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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4화 〉아이의 한국 여행 - 유키나짱과 전주로 (1) (94/140)



〈 94화 〉아이의 한국 여행 - 유키나짱과 전주로 (1)

아이의 한국 여행 - 유키나짱과 전주로 (1)

불길이 타오르고 폭포수가 쏟아지는(?) 밤을 보낸 두 사람,



아이는 늦은 밤까지 이어진 정사에도 지치지 않은 듯, 매일 일어나던 시간에 저절로 눈을 뜨고 일어나 주방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늘도 알몸에 분홍색 앞치마만 두르고 말이다.




조금 늦게 잠에서 깬 민재는 거실로 나오다가 아일랜드 식탁 앞에서 앞치마 뒤로 등과 엉덩이를 드러내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아이의 므훗한 모습을 보고는, 그녀의 뒤로 쪼르르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를 꼬옥 껴안고는 볼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잘 잤어요, 아이? 우리 어차피 이따가 전주로 출발할 건데, 아침은 간단하게 빵으로 먹거나 조식 서비스 시켜 먹어도 되지 않을까요?”



아이는 민재를 보고 방긋 웃고는, 그의 입술에 살짝 뽀뽀를 해 주었다.




“아, 오빠.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래도 아침밥은 챙겨 드시는 게 좋잖아요. 어제 마트에서 두부 산거 있어서, 오늘 아침은 두부 넣은 된장찌개랑 두부 양념 구이 만들어 보고 있어요.”

이제 한식도 너무나 잘 만드는 아이,



민재는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앞치마 뒤로 탐스럽게 드러난 그녀의 엉덩이를 꼬옥 잡아보는 민재.



“아잉, 오빠앙~ 이러면 또...... 그거 하고 싶어지자나요옹~”


아이는 엉덩이를 흔들며 부끄러워했다.


민재는 그녀의 등에 단단하게 솟은 페니스를 살짝 갖다 대며 물었다.

“오늘 아침은 주방에서 그거...... 하고 싶지 않아요? 어제처럼 생으로......!”



생으로, 란 말에 아이도 그를 돌아보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하고 싶어요......! 어제 오빠가  등 위에 싸는 느낌은 진짜......! 나, 오빠한테 정복당한 기분 들고 너무 좋았어요.......!”

“그럼 지금 또 해줄까요? 마지막에 등에도 싸주고......?”



민재의 손이 그녀의 커다란 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했다.

금방 얼굴이 발그레해져버린 아이,

그녀의 손이 민재의 페니스로 향하다가, 갑자기 멈칫한다.




“으응, 오빠...... 나도 지금 오빠랑 엄청 하고 싶긴 한데요....... 오빠 오늘 또 전주까지 운전하시려면 너무 피곤할 거 같아요. 지난 번 부산 갔을 때도 밤에 호텔에서 그냥 졸도하셨었잖아요?”



앗, 졸도라니?! 피곤한 상태에서 샴페인 마시다가 그대로 잠들긴 했지만 졸도한 건 아닌데......?!


“오빠 안전 운전하셔야 하니까, 오늘은 제가 참을게요. 그리고 오늘 전주에 호텔 가서도 피곤하시면 밤에 그냥 주무셔도 되요. 대신.......”




아이가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대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기 전에 저, 덮쳐 주셔야 해요! 그 때 부산에서 그랬던 것처럼! 아셨죠?”

아이는 귀여운 표정으로 윙크를 날리고는 그의 입술에 쪽, 입을 맞추었다.



* * *



아침식사를 하고 전주로 가져갈 짐 정리를 마친 후,

민재와 아이는 유키나를 데리러 가기 위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아이가 메르세데스 벤츠 옆에 주차되어 있는 민재의 페라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라리’는 우리가 전주 다녀오는 사이 또 여기서 외롭게 혼자 있어야겠네요?”



아이는 그의 붉은색 페라리 F8 트리뷰토를 ‘라리’라고 부르고 있었다.



지난번 아이를 쫓아다니던 뿔테안경 스토커가 못으로 긁었던 자리는 이제 감쪽같이 수리되어 있었다. 참고로 그 뿔테안경 스토커는 민재에게 수리비 전액을 보상하는 것으로 합의를 봐서 그에 대한 처벌은 면할 수 있었지만, 본인이 아이를 스토킹 했다는 혐의는 인정하지 않아 결국 재판에 넘겨져 불구속 상태에서 1심이 진행 중이었다.



이 후 수리를 마치고 돌아온 페라리는 가끔 아이와 가까운 곳에 놀러가거나 기분  때 타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그보다 넓고 승차감도 좋은 메르세데스 벤츠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었다.




“전주 가는데 얘를 타고 가는 것도 좋겠지만, 이번엔 셋이서 가는데다가 짐도 많아서 이거 타기는  곤란하죠. 스포츠카가 보기에는 멋있지만 막상 타고 다니기에는 실용성이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진짜 라리는 마음껏 달려야 하는 애인데, 정작 1주일에 한두 번 밖에 밖으로 나가지 못해 많이 속상할 거 같아요.”



“그럼 아이, 이거, 어학당 개강하면 아이가 타고 다닐래요?”




“네, 제가요?”

아이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네, 아이 일본에서 운전면허  거 가지고 있죠?”


“네, 있어요.”


“그럼 그거가지고 관계 기관에서 적성검사 받으면 우리나라 면허증으로 교환발급 받을 수 있어요. 전주 다녀와서 내가 그 절차 알아봐 줄게요.”

아이는 매우 기뻐하며 손바닥을 마주쳤다.


“정말요! 그럼 되게 좋을  같아요! 오빠가 매일 어학당에 데려다 주시지 않아도 되고!  나중에 라리로 운전 연습해 봐도 되요? 일본이랑 한국이랑 운전석 위치랑 차선이 모두 반대여서 미리 연습을 해봐야   같아요!”


“그래요, 우리 전주 다녀와서 다음 주중부터 함께 운전 연습 하러 가요. 우리 아파트 옆에 탄천 공용 주차장에 낮에 가면 사람도 별로 없을 테니까, 거기서 연습하면 좋겠네요.”

민재는 아이와 함께 벤츠에 탄 후, 늘 하는 것처럼 그녀에게 직접 안전벨트를 매주었다.


삼성동 A아파트를 지나 테헤란로의 L호텔에 도착한 두 사람,




유키나는 체크아웃을 마치고 로비에 앉아 있었다.

“오하요 (일본의 아침인사 ‘오하요고자이마스’의 준말, 혹은 반말형), 오네짱~! 오하요고자이마스, 형부~!”




청반바지에 파란색 끈나시, 하얀색 얇은 가디건과 갈색 리본이 달려있는 챙이 넓은 여성용 밀짚모자를 쓰고 있는 유키나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밝은 얼굴로 인사를 했다.

“유키나, 잘 잤어요? 아침은 먹었구요?”

“네, 근데 아침은 쪼금만 먹었어요.”




“응? 왜요?”

“오네짱이 고속도로 타고 가다가 나오는 휴게소에 먹을 거 엄청 많이 판다고 그래서요~! 점심에 그거 먹고 싶어서 일부러 아침 쪼금 먹었어요~!”



역시  자매는, 먹거리 정보에 대한 공유만큼은 그 누구보다 철저한  같다.

우선 세 사람은 다시 삼성동 A아파트로 돌아와 유키나의 짐 중 이번 전주 여행에 가져가지 않을 것들은 모두 서재 옆방에 보관해 놓고, 미리 거실에 빼놓은 민재와 아이의 짐이 담긴 여행용 가방들을 챙겨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유키나가 거실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아레? 나니 코레 (뭐야, 이거)? 이거 어제까지 없었는데 언제 생긴 거예요? 두 사람 웨딩포토? 웨딩 포토까지 찍은 거예요?”




민재의 집 거실 벽에는 지난 번 부산에 갔을 때 푸른 바다와 요트들을 배경으로 찍었던 ‘웨딩 기념사진’ 액자가 걸려 있었다.




이 사진은 민재와 아이가 일본에 다녀오는 사이 아파트 경비실에 도착해 그곳에서 맡아두고 있었는데,  다 이 사진이 집에 도착했던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어제 저녁 아파트 경비원들이 직접 집으로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기념사진은 일부로 소파 뒤 가운데가 아니라 창 쪽으로 조금 치우쳐서 걸어 놓았다.  옆에는 나중 진짜 결혼식을 할 때 찍은 웨딩사진을 걸어놓을 자리로 남겨두었던 것이다.

유키나는  사람의 사진을 부러운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야~ 사진을 웨딩드레스까지  입고 찍었네? 완전 부부모드인데? 이거 사진 찍어서 오까상한테 보내야지!”


유키나는 핸드폰을 꺼내 민재와 아이의 웨딩 사진을 찍으려 했다.

“유키나짱~! 아직 오또상 심장  좋아! 오까상한테 그 사진 보냈다가 오또상이 보고 놀라시면 어쩌려고 그래?!”


아이가 깜짝 놀라 유키나를 막아섰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서 현관 쪽으로 질질 끌고 갔다.



“내가 전주 가서 맛있는 거 많이 사  테니까 사진은 찍지 마아아~ 응?”



“아니, 오네짱~! 그래도 사진  장만 찍자, 응? 잘 나와서 그래, 잘 나와서~!”



“응,  돼~! 저거 찍어서 오까상한테 보내면 앞으로 유키나 짱, 한국에서 아무것도 안 사줄줄 알아~!”



아이에 의해 유키나가 집밖으로 끌려 나가고, 민재도 모든 짐들을 챙겨 들고 그녀들을 따라 집을 나섰다.



이제 전주로 출발할 시간이었다.


* * *




네비게이션을 검색해보니 서울에서 전주까지 논산-천안 고속도로를 타면 2시간 30분가량 걸린다고 나온다.

이 정도면 지난번 5시간 걸려 도착했던 부산까지의 거리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정도다.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톨게이트를 지날 때, 뒷좌석에 앉아 있던 유키나가 말했다.

“그런데 형부! 나 너무 아쉬워요.”



“아쉽다구요? 뭐가 아쉬운데요?”




“전에 형부가 오네짱한테 평생 안전벨트 직접 매줄 거라고 했잖아요? 만약 안 그러면 나한테 선물사준다고도 했고. 그래서 오늘도 오네짱 벨트 매주나 안 매주나 지켜보고 있었는데 오늘도 잊지 않고 매줬어! 아, 오늘 오네짱한테 벨트  매주는 거 걸리면 휴게소 음식 10만원어치 사달라고 할라고 그랬는데, 아쉽다~!”



민재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휴게소 음식을 10만원씩이나요? 휴게소에 있는 메뉴들을 한 가지씩 전부다 골라도  십만 원 안 나올 거 같은데요? 하하.”

“오네짱이 그러는데 고속도로 휴게소에 파는 델리만쥬랑 떡볶이, 통감자가 그렇게 맛있데요! 다른 것들도 엄청 맛있구요.”



조수석에서 핸드폰을 보던 아이가 뒷좌석의 유키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들이 다 맛있기는 한데, 타코야키는 먹지 마. 일본에서 먹던 거랑 조금 다른 느낌이야.”




“타코야키? 한국까지 와서 타코야키를 먹을 필요는 없지. 타코야키를 제대로 먹을 거면 차라리 오사카를 가는데 낫지~!”

나루사와 자매는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이야기로 한동안 수다를 떨었다.


그러다 아이가 민재에게 물었다.

“오빠, 오늘부터 묵을 호텔은 어디에요?”

“전주에 있는 R호텔이에요. 그래도 전주에서 제일 좋은 호텔이라고는 하는데, 아무래도 지방에 있는 거다 보니 지난번에 갔던 서울, 인천, 부산의 호텔들보다다는 조금 부족해 보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괜찮아요. 지난번 부산처럼 너무 비싼 객실은 필요 없어요. 그런데 오빠, 우리 객실이랑 유키나 객실은 따로 예약하셨죠? 설마...... 옆에 방이거나 한 건 아니죠?”



아무래도 아이는 이 부분이 제일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하긴, 아무리 좋은 호텔이라고 남녀가 밤에 그거 하는 소리는 전부 객실 밖으로 들리기 일쑤다. 심지어 옆방에서도 그거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허다하고 말이다.




만약 둘이 밤에 사랑을 나누는데  소리를 유키나가 듣는다고 생각하면......

여자인 아이는 이런 점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네, 우리 객실은 7층, 유키나 객실은 8층으로 예약했어요.”



민재의 말에 아이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라? 형부?  형부하고 오네짱 객실은 7층이고 난 8층이에요? 뭐, 객실이 다른 거예요?”


“아, 아니에요, 유키나~! 객실은 똑같이 프리미어 스윗인데, 마침 체크인 가능한 객실이 7층에 하나, 8층에 하나 밖에 없어서 그렇게 된 거예요!”



“아~ 그렇구나~!”

민재가 급히 둘러댄 말이었지만, 유키나는 금방 수긍하는 표정이다.

아이는  넘겼다는 듯, 웃는 얼굴로 그의 어깨를 토닥토닥 해주었다.

* * *



출발한지 1시간 30분 쯤 지났을 때, 세 사람은 천안에 있는 어느 휴게소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하자마자 나루사와 자매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휴게소로 향했다.

“와~! 휴게소다~!”



“내가 말한 대로 엄청 크지?”



“응! 맛있는 것도 되게 많을 거 같아!”



민재가 그녀들을 따라나서며 말했다.




“천안하면 호두과자가 되게 유명해요. 여기 왔으니 그건  먹어보세요.”




“호두과자요? 그건 뭐예요?”

“델리만쥬랑 비슷하게 생긴 건데요. 안에 슈크림 대신 팥앙금하고 호두 견과류가 든 과자에요.”



 말에 나루사와 자매는 손을 꼭 붙잡고 ‘호두과자’ 상호가 붙어 있는 매장부터 먼저 달려갔다.



10분정도 점포들올 돌아다닌 그녀들은 호두과자부터 버터 옥수수 구이, 전기구이 오징어, 치즈소떡, 통감자, 핫바, 어묵떡볶이, 치킨 팝콘에 콜라까지 사와서 군것질로 점심을 해결하기 시작했다.

민재의 점심을 통살닭꼬치에 에너지 드링크. 부산만큼은 아니더라도 전주까지의 거리도 상당한 만큼 졸음운전 예방을 위해 커피보다 카페인이 더 들어 있는 에너지드링크를 선택한 것.



“와~! 이거 호두과자 엄청 맛있다! 형부! 이거 여기 천안에만 파는 거예요? 서울에서는 사 먹을 수 없어요?”



유키나는 벌써 호두과자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에 반해버린 모양이다. 금세  봉지를 다 먹고는 휴게소를 출발하기 전 더 사가려고 지갑까지 준비하고 있었다.




“서울에서도 호두과자 파는 곳이 있어요. 역이나 터미널에도 팔고 있고...... 아! 우리 집 근처 포스코 사거리 부근에도 호두과자 매점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정말요! 와,  됐다! 나중에 일본  때 오또상 오까상 사다 드리면 되게 좋아하실 거 같아요!”



유키나는 군것질로 점심을 다 먹은 후, 정말로 호두과자를 세 봉지나 더 사서 뒷좌석에서 오물오물 호두과자를 먹으면서 전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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