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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화 〉1차 사랑 전쟁 (7) (57/140)



〈 57화 〉1차 사랑 전쟁 (7)

1차 사랑 전쟁 (7)




민재가 다시 한창 파트너와 함께 스파링을 할 때였다.



갑자기 체육관 입구가 소란스러워졌다.


체육관 안에 있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보니 일본어로 뭐라 떠드는 남자 셋이 신발조차 벗지 않고 건들거리면서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여기가 우리 오야붕이 경기할 곳이야? 반도에 이런 넓고 좋은 체육관이 있을 줄은 몰랐네~?”




야쿠자, 타미야 히데토와 그 똘마니들이었다.



“하악!”

케이지 아래에서 민재가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이는 그를 보고 사색이 되어 버렸다.



민재도 그들이 체육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스파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아? 아이짱? 아이짱~!”


아이가 레깅스에 운동복 차림으로 케이지 앞에  있는 것을  타미야 히데토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체육관 바닥에 앉아 대기하고 있던 최용준, 사승범 두 전직 국군정보사 요원들이 번개같이 달려와 그의 앞을 가로 막았다.

“동작 그만! 어딜 가려고?”



전직 요원들에게 가로 막힌 타미야,

이미 덕환의 스튜디오에서 그들과 똑같은 검은색 테러복을 입고 있던 장주영에게 호되게 당한 기억 때문인지, 그들에게 함부로 손을 대지는 못한 채,




그들의 어깨 너머로 계속 아이를 쳐다보며 그녀의 이름을 불러대고 있었다.

“아이짱~! 아이짱~! 와따시테 키다 (내가 왔다)! 혼토니 토테모 미타카타 (진짜 너무 보고 싶었다고)!”


그를 보고 몹시 당황해하는 아이,

민재는 케이지에서 내려와 그녀를 보호하듯 감쌌다.



“아이짜아아아앙~!



 모습을 본 타미야가 갑자기 발악이라도 하듯 소리를 지르며 그들에게 달려가려고 하고,



 전직 요원들이 체육관 가운데 기둥 앞에서 그를 몸으로 막고 저지했다.




슈욱~!



팍!!!


순간, 타미야의 얼굴, 그것도 바로 눈앞으로 쇠젓가락 하나가 화살같이 날아와 콘크리트 기둥에 팍, 하고 박혔다!


타미야가 놀라 뒷걸음질치고, 그를 따라온 야쿠자 똘마니들도 대경실색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젓가락이 날아온 곳은 7, 8m 정도 떨어져 있는 체육관의 미니바,




그곳에 앉아 샐러드와 단백질 쉐이크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있던 강운예 관장이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을 그에게 던졌던 것이다.

“.......야, 이 개새끼들아. 누가 내 체육관 안에 신발 신고 들어오래? 빨리 신발  벗어......?!”




강운예 관장이 온몸으로 엄청난 살기를 뿜어내며 남아 있는 젓가락 하나를 손으로 가볍게 돌리고 있었다.

야쿠자들은 그의 포스에 완전 기가 눌렸는지, 그 자리에서 바로 신발을 벗어 밖으로 가지고 나갔다.


* * *




타미야와 야쿠자들은 미리 경기할 곳을 사전 답사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한다.




그들이 체육관 내부를 돌아다니는 동안, 민재는 최용준, 사승범에게 아이를 바로 집으로 안전하게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체육관 안에 있던 무에타이 / 격투기 선수들, 전직 국군정보사 요원들이 야쿠자들을 체육관 밖으로  발짝도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는 사이, 최용준, 사승범은 겁에 질린 아이를 자신들의 차에 태워 삼성동 집으로 출발했다.

야쿠자들은 경기가 열릴 케이지 등을 대충 슥, 살펴본 후 금요일에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조용히 체육관을 빠져 나갔다.

아직도 미니 바 앞에 기둥에는 강운예 관장이 던진 젓가락이 그대로 꼽혀 있는 중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이제 네 여자 친구도 저 녀석들이 한국에 들어 온 걸 알게 되었구나.”

강운예 관장의 말에 민재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가 이 일을 모르게 하고 싶었는데,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것 같습니다.”



“인생사가 다 내 맘대로 되지는 않는 법이지. 다음 스파링 하기 전에 나루사와 씨한테 전화나 한  해주고 오려무나. 아까 그 녀석들보고 많이 놀란  같던데.”

민재는 스승의 말대로 잠시 선수 락커로 들어가 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오빠?]



아이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집에 잘 들어갔어요?”

[네...... 오빠, 아까  사람들...... 아까 그 사람들 말이에요......]

“아이가 아이돌 할 때부터 치근거리고 괴롭히고, 그 회사 나와서 모델 일 하면서도 계속 쫓아다닌  사람 맞죠?”


[아레......? 오빠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아이를 보호하려고 알아보는 와중에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저들이 두 번 다시 아이를 괴롭히지 못하게 만들려는 중이었는데...... 아이가 알면 걱정할까봐 말 안하고 있었던 거예요. 속이려한  아니었지만, 미리 말하지 않은 점 미안해요.”


[오빠, 그래서 저 사람하고 격투기 경기라도 하시려는 거예요? 그 사람, 오빠한테 진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고 물러날 사람 아니에요.]



“그 사람이 포기하든 안하든,  없이 한국까지 왔으니 일단 지금까지 아이를 괴롭힌 거에 대한 죗값은 치르고 가게 만들 거예요. 물론 그에 대한 벌은 내가 대신 내려  거고.”




[오빠.......]

“그리고 그 녀석 연예 기획사나 조직도 모두, 두 번 다시 아이를 건드리지 못하게 만들어버릴게요. 그러니 나 믿고 이번 주 금요일까지만, 잠시만 안전하게 집에 머물러 줘요. 알았죠?”




[......네, 그럴게요. 그러면, 오빠......?]

“네?”



[다치면 안 돼요.......]



울음소리가 섞여 있는 그녀의 목소리,


지금 그녀가 집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을 텐데.......




민재도 가슴이 울컥해질 뻔 했다.



“네, 다치지 않을게요. 주말부터 아이하고 같이 한국 여행 다녀야 하니까, 절대 다치지 않도록 할게요.”



[......사랑해요, 오빠......]




“......나두요, 나도 사랑해요......”

민재는 핸드폰에 대고 살짝 입을 맞추는 것으로 그녀를 향한 키스를 대신했다.



* * *



이제 경기가 열리는 금요일,


민재는 아이에게 경호를 붙여 집에 머무르게 했다.

아이가 자신도 민재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애원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그녀를 야쿠자 앞에 데리고 갈 수는 없는 일.




그는 나중 동영상 촬영한  보여주겠다고 약속한 후, 홀로 강운예의 체육관으로 출발했다.


2시가 되자 타미야가 체육관에 도착했다.



이번엔 원래 데리고 다니던 똘마니 두 명 외에도 어디서 데리고 왔는지 건달처럼 생긴 사람들 다섯 명을 대동하고 나타났는데, 그들 모두 한국말을 쓰는 걸로 보아 아마 한국에 알고 지내고 있던 조폭들을 함께 데리고 온 모양이었다.

그래도 그들 중 누구 하나 체육관 안에서 함부로 나대지는 못하고 있었다.


체육관 안에 무에타이 / 격투기 선수들 20여명 뿐 아니라 검은색 테러복을 입고 있는 전직 국군정보사 요원 10여명까지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후 3시, 약속된 시간이 되고, 케이지 안으로 민재와 타미야가 들어갔다.

 사람 다 MMA 트렁크를 입고 오픈핑거 글러브와 마우스피스를 착용하고 있었다.




민재의 몸이 단단한 근육과 깨끗한 피부로 이루어져 있다면, 타미야의 몸은 일본 야쿠자들이 흔히 하는 이래즈미 문신으로 뒤덮힌 근육 돼지 같은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겉보기에서부터 큰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골든라이언 짐 코치 중 한 명이 심판을 보기 위해 케이지 안으로 함께 들어가 두 선수에게 다시 한 번 룰을 설명해 주었다.



“......항복 선언이 없어도 케이지 바닥에 누워 10 카운트를 셀 때까지 일어나지 못해도 넉아웃으로 게임 종료입니다. 선수,  코너로 가서 경기 준비하시고...... 레디? 레디? 퐈이트!”

심판의 경기 시작 선언과 함께 첫 번째 라운드 5분이 시작되었다.




타미야는 유도 선수 특유의 낮은 자세를 취하고, 금방이라도 민재에게 달려 들 듯 설렁 설렁 가볍게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었다.

민재는 상대방의 태클 시도에 대비하기 위해 무에타이를 할 때와는 달리 자세를 약간 낮추고 있었다. 무에타이나 킥복싱 같은 입식 격투기에서는 팔 다리의 리치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자세를 높이 세우는 경우가 많지만, MMA 종합격투기에서 자세를 높게 취했다가는 상대방이 발목, 무릎 등을 노리고 들어오는 낮은 태클을 방어하는 데 취약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경기장 중앙에서 서로를 노려보던 중,


쉭!

타미야가 먼저 민재의 다리를 노리고 태클을 시도했다!



‘어딜!’



민재는 강운예 관장에게 집중 훈련을 받은 대로, 상대의 머리를 누르고 몸을 회전시키면서 손쉽게 태클을 방어해 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안면을 향한 니킥!



퍽!

타미야는 얼굴 옆면에 제대로 니킥을 얻어맞고 옆으로 때굴때굴 구르듯 몸을 피해냈다.

‘몸무게가 100kg이 넘어서 그런가, 아니면 운동 안한지 너무 오래 돼서 그런가. 움직임이 너무 둔해서 다 보이는데?’



민재는 가볍게 전진 스텝을 밟으며 그를 압박해 나가기 시작했다.



슉!

퍽!



민재의 간결한 왼손 잽이 타미야의 코에 정통으로 들어갔다!

보통 복싱이나 입식격투기, 종합격투기를 제대로 배운 사람이라면 이렇게 상대 펀치 공격이 들어오면 얼굴 위로 가드를 올려 막아내거나, 머리 또는 상체를 움직여 피하려 한다.




하지만 타미야는 민재의 잽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고 주먹이 날아올 때마다 팔을 허우적거리고만 있었다.


‘뭐야, 이 녀석? 격투기 제대로 배운  맞아? 그냥 깡패 수준이었던 거야?’




얼마 전 주형의 이야기를 듣고 예전 타미야가 출천했다는 건달, 양아치들이 참가하는 격투기 대회 영상을 찾아본 적이 있었다.


그가 본 영상들 중 실력 있어 보이는 이들은 정말 극소수뿐, 모두 아마추어 수준도 못 되는, 그냥 지 성미를 못 참고 객기부리는 껄렁한 동네 양아치들이 모여 개싸움을 벌이는 경기들이 대부분이었다.



민재가 보기에 타미야도 딱 그 수준이었다. 기본기도 하나 없고 그냥 덩치와 힘만 믿고 까부는 스타일,



‘이런 녀석이라면 더 봐줄 필요도 없지!’


민재는 슬슬 선수 시절부터 주특기로 사용해 오던 기술들을 셋업하기 시작했다.


가볍게 하나씩 잽을 넣으며 상대를 몰아치다가,




강한 오른손 스트레이트 한 방!



스트레이트에 얼굴을 얻어맞고 충격을 받은 타미야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계속 잽으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민재,

그러다 다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강하게 후려칠 것 같은 모션을 취하는데,



타미야가 이를 보고 어정쩡하게 손을 들어 올리며 민재의 공격을 방어하려고 한다.

하지만 페이크!

민재의 공격은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아니라 왼손 훅이었다!

퍽!


타미야의 턱이 옆으로 돌아가는 사이,


민재가 왼발 디딤발을 성큼 앞으로 내밀며,

오른발을 마치 쇠파이프 휘두르듯 강하게 후려 쌔렸다!




퍼억!

타미야의 왼쪽 허벅지를 향한 로우킥이 제대로 들어갔다.



로우킥의 데미지가 바로 뇌까지 전해지는지, 그의 얼굴이 고통으로 완전히 일그러졌고,



100kg이 넘는 거구의 몸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민재는 계속 그를 향해 성큼 성큼 걸어가며 연이어 공격을 날릴 준비를 했다.




이번에도 왼손 훅을 날릴 듯, 주먹을 옆으로 빼는 민재,


이를 본 타미야가 가드를 올리고 몸을 움츠린다.

하지만 이번에도 페이크!

민재는 왼손 훅이 아니라 왼손 바디샷으로 타미야의 옆구리를 강타하고,

또 다시 오른발 로우킥으로 그의 허벅지를 조져버렸다.



퍼억!




 번째 로우킥에, 타미야의 왼발이 붕 떠서 휘청 거렸다.


딱 두 대만 맞았을 뿐인데, 그의 허벅지는 금세 시뻘겋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쓰러지지 않으려 이를 악무는 타미야,


계속 맞고만 있을 수 없다는 듯 오른손을 크게 휘두르며 민재에게 덤벼 들어본다.



휘잉~!




타미야의 펀치가 허공을 갈랐다.



민재는 상체를 숙여 상대 펀치를 흘리는 위빙으로 그의 주먹을 손쉽게 피해내고는,



다시 한 번 왼손 훅 - 오른발 로우킥 컴비네이션을 작렬시켰다.



퍽! 퍽!



그의 연타에 팔을 휘저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타미야.



민재는 바로 오른손 스트레이트 - 왼손 훅 - 오른손 스트레이트 펀치 컴비네이션을 그의 더럽게 생긴 면상 위에 클린 히트 시켰다.



퍽! 퍽! 퍽!




결국 케이지 바닥에 쓰러지는 타미야.




그는 마치 이노키 - 알리 포지션처럼 바닥에 누워 민재를 노려보며 고통에 찬 표정으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사커킥이고 스템핑킥이고  되는 룰이라고 했지?’


민재는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있는 타미야의 다리를 향해 무차별 로우킥을 날리기 시작했다.



허벅지든 종아리든 정강이든 상관없이, 마치 쇠파이프 같은 그의 킥이 타미야를 향해 무자비하게 날아들었다.

퍽! 퍽! 퍽! 퍽! 퍽! 퍽! 퍽! 퍽......!

공격을 피하려고 누웠다가 더 호되게 당할 판.

타미야는 구차할 정도로 엉금엉금 기어 사이드로 도망간 후 손으로 케이지를 붙들고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로우킥에 연이어 당한 탓인지, 걸음 걷기도 힘들어 보였다.

아마추어 전적만 50전이 넘는 민재가 이걸 놓칠  없었다.

그는 케이지에 등을 기대고 힘겹게 버티고 있는 타미야의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었다.


민재는 타미야를 요리하기 위해 왼손으로 가볍게 잽을 넣으며 간을 보다가,

다시 한 번 강하게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날렸다.



이번엔 그래도 그의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대비하고 있었던 듯, 타미야는 몸을 숙이며 그의 펀치를 피해 옆으로 달아나려 했다.



퍼억~!

하지만 거구의 타미야는 민재가 처 놓은 덫에 그대로 걸리고 말았다.



이번에도 오른손 스트레이트는 페이크,


그의 왼발 미들킥이 옆으로 도망가려는 타미야의 몸을 마치 도끼로 나무 찍듯 제대로 박아 버린 것이다.

“커헉~!”



타미야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새어 나오고,



그도 모르게 두 손이 킥에 맞은 자리를 감싸려 하고 있었다.

민재는 왼발 미들킥에 이어 오른발 로우킥,



오른손 스트레이트 - 왼손  - 오른손 스트레이트 펀치 컴비네이션까지 제대로 먹여버리고는,


완전 저항 불능 상태에 빠진 타미야의 목을 빰, 무에타이 클린치로 잡고 지옥의 니킥 세례를 퍼부었다.



퍽! 퍽! 퍽! 퍽! 퍽! 퍽! 퍽! 퍽! 퍽! 퍽......!



옛날 일본의 격투기 프라이드 FC에서 반달레이 실바가 퀸튼 잭슨에게 니킥으로 16연타를 날린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 민재는 거의 니킥으로만 20연타를 날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도 100kg에 가까운 거구라 그런 건지, 아니면 배에 낀 지방덩어리들이 많이 고통이 바로 안 오는 건지,

그도 아니면 정말 아이 때문에 죽을 것 같이 아파도 참고 있는 것인지,

타미야는 민재의 무차별 니킥을 맞으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케이지 밑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야쿠자 똘마니들과 동행한 깡패들은, 상대 민재가 20kg  체급차를 무시하고 거의 프로 선수 수준의 격투 실력을 보이며 타미야를 압살하기 시작하자 적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오야붕~! 간바레요(힘내세요)~!”



“와, 상대가 그냥 격투기 선수인데......? 체급이 차이나서 그냥 이길  알았드만 그게 아니잖아......?”



“타미야 상도 일본에서 유도도 하고 무슨 격투기 대회도 나가고 그랬다며? 그런데 저 정도로 실력차이가 난다고? 저 사람 진짜 프로 선수 아냐?”

타미야가 니킥 연타에도 케이지에 몸을 기댄 채로 넘어지지 않자, 민재는 왼손으로 그의 목을 꽉 끌어 잡고는, 오른쪽 팔굽으로 그의 얼굴을 마구 찍어대기 시작했다.


민재는 지금까지 아이에게 한 모든 짓들 때문에라도, 타미야를 용서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악! 아악~!”


민재의 팔굽 공격에 금세 얼굴이 피떡이 된 타미아가 팔을 허우적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그는 민재의 허리라도 잡아 매쳐 보려고도 했지만, 쉴 세 없이 날아오는 팔굽세례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듯, 20kg 이나 가벼운 그의 몸을 제대로 들어 올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땡~!

그 때  번째 라운드 5분이 끝났다는 링벨이 울리고,

민재는 크게 심호흡을 한 후, 자신의 코너로 걸어 돌아갔다.



강운예 관장과 골든라이언짐 코치들이 세컨으로 케이지 안으로 들어와 그를 의자에 앉히고 물을 먹이는 사이,



타미야의 똘마니들도 케이지 안으로 들어와 그를 자신들의 코너로 데리고 가려 일으켜 세웠다.

타미야는 얼굴은 물론 니킥을 맞은 배와 로우킥에 당한 다리 모두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상황.


다음 라운드에 나올 수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모습이었다.




“쟤 조금만 더 하면 진짜 죽을지도 모르겠는데? 비행기 타고 가다 죽는 거 아니야?”



민재에게 물을 먹이던 강운예 관장이 타미야를 슬쩍 돌아보며 말했다.



“오늘 이후로, 두 번 다시 아이에게 집적거리지 못하도록 만들겠습니다.”



민재는 의자에도 제대로 앉지 못하는 타미야를 노려보며 다음 라운드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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