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화 〉아이의 반항 (10)
아이의 반항 (10)
“얏빠리(역시나)...! 벌써 와 있었네요...!”
세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A아파트 48층에 내리니, 어플로 주문한 배달 음식 봉지가 이미 현관문 앞에 놓여 있었다.
“(일본어) 어머나~ 그건 뭐니?”
린코의 물음에 아이가 제법 묵직하고 커다란 음식 봉지를 두 손으로 끙차~ 하고 들어 올리며 답했다.
“(일본어) 오빠가 야식 주문한 거예요.”
“(일본어) 야식? 뭔데, 뭔데~?”
야식이란 말에 린코의 눈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보쌈이라고, 돼지고기를수육처럼 푹 삶은 고기 요리입니다.”
“(일본어) 보쌈? 이름부터 정열적으로 들리네요. 보사노바(Bossa Nova, 브라질의 음악 장르 중 하나. 삼바에서 파생되어 나왔고 미국 재즈의 영향을 받아 전 세계에 널리 퍼졌다.)가 연상되는 이름이에요!”
세 사람은 집 안으로 들어와 옷부터 갈아입고 다시 거실 테이블로 나와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일본어) 아라? 뭘 이렇게 많이 시켰니? 이건 거의 출장 뷔페 수준인데?”
봉지 안에서 끝없이 나오는 일회용 용기들을 본 린코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이가 별거 아니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일본어) 흐흐흥~ 많이 시킨 게 아니고, 세트 하나 시킨 게 이 정도 배달 온 거예요.”
“(일본어) 세트 하나 시킨 게 이 정도라고? 대체 어떤 세트를 시켰길래...?”
“(일본어) 한국은 원래 음식 인심이 좋아서, 식당에서 뭘 하나 시켜도 반찬이나 사이드 메뉴들을 엄청 많이 갖다 줘요. 아까 우리 점심 먹은 레스토랑에서도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인데도 밑반찬이며 밥, 국까지 다 리필 되고 그러잖아요? 심지어 전에 유키나가 한국 왔을 때 한국 전주라는 곳에 갔었거든요? 거기 어느 식당이나 들어가서 식사를 시키면 반찬만 스무 가지가 넘게 나오더라구요!”
“(일본어) 헤에~? 반찬만 스무 가지가 넘게 나온다고? 천왕(일왕)이나 총리의 식사도 반찬은 스무 가지가 안 나올 텐데, 한국이란 나라는 정말...?!”
민재가 용기들의 뚜껑을 오픈하며 하나하나 소개를 해 주었다.
“우선 이게 메인 요리인 보쌈 고기입니다. 대짜에 고기를 좀 더 추가해서 주문한거니 저희 셋이 먹기에 충분히 넉넉할 거예요.”
물론 일반적인 보쌈 대짜라면 4~5인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지만 아이와 린코, 두 사람과 함께 먹는다면...
크흠...!
“그리고 이건 보쌈이랑 함께 먹을 맛김치하고 무채, 치커리 샐러드, 고기를 싸먹을 배추랑 떡삼, 무쌈, 고기 찍어먹을 새우젓이랑 쌈장... 그리고 이건 콩나물국이구요, 이건 쟁반막국수라고 메밀면으로 만든 비빔국수입니다. 보쌈이랑 같이 먹으면정말 맛있어요. 그리고 이거는...”
민재가 오목하고 널찍한 용기에 가득 든 투명한 우윳빛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맛깔스럽게 생긴 굴들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는 보쌈이랑 함께 먹을 굴입니다. 의외로 돼지 보쌈 고기와 굴의 궁합이 아주 잘 맞지요. 한 번 드셔보시면 그 맛에 반해버리실지도 모릅니다.”
돼지고기와 굴이라는 낯선 조합에, 린코도 신기하다는듯이 보쌈과 굴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일본어) 굴이라면 카키(カキ)...? 굴이 돼지고기와 잘 어울릴거란 생각은 못했어요.”
“일본에서는 굴을 주로 어떻게 드시나요? 역시 생으로 많이 드시지요?”
“(일본어) 네,맞아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굴과 같은 해산물을 생으로 먹을 때는 초고추장 같은 매운 소스에 찍어 먹는 걸 좋아하지요? 일본사람들은 굴을 생으로 먹을 때는 레몬이나 후추를 뿌려 먹는 걸 좋아해요. 캐나다나 유럽 사람들에게 배운 방식대로 먹는 거지요. 아니면 카키나베(かきなべ)라고 해서 전골을 해 먹거나 카키라이스(カキライス) 굴튀김을 만들어 먹기도 해요. 그리고 이제 점점 한국도 겨울이 시작되려고 하는 같은데, 일본에서는 굴, 복어, 게 요리가 겨울의 3대 요리라고 불릴 만큼 겨울에 큰 사랑을 받는 음식이에요.”
일본에서도 겨울에 굴이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하기야, 겨울에 굴만한 보양식도 드믄 법이지.
오죽하면 굴 보고 ‘바다의 우유’, ‘바다의 꽃’ 이러고 할까?
어느새 거길 테이블은 보쌈 세트 음식들로 한 상 크게 차려졌다.
그리고 보쌈과 함께 주문한 그것,
자몽맛 소주, 레몬맛 소주도 함께 나왔다.
“(일본어) 아! 나 이거 한국 드라마에서 본 적 있어! 소주! 한국 소주 맞지?”
린코는 예쁘고 날씬한 K-pop 스타가 모델로 그려진 초록색 소주병을 들고신기하다는 듯 구경했다.
아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어) 네, 맞아요. 소주인데 이건 과일맛이 나는 거예요.”
“(일본어) 과일맛 나는 소주? 한국 소주도 일본 소주처럼 쓰다는데, 이건 안 쓴 거니?”
“(일본어) 아니오, 한국 소주는 일본 소주만큼 쓰지 않아요. 일본 소주처럼 물이나 얼음에 타 마시지 않아도 될 정도구요, 오히려 단맛이 더 많이 나는걸요? 그리고 이건 과일맛까지 첨가한거라 조금 도수 높은 과일주나 칵테일 같은 느낌이 드실 거예요.”
한국의 소주는 대부분 희석식 소주다.
희석식 소주는 흔히들 공장에서 대량으로 소주를 만드는 방법을 일컫는데, 연속식 증류기로 증류한 주정에 물, 감미료 등을 넣어 묽게 희석해서 만든 소주를 말한다.
반면 일본의 소주는 전통 방식의 증류식 소주가 많다. 증류식 소주란 곡식으로 만든 술이나 고구마로 만든 술 등을 끓여서최종적으로 얻어진 것을 말하는데, 이로 인해 알콜 농도가 45% 정도로 한국 소주보다 도수가 더 높은 편이다. 그래서 일본 소주를 먹을 때에는 물에 한 번 더 희석해서 먹거나 얼음을 넣어 먹는 것이다.
린코와 아이가소주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민재가 팬트리에서 도자기로 된 오래된 소주잔과 소주병을 꺼내 왔다.
이건 아버지의 유품이었다. 아버지는 사업 파트너였던 지인으로부터 전통 소주와 수주잔 세트를 선물 받았었는데, 딱히 술을 크게 즐기지 않았던 민재의 아버지가 소주와 소주잔 모두를 진열장에 보관해 두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버지가 남기신 거라 버리지는 못하고 계속 보관만 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장모님 되실 분을 위해 사용한다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기뻐하시겠지!’
민재는 소주잔과 함께 도자기 병에 든 아버지의 전통 소주도 가지고 나왔다.
한국의 대표적인 소주 중 하나인 안동 소주였다.
“어머님, 이건 한국의 전통 소주입니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소주가 아니라 우리나라 명장 중 한 사람이 빚은 대표 소주라고 합니다. 보쌈과 함께 드시지요.”
잘 차려진 야식에 술까지 풍족한 모습,
먹기도 전인데 벌써 배가 다 부른 느낌이다.
민재는 첫잔을 아버지가 남겨주신 안동 소주로 시작했다.
맑고 깨끗한 소주가 백자로 된 소주잔에 가득담겼다.
민재가 린코의 잔에 술을 채워주는 동안, 아이가 어머니를 위해 직접 쌈을 만들었다.
노오란 배춧잎 위에 새우젓을 살짝 찍은 뽀얀 살결의 돼지 보쌈 고기를 한점 올리고.
그 위에 맛김치와 무채, 굴까지 올려서 예쁘게 쌈을 쌌다.
한국인이라면 응당 마늘에 고추까지 넣어 쌈을 만들겠지만 일본인은 마늘 먹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생마늘이라면 더더욱 기피하는 편이고.
그래서 아이는 어머니께 드릴 쌈에 마늘을 안 넣은 것이다. 고추는 혹시라도 매울까봐 뺀 것이고.
“(일본어) 어머니, 아~ 해 보세요. 제가 드려 볼게요.”
“(일본어) 어머, 얘가 쑥스럽게 왜 이래? 강군 보는 앞에서!”
“(일본어) 아잉~ 원래 한국에서는 이렇게 고기 쌈 먹을 때면 자녀가 부모님께 쌈 싸서 입에 넣어 드리기도 하고, 부모님이 자녀들에게 쌈 싸서 먹여주기도 하는 게 전통 풍습이에요!”
“(일본어) 헤에, 정말? 한국은 예로부터 유교 문화의 영향을 하게 받아서 가족 간에도 일본보다 더 보수적인 모습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귀여운 풍습들이 많았구나!”
린코는 아이가 만든 보쌈을 입으로 받아 오물오물 먹어보았다.
“(일본어) 오오... 배추 안에 고기에 굴에 김치에 짭조름한 소스(새우젓)까지...! 이건 정말 환상적인 믹스(mix)야! 특히 김치가 있으니까 굴의 비린 맛이 전혀 안 느껴지고 정말 좋구나!”
보쌈의 맛에 감탄을금치 못하는 린코에게, 민재가 두 손으로 공손히 잔을 들어 앞으로 가져갔다.
“어머니 건배, 간빠이 하실까요?.”
린코와 아이도 웃으며 소주잔을 들었다.
“한국까지 먼 길 와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제가 친아들처럼 잘 모시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어머님.”
“(일본어) 호호호, 나도 슬하에 딸만 둘이라 아들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아이를 통해서 멋지고 듬직한 아들 하나를 얻게 되어 너무나 기뻐요! 두 사람 지금처럼 사랑하는 마음 절대 변하지 말고, 평생 예쁘게 살아가야 해요, 알았죠?”
“네, 알겠습니다, 어머님!”
세 사람은 다정하게 잔을 부딪치고 술잔을 주욱 들이켰다.
역시 도수가 꽤 높은 안동 소주인지라, 한 잔만 마셔도 입에서 크으~ 소리가 절로 나왔다.
첫 번째 잔과 두 번째 잔은 안동 소주로 건배를 나누고, 그 다음 잔 부터는 자몽소주와 레몬 소주로 바꾸어 마시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안동 소주는 도수가 50도 가까이 되는 쌘 술이라 여성들이 좋아하기는 힘들 터,
다행히 린코와 아이 모두 자몽 소주와 레몬 소주는 무척 잘 마셨다. 워낙 쌘 안동 소주가 한 번 들어간 후에 마시는 술이라 그런지 더 순하고달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린코는 아이가 했던 것처럼 손바닥 위에 배추를 올리고 조금은 서투른 솜씨로 고기와 굴을 싸서 아이에게도 한 입, 민재에게도 한 입 먹여주었다.
특히 민재에게는 그의 앞접시 위에 굴과 돼지 보쌈 고기를 올려주기도 하고, 손수 술도 따라주며 친아들 대하듯 다정하게 대했다.
한국인과 일본인, 국적이 다르고 말은 다를지언정, 린코는 어느새 두 사람은 친 모자(母子)처럼 가까워져 있었다.
“(일본어) 남편은 내가 어떻게든 설득할 테니, 이제 강군은 아무 걱정도 하지 말아요, 호호호~”
민재의 예상대로, 린코는 닭 한 마리 마냥 부드러운 보쌈 고기를 무척 마음에 들어 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돼지 보쌈과 굴의 환상 캐미에 자몽 소주의 달콤함까지,
아주 완벽하다 할 정도로 기분 좋게 취한 듯 했다.
“아버님께서도, 결국 저희 결혼 허락하시겠죠...?”
“(일본어) 당연하지, 당연하지~! 솔직히 일본 천지를 다 뒤져봐도 강군만한 사윗감은 없을 거야~! 이런 사람을 단지 한국인이란 이유만으로 배척하려는 게 말이 안 되는 일이죠~!”
“그래도, 아버님께서 내 눈에 흙 들어가기 전까지 한국인 사위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시면...”
“(일본어) 그 때는 내가 그 양반 눈에 흙 뿌려버리고 입 다물고 가만있게 만들어버릴 테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요~! 자 그러한 잔 더~! 간빠이~!”
역시 보쌈 대짜에 고기도 추가하고 굴까지 같이 시키길 잘 했다.
다 먹고 나니 술과 고기, 굴은 물론, 한국 사람들이 보쌈이나 족발 시키면 늘 꿔다 놓은 보리자루 같은 대접을 받던 쟁반막국수까지도 깔끔하게 해치워져 있으니 말이다.
민재가 꺼내온 안동 소주만이 반 정도 남아 있었는데, 그마저도 아이와 린코가 위스키잔을가지고 와 얼음 타고 집에 있던 울릉도 오징어를 안주 삼아 천천히 마시기 시작하니 금방 다 동이날 판이었다.
이렇게 세 사람은 일본어로, 한국어로 자정이 넘을 때까지 신나게 떠들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집에 누가 오면 늘 그래왔듯이,
아이와 린코는 마스터룸 침대에서,
민재는 거실 소파의 카우치에 누워 잠이 들게 되었다.
* * *
달각, 달각, 달각...
주방에서 나는 소리에 거실 소파 카우치에 쪼그려 잠들어 있던 민재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으응... 아이...? 벌서 아침 밥 해요?”
옆에 놓아둔 핸드폰을 보니 아침 7시,
어제 아이는 분명 상당히 술을 많이 먹었는데,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 열심히 아침밥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오빠 잘 잤어요?”
난방을 한 덕에 집안이 따뜻해서 그런지, 아이는 여름철에 입던 짧은 돌핀 팬츠에 티셔츠를 입고, 그 위에 분홍색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부스스한 머리의 민재가 카우치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그에게 키스를해 주었다.
민재는 본능적으로 마스터룸 쪽을 스윽 보고는, 아직 린코가 잠들어 있음을 눈치 채고 아이의 허리를 꼬옥 껴안으며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언제 일어났어요?”
“한 3, 40분 전 즈음에요.”
“어제 아이도 많이 마셨으면서, 안 힘들어요?”
“오랜만에 많이 마셔서 쪼금 힘들긴 한데, 그래도 어머니가 한국 오셔서 처음으로 드시는아침 식사잖아요? 딸인제가 잘 차려드려야죠.”
“힘들면 우리 그냥 아파트 조식 시켜 먹어도 되는데.”
“으응~ 안되요. 어머니가 한국까지 오셨는데 최대한 정성을 다해 모시기로 했잖아요.”
“그래도, 아이가 너무 힘들까봐서요.”
“어제는 전부 밖에서 외식하거나 배달 음식만 대접해 드리다가 이제서야 겨우 제가 조금 차려 드리는 건데요, 뭐. 그리고 나도 어머니한테 요리도 하고 가정일도 하고 결혼해서 충분히 잘 할 수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물론 지금 시대에 가정일이 여자의 전유물은 아닐지라도 우리 어머니는 아직 옛날 분들의 사상을 가지고 계신 분이니까, 지금은 우리 둘 다 어머니께 맞춰서 잘 보이는 게 중요할 거 같아요.”
민재는 그녀를 안고 뜨겁게 입맞춤을 나누었다.
“그럼 나도 같이 도와줄게요. 어떤 걸 도와줄까요?”
“흐흐흥~♡ 이제 거의 준비 다 되서 안도와 주셔도 되요.”
민재는아이의 손을 잡고 주방으로 가 보았다.
가스 오븐 위에는 호박과 감자가 가득 든 한국식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고,
옆에 후라이팬에는 간장으로 맛을 낸 불고기와 파, 당근, 양파를 잘게 썰어 부친 한국식 계란말이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럼 난 다른 반찬이라도 꺼내 놓을게요.”
민재는 냉장고에서 김치와 깍두기, 피클이 든 용기를 꺼내 예쁜 접시에 덜어 담고,
식탁 위에 수저도 놓고 밥그릇, 국그릇도 준비하며 아이를 도왔다.
아이는 그런 민재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고마워요, 오빠. 그런데 오빠 안 씻어도 되겠어요?”
“응? 혹시 내 몸에서 냄새나요?”
“아니~ 지금 오빠 머리, 완전 드래곤볼 손고쿠(손오공) 초사이어인 모드인데?”
손으로 머리를 만져보니 정말 머리가 완전 까치집이 되어 있었다.
“어이쿠, 이런 꼴로 어머님께 아침 인사를 드릴 수 없지!”
“헤헤헤~ 어서 머리라도 감고 나오세요. 어머니 아직 주무시고 계신 거 같으니까 오늘 하루 거실 화장실에서 씻으시구요.”
“오키~! 금방 씻고 나올게요~!”
민재는 아이의 입술에 한 번 더 입맞춤을 하고는, 거실에 있는 화장실로 부리나케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