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아이 동생 유키나 (6)
아이 동생 유키나 (6)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와 같은 침대에 누워 함께 잠 든 두 사람,
아침 7시 즈음이 되자 똑같이 눈을 뜨게 되었다.
“오빠,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이가 민재의 뺨을 어루만지며 배시시 웃는다.
“아이도 잘 잤어요? 조금 더 자도 되는데.”
“아니에요, 그래도 오빠 아침밥 해줘야 하는데 일어나야죠. 오빠 먼저 씻고 계세요.”
아이는 민재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는 이불 밖으로 나왔다.
창가로 들어오는 싱그러운 아침 햇살에, 그녀의 하얗고 탐스러운 살결이 눈부시도록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에서 분홍색 앞치마만 하나 걸치고 주방으로 나가고 있었다.
민재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따라 나갔다.
“흐음...... 오늘 아침은 뭐를 만들면 좋을까.......”
아이가 냉장고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그녀를 따라 주방으로 나온 민재가 그녀의 등 뒤에서 허리를 꼭 안아주었다.
“아레......? 오빠......?”
아이의 등에, 딱딱하게 솟아 있는 그의 굵고 커다란 페니스가 느껴졌다.
“이렇게 아무것도 안 입고 앞치마만 두르고 있으면, 내가 너무 흥분되잖아요?”
그의 말에 아이도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민재의 손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그를 돌아보며 웃었다.
“흐흐흥~♡ 오빠, 내가 이렇게 앞치마만 하고 있으면 흥분되세요?”
“아이와 함께 있을 때마다 늘 그렇긴 하지만, 오랜만에 아이가 앞치마 두른 모습 보니까 가슴이 더 두근두근 거리는 거 같아요.”
아이가 몸을 돌려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럼 아침 식사 만들기 전에...... 앞치마 입은 채로 여기서 나랑 그거...... 할래요......?”
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만요, 콘돔 가지고 올 게요.”
그런데 그녀가 민재를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는다.
“오빠......! 그거 하지 말고 생으로 그냥 해요.......!”
“그치만, 아이.......”
“우리 이렇게 하는 거 진짜 오랜만이잖아요, 그러니까...... 콘돔하지 말고 그냥 해주세요....... 하다가 밖에 싸면 되잖아요.......”
아이는 민재의 손에 깍지를 끼며,
그에게 입술을 맞추었다.
민재는 그녀를 번쩍 안아들어 싱크대 위에 걸터앉혀 놓았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몸을 붙인 뒤,
그녀의 등과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키스를 나누었다.
“으음...... 오빠......”
아이의 두 다리가 그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커다란 가슴도 그의 몸에 밀착시켰다.
그의 몸에 눌리며 앞치마 옆으로 삐져나오는 젖가슴,
민재는 앞치마를 살짝 위로 들어 올리고,
그의 페니스를 그녀의 음문에 조심스럽게 비비기 시작했다.
“으응...... 오빠...... 오빠...... 그냥 해줘서 고마워요....... 생으로 해줘서 고마워요.......”
그녀의 아래가 조금씩 젖어오고,
천천히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띵동~!
갑자기 인터폰이 울린다.
그 자리에 얼어붙은 두 사람.
“아니, 이 아침에 누가.......?”
민재는 아이를 싱크대 아래로 내려놓은 후, 놀란 표정으로 인터폰 액정을 확인해 보았다.
화면에는 아파트 1층 공용현관 앞에 유키나가 서 있는 모습이 떠 있었다.
“헉! 유키나?!”
“헤에? 유키나짱이 왔다구요?! 지금 이 시간에?!”
아이도 깜짝 놀라 손으로 몸을 가리며 소리를 질렀다.
“지금 1층에 왔어요! 일단 문은 열어줘야 할 거 같은데......?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오려면 시간 있으니까 우리 얼른 옷 입어야 할 거 같아요!”
“네, 알았어요, 오빠!”
아이가 후다닥 드레싱 룸으로 뛰어 들어가고,
민재도 공용현관을 열어준 후, 헐레벌떡 옷을 입기 위해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 * *
“형부~! 오네짱~! 오하요 고자이마쓰~! 다들 잘 잤어요?”
발랄해 보이는 투사이드업 헤어스타일에 짧은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유키나가 싱글벙글 웃으며 집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사이 허겁지겁 아무 옷이나 주워 입고 나온 두 사람, 아직 씻지도 않은 터라 머리도 떡져있고 꾀죄죄한 모습이다.
“아레? 둘 다 어젯밤 뜨거운 밤을 보냈는가봐? 이제 막 일어난 거예요?”
“아니거든? 니가 생각하는 거 안했거든! 유키나짱, 헨타이 (변태)!”
아이는 막 민재와 뜨거운 시간을 가지려는 순간을 방해한 동생이 얄미운 모양이다.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키나는 언니를 놀려대기 바빴다.
“헨타이는 오네짱이 더 헨타이지! 결혼도 안 하고 벌써부터 형부랑 동거하고 있으면서~! 메에에에롱~!”
“난 어차피 오빠랑 결혼할 거거든? 결혼 전에 같이 있는 게 뭐가 어때서? 흥!”
아침부터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
민재는 머리를 긁적이며 두 사람 사이로 끼어들었다.
“유키나, 아침 아직 안 먹었어요?”
“아니오, 호텔 조식 일찍 먹고 어제 갔던 코엑스몰 더 둘러보려고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역시 너무 아침 일찍 나와서 그런가, 문 연 곳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거기 별마당 도서관에 조금 있다가 바로 이리로 온 거예요.”
민재와 유키나가 거실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이는 뽀로통한 표정으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역시, 중요한 순간을 방해한 것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우와~! 형부 집 커피, 카페에서 파는 거 같아요! 진짜 맛있어요!”
“그쵸? 저 커피 엄청 좋아해서 비싸지만 카페에서 쓰는 거랑 거의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는 커피 머신으로 들여놓았거든요. 이거 있으니까 커피 마시러 카페 나갈 필요도 없고, 엄청 좋아요.”
“진짜 이거만 있으면 카페 안가도 되겠어요. 나도 한국에 있는 동안 커피 마시러 형부네 집 자주 와야지~!”
그 말에, 주방에 있던 아이가 소리를 질렀다.
“커피는 너 호텔 방에 캡슐커피 있을 거 아냐? 그거나 마셔~!”
“내가 있는 호텔, 캡슐커피가 아니라 커피 티백이랑 물 끓이는 전기포트만 주던데? 티백도 하루 2개 밖에 안 주고. 어쨌든 형부네 커피가 더 맛있어서 여기 자주 올 거야! 형부 그래도 되죠?”
민재는 아이의 눈치를 살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유키나는 그의 옆으로 바싹 다가와 앉고는 핸드폰 화면을 보여주며 말했다.
“형부! 이따가 아침 먹고 나 데리고 명동 구경 시켜주세요!”
“명동은 낮에 가는 것보다 저녁에 가는 게 훨씬 더 재미있을 텐데요?”
“그럼 낮에 갈 만한 곳 어디 없을까요?”
싱크대 앞에서 식사를 만들고 있던 아이가 말했다.
“오빠~! 그럼 유키나짱 데리고 서대문 형무소나 데리고 갔다 와요~!”
유키나는 정색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형..... 무소? 그럼 게이무쇼 (형무소의 일본어. 일본에서는 아직도 교도소를 형무소라고 부른다)......? 내가 왜 한국까지 와서 형무소에 가야 해?”
“거기 진짜 형무소가 아니라 역사 박물관이거든? 너도 거기 가서 일본하고 한국 하고 근현대사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공부 좀 해야 해!”
“공부라면 지금도 오네짱보다 내가 더 많이 하고 있거든요? 공부는 일본 돌아가서 열심히 하면 되니까 한국에서는 형무소 같은데 말고 재미있는 데만 다닐래! 형부, 어디 갈만 한 데 없을까요?”
유키나가 민재의 팔을 잡아 흔들며 물었다.
“하하, 유키나는 고궁이나 박물관 같은 곳보다 쇼핑 하는 곳을 더 가보고 싶겠죠?”
“네, 맞아요! 코엑스몰 말고도 다른 쇼핑몰도 가보고 싶어요!”
“그럼 역시 동대문으로 가보는 게 좋겠는데요?”
“동대문? 아, 저도 거기 들어봤어요! 싸고 예쁜 옷 되게 많은 곳이라고 일본에도 소문 많이 난 곳이에요!”
“그럼 동대문 갔다가 그 주변에서 점심 먹고, 오후에 명동 가면 되겠네요. 아이도 괜찮죠?”
“네, 저도 동대문 좋아요. 그런데 어제처럼 유키나짱한테 뭐 많이 안 사줘도 되요. 쟤 부모님한테 여행 경비로 돈이랑 카드까지 다 받아 왔거든요.”
아이는 살짝 눈을 흘기며 말했다.
* * *
아침을 먹은 후, 민재는 아이와 유키나를 메르세네스 벤츠에 태우고 동대문으로 출발했다.
아이가 조수석에, 유키나가 뒷좌석에 탔다.
습관처럼 아이에게 안전벨트를 직접 매어주는 민재,
이를 본 유키나가 얼굴을 붉히며 키득거렸다.
“우어어어어~! 형부, 오네짱~! 혼토니 바카푸루 (닭살커플, 애정행각이 지나친 밉상커플) 야~!”
민재는 쑥스럽게 웃으며 차를 출발했다.
“일본 커플들은 연인에게 이렇게 안 해줘요?”
“몰라요~! 드라마에서도 그렇게 하는 건 못 봤어. 아~! 한류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그렇게 하는 거 본 적 있는데, 한국 남자들은 원래 그렇게 여자들에게 다 해주는 거예요? 그건 너무 로맨치쿠 하다~!”
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어학당 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 한국 남자라고 해서 다 그러는 건 아니래. 내가 우리 오빠는 차에 타면 안전벨트 꼭 직접 매준다고 그러니까, 한국 남자 사귀는 다른 여자애들이 자기 남친은 그렇게 해준 적 없다면서 엄청 부러워했었어.”
“그런데 그렇게 벨트 매주는 것도 처음부터 해주면 되게 이상한 거 아니에요? 누가 나한테 갑자기 그러면 우와키 모노 (바람둥이) 로 보일 거 같아.”
민재가 백미러로 유키나를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
“당연히 처음부터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진짜 오해받기 딱 좋은 행동이니까요. 아이에게 이렇게 벨트 매주는 건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하면서 해주는 거예요.”
“그럼 형부는 오네짱한테 언제까지 그렇게 해줄 건데요?”
“아이가 내 옆에 함께하는 마지막까지요.”
그 말에 유키나가 까르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나중에 둘이 흰머리 나고 할아버지 할머니 돼서도 진짜 그렇게 벨트 매주는지 꼭 확인할거야~! 형부, 지금 한 말 거짓말이면 그때 가서 나한테 선물 사주기~!”
“하하, 알았어요. 나하고 같이 차 탈 때 혹시 내가 아이한테 벨트 안 배주면 꼭 지적해 주세요. 그럼 내가 유키나 선물 사줄게요.”
민재는 즐겁게 웃으며 동대문을 향해 차를 운전했다.
* * *
동대문 DDP (Dongdaemun Design Plaza)와 여러 쇼핑센터를 돌며 한 아름 옷을 산 유키나.
아이 역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고 몇 벌 구매하게 되었다.
물론 아이의 옷은 민재가 결재해주고 말이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유키나가 부러운 듯 말했다
“우와, 오네짱. 혼토니 우라야마시이 (정말 부럽다)...... 나도 형부 같은 한국 남친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엔 아이가 유키나를 놀리듯 혀를 살짝 내밀며 말했다.
“흥, 부러우면 너도 한국으로 유학오던가.”
유키나는 민재에게 바짝 다가오며 물었다.
“형부, 형부 같은 한국 남자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해요?”
응?
민재 정도 나이에 이 정도 키, 이 정도 외모 가진 애 찾는 건 가능할 거 같긴 한데,
민재 정도 재력까지 가진 애 찾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재벌 3세, 4세들 중에서 찾을 거 아니면 만나기 힘들지도......?
“유키나는 남자 볼 때 어떤 면을 제일 중요하게 봐요?”
“음...... 형부처럼 키 크고 잘생기면 좋겠지만요...... 역시 나만 사랑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형부가 오네짱한테 하는 것만큼 해줄 수 있는 사람이면 진짜 좋겠구요! 그리고 일본 남자들처럼 약하고 여자같은 성격의 남자들 말고, 형부처럼 든든하고 강하고 멋있고...... 되게 야사시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네?!?! 나처럼 야사시...... 야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구요?!?!”
헉, 그럼 내가 야한 사람으로 보인다는 말인가?
뭐, 맨날 아이랑 같이 아무것도 안 입고 자고, 매일 아이랑 그거 할 생각만 하고 있는 건 맞지만,
유키나가 이런 걸 어떻게 알고 나보고 야사시하다고 하는거지?!?!
“아니아니~! 일본말로 야사시, 상냥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구요~!”
아......!
그 야사시가 내가 생각하는 야사시가 아니었구나.......!
민재는 이마에 흐르는 식은 땀을 손으로 닦으며 말했다.
“아, 상냥한 사람이요.......? 저처럼 차 탈 때 벨트도 직접 매주고 말이죠?”
“그런건 안 해줘도 괜찮은데, 그래도 형부가 오네짱 보고 싶다고 일본으로 날아온 것처럼, 나 때문에 열일 제쳐두고 찾아올 정도로 날 사랑해주고 저한테 무척 상냥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때 형부가 오네짱 보고 싶다고 한국에서 날아왔다는 말 듣고 엄청 부럽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리고 오네짱한테 해주는 행동도 모두 다 부러웠구요. 진짜 형부가 오네짱한테 하는 것처럼 절 사랑해줄 수 있는 남자면 정말 좋을 거 같아요!”
옆에서 듣고 있던 아이가 조용히 다가와, 민재의 팔을 붙들고 있는 유키나의 팔을 떼어 놓으며 말했다.
“유키나짱......? 그런 사람은 네 힘으로 직접 찾아보고 우리 오빠 손 자꾸 잡지 말아 줄래?”
아이는 두 사람 사이로 끼어 들어와, 유키나가 민재에게 스킨십을 하지 못하게 원천봉쇄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