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7화 (37/260)

"다리에서 힘 빼십시오."

과하게 힘이 들어간 허벅지의 근육을 살살 풀어주며 검지로 그녀의 음부를 간질였다. 클리를 이용한 애무도 좋지만 우선은 기본적인 것 부터 해야겠지.

그녀의 좁은 질구에 검지를 갖다대고 천천히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앨리스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숨을 들이마셨지만 그 정도로 거창한 것도 아니었다.

고작해야 검지 한 마디 남짓 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처음 받아들이는 것이라 그런지 확실히 질 안은 뻑뻑했다. 그래도 손가락을 천천히 굴리며 풀어주자 조금씩 적응한 질 내부가 살짝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으응..."

앨리스는 이런 감각이 생소한지 간간이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기분이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살짝 흥분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주 조금 더 넓어진 앨리스의 질 안으로 한 마디를 너 밀어넣었다. 지금으로서는 이 정도가 한계였다.

조금 더 넣었다간 처녀막이 망가질지도 모르고, 첫날부터 너무 세게 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한 번 쾌감을 맛보면 앨리스는 스스로 진창에 발을 들여놓게 될 것이었다.

앨리스는 처음에만 해도 내가 손가락을 자신의 음부에 넣자 무서워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아프지 않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반쯤 앉아 애무를 하기 시작하는 나를 보며 야릇한 신음을 내뱉었다.

"흐응...으응."

천천히 질 안을 풀어주며 가볍게 자극해주자 앨리스는 익숙치 않은 쾌감에 다리를 떨며 질척이는 애액을 흘려댔다. 살짝 점성이 있는 애액이 손가락을 타고 흐르며 바닥에 떨어졌다.

이번에는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더니 앨리스의 헐떡이는 신음소리가 좀 더 커졌다.

"흐응...으읏...아앙."

자신의 입에서 튀어나온 경박한 신음 소리에 저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고는 필사적으로 신음을 억눌러 참았다.

물론 이런 여자를 한 두 번 상대 해보는 것도 아니었기에 좀 더 손가락을 격렬하게 움직이자 앨리스의 입에서 손으로 틀어막아도 감출 수 없는 신음이 새어나왔다.

"아앙...아흑...흐아앙!!"

결국 앨리스는 분수처럼 애액을 뿜어대며 성대하게 가버렸다.

나무 판자가 앨리스의 애액으로 젖어 탁한 빛을 띄었다. 반쯤 주저 앉은 채 애무를 하고 있던 내 얼굴에도 물이 튀었지만 클린 마법으로 닦아냈다.

끈적거리는 애액으로 젖은 손가락을 코에 대고 살짝 냄새를 맡아봤다.

사람마다 냄새에 차이가 있어서 일부 여자는 특유의 썩은내가 나기도 하는데 앨리스의 경우에는 그런게 전혀 없었다.

신기하게도 옅은 라벤더 향이 났다. 냄새를 맡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수건으로 손을 닦았다.

이미 앨리스는 난생 처음 겪는 절정에 물을 질질 흘린 채 풀린 눈을 하고 있었다.

워낙 오래 전의 일이라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도 첫 사정을 했을 때의 감각은 아직도 선명했다.

몸이 붕 뜨는 듯한 감각 짜릿한 감각, 내 모든 것을 배출해냈다는 그런 짜릿한 감각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마 앨리스 역시도 그런 고양감을 맛보고 있겠지.

이래서 쾌락이 무서운 것이다.

공포를 극복하는 것보다 쾌락을 극복하는 것이 더 어렵다.

공포는 극복하지 않으면 우울한 삶이 남지만, 쾌락은 극복하지 않아도 쾌락에 절여진 행복한 삶이 남는다.

내가 특수제작한 이 지독한 연초를 끊지 못하는 것도, 창관에서 일하던 창부들이 섹스 중독자가 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나는 무릎까지 끌어내렸던 앨리스의 팬티를 다시 올려주고는 드레스 치맛자락을 내렸다. 가볍게 몸을 흔들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앨리스가 초점이 희미한 눈을 깜박였다.

"어땠습니까?"

"...기분 좋았어요."

마나 계약 때문인지 거짓말을 하지 못하고 사실대로 대답하는 앨리스의 얼굴은 완전히 벌개져 있었다.

"내일도 이 시간에 찾아오십시오."

내 명령에 앨리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도망치듯이 가게를 나갔다.

귀족 영애께서 평민 앞에서 꼴사납게 가버렸으니 자존심에 막대한 스크래치가 생겼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앞으로는 매일같이 겪게 될 일이니까.

앨리스가 돌아가고 30분 정도 지나자 짐이 가득 담긴 가죽주머니를 든 아이린이 돌아왔다.

앨리스가 흘린 애액으로 젖은 판자의 물기를 마법으로 지우고, 애액 특유의 야한 냄새 역시도 청결 마법으로 지웠다.

아이린은 군것질도 하지 않았는지 장 본 가죽 주머니를 들고 급하게 돌아왔다.

헐레벌떡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온 아이린은 앨리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의아해했다.

"손님은 벌써 돌아가셨단다. 혹시 그분에게 볼 일이라도 있었니?"

"아뇨...그건 아니에요."

아이린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서 품에 안고 있던 가죽 주머니를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 내가 메모지에 적어뒀던 그대로였다.

"잘 갔다왔구나. 시장 사람들에게 인사는 했니?"

"네...처음 보는 얼굴이라고 다들 물어보시길래... 루디 씨가 삼촌이라고 했더니 다들 웃으시면서 서비스도 듬뿍 주셨어요."

지난번 시청에 포션을 공급하면서 다시 한 번 내 이름은 대대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시청도 공짜로 포션 가격을 후려치기에는 양심에 찔렸는지 나와 계약한 사실을 공표했고, 시청과 계약을 맺은 가게는 아무래도 신뢰성을 가지기 마련이다.

덕분에 그 날 이후로 손님이 찾아오는 빈도도 늘어났다.

눈에 확 띌 정도로 매출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이 가게를 찾아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었다.

그렇게 나는 영지를 위해 손해를 보면서까지 기꺼이 포션을 공급해서 모험가들을 지원한 착한 인간이라는 썩 괜찮은 평판을 가지게 되었다.

그 전에도 친절한 포션 가게 주인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번 시청 일로 내 입지를 확실히 다진 것이었다. 고작해야 3골드 정도 손해본 것 치고는 괜찮은 대가였다.

아니, 오히려 시청에 빚을 하나 지워두고 아르웬과 더욱 가까운 관계를 맺을 수 있었으니 무척 괜찮은 거래였다고 생각한다.

그날 이후로 거리를 돌아다니다 나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나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도 서비스를 내주는 경우가 늘었다.

내가 던전 브레이크까지 했다는 사실까지 알면 헹가래라도 쳐줄 것 같았다.

뭐, 그 덕분에 영지에 있던 다른 포션 가게들이 연달아 문을 닫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지만 그건 내가 신경 쓸 바 아니었다.

포션의 재료인 트롤의 피가 비싸다고 포션이라 부르기도 아까운 싸구려 물약만을 팔아치우던 놈들이었다.

"수고했구나. 방에 가서 쉬고 있으렴."

평소 같았으면 내 옆자리에 앉아서 함께 가게를 봤겠지만 아직 의혹이 남아있는 동안에는 아이린과의 접촉을 줄일 생각이었다.

물론 아이린의 생활을 위해서라도 너무 붙어 있는 것은 좋지 않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한창 때의 어린애다. 나에게만 달라붙는 것보다는 또래의 애들을 만나서 놀고, 친구를 사귀는게 더 좋으리라.

방에 들어가는 아이린의 발걸음에는 힘이 없어 보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연초를 입에 물고 생각에 잠겼다. 이런 변방의 영지에서 아이린은 굴러 들어온 돌 취급 받기 십상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동네 안의 친구들을 사귀게 되고, 그것을 일종의 파벌과도 같았다.

내가 어릴 때 겪어봐서 잘 알고 있었다. 그런 파벌을 비집고 들어가 친구를 사귀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재력으로 놈들을 구슬려서 부하로 부리거나, 카리스마나 강력한 힘을 과시하며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다.

어린애들이 친구를 사귀는 것인데 그렇게까지 하겠냐 싶은 이들도 있겠지만 현실이 그랬다.

아니, 오히려 어리기 때문에 이득을 따지는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기에 더욱 그랬다.

그렇게 아이린이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을 하는 사이 어느새 해가 저물었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모험과 의뢰 수행을 재개하는 것인지 모험가와 용병들이 찾아와 포션을 여러개 사갔다.

그들 중 일부는 내 포션 덕에 목숨을 구했다고 감사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저녁이 되자 가게 문을 닫고 식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린이 사온 재료들을 사용해 저녁을 차리고, 침대 위에 누워있던 아이린을 깨워 밥을 먹었다. 하루 빨리 글을 가르쳐 읽을 책이라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좁은 가게 안에서 아이린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글을 읽을 줄 알게 되면 간단한 마법도 가르칠 수 있고, 책을 읽어 지식과 교양을 쌓게 할 수도 있었다.

나중에 아이린이 내 손을 떠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상식과 교양 정도는 갖추게 해줄 생각이다.

내가 어릴 때 저만한 여자애들은 백마를 탄 왕자님이 나오는 영웅 이야기를 좋아했는데, 지금도 그럴지는 잘 모르겠다.

식사를 마치고 각자 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아이린은 내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듯한 표정이었지만 끝내 입을 열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도 된다고 다독여 주고 싶었지만 아이린도 지금의 이 정도 거리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

결국 아무 말도 않고 나도 방으로 돌아왔다.

머리가 복잡했다.

가뜩이나 앨리스의 몸을 만지고, 애무하며 내 물건이 잔뜩 성을 냈지만 결국 해소 하지못하고 억눌러 욕구불만이던 참이었다.

우선 앨리스는 조교를 계속하는 쪽으로 생각을 굳혔다.

오늘 앨리스를 애무하면서 '의무감'으로 하는게 아닌, 하면서도 스스로 즐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린의 영향을 받았든, 받지 않았든 지금의 내가 즐기고 있다면 굳이 그만 둘 필요는 없었다.

어찌됐든 앨리스는 내게 명백히 빚을 지고 있었으니까. 그녀를 어떻게 다루든 그것은 내 마음이었다.

하지만 아이린의 영향을 받아서 다른 여자들에게 손을 댄다면, 그때부터는 문제가 조금 심각해진다. 몹시 귀찮은 일에 엮이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무엇보다 내가 나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

앨리스의 몸을 보고 곧바로 성노예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던 그 때의 감각을 떠올리면 아직도 오싹오싹했다.

"...젠장."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잠이 오질 않아 결국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옷장에서 로브를 하나 걸치고 조용히 방을 빠져 나와 거리를 걸었다. 늦은 저녁이라 만취해 여관으로 돌아가는 모험가들과 장사를 접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다녔다.

홍등가에 들어서자 달콤한 향기와 함께 야시시한 복장을 하고 있는 여자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얼굴이 낯익은 모험가들 몇 명이 나를 알아보고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능숙하게 접객원의 안내를 받으며 창관 안으로 들어가는 그들을 보니 한 두 번 와본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거리 안쪽의 가장 큰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창관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으리으리한 건물에는 떡하니 '영원한 밤'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건물 앞에는 아무런 접객원도 없었지만 나는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책상 위에 올려 놓은 장부를 정리하고 있던 정장을 입은 여자가 안경을 고쳐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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