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1화 (41/260)

다음날. 나는 아이린에게 점심을 차려 주고는 잠깐 상단에 다녀올 일이 있다고 거짓말하고 가게를 나왔다.

바스티안 가문의 저택 앞에 도착하자 나를 알아본 경비병들이 곧바로 허리를 굽히며 문을 열었다. 지난번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였다.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 정원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하녀가 나를 앨리스의 방까지 안내해 주었다. 조심스레 노크를 하니 곧바로 문 너머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실례하겠습니다."

앨리스는 평소처럼 기품있는 드레스가 아니라 평범한 셔츠와 치마를 입고 있었다. 하녀장은 차를 내 오겠다고 했지만 앨리스가 괜찮다며 방에서 내보냈다.

"오늘은 평소와 다른 차림이시군요."

"방 안에서까지 연기를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앨리스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넘겼다.

자연스레 드러난 하얀 목덜미에 잠시 시선을 빼앗겼다가 곧바로 본론을 꺼내들었다.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적어도 앨리스 양은 아직까지 제게 쓸모가 있으니까요. 그러니 당신이 공개적으로 망가질만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앨리스의 방 안에서 어제 했던 짓을 했다가는 병사와 하녀장들이 곧바로 달려올게 뻔했다.

방음 마법을 쳐도 되겠지만, 그랬다간 너무 오랫동안 방 안에서 대화를 한 게 수상하게 보일 수도 있었다.

나는 앨리스의 방 정중앙에 손가락으로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닿는 곳마다 푸른 마나가 일어나며 마법진의 형상을 천천히 갖춰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 그려진 마법진 위에 앨리스를 세우고, 마법을 발동시켰다. 눈부신 푸른 빛이 앨리스를 감싸다가 사라졌다.

"...방금 전의 마법은 뭔가요?"

"나중의 재미라고 해두지요. 그보다 옷을 모두 벗어주십시오."

"......"

앨리스는 방문을 곁눈질하면서 천천히 옷을 벗었다. 어제와는 상황이 다르다.

자신의 집, 자신이 잘 아는 사람들에게 추태를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앨리스의 옷을 벗는 손길은 무척 더뎠다.

그래도 결국에는 브래지어와 팬티를 포함한 모든 옷을 벗은 앨리스는 아름다운 알몸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나는 앨리스가 벗어놓은 옷들을 침대의 이불 밑에 밀어넣고는 마법을 영창했다.

"비열한 뱀은 당신의 눈을 사로잡고, 눈을 감고, 눈을 빼앗는다."

이때까지 몇 번인가 사용했던 환각 마법의 상위 주문이었다.

이전의 마법이 단순히 사람들의 시선을 속이는 효과라면, 이 마법은 존재 자체를 자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마법이었다.

나는 오늘 아침 창고에서 챙겼던 가죽 목걸이를 앨리스의 목에 채웠다. 본래는 강아지에게나 채우는 목줄이 달린 목걸이였다.

"무릎을 꿇으십시오."

내 명령과 동시에 앨리스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엎드려서 개처럼 기어서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내 말에 앨리스의 얼굴색이 변했다.

"자, 잠깐!"

앨리스의 비명을 무시하고 나는 그대로 방문을 열었다. 뒤에서 앨리스가 안 된다고, 이것만은 봐달라고 소리를 질러댔지만 나는 들리지 않는 것처럼 목줄을 잡아당기며 걸음을 재촉했다.

아무리 앨리스라도 알몸으로 개처럼 걸어다니는 것은 싫었는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내 힘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결국에는 내 명령대로 개처럼 양 손으로 바닥을 짚고, 무릎을 꿇은채 기어서 따라오기 시작했다.

앨리스의 얼굴은 완전히 사색이 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누군가에게 들키는 순간 끝장날 자신의 명예에 대해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복도를 지나가던 도중 아까 나를 앨리스의 방까지 안내한 하녀와 만났다. 반대편에서 오는 하녀를 본 앨리스는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머, 벌써 이야기가 끝나셨나요?"

"덕분입니다. 아, 그런데 앨리스 님이 잠깐 혼자 생각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당분간은 혼자 계시게 두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머...알겠습니다. 하녀장님께도 말씀 드려 두겠습니다. 루디 씨도 조심히 돌아가세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대화를 마치고 자연스럽게 그녀를 스쳐지나갔다. 하녀는 알몸으로 바닥을 기어서 내게 끌려가는 앨리스을 전혀 보지 못했다.

"...어떻게 한 거에요?"

"환각 마법입니다. 계속 그렇게 시간을 끌어댔다간 산책을 하는 도중에 마법 지속 시간이 끝나도 전 모릅니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한 농담이었는데 앨리스는 완전히 창백해져서는 황급히 기어 내 옆으로 달라붙었다. 흠, 이러니까 정말로 개를 산책시키는 것 같구만.

물론 앨리스에게 건 것은 환각 마법만이 아니었다. 연약한 그녀의 몸으로 바닥을 계속 기어다녔다간 무릎과 손바닥의 살이 다 까질 것이었다.

내가 하려는 것은 그녀의 자존심을 짓뭉개려는 것이지 육체적인 고통을 주려는 것이 아니었기에 신체 강화 마법도 걸어두었다.

"어때요. 개방감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저택을 나와 거리를 걸으며 내가 질문을 던졌지만 앨리스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옆을 지나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혹시라도 마법이 풀리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목줄을 강하게 잡아당기자 앨리스는 그제서야 내게 시선을 돌렸다. 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 번 물었다.

"개방감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네."

"그럼 이번에는 앞장서서 걸으십시오. 길은 마음대로 정하셔도 됩니다."

내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앨리스는 사람이 최대한 없는 거리로 몸을 틀었다.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 바로 옆을 기어다니고 있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 같았다.

정작 앞장서서 걸어가고 있는 본인의 음부와 엉덩이가 뒤에서 훤히 보인다는 사실은 자각도 못한 채 말이다.

필사적으로 사람이 없는 거리를 찾아 엉덩이를 흔들며 기어가는 그녀의 모습은 무척 장관이었다.

핑크색 음부와 새하얀 음모가 엉덩이가 흔들릴 때마다 선명하게 보였다. 엉덩이 구멍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여자의 가장 은밀한 구멍 두 개가 훤히 드러난 채 거리를 기어다니는 앨리스의 모습은 무척 배덕적이었다.

거기다 한 걸음 뻗을 때마다 출렁거리는 풍만한 젖가슴까지.

옷을 입고 있을 때는 별로 강조되지 않던 가슴이 몸을 엎드려서 그런지 더욱 크게 출렁거리고 있었다.

앨리스의 출렁거리는 젖가슴과 핑크빛 음부를 보며 내 물건은 이미 잔뜩 성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앨리스를 먹어버렸다가는 조교를 이때까지 한 이유가 사라져버린다.

조교가 끝난 다음에는 앨리스가 먼저 가랑이를 벌리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만 참으면 된다.

앨리스는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외곽 거리를 위주로 돌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도시의 구석진 빈민가의 거리에도 들르게 됐다.

빈민가 구역에 진입하자 공기부터 달라졌다.

거리에는 썩은내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다 헤진 가죽 옷을 입고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과 모자를 거꾸로 둔 채 엎드려 구걸을 하는 사람 등 온갖 인간 군상들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들은 거리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차림으로 지나가는 내게 다가와서는 제발 한 푼만 적선해달라고 빌어댔다.

앨리스는 그런 이들과 혹시 부딪칠까 내 다리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늘 저택 안에서 살아온 온실 속 화초같은 앨리스는 이런 광기 어린 인간들을 본 적이 없겠지.

은화를 몇 개 꺼내 그들에게 던져주었고, 그들은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물러났다.

소문이 나서 다른 거지들이 꼬이기 전에 슬슬 돌아가야 했다.

그렇게 빈민가 구역을 벗어나던 도중 앨리스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는 몸을 배배 꼬며 얼굴을 붉히고 나를 올려다봤다.

"...화장실 좀 가면 안 될까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그렇게 말하는 앨리스를 보니 왠지 모를 가학심이 끓어올랐다.

"어느 쪽이십니까?"

내 적나라한 질문에 앨리스는 그런 대답을 하는게 부끄러운지 우물쭈물 거리다가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는지 작게 속삭였다.

"...소변이에요."

무척 수치스러웠는지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리는 앨리스를 보고 나는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당장 저쪽 벽을 보고 한쪽 다리를 들어 소변을 보십시오."

내 말에 앨리스의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앨리스는 필사적으로 저항하려 했지만 마나의 계약에 거스를 수는 없었다.

이때까지의 명령과 달리 '지금 당장'이라는 단어 때문에 앨리스는 곧바로 다리를 들어올렸다.

다리를 벌리니 앨리스의 핑크빛 음부와 새하얀 음모가 완전히 드러났다.

결국 앨리스는 강아지가 흔히 건물 벽에 실례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랑이 사이를 훤히 드러내고는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노란 물줄기가 흘러나오며 건물 벽을 향해 튀어나갔다.

쪼르륵, 쪼르륵 물 줄기 흐르는 소리와 함께 치욕스러움으로 더럽혀진 앨리스의 얼굴을 보니 가학심이 더욱 들끓었다.

앨리스는 소변을 보는 와중에도 눈을 질끈 감은 채 몸을 떨고 있었다.

개처럼 다리를 들어올려 음부를 노출한 상태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거리에서 오줌을 싸는 앨리스의 모습에 나는 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앨리스의 음부에서 흘러나오던 노란 물줄기는 점차 가느다래지더니 이윽고 완전히 멎었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건물의 외벽이 앨리스의 소변으로 흥건하게 젖은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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