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6화 〉파라다이스에서의 크리스마스 (5) (136/140)



〈 136화 〉파라다이스에서의 크리스마스 (5)

파라다이스에서의 크리스마스 (5)

클럽에서 일찍 나온 민재와 아이는 쇼핑몰 외부에 있는 편의점에 들려 이것저것 주전부리들을 사고는 곧장 객실로 돌아왔다.

편의점에서 사온 것은 나초와 감자칩 과자,

그리고 민재가 군대 있을 때 PX에서 팔던 냉동식품, 슈0치킨이었다.

음료는 클럽에서 가지고 나온 샴페인도 있고, 객실 냉장고에 탄산음료나 다른 마실 것들도 많이 있어서 따로 사지는 않았다.

객실로 들어오자마자 홈바 뒤편, 직원 통로 쪽에 위치한 주방으로 들어간 두 사람,

아이가 냉장고에서 콜라 등 마실 것을 챙기는 동안 민재는 이빨로 냉동식품 포장을 살짝 뜯은 뒤 싱크대 위에 있는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아이가 신기하다는 듯 물었다,

“오빠, 접시 필요하면 버틀러 아저씨한테 가져달라고 하시지 왜...?”

냉동식품을 데우려면 3분 30초나 남아 있다.

민재는 아이 손에  아름 들려 있는 마실 것들을 함께 챙겨들고는 거실로 돌아오며 말했다.

“갑자기 저거 슈0치킨 보니까 군대 있을 때 생각이 나서요. 군대에서 냉동식품 먹을 때에는 따로 그릇에 덜어서 데우는 게 아니라 그냥 저 상태에서 봉지만 살짝 뜯어서 데워 먹곤 했거든요.”

“저 상태로 그냥 전자레인지에 돌려서드셨다구요? 뭔가 이빠이 와일드한 느낌이에요.  한국말로 뭐라고 하더라... 아! 상남자 스타일? 역시 한국 남자들은 군대에서 이런 식으로 상남자 스타일을 배워서 나오는 거구나? 흐흐흥~♡”

아이는 아까 클럽에서 입고 있던 어깨와 가슴골이 훤히 드러난 하얀색 미니 원피스를 여전히 입고 있었다.

과거 민재와 아이가 클럽에서 만났을  입었던 바로 그 옷.

다이어트와 운동을 열심히 한 덕에 이 옷 입은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보다 쇄골도 더 진하게 보이는 거 같았고,

하얀 원피스로 감싸인 허리 라인도  잘록하고 굴곡도 심하게 있는 것이(원래 아이가 가슴과 골반이 심하게 좋긴 했지만) 엄청 섹시해진 것도같고,

특히 짧은 치마 밑으로 보이는 탄탄한 허벅지는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음료를 가지고 마스터룸으로 들어왔다.

마스터룸 침대 옆에도  사람이 앉을 수 있는 푹신한 소파는 물론 원형 테이블과 TV까지 있었다.

우선 마실 것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자리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민재의 손이 저도 모르게 그녀의 허벅지로 향했다.

“아라? 오빠...”

겨울이라 다리에 살색 팬티스타킹을 신고 있는 그녀.

아이는 민재의 손길에 얼굴이 붉어진 채로,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아까 아이가 클럽에서 춤추는데... 사실 이렇게 아이 다리를 만져보고 싶었어요.”

“어머... 그냥 만지셔도 되는데... 어차피 스카이 박스에 우리 둘 밖에 없었잖아요?”

“그래도 밑에 스테이지에서 보일까봐... 그리고 아이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내가 조심해야죠.”

“우웅~ 그래도 난 오빠껀데... 오빠 마음대로 해도 되는데... 그리고...”

그녀가 민재의 뺨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말했다.

“나 아직 오빠 노예잖아요... 한 달간  아니라... 자발적으로 평생 동안 오빠한테만 복종하는... 오빠만의 노예...”

아이의 팔이 민재의 목을 끌어안고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았다.

서로의 입술에 남아있는 돔페리뇽로제의 꽃향기와 과일 향기,

두 사람은 키스를 나누며 서로에게서 나는 포도 같기도, 혹은 오렌지 같기도, 딸기 같기도 한 상큼하고 달콤한 맛과 향을 마음껏 즐겼다.

그렇게 키스를 나누던 중,

저 멀리서 아주 작게 땡, 하는 소리가 들렸다.

전자레인지 조리가 다 끝났다는 소리다.

“흠, 흠!”

민재는 괜히 헛기침을 하고는 주방으로 달려가 따끈하게 뎁혀진 슈0치킨을 가지고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1박에 2천만원 하는 객실에 묵으면서 군대 PX에서 팔던 슈0치킨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게 조금 웃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먹고 싶었던 거니 이해 좀 해줘요~!”

두 사람은 클럽에서 가지고 온 돔페리뇽 로제를 샴페인 잔에 따라 건배를 하고는, 슈0치킨과 나초 등 과자를 안주 삼아 먹기 시작했다.

“으음~? 이거 일본에도 비슷한 냉동식품 있는거 같은데? 와카도리 카라아게 (여기서 와카도리는 영계, 어린 닭이란 뜻이다) 라고 편의점에서 파는  있거든요? 그거보다 좀 더 바삭하고 매콤한 맛이 나는 거 같은데 상당히 비슷하네요! 맛있어요!”

슈0치킨을 포크로 찍어   먹어본 아이는 마음에 드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군대 있을 때는 이 슈0치킨하고 사천 짜파00 뽀글이해서 같이 먹는 거 엄청 좋아했는데, 몇 년 만에 다시 먹으니 정말 맛있네요.”

“아라? 오빠 라면 별로 안 좋아하시지 않아요?”

“국물 있는 라면은 많이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군대 있을 때 짜파00 나 봉지 스파게티 라면, 비빔0 같이 비벼 벅는 라면들은 자주 먹었어요. 국물 있는 라면도 아예 안먹었던  아니예요. 이런 겨울날 비무장지대에서 매복 작전 마치고 돌아오면 통문 앞에서 실탄 반답하고 총기 안전 검사 끝난 후에  녹이라고 육개장 컵라면을 하나씩 주거든요? 밖에서 12시간 가까이 추위 속에서 덜덜 떨다가 먹는 뜨겁고 얼큰한 육개장 국물 맛은 진짜... 국물 있는 라면은 자주 먹지는 않지만 그 때 먹은 라면 맛은 미슐랭 레스토랑 음식보다 훨씬맛있게 느껴졌었죠.”

“매복이요? 매복이 뭐에요?”

“정확히는 DMZ 매복 작전이라고 하는데, 가끔 북한군들이 도발을 하기 위해 일부러 군사 분계선을 넘어오는 경우가 있어요. 그걸 방어하기위해 최전방 부대 수색대원들이 비무장지대 안으로 들어가서 밤새 지키는 거죠.”

“그럼 저녁 쯤에 들어가서  새로 다음  나오는 거예요? 그래도 북한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한국군이 어디에 숨어서 지키고 있다, 하는 건 다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매복 작전에는  가지 트릭이 있어요. 첫번째가 매복하는 위치를 항상 바꾸는 거죠. 우리 부대가 맡고 있던 섹터 안에만 매복진지가 36곳이 되었는데,매일 다른 곳으로 매복을 들어가게 되죠.  번째 트릭은 가매복 진지와 진매복 진지가 다르다는 거죠.”

“가매복 진지?진매복 진지? 그건 또 뭔가요?”

“쉽게 말해 가짜로 매복하는 진지와 진짜로 매복하는 진지가 따로 있다는 거죠. 매복 작전은 EENT 라고 해상에서 박명이 끝나는 시간 즈음에 비무장지대 안으로 투입하게 되어 있어요. 아직 해가 조금은 남아 있을 때죠. 그 때는 먼저 가짜 매복 진지로 들어가요. 일부러 북한쪽 초소에서 우리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는 북한군들을 속이려고 우리 이리로 들어가서 숨는다, 하고 보여주는 거예요. 그러다 EENT가 끝나고 어둠이 내리면 그 때 진짜 매복 진지로 이동해 다시 위치를 점령하죠. 그런데 이걸 또  번 트릭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초 들어간 매복 진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고 계속 거기서 머무는 때도 있고, 아니면 다른 곳 가는 것처럼 이동했다가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북한군들을 속이는 거죠.”

“오오... 그거 진짜 심리전이네요...! 그럼 그 비무장지대에서 매복하면서 북한군도 만나보셨어요?”

“저번에 말한 귀순자 유도 작전할 때 멀리서 딱 한 번 봤어요. 그 외에는 매복 작전할 때 고라니 같은 산짐승만 엄청 만났죠.”

“고라니면 사슴 같은 동물이요? 우와~ 엄청 귀엽겠다~!”

“고라니가 귀엽다구요??? 직접 보면 하나도 안 귀여워요. 특히 밤에 눈이 번쩍 번쩍 거리는 거 보면 그건 진짜무섭게 보이거든요? 영화 부산행 초반에 나오는 좀비 고라니랑 똑같은 느낌이에요. 게다가 울음 소리도 커어어억~ 커어어어어억~! 이렇게 우는데... 보고 있으면 진짜 정나미 떨어져요.”

역시, 민재 얘도 남자라 그런지 틈만 나면 이렇게 군대 얘기가 나오곤 한다.

그래도 얘는 최전방 수색대대에서 귀순자 유도 작전도 참가해 군단장 표창까지 받은 애니... 군대 얘기 많이 해도 인정해주자.

“그런데 오빠, 여기가 1박에 2천만원이면, 한국에서 가장 비싼 객실인 거예요?”

“아뇨, 여기보다 더 비싼 곳이 있어요.”

“응? 거긴 어디에요?”

“우리 전에 어머님 모시고 갔었던 잠실 L타워 있죠? 거기 안에 있는 S 호텔 100층에 있는 스위트 룸이 1박에2,400 정도 해요.”

아이의 눈이 똥그랗게 떠졌다.

“헤에~? 2,400만원이요? 오빠, 거기도 가보셨어요?”

“네, 호기심에   가 본 적 있는데, 이곳하고 비교하면 가성비가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어요. 거기 호텔 직원 말로는 100 평이 넘는 규모라고 하는데 실제 체감으로는 4,50평 정도로 밖에는  느껴졌고, 거실의 층고만 조금 높을 뿐 스위트 룸 치고는 비좁고 답답하다는 느낌도 들었죠. 그나마 거기가 L 타워 100층에 있어서 높은 곳에서 서울 전경을 내려다보는 맛이 정말 일품이긴 하지만... 2,400만원의 값어치가 있느냐 하는 물음에는 확답을 내기 힘들 것 같네요.”

“2,400만원... 여기보다 더 비싼 곳도 있었군요... 그럼 오빠 그  거기서 뭐하셨어요?”

“원래 첫 날밤은 95층일반 객실에서 묵었거든요? 그 때는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을 내려다보면서 피자랑 화와이안 맥주 먹었죠. 그러다 문득 100층 스위트룸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날 저녁 호텔에 문의하니까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다음날 스위트룸에서 하룻밤  묵으며 쉬다가 돌아왔죠.”

“하와이안 피자랑 맥주 드셨다구요? 혼자서?”

“아니, 아니~ 혼자서 먹고 온 건 맞는데 피자는 그냥 피자였고 맥주가 하와이안 맥주였어요. 달콤한 맛이 나는 맥주요.”

아이는 살짝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아~  또 오빠가 파인애플 들어간 하와이안피자 드신다는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어? 아이, 하와이안 피자 싫어해요?”

“네! 피자에 파인애플 토핑이라니, 그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해~! 아무리 한국의 갈비나 불고기가 맛있다지만, 거기에 파인애플을 넣지는 않잖아요?”

어?

고기 재울 때 파인애플 넣으면 육질이 연해진다고불고기나 갈비에 파인애플 넣는 가정이나 식당이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아닌가...?

그러고 보니 집에서 아이랑 피자 시켜 먹은 적이  번 있지만 하와이안 피자를 시켜 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민재도 딱히 하와이안 피자 마니아는 아니었다. 대학시절 가끔 친구들과 피자 먹을 때 (그 때 도대체 누가 어떤 생각으로 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피자 위에 어울리지 않은 파인애플이 떡 올려져 있는 피자 조각을 하나) 먹은 적은 있어도돈 내고 직접 사먹은 적은 없었다.

하와이안 피자를 극혐하는 정도는 아니었고 그냥 있으면몇 조각 먹는 정도? 먹으면 그냥 파인애플 때문에 피자가 달구나, 하고 생각하는 정도?

아무튼 오늘에서야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이 있었구나, 그게 하와이안 피자였구나 (아니, 이탈리아 사람도 아니고 일본 사람인데 왜 하와이안 피자를 싫어하는 거지???) 하는  알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아이의 음식 취향 중에는 은근확고한 것들이 많았다.

탕수육은 무조건 찍먹! (민재의 경우 배달시엔 찍먹, 식당에서 먹을 때는 부먹, 상황에 따라 먹는다.)

짜장과 짬뽕 중에는 짜장! (매운 걸 싫어하니까, 반대로 민재는 매운 짬뽕파.)

순대 먹을 때는 쌈장! (민재는 순대나 순대국 별로 안 좋아한다. 먹게 된다면 순대는 간이랑 같이 소금 찍어 먹는다.)

치킨은 무조건 뼈있는 치킨! (아이도 순살을 먹긴 하지만 뼈있는 치킨을 더 선호한다. 민재는 원래 순살치킨을 좋아하지만 아이 때문에 최근 들어 뼈있는 치킨을 주로 많이 먹고 있는 중 ㅠㅠ)

아이는 민재와 결혼해 한국인으로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 한국의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본인만의 확실한 주관은 만들어가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음식인지라, 음식에 대한 자기 주관이 가장 먼저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음식 문화에서 반대하는, 혹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기도 했는데,

그것은 바로 보신탕, 영양탕을 먹는 문화였다.

아이는 어떻게 강아지를 먹을  있냐며 보신탕 문화에 대해 극도로 싫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민재에게도

“오빠도 강아지 드신 적 있어요오~?!”

하고 날카롭게 질문하기도 했다.

사실 민재도 어려서 보신탕 먹어 본 적은 있었다.  때 할머니가 개고기를 소고기 육개장이라고 속여서 먹은 적이 있긴 한데,  때는 어려서 그게 육개장인지 보신탕인지, 안에 든게 개고기인지 소고기인지도 모르고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났다.

하지만  후로 보신탕을 먹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동물 애호가나 보신탕에 반대하는 사람들처럼 음식 자체를 극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딱히 주변에 보신탕을 접할 수 있는 식당도 찾기 힘들었고(실제로 다른 곳은 몰라도 그가 어릴 적 살던 서초구나 지금 살고 있는 강남구에서는 개고기를 취급하는 식당이 매우 드물다.), 그거 아니더라도 맛있는 음식, 몸에 좋은 음식이 얼마든지 있는데 굳이 그런  찾아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민재 얘가 원래 가족없이 혼자서 밥해 먹고 지내던 기절이 꽤 되서, 지금은 정말 아이가 밥해 주면 밥해 주는 대로 그냥 아무 군말 없이 감사히 먹는 게 습관이 되어있다.

딱히 가리는 음식 없이 뭐든 다 잘 먹는 스타일인 것이다.

“아이는 화와이안 피자 말고, 일본에서 싫어하는 음식, 안 먹는 음식 있었어요?”

“안 먹는 음식이라면... 아! 몇 개 있어요. 개구리 회랑 참치 눈알, 곤충 초밥 같은 거요!”

민재가  말에 뜨악, 하는 표정을 지었다.

“네??? 개구리 회? 곤충 초밥? 일본에 그런 음식이있어요?”

“네, 사람들이 많이 먹는 음식은 아닌데 진짜 그런 음식들이 있어요. 개구리 회는 진짜 무슨 과학 시간에 개구리 해부하는 모양으로다가 눕혀 놓고 부분 부분을 회처럼 썰어놨는데... 우욱~! 생각만 해도 너무 징그러워요! 나도 일본 사람이지만 어떻게 그런 걸 먹는지 모르겠어요. 곤충 초밥도 밥 위에 메뚜기나 지네 같은 걸 올려서 만드는데... 진짜 그 모양이 중국의 전갈 튀김이나 곤충 요리 같은 이상한 음식들 못지않게 비쥬얼 쇼크에요!”

그래, 역시 한국 사람들이 보신탕 먹는 것만 이상한 게 아니었어.

한국 사람은 개구리를 먹어도 튀겨 먹기나 하지, 일본 사람들처럼 회로 먹는다는 건 진짜...

아, 옛날에 한국 사람들이 메뚜기 같은 것도 많이 튀겨 먹고 그랬다는 이야기도 듣긴 했는데, 일본 사람들은 초밥의 민족답게 그걸 가지고 초밥 위에 올리나???

아, 생각만 해도 그건 진짜 아니다...

“아, 개구리  이야기 하니까 자꾸 그거 생각나, 어떡케~! 어서 빨리 샴페인 마시고  생각부터 잊어야겠어요!”

아이는 잔에 든 샴페인을단숨에 원샷했다.

민재는 치즈 디핑 소스에 찍은 나초를 아이의 입에 넣어주며 말했다.

“룸서비스로 맛있는 음식이라도 시킬까요?”

“아니에요, 지금까지 열심히 다이어트하고 운동했는데, 여행 왔다고 폭식하면 안 되잖아요?”

민재가 아이의 허리를 꼬옥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래도 정말, 아이 전보다 훨씬 날씬해진 거 맞아요. 전에 이 옷, 클럽에서 나랑 만났을 때도 입었던 옷이었잖아요?”

“네, 맞아요. 오빠도 기억하고 있으셨네요!”

“당연하죠!  이 옷 입고 있는 아이가... 얼마나 섹시했는데요...”

그 말에 아이도 얼굴이 발그레 해졌다.

“정말요...? 그 때는 지금보다 훨씬 돼지였는데두요?”

“돼지 아니였어요. 보고만 있어도 너무 예뻐서... 왜 그  우리 다른 클럽으로 도망가서 테이블 잡았을 때, 아이가 춤 가르쳐준다고  테이블로 올라오게 했을  있었잖아요?”

“네, 기억나요...♡”

“그  아이가 너무 예쁘고 섹시해서... 우리 아직 사귀기 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끌어안아주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어요.”

아이의 허리를 두르던 민재의 손은 어느새 그녀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는 중이었다.

아이도 손을 민재의 셔츠 위에 대고는 살짝 거칠어진 숨소리를 내며 말했다.

“그냥... 끌어안고만 싶었어요...? 아니면...”

그녀의 손이 셔츠의 단추를

하나 씩,

하나 씩,

아주 천천히 풀기 시작했다.

“아까 클럽에 있을 때 내 다리 만지고 싶다고 했던 것처럼... 오빠 그 때도 나... 만지고 싶었어요...? 솔직히 이야기해주세요...”

민재가 아이의 원피스 치마를 살짝 위로 들어 올렸다.

너무나 짧은 그녀의 원피스,

오늘 그녀는 팬티스타킹 위에 하얀 속바지를 입고 있었다.

민재가그녀의 속바지를 발목 있는 데까지 내리며 말했다.

“나 클럽 가는 것도  좋아하고 그런데서 여자랑 몸 비비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 때 만약 내가 술에 많이 취했더라면...”

그의 손이 이번엔 그녀의 어깨로 향했다.

어깨는 물론 가슴골도 훤히 드러나 있는 그녀의 옷,

민재는 그녀의 원피스 등 뒤에 있는지퍼를 잡고는 천천히 밑으로 내렸다.

그녀의 옷이 천천히 밑으로 흘러내리고,

하얀색스트랩레스브라(어깨끈이 없는 브래지어의 한 종류)만 착용한 아이의 G cup 가슴이 드러났다.

아이는 한 손으로 살짝 가슴을 가리며 수줍어하고,

민재는 그런 아이가 더욱 사랑스러운 나머지, 그녀를 번쩍 들어 무릎에 앉히며 말했다.

“진짜 그 때 내가 많이 취했더라면... 나 그 날 사고 쳤을지도 몰라요... 아이를 어떻게든 내 여자로 만들어보려고... 거칠게 나갔을지도 몰라...”

“만약 오빠가 거칠게 하셨어도 전... 어차피 오빠를 좋아했을 거 같아요... 그럼 오빠... 지금 우리가   전 그 클럽에서 만났던 그 때라고 생각하고... 그 때 오빠가 하고 싶으셨던 것처럼, 절 거칠게 오빠 여자로 만들어 주시면 안 돼요...?”

아이가 붉어진 얼굴로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녀의 뜨거운 숨결이 그의 얼굴에  닿고,

그의손이 그녀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정말... 거칠게...원해요...?”

“응... 오빠는 항상 친절하고 다정하고 부드러워서 좋지만... 때로는 거칠게 해도... 멋있을 거 같아요...”

“그래도 오늘은 크리스마스인데... 거칠게 하는 건...”

“우웅... 때리지만 않으면 상관없을  같은데... 어차피 오빠는 나  때리니까... 아니, 엉덩이는 때려도 될 거 같은데... 흐흐흥~♡”

“거칠게... 알았어요, 그런데 그 전에...”

민재가 아이를 도로 옆자리에 앉히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원래 오늘 밤새 클럽에서 놀  같아서 내일 크리스마스 아침 때 주려고 했는데, 지금 이것부터 먼저 주는  좋을 것 같아요.”

그가 짐을 보관하고 있는 드레싱룸으로 들어가더니, 손바닥 크기만 한 작은 케이스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는 케이스 안에 있는 펜던트를 꺼내 아이의 목에 걸어주었다.

“아... 오빠...?”

“메리크리스마스, 아이. 이건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18k 화이트 골드에 약 1캐럿에 가까운 70여개의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가 아름답게 세팅되어 있는 피0제의 하트 모양 펜던트였다.

이거 가격이 얼마나 되냐고?

얼마  한다.

얼마 전에 아이에게 사준 바00콘스탄틴 셀프와인딩 시계보다는 싸다.(그래도 몇 천만 원 한다는 뜻이다.)

아이는민재의 깜짝 선물에 놀라 술기운이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놀란 토끼눈으로 목에 걸린 다이아몬드 펜던트와 민재를 번갈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중이었다.

“아, 오빠...  오빠를 위해 아무것도 준비 못했는데... 언제 이런 선물까지...!”

“나를 위한 선물은 아이 하나면 되요.  아이를 가졌으니까, 다른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아이는, 늘 나와 함께 행복하게 있어야 해요, 알았죠?”

그 말에, 그녀는 민재를 와락 끌어안았다.

“오빠, 고마워요...! 나도 얼른 유튜브로  많이 벌어서, 오빠한테 좋은 선물 많이 사줄게요! 고마워요! 진짜 고마워요!”

“하하하, 진짜 선물 같은 거  해줘도 된다니까요. 아, 그런데  벗기다가 목걸이 선물 주고... 이거 좀 변태 같아 보이나? 미안해요, 지퍼 올리고 옷 제대로 입은 상태에서 다시 걸어줄게요.”

그러자 아이는 손사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에요, 오빠! 우리 원래 거칠게... 하려던 참이었잖아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의 앞에서 배쪽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던 하얀색 원피스를 밑으로 벗어 내렸다.

그리고 팬티스타킹도 벗어버리고,

하얀색 팬티와 브래지어만 입은 채,

그리고 그가 선물로 사준 피0제 하트 모양 다이아몬드 펜던트를 목에 건 채,

수줍게 웃으며 그의 앞에 서 있었다.

“그럼 우리 처음 클럽에서 만난  오빠 소원처럼... 그 때 하고 싶었던 것처럼... 거칠게 날... 해주세요... 오빠가 나 가졌으니까...  오빠꺼니까... 진짜 거칠게 해도 되요...”

아이는 부끄러운  붉어진 얼굴을 하고는

그대로 그의 발아래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천천히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 그에게로 다가오는데...

민재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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