왔다.
야쿠자 녀석이 민재와의 대결에서 질 경우 아이를 포기하고 곧바로 일본으로 돌아가겠다는 계약서에 서명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그 녀석, 순순히 서명에 응하던가요?”
[일본어로 된 계약서도 가지고 갔는데, 제대로 읽어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서명은 했으니 염려 마십시오. 참, 그리고 제가 임의로 몇 가지 조항을 더 추가해 넣었습니다.]
“어떤 조항들을 더 넣으셨나요?”
[이번 대결 중 어떤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상호간에 민형사상 소송은 재기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삽입해 놓았습니다. 그러니 안심 하시고 그 야쿠자 녀석을 마음껏 두들겨 패버리셔도 됩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재는 김 변호사와의 통화가 끝난 후, 바로 다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스승 강운예 관장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다.
‘이제 오늘까지 포함해서 대결 전까지 훈련할 수 있는 날은 단 4일뿐, 어차피 정상적인 경기 준비 훈련은 불가능할 테니까 그 전까지 스파링이라도 해 두려면 관장님의 체육관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어.’
그는 곧장 강운예 관장과 통화를 하고, 오늘부터 바로 훈련을 시작하기로 합의 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단 하나,
이 일을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할지에 대한 문제만이 남아 있었다.
‘그럼 또 금요일까지 아이와 아무데도 놀러가지 못하게 되는데...... 아이가 많이 실망할지도 몰라......’
그래도 야쿠자 문제를 언제까지 미뤄둘 수는 없었다.
그는 서재에서 웹서핑을 즐기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갔다.
아이가 그를 보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 오빠! 마침 잘 오셨어요! 저 가고 싶은 데 찾았어요! 개화산역에 엄청나게 예쁜 고양이 카페가 있어요! 실내에 있는 카페가 아니라 야외 정원까지 있는 카페래요! 여기 고양이들 너무 귀엽게 생겨서 꼭 가보고 싶어요! 우리 내일 여기 가면 안 돼요?”
“아이, 고양이 많이 좋아해요?”
“네, 이빠이요! 오빠도 고양이 좋아하세요?”
“전 강아지하고 고양이 둘 다 좋아해요. 어릴 적에 집에서 말티즈를 키운 적이 있긴 한데, 아직 고양이는 한 번도 키워본 적은 없어요. 그래도 나중에 한 번 키워볼까 하는 생각은 가지고 있죠. 그런데 아이......”
민재가 슬픈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미안하지만 고양이 카페는 내일 말고 다음에 가면 안 될까요?”
“왜요? 내일 또 무슨 일 있으세요?”
“그게 말이죠......”
저도 모르게 한숨이 튀어나왔다.
“금요일까지 관장님 체육관에서 운동하면서 같이 일 좀 도와드려야 할 일이 생겨버렸어요.”
“관장님이라면, 오빠 어렸을 때부터 무에타이도 가르쳐 주시고, 우리 지켜주시는 경호팀장님들 보내 주셨다는 그 분이요?”
“네, 맞아요.”
“그 분 체육관에서 금요일까지 가셔야 한다구요? 흐응~!”
아이는 아쉽다는 듯 어깨를 흔들었다.
“그래도...... 주말부터는 저랑 같이 있어 주실 거죠?”
“당연하죠! 그 다음부터는 다른 일 모두 제쳐두고라도 아이와 함께 있어 줄게요. 약속한 대로 우리나라 여행도 같이 갈 거구요.”
“정말이죠......? 관장님이 하시는 체육관은 어디에요?”
“같은 강남이에요. 여기서 멀지 않아요.”
“언제부터 가실 건데요?”
“지금 바로 운동복 챙겨서 가려구요.”
잠시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던 아이,
그녀가 갑자기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나도 같이 가요.”
“네?”
“나도 오빠 따라서 오빠 관장님네 체육관 가볼래요. 가서 관장님께 인사도 드리고, 거기 구경도 하고, 운동도 배울래요.”
“거기 1개월, 3개월, 6개월 이런 식으로 등록하는 회원제 체육관인데요?”
“거기는 1일 체험권 같은 거 없어요?”
“내가 알기로는 없는데...... 그래도 같이 가 봐요. 나도 아이를 혼자 두는 것보다는 같이 있는 게 더 마음이 편하니까.”
“네! 그럼 저도 운동복으로 갈아입을게요!”
이러면서 드레싱 룸으로 쪼르르 달려가는 아이.
‘언제까지 아이에게 야쿠자에 대한 이야기를 숨길 수 있을까.......? 그 녀석과 경기하는 당일에는 아이가 그 곳에 못 오게 해야 하는데......’
민재도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옷을 갈아입기 위해 드레싱 룸으로 향했다.
* * *
민재와 아이는 강남에 있는 강운예 관장의 ‘골든라이언 짐’에 도착했다.
그들을 경호하는 최용준, 사승범 역시 자신들의 차로 이들을 따라와 있었다.
골든라이언 짐은 원래 무에타이 전문 체육관으로 시작했지만, 현대의 격투기 트렌드에 맞추어 레슬링, 주짓수도 함께 가르치는 종합격투기 체육관으로 바뀌어 있었다.
강운예 관장의 지도력이 좋은데다가 민재의 경제적 지원까지 받고 있는 덕에 그의 체육관은 회원도 엄청나게 많고, 내부도 상상 이상으로 넓은 편이었다. 안에 공식 경기가 가능한 옥타곤 케이지와 사각 링이 하나씩 있을 뿐 아니라, 주짓수 / 레슬링을 위한 수련 공간과 샌드백이 달려 있는 무에타이 수련 공간이 따로 분리되어 있었고, 탈의실과 샤워실, 선수들의 락커, 회원들을 위한 휴식공간과 단백질 쉐이크 등 음료를 파는 미니바까지 있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레깅스에 반팔 티셔츠, 바막을 입고 온 아이가 체육관 내부를 신기해하는 눈으로 구경하고 돌아다니는 사이, 민재는 강운예 관장과 함께 다가올 야쿠자와의 대결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너도 알다시피 준비 기간이 얼마 안 되니, 스파링 등으로 실전 감각을 올리는데 주력하는 게 좋겠구나, 단, 부상당하면 안 되니 스파링은 100% 파워가 아닌 2, 30%의 힘만으로 하도록 하고.”
“네, 알겠습니다. 관장님.”
“그리고 그 녀석 체중이 100kg 정도라고 했지? 그런데 우리 선수들 중에서 그만큼 몸무게 많이 나가는 헤비급은 없단다. 회원 중에 100kg 넘는 친구가 있긴 한데 스파링 할 만한 수준은 안 될 것이고, 일단 그나마 체중 많이 나가는 선수들로 준비해 놓을 테니 너도 몸 풀고 스파링 준비하고 있어.”
“네, 감사합니다. 관장님.”
강운예 관장이 민재에게 매칭 시켜줄 선수들을 준비하는 사이, 민재는 경기용 트렁크로 갈아입고 줄넘기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 * *
“아니지! 거기서 그렇게 하면 안 되지!”
민재가 또 한 번 스파링 상대에게 테이크 다운을 당하자, 케이지 밖에서 보고 있던 강운예 관장이 직접 케이지 위로 올라왔다.
“봐! 상대가 태클 들어올 때 뒤로만 빠지려고 하니까 결국 잡히게 되잖아? 뒤로 가는 것보다 앞으로 쫓아오는 게 더 빠른데 도망칠 수 있겠어? 그 때는 뒤가 아니라 발을 옆으로 하나 빼고, 상대 머리나 어깨 누르면서 그대로 피벗 (한쪽 발을 축으로 몸을 회전시키는 것)을 해야지!”
강운예 관장은 그에게 직접 몸으로 시범을 보이며 계속 지도를 해줬다.
“지금 상태에서 100kg 짜리에게 깔려버리면 답 없어진다. 태클 디펜스 철저히 해놓고 원거리에서 계속 타격을 노려! 도호는 민재한테 계속 태클 시도해 봐! 원렉, 투렉도 되고 허리 잡아 넘겨도 돼!”
관장의 지시를 받은 스파링 파트너가 민재에게 매섭게 태클을 걸어왔다.
민재는 강운예 관장이 가르쳐 준 회피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며, 태클에 대한 방어를 숙달하는데 집중했다.
아이는 케이지 아래에서 민재가 훈련하는 것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동안 나만의 헬스장에서 혼자서 운동하는 건 자주 봤지만, 이렇게 격렬하게 스파링을 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거라서, 아이는 보는 내내 혹시라도 민재가 맞거나 다칠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스파링은 타격을 할 때에는 힘을 가볍게 조절하고 있었지만, 서로 엉켜 붙어 그래플링을 할 때에는 100% 힘을 쓰고 있었다. 민재와 스파링 파트너의 거친 숨소리와 몸을 움직일 때마다 사방으로 흩뿌려지는 땀방울들이 케이지 밖에까지 전해지고 있었다.
아이가 옆에 있던 강운예 관장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저, 관장님, 여쭤볼 게 있는데요....... 제가 여쭤 봐도 될까요?”
“네, 말씀하세요.”
“저희 오빠...... 무슨, 대회 나가요?”
“흐음...... 나루사와 씨 보기에도 그래 보여요?”
“네, 이건 그냥 운동하러 온 게 아닌 건 확실한 거 같아요. 우리 오빠 격투기 대회 같은 거 나가는 거예요? 정말 그런 거예요?”
“대회는 아니고,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좋겠군요.”
“해야 할 일이요? 그게 뭐죠? 저한테 가르쳐 주시면 안 돼요?”
“그 일이 끝나면 자연히 알게 되실 거예요. 나루사와 씨는 우리 민재 믿고 있죠?”
“네...... 당연히 믿고 있어요.”
“그럼 잠시 동안만 민재에게 아무 것도 묻지 마시고, 그냥 믿고 바라보며 응원만 해주세요. 그게 민재를 위해서도, 나루사와 씨를 위해서도 좋을 거예요.”
아이는 강운예 관장의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도 민재가 나쁜 생각을 가지고 이러는 건 아닐 거라는 걸 잘 알기에,
그녀는 관장의 말대로 민재를 그냥 믿고 바라봐주기로 했다.
* * *
첫 날 훈련은 거의 자정이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강운예 관장이 잠시 민재를 따로 불러 이야기했다.
“이렇게 훈련하는 건 수요일까지만 해. 목요일 하루는 스파링을 제외하고 가볍게 운동하면서 컨디션 조절하고.”
“네, 알겠습니다. 관장님.”
“그리고, 우리 애들이 그 야쿠자 있는데 알아냈다. 관악구에 모텔 잡아서 투숙하고 있더구나.”
강운예 관장은 금세 그들의 소재지까지 모두 파악을 끝낸 모양이었다.
“금요일 3시에 대결하기로 했으니까, 그날 저녁에 바로 일본으로 실어 보내게 비행기표나 미리 준비해 놔. 공항까지 태워서 비행기 안에까지 집어넣는 건 우리 애들이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말고.”
“그래도, 관장님 부하들이 출국장 안에까지 들어가는 건 힘들지 않습니까?”
“그것도 공항 담당자한테 미리 협조 부탁해 놨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놈들이 출국장 면세점도 들렸다 가지 못하게 바로 일본행 비행기 안에 까지 끌고 들어가 자리에 앉혀 버릴 테니까.”
“감사합니다, 관장님.”
단 하루도 안 되서 야쿠자 위치 추적까지 다 하고, 공항에 협조까지 다 마치고......
민재는 스승이 대체 과거에 어느 정도 인물이었기에 이런 일들을 다 할 수 있는 건지,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 * *
그 다음 날,
이 날도 민재는 아이와 함께 오전부터 강운예 관장의 체육관에 나와 운동을 하고 있었다.
격렬한 스파링을 하고 땀에 절은 티셔츠를 벗어 손으로 쭉, 짜보니
주르륵.
마치 물에 흠씬 젖은 걸레를 짤 때처럼 땀이 떨어졌다.
“오빠, 이거 드시면서 하세요.”
언제 준비했는지, 아이가 이온 음료를 가져다주었다.
“고마워요.”
민재는 음료를 벌컥 벌컥 마시고는 잠시 자신의 핸드폰을 확인하러 남자 락커로 들어갔다.
마침 락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부재중 전화가 한 통 걸려와 있었다.
주형의 전화였다.
‘이 녀석 전화면...... 혹시 아이에 대해 무슨 새로운 소식이라도 있는 걸까?’
민재는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응, 전화했네? 무슨 일이야?
[형님! 통화 괜찮으십니까?]
주형의 목소리는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응, 괜찮아. 말 해봐.”
[네, 형님. 일본에 있는 정보원이 알려온 소식이 몇 개 있는데요. 아, 우선 이것부터! 전에 형님이 보내주신 사진 속 인물 있잖아요? 그 사람 이름은 ‘타미야 히데토’ 이고, 나루사와 아이가 DQ-girls 에 있을 때부터 따라다니며 치근 거렸던 그 야쿠자가 맞는 거 같답니다! 실제로 DQ-girls 행사장에서 멤버들하고 같이 찍힌 사진들도 엄청나게 많구요, 전에 말씀드린 그라비아 촬영장에서 난동 부리고 매니저까지 때려서 합의금 주고 일 무마했다는 그 사람, 그 사람이 바로 타미야 히데토 라고 합니다. 그 사람이 지금 조직에서 와카가시라 호사(若頭補佐), 그러니까 간부, 혹은 행동 대장 같은 서열에 있는 사람인데요. 그래도 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보면 맞을 거 같네요?]
이놈이 아이를 괴롭힌 놈이 맞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
그래서 이번 대결을 통해서 손봐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런데 이 야쿠자 녀석, 예전에 유도나 종합격투기 같은 것도 했데?”
[어디보자, 잠시만요...... 네, 학창 시절엔 유도도 하고, 무슨 건달들, 양아치들이 나오는 종합격투기 대회에도 몇 번 출전한 이력이 있네요?]
역시, 이러니 주먹 대 주먹으로 쇼부 해보자고 나섰던 거겠지.
“그래, 알았어. 그리고 또 다음 소식은 뭐야?”
[네, 사실 이것 때문에 바로 전화 드린건데요, 지금 제 정보원이 일본 증권가 찌라시 중에 나루사와 아이에 대한 소문이 나돌고 있는 걸 발견했답니다!]
“지금? 예전 활동할 때가 아니라 지금 시기에 대한 찌라시야?”
[예, 예. 형님, 이거 듣고 너무 화내지면 안됩니다.]
“응, 알았어. 얘기해봐.”
[그러니까 지금 일본 증권가에서 나루사와 아이에 대해 어떤 찌라시가 돌고 있냐면은요, ‘몇 년 전 아이돌과 그라비아 모델로 인지도를 쌓은 글래머 스타 나루사와 아이, 한국으로 건너가 재벌, 정치인들 상대로 고급 창녀 일을 하면서 유튜브 활동까지 하고 있어.’ 이런 글이 돌고 있다네요?]
“뭐? 뭐라고?!”
민재는 그만 소리를 버럭, 지르고 말았다.
“대체 어떤 놈이 그 따위 소리를 해?”
[그래서 제 정보원이 이 찌라시 출처도 확인해 봤는데요, 최초로 글이 유포된 곳의 IP를 추적해보니까 나루사와 아이가 속해 있던 그 DQ-girls 연예 기획사 그 주변 어디선가 쓰여진 글이라고 나왔답니다. 한 마디로, 이번에도 또 그 녀석들이 장난질을 친 거겠죠.]
민재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할 말 못할 말이 따로 있지, 감히 아이를 창녀라고 거짓 소문을 내? 내가 분명 허튼 소리 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경고했을 텐데?’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던 민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주형아.”
[네, 형님.]
“지금부터 다른 일 좀 도와줘야겠다.”
[네, 말씀하십시오. 형님.]
“지금부터 그 DQ-girls 소속사하고 그 위에 있는 야쿠자 조직하고 관련된 추문이란 추문은 다 수집해줘. 그냥 언론에 나올 정도가 아니라 경찰이 나서서 수사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일로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형님.]
“그리고, 그 야쿠자 조직, 연예 기획사 말고 또 어떤 자금줄이 있는지도 확인해서 알려줘. 그 자금줄 말려버릴 수 있는 방법까지 찾으면 더 좋고. 아, 그 정보원한테, 만약 거기까지 알아내면 내가 당장 1000만엔 (한화 약 1억 원) 인센티브로 보내줄 거라고 전해줘.”
[네, 그럼 바로 전달하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형님!]
전화를 끊은 뒤에도, 한참동안이나 분이 가라앉히지 않았다.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키고 남자 락커에서 나와 보니,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이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며 다가왔다.
“오빠, 무슨 일 있어요? 아까 안에서 소리 지르시던 거 같은데......?”
민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에요. 투자 관련해서 이야기 나누다 그만.”
민재는 그녀의 이마에 살짝 키스를 해 준 뒤, 다음 스파링까지 샌드백을 치며 훈련하기 위해 손에 핸드랩을 감고 글러브를 착용했다.
‘그래,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좋아! 그러면 나도 그 야쿠자 녀석, 일본으로 돌아갈 때 아예 반송장으로 만들어 비행기에 누워서 가게 만들어주고, 그 조직도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 만들어주지!’
글러브를 다 낀 민재는 샌드백을 무섭게 두드리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