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오랜만에 악몽을 꾸지 않고 푹 잘 수 있었다.
나는 흐트러진 옷가지를 정돈하고는 재킷의 품 안에 넣어둔 금화가 든 가죽 주머니를 와인병들이 놓인 탁자에 두고 몸을 일으켰다.
아이린이 깨기 전에 가게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카르멘과 달리 처음 서너 잔을 하고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았기에 숙취도 없었다.
상쾌한 몸으로 계단을 내려오니 슬슬 방에서 나오는 다른 남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하품을 하며 창녀들의 배웅을 받은 그들은 여유롭게 창관을 나섰고, 나 역시도 그들 틈에 섞여 빠져나왔다.
이미 새벽이 지나 해가 건물의 틈 사이로 떠오르고 있었다.
걸음을 재촉해 가게로 돌아왔지만 아직 아이린의 방문은 닫혀 있었다.
들키지 않도록 살금살금 내 방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내가 왜 소매치기처럼 이렇게 숨어다녀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본능이 시켰다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
내 방으로 돌아와 입고 있던 로브를 장롱에 넣고 클린 마법으로 술냄새를 지웠다. 그리고 슬슬 기상 시간이 되자 방에서 나와 아이린의 방문을 열었다.
아이린은 왠일로 깨어 있었다. 다만 조금 화난 것처럼 내게 뚜벅 뚜벅 걸어와서는 내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고 두어 번 비벼대더니 그대로 날 지나쳐 방을 나갔다.
처음 겪는 일이었다.
뭐야, 벌써 사춘기인건가.
아침을 차리는 도중에도 아이린은 볼을 부풀리며 '나 지금 화났어요!'라는 것을 온 몸으로 표출하고 있었다.
그나마 아침을 먹는 동안에는 평소처럼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그런 모습을 흐뭇하게 쳐다보는 나와 시선이 마주치고는 다시 다시 볼을 부풀리며 밥을 먹었다.
그 모습이 꼭 햄스터 같아서 귀여웠다.
'대체 왜 저러는거지?'
사춘기라고는 해도 딱히 화를 낼 만한 구석이 전혀 없었을텐데.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결국 이유를 찾지 못했다.
식사가 끝나고 가게를 여니 모험가와 용병들이 찾아와 포션을 사갔다.
최근에는 멧돼지나 블랙베어 같은 대형 동물과 몬스터의 출몰 빈도가 늘어났는지 화살촉에 바를 수 있는 마비약이 인기가 많았다.
"감사합니다. 안녕히계세요."
"무사히 다녀오십시오."
그렇게 영업을 하다보니 어느새 점심 시간이 다 되었다. 적당히 스프와 빵으로 때울 생각이었는데 의외의 인물이 가게를 찾아왔다.
"루디 씨~. 오랜만에 점심 같이 드실래요? 저희 엄마가 같이 먹으라고 챙겨주셨는데."
도시락을 챙겨 온 플로라였다.
여전히 폭력적일정도로 강조된 흉부에 잠시 시선이 팔렸지만 금세 평정을 되찾았다.
"그럼 감사히 먹을게."
플로라가 챙겨온 것은 도시락 뿐만이 아니었다. 플로라의 어머니가 손수 제작한 아이린의 옷들도 있었다.
꽤나 고급스러운 원단으로 만들어진 걸 보니 평소에 입기는 힘들어 보였지만 그래도 공적인 자리나 나들이 갈 때는 괜찮을 것 같았다.
"아이린. 감사하다고 인사해야지?"
"감사합니다..."
배꼽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아이린을 보며 플로라는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으으... 루디 씨, 아이린 저 주시면 안 돼요? 너무 귀여운데."
마침 발이 넓은 플로라에게 아이린을 마을 애들한테 소개시켜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럼 네가 오늘 아이린 마을 구경 좀 시켜줄래? 아직 또래 애들을 만난 적도 없어서 그런게 서툴거든. 다른 건 몰라도 친구 사귀는 것까지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걱정 말고 저한테 맡겨놓으세요. 아이린은 엄청 귀여우니까 남자애들한테 인기도 엄청 많을거에요."
"그렇다고 너무 끌고 다니지는 말고. 아이린은 낯가림이 심하니까 적당히."
"네에~네에~"
대답하면서도 아이린의 뺨에 자신의 뺨을 비벼대는 플로라를 보며 나는 도시락에 든 음식에 수저를 뻗었다.
가끔씩은 이런 소란스러운 식사도 괜찮은 것 같다.
소란스러운 식사가 끝나고, 플로라는 아이린을 반쯤 끌고가듯이 데려갔다.
아이린은 가기 싫은지 몸부림을 치며 내게 구해달라는 시선을 보내왔지만 나는 그저 빙긋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아이린의 얼굴이 배신감으로 물드는 것을 보며 나는 먹은 도시락통을 깨끗하게 씻어서 잘 마르게 탁자 구석에 치워두었다.
밥까지 얻어먹었으니 설거지 정도는 해서 돌려주는게 예의겠지.
오늘은 플로라가 좋은 타이밍에 찾아와 주었다.
안 그래도 오늘은 아이린을 무슨 핑계로 밖으로 내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플로라에게 아이린을 맡길 수 있었다.
플로라는 눈치가 빠른 편이니 적어도 아이린이 마을 애들한테 밉보이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앨리스가 찾아온 것은 그로부터 조금 뒤였다.
약효가 사라졌는지 평소처럼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아마 집에 가서도 계속 아랫도리를 만지작 거렸겠지.
원래 자위란게 그렇다.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
조금만 손가락을 움직이면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는데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마침 앨리스는 귀족이라 딱히 할 일도 없다. 방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 앨리스가 어제 그런 쾌감을 맛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리가 없었다.
아마 내가 했던 것처럼 조심스레 손가락을 넣던가, 바깥 부분을 만지작거리며 느꼈던 쾌감을 되새겼지 않을까.
"그레이스 공작가와의 협상은 하셨습니까?"
"아뇨. 그레이스 공작가에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입을 다물고 있을 생각이에요. 이쪽의 패를 먼저 노출시킬 필요는 없으니까요."
"필요한 자료는 넘겨드렸으니 편한대로 하십시오. 단, 과욕을 부리진 마십시오. 그레이스 공작가가 몰락한다고 해서 그들의 힘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명심할게요."
앨리스는 머리가 좋은 편이니 이 정도만 해도 내 말을 알아들을 것이다.
어차피 바스티안 영지는 제국 변두리에 있었기에 그레이스 공작가에서 뜯어낼만한 것은 돈 정도 밖에 없었다.
딱히 파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변의 영지와 관계를 맺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럼, 어제 하던 일을 계속하죠."
그렇게 말하며 손을 튕겨 마법을 발동시켰다. 어제 발동시켰던 것과 같은 환각 마법이었다.
"옷을 벗으십시오. 속옷까지 전부."
내 '명령'에 앨리스는 입고 있던 원피스를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
원피스를 벗자 창백할 정도로 새하얀 피부가 온전히 드러났다. 겉으로 봤을 때는 드러나지 않았던 가슴도 예상 외로 풍만했다.
'입으면 말라 보이는 타입이었군.'
브래지어까지 벗자 물방울 형태의 예쁜 젖가슴이 그대로 드러났다.
다만 팬티를 벗는 것은 주저되는지 한참 동안 걸렸지만 나는 느긋하게 기다렸다.
어차피 마나의 계약으로 이어진 이상 그녀는 내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결국 팬티까지 벗자 그녀의 알몸이 드러났다. 백옥같은 피부에 사파이어 색의 눈동자, 한 손에 가득 찰만큼 풍만한 젖가슴까지.
차라리 어제 카르멘과 섹스를 했다면 이 정도로 흥분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하지 못했기에 당장이라도 앨리스의 몸을 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차려진 밥상을 마다할 필요가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초월적인 자제심으로 간신히 성욕을 억누르고 태평함을 가장했다.
부끄러운지 한 손으로는 봉긋한 젖가슴을, 한 손으로는 음부를 가리는 카르멘의 행동은 꼭 신전에 조각된 여신상 같았다.
젖가슴을 가리던 팔을 치우고, 나는 가볍게 그녀의 유두를 혀로 핥았다. 앨리스는 간지러운지 몸을 떨며 나를 밀어내려 했지만 나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 유두를 핥아댔다.
처음에는 혀로 굴리듯이 천천히 간질이다가, 잠시 후에는 입술 사이에 끼우고는 부드럽게 빨았다.
모유를 마시는 아이같은 기분이었다. 앨리스의 몸에서는 어제 맡았던 것처럼 라벤더 향이 났다. 은은한 라벤더 향에 취한 것처럼 나는 앨리스의 젖가슴을 빨아댔다.
그렇게 한참 동안 가슴을 핥아댔더니 입을 떼어 냈을 때의 앨리스는 완전히 붉어진 얼굴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변태."
그렇게 말하는 정작 본인의 유두 역시도 빳빳하게 서 있었다. 제대로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천천히 시선을 내리니 끈적거리는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는 앨리스의 음부가 보였다. 이번에는 음부에 얼굴을 갖다대고는 앨리스의 콩알을 천천히 핥았다.
겉의 껍질을 천천히 벗기자 핑크빛 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귀여운 콩알을 검지로 살살 튕기며 앨리스의 음부에 코를 박고 비벼댔다.
"으읏...아앙.."
클리를 만져지는 것 역시 처음인지 몸을 부르르 떨며 질척한 애액을 흘려대고 있었다. 그래도 어제 맛본 쾌감이 있어서 그런지 벌써 절정에 이르지는 않았다.
한참을 음부에 코를 박고 비벼대던 나는 조금 벌어진 앨리스의 음부 사이에 혀를 밀어넣었다.
어제 손가락으로 조금 풀어놓은 덕분인지 별 무리 없이 들어간 혀를 천천히 움직이며 핥아대기 시작했다.
"으응?!...흐아앙!"
방금 전보다 훨씬 큰 소리로 신음을 내지르며 다리를 떨어대는 앨리스의 반응을 보니 효과가 꽤나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천천히 혀를 굴리며 질 안을 풀어주니 혀가 닿을 때마다 질 안의 끈적거리는 애액들이 묻어나왔다. 별다른 맛은 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라벤더 향은 남아 있었다.
질 안을 천천히 혀로 훑으며 간질이고, 클리를 살살 굴려대니 결국은 조수를 잔뜩 내뿜으며 가버리는 앨리스였다.
"으응...흐아앙!!"
푸슛, 푸슛거리는 조수가 잔뜩 뿜어져 나와 그대로 내 얼굴을 적셨지만 딱히 개의치 않았다.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고, 딱히 더러운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오히려 이렇게나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내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었다. 절정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는지 완전히 풀린 눈으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은 몸을 끌어안고, 이번에는 검지를 앨리스의 음부에 밀어넣었다.
남자와 달리 여자는 연달아 절정에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