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 〉1차 사랑 전쟁 (9)
1차 사랑 전쟁 (9)
민재의 손이 아이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언제나 그렇듯 따스하고 매끄러운 살결,
아이는 맨날 돼지 같이 뚱뚱한 허벅지라며 자신을 폄하하고 있지만, 그래도 민재는 그녀의 통통한 허벅지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좋았다. 지난번 피아X에서 보았던 날씬한 모델들의 다리보다 그녀의 다리가 훨씬 더 매력적이고 섹시하게 느껴졌다.
그의 손길에 아이는 수줍은 듯이 미소를 지었다.
집 밖에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관 앞에 있는 전직 국군정보사 요원들이 들을 새라 집 안에서 말 한 마디, 행동거지 하나에도 조심할 수밖에 없었기에,
오랜만에 그녀의 몸을 만지려니 간만에 떨리는 기분마저 들었다.
민재의 손이 빨간색 마이클조던 농구복 안으로 밑으로 들어간다.
이제 자주 보다 보니 이게 원래 농구복이 아니라 원피스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마저 드는 중이다.
“아앙...... 오빠.......”
아이의 두 팔이 민재의 목을 끌어안는다.
깊은 키스를 나누는 두 사람.
민재의 손이 탱글탱글한 엉덩이를 주무르니,
“으음...... 으음....... 오빠.......”
혀를 비비는 와중에도 그녀의 입에서 달콤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그의 손이 점점 위로 올라가 그녀의 등을 쓰다듬자
아이는 민재의 벨트를 풀고 셔츠 단추도 풀기 시작했다.
“하음......”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젖꼭지를 혀로 핥기 시작하는 아이.
그동안 그녀도 민재의 살결이 애틋하게 그리웠던 모양이다.
물론 민재가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함께 침대에 누워 같이 자곤 했지만, 그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그리고 행여나 정사를 나누는 소리가 밖에 까지 다 들리까봐, 그와 하고 싶다는 욕구를 꾹꾹 누리며 간신히 참아왔던 것이다.
민재가 그녀의 농구복을 위로 들어 올렸다
하얗고 탐스러운 그녀의 G cup 젖가슴이 출렁이며 드러난다.
아이도 민재의 옷을 벗기고 그의 무릎위로 올라와 앉았다.
서로 가슴을 맞대고 꼭 껴안은 채 키스를 나누는 그 사람,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지자,
아이가 손을 밑으로 내려 민재의 페니스에 미리 가져온 콘돔을 끼웠다.
“아직...... 오빠 위에서 내가 하는 건 많이 부끄러워요...... 내가 무거울까봐...... 아님 내가 못할까봐.......”
아이는 아직 기승위로 하는 걸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참아오던 것 때문에 마음이 급해졌던 걸까.
그녀는 용기를 내어 그의 위에 앉은 자세에서 민재의 페니스를 자신의 음문에 삽입해 보았다.
“하윽......! 오빠.......! 역시 오빠 꺼 너무 좋아.......!”
소파위에서 그를 끌어안고 허리를 흔드는 아이,
민재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수줍은 듯 붉어진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예쁜 얼굴, 너무나도 예쁜 몸매......
이런 아이를 지킬 수 있어서,
야쿠자같이 더러운 놈들에게 빼앗기지 않아서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녀의 첫 번째 남자가 자신이라는 걸 알기 전까지, 민재 역시 속으로 여러가지 더러운 상상들을 해 본 적 있었다.
아이가 섹스를 했던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녀는 그 남자와 어떤 섹스를 나누었을까, 그와 섹스를 하며 어떤 말들을 나누었을까......
그리고 DQ-girls 팬 카페에서 본 것 같은 소문처럼 아이가 정말 야쿠자랑 관계했던 게 사실이라면, 그녀는 과연 그와 어떤 섹스를 나누었을까? 혹시 강제로 범해졌던 건 아닐까? 아니면, 야쿠자인걸 알면서도 몸을 내주는 바보였던 것일까? 야쿠자와 섹스를 하며 그녀는 나와 할 때처럼 좋아했을까......?
사실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아이에 대해 그런 불결한 생각을 했던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아이......”
민재가 그녀의 허리를 꼬옥 끌어안으며 말했다.
아이는 여전히 허리를 가볍게 흔들며 거친 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하악, 하악...... 네, 오빠......?”
“이제 앞으로...... 앞으로 더 많이 사랑할게요......”
“정말요......? 지금보다 더 많이.......? 그래요...... 나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나 오빠 사랑만 있으면 되요....... 오빠가 나 사랑해주기만 하면 되요....... 나 아이돌 안 해도 되고 연예인 안 해도 되니까....... 오빠가 나 사랑해주기만 하면 되요....... 사랑해요, 오빠...... 나도 정말 오빠 많이 사랑해요....... 아이세떼루.......”
아이의 입술이 그의 입술 위에 포개어졌다.
민재는, 아이를 두 번 다시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녀를 꼬옥 안아주고 있었다.
* * *
얼마 후,
민재는 주형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었다.
[형님, 일본에서 증인들하고 증거들까지 모두 다 확보 되었답니다.]
아이를 괴롭혀 오고 또다시 그녀에 대한 악성루머를 퍼트리려고 한 연예 기획사와 야쿠자 조직들을 모조리 검찰에 넘겨 버릴 준비가 다 끝마쳤다는 보고였다.
“수고했어, 주형아. 내가 김 변호사님하고 증인들 보호할 경호원들 바로 일본으로 보내 줄 테니까, 정보원한테 공항에서 그들과 만나서 안내 좀 해달라고 전해줘.”
[네, 알겠습니다. 형님]
“그리고, 그 정보원한테 주기로 했던 인센티브 1천만 엔 (한화 약 1억 원)하고 추가로 조금 더 보태서 방금 네 계좌에 송금했다. 1천만 엔은 약속대로 네 정보원한테 주고, 나머지는 내가 네게 주는 작은 성의 표시니까, 부담 갖지 말고 받아줘.”
[하이고~! 형님~! 우리 사이에 뭐 이런 것까지 다 보내십니까? 제가 지금 이만큼 클 수 있었던 게 다 형님 덕이었는데, 당연히 이 정도 도움은 드려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많이 고맙다. 너 같은 동생이 있어서 정말 든든하구나.”
[아, 형님~! 눈물 나게 뭘 그런 말씀까지 하십니까? 절 믿고 동생처럼 아껴주신 형님이 있어서 제가 더 든든하지요. 형님 아니면 누가 저 같은 새끼 믿어주기나 하겠습니까......]
항상 쾌활하고 장난기만 가득할 거 같은 주형의 울먹거리는 목소리.
정말로 눈물이 나려는 걸 간신히 참고 있는 중인 모양이었다.
* * *
그 후 주형이 톡으로 보내온 링크로 들어가 보니,
아이가 소속되어 있었던 DQ-girls 의 연예 기획사와 이를 소유하고 있던 야쿠자 조직의 수뇌부들이 모두 폭행, 협박, 배임, 횡령 및 성폭력 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다는 뉴스가 일본 인터넷 포탈 사회면에 탑으로 떠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들의 혐의 중 가장 큰 것은 그동안 연예 기자의 추측성 기사로만 나돌던 DQ-girls 등 여자 아이돌 멤버들이 야쿠자들의 술자리에 불려가 접대를 강요받았고, 이 자리에 끌려갔던 아이돌 멤버 중에 대부분이 미성년자들이었던 데다가, 단순 술자리 접대 외에도 강요에 의한 성 접대 까지 있었다는 소문이 사실로 밝혀지게 된 점이었다.
이를 폭로하기로 나선 이는 다름 아닌 아이와 같이 DQ-girls 활동을 한 적이 있는 전직 아이돌 멤버. 그녀는 당시 협박으로 이루어진 술자리와 그 후 강제로 끌려가 범해져야만 했던 성 접대 당시의 사진과 영상까지 모두 가지고 있던 중, 민재에게 신변 보호를 약속받고 용기를 내어 모든 진실을 털어 놓기로 한 것이다.
그녀 외에도 야쿠자 조직들의 범죄 행위를 증언해 줄 증인들과 증거들은 얼마든지 더 있었다. 연예 기획사 내에서 야쿠자들에게 수시로 폭행과 인격 모독을 당했던 직원, 야쿠자들이 회사 공금을 빼돌려 마음대로 사용하는데도 그들의 협박에 모른척할 수밖에 없었던 직원, 정치계 재계, 방송계 높은 사람들에게 아이돌 멤버들을 성 상납할 때 뇌물까지 전해주는 현장을 목격했던 직원들까지......
모두 용기를 내어 자신이 본 사실들을 증언해주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증거들을 모두 제시하기로 했던 것이다.
일본으로 건너간 김 변호사는 경찰이 아닌 검찰에 바로 이 일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고, 곧바로 야쿠자 조직 수뇌부와 DQ-girls 의 연예 기획사 임원들에 대한 체포가 이루어졌다.
그들이 검찰로 끌려가는 도중 찍힌 뉴스 동영상 중에는, 얼마 전 한국에 왔다가 민재에게 얻어맞아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야쿠자 타미야가 다리를 절뚝이며 다른 야쿠자들과 함께 수갑을 차고 끌려가는 모습도 찾아 볼 수 있었다.
결국 그들 조직은 완전히 와해되어 버렸고, 연예 기획사는 문을 닫아버렸다고 한다.
원래 이 회사에 속해있던 아이돌 대부분은 머지않아 새 기획사와 계약해 연예계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라 했다. 그렇지 않은 이들은 학업을 다시 시작하거나 다른 일에 도전해 보겠다며 새 출발을 선언하기도 했다.
민재는 아이와 함께 이 뉴스들을 함께 보았다.
아이가 있으니 굳이 번역기로 돌릴 필요 없이, 뉴스 시가들을 모두 아이가 한국말로 바꾸어 그에게 전해주었다.
“......죄는 지은 데로 가고 물은 트는 데로 간다더니, 이 사람들, 정말 그렇게 되었네요.”
“아이, 그거 한국 속담인데? 게다가 많이 쓰이는 속담도 아닌데, 그런 말도 다 알아요?”
“네, 어학당에서 배운 속담인데요, 왠지 이 말이 다른 속담들보다 기억에 오래 남더라구요. 이때가 오는 줄 알고 게 머릿속에 이 말이 남아 있었나 봐요.”
아이는 후련한 표정으로 밝게 미소를 지었다.
* * *
드디어 피아X VIP 파티 때 주문한 민재와 아이의 커플링이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두 사람은 반지를 찾아가기 위해 서초구에 있는 S백화점 피아X 매장으로 향했다.
그들이 매장으로 들어갔을 때, 민재의 눈에 낯익은 사람이 보였다.
피아X 한국 지사장, 리처드 김이었다.
“아니, 강민재 고객님 맞으시지요? 이렇게 다시 뵙다니 반갑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지사장님. 오늘 매장들을 둘러보고 계신 중이셨나 보군요?”
“네, 맞습니다. 이제 여기서 압구정에 있는 H 백화점으로 넘어가려는 중이었는데, 고객님과 인연이 되었는지 이렇게 다시 뵙게 되는군요.”
아이가 매장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주문한 커플링 반지를 손에 끼어 보는 동안, 민재와 리처드 김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여러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 민재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참, 지난번에 피아X 행사를 하실 때마다 경호원들이 많이 필요한데, 그럴 때면 늘 모 회사인 리치XX 그룹 보안 담당자가 선택한 일반 경호 회사에서 경호원들을 보내준다고 하셨었지요? 그럼 피아X 는 직접 경호원들을 고용하지 못하는 시스템 인가요?”
“특별히 그렇지는 않지만, 저희는 국내에 어떤 경호회사가 좋은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모 회사 보안 담당자가 컨택한 사람들을 쓰고 있는 중이지요.”
“지사장님께서는 보안 담당자가 보내주는 경호원들에 대해 만족하시는 편이신가요?”
리처드 김이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불만이 많답니다. 외모도 좋고 일도 잘하는 경호원들이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거든요. 아무래도 저희 브랜드 특성상 남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도 있고 VIP 들을 모셔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모도 신통치 않고 애티튜드도 너무 형편없고....... 더군다나 정말 누군가 보석이라도 훔쳐 달아나려는 일이 생겨도 쫓아가 잡을 수나 있을까 걱정될 정도로 비리비리하게 생긴 친구들도 많이 보내서 탈이더군요. 왜, 지난 번 파티 때에도 경호원들처럼 정장을 입고 있었던 키 큰 서버들 있지 않습니까? 그 친구들은 에이전시에 소속된 모델들인데 그 때 보셔서 아시겠지만 경호원이라고 온 친구들이 모델들보다 키도 작고 체구도 작아서 정말 경호원 맞나 싶은 친구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참, 그러고 보니 고객님께서 그 때 저와 만나셨을 때 경호원들을 찾고 계셨지요? 어떻게, 괜찮은 경호원들은 찾으셨습니까?”
민재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열심히 찾다보니 결국 찾아지게 되더군요. 우리나라 최강의 특수부대 출신 전역자들과 격투기 선수 출신들로 이루어진 경호회사가 있었어요. 그들을 고용해서 신변 보호를 맡겼는데, 진짜 실력이 기가 막히더라구요! 제가 직접 두 눈으로 그들 실력을 몇 번 보았는데, 우리나라에 그만한 실력을 가진 경호원들은 찾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민재의 말에 리처드 김은 솔깃해하는 표정으로 그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런 경호회사가 있단 말씀입니까? 혹시 어디인지 제게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올해 남은 후반기에 연말까지 저희 회사 이벤트가 계속 있을 예정이라, 정말 실력 있는 경호원들이 절실히 필요하던 차였습니다.”
민재는 지갑에서 강운예 관장의 경호 회사 명함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이 분께 전화드릴 때 굳이 제게 소개 받았다는 말씀은 하지 말아 주십시오. 아무튼, 이들을 고용하시고 후회하시지는 않을 겁니다.”
리처드 김은 그에게 고맙다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리처드 김이 돌아간 후 민재는 아이의 곁으로 가 함께 커플링을 끼어 보았다.
“오빠, 우리 같은 반지 끼니까...... 진짜 결혼하는 거 같아요......! 너무 행복하다......”
아이는 반지를 낀 서로의 왼손에 깍지를 끼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녀가 이렇게 밝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민재는 더 없는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