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Side by 아이린 * * *
최근 주인님에게서는 다른 여자의 냄새가 납니다. 지난번에 찾아왔던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에게서 나는 냄새입니다.
주인님에게는 백작가의 영애라는 설명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주인님은 제가 모른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제가 심부름을 다녀오거나 플로라 언니와 함께 아이들과 놀러 갔다오면 가게 안에는 그 여자의 냄새가 가득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전혀 맡지 못하는 것 같지만요. 아마 제 어깨에 달려있는 날개와 마찬가지로 서큐버스로서의 능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심부름을 다녀와서 주인님의 품에 안겨 냄새를 맡아보면 그 여자가 주인님의 몸 어느 부분과 맞닿았는지까지 알 수 있었습니다.
주인님은 역시 성숙한 몸을 좋아하시는 걸까요.
지난번에 봤던 영애는 분명 가슴도 크고 키도 저보다 무척 컸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녀에 비하면 제 가슴은 무척 빈약하고 키도 작습니다.
물론 저랑 비슷한 나이의 애들에 비하면 큰 편이지만요.
다른 애들은 아직 가슴이 남자애들과 다를바 없이 평평해 가슴 가리개도 차지 않지만 저는 아주 조금이지만 가슴이 있기 때문에 여성스러운 속옷을 입습니다.
아무튼 대체 그 영애라는 여자는 귀족이면서 대체 왜 주인님에게 꼬리를 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주인님이 무척 상냥하고 잘생긴 분이신건 맞지만요.
지난번에 주인님과 아르웬이라는 여자가 성교하는 소리를 훔쳐 들었을 때 이후로 저는 가끔씩 야한 꿈을 꿉니다.
야한 꿈 속에서는 늘 주인님이 나오곤 합니다.
다만 아이처럼 대하는 평소의 주인님과는 달리 꿈 속에서의 주인님은 연인처럼 제게 입을 맞추고 상냥한 손길로 제 옷을 벗깁니다.
꿈 속에서의 저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주인님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주인님은 제 몸 구석구석을 만지며 저를 자극합니다. 저는 주인님의 애무에 신음을 흘리며 주인님을 끌어안고, 주인님은 결국 저를 끌어안으며 몸을 겹칩니다.
가끔씩은 평소의 주인님과 다른 모습을 상상하기도 합니다.
제가 부엌의 그릇을 깨뜨리고, 그런 주인님이 제게 실수를 했으니 벌을 받아야겠다고 혼내십니다. 그리고는 제가 입고 있는 옷을 거칠게 찢어버리며 저를 쓰러뜨립니다.
그리고는 제 몸을 거칠게 범하는 주인님의 모습을 상상하면 어느새 아래가 젖어 있을 때도 있습니다.
물론 제 이런 모습을 주인님이 아셨다면 경멸하실게 당연하기 때문에 주인님 앞에서는 늘 착실한 아이로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사귄 친구들에게서 주인님에 대한 질문을 여럿 받았기 때문입니다. 플로라 언니조차 주인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아닌 척 하면서 주의깊게 듣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주인님은 영지 내에서도 매너 있고 똑똑한 분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주인님의 방을 청소하며 놓여있는 책 몇 권을 봤는데 사람들의 말대로 무척 어려운 마법서와 경제학이 기록된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인님은 모르는 사실이지만 저는 잠이 거의 없습니다.
제 종족 때문인지는 몰라도 하루에 두 시간 정도만 자면 딱히 졸리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늘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되는데, 제가 침대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는 늘 주인님이 저를 깨우러 와주시기 때문입니다.
주인님은 상냥하게 저를 흔들어 깨워주시기 때문에 저는 주인님께 민폐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만 자는 척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주인님이 마법을 가르쳐 주실 때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주인님이 마법사라는 사실은 이미 한참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제게 마법을 가르친다는 것은 당분간 저를 내치실 생각이 없으시단 뜻이었으니까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허드렛일은 다른 어떤 아이가 와도 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마법을 배우게 된다면 저는 주인님에게 좀 더 가치있는 존재로 받아들여질지 모릅니다.
언제까지고 주인님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저는 곧바로 주인님의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노예인 제가 동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 무척 흥분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 마도구를 사용하지만 실제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들의 수는 무척 적습니다.
천재가 아닌 이상 제대로 마법을 교육 받으려면 재능을 입증해 마탑에 들어가야하는데 마탑에서는 신분이 확실한 평민이나 귀족만을 받기 때문에 저같은 빈민가의 고아들에게는 기회조차 없습니다.
그렇게 주인님이 주신 약을 마시자 갑자기 주인님은 제 뒤에 서시더니 제 어깨를 꾸욱 눌렀습니다.
주인님의 손이 제 어깨에 닿자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습니다.
투박하고도 거친 손이었지만 저는 그런 주인님의 손길이 무척 부드럽게 느껴졌습니다.
주인님의 말에 따라 심호흡을 하며 숨을 고르고, 눈을 감았습니다. 잠깐 시간이 흐르자 이질적인 것들이 감각에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말로 형용키 어려운 감각이었습니다.
분명 제 주변은 그대로인데 느껴지지 않던 것이 느껴지니 이상한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감각을 주인님께 그대로 전했더니 주인님은 놀라며 저를 칭찬해주셨습니다.
주인님의 칭찬에 더욱 마나를 느끼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인님의 손이 제 등에 닿자 왠지 야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심장이 마구 두근거리고, 이대로 주인님이 뒤에서 끌어안아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니 집중력이 조금씩 흐트려졌습니다.
주인님이 제 뒤에 계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에 계셨다면 흥분해 잔뜩 붉어진 제 얼굴을 보셨을테니까요. 주인님께 경멸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흥분한 것을 드러내서는 안 됐습니다.
그렇게 흐트러지는 정신을 다시 한 번 고쳐잡으며 마나를 느끼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마나를 느끼며 이 감각을 머릿속에 각인시키려는 순간, 제 날개에 주인님의 손이 닿았습니다.
이때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쾌감에 저도 모르게 신음이 터져나왔습니다.
황급히 입을 다물어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했지만 이미 입 밖으로 흘러나간 신음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태어날 때부터 달고 있었던 날개지만 날 수도 없고, 특별한 용도가 있는 것도 아니라 단순히 장식이라고만 생각해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제 날개를 보지도 못하고 만지지도 못했습니다.
우연히 제 날개쪽에 뭔가가 닿는다 하더라도 마치 없는 것처럼 투명하게 통과하곤 했습니다.
'처음으로 닿았어.'
제 날개에 손이 닿았다는 것은, 주인님은 사실 제 날개를 볼 수 있는 것일까요.
생각해보면 주인님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알아챈 시점부터 눈치챘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인님은 저를 만난 이후로 한 번도 제가 마족이란 걸 알아본 것을 드러내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필사적으로 그 사실을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마족은 인간의 주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다른 마족을 본 적은 없지만 우연히 읽은 책에서는 마족은 과거 인간을 잡아먹거나 몬스터들을 부리며 도시를 침략했다고 합니다.
그 때 마족들의 퇴치에 가장 앞장선 것이 교회고, 그 덕분에 교회가 지금의 위상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적혀 있었습니다.
확실한 것은 제가 마족이란 걸 들켜서 좋을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머릿속이 새하얘졌습니다.
주인님께 마족이라는 것을 들켰다는 두려움과 주인님이 손을 뗀 지금도 퍼덕이며 떨리는 날개에서 아른거리는 여운.
두 가지가 교차하며 제 집중력을 흐트렸습니다.
혹시 주인님이 당장 마법을 가르치는 것을 그만두고 저를 내치시면 어떡하나 싶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주인님은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가 집중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셨습니다.
주인님은 제가 마족이라는 것을 신경쓰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두근거리던 심장 박동이 조금은 가라앉았습니다.
두려움이 사라지자 남은 것은 쾌감 뿐이었습니다.
방금 전 닿았던 날개의 쾌감만큼은 아니었지만 주인님의 손이 제 몸을 더듬을 때마다 저는 점점 몸이 달아올랐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쾌감을 억누르고 있던 도중, 주인님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린. 지금부터 가슴팍에 손을 올려놓을건데, 사람들의 마나가 가장 많이 흐르는 곳이 심장이라 그런 것이란다. 걱정하지 말고 편안히 심호흡하렴."
주인님의 손이 제 가슴 위에 올려졌습니다.
주인님이 제 가슴을 만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흥분됐습니다.
머릿속으로 상상만 했던 장면이 실제로 일어나자 제 아랫도리가 축축해지는게 느껴졌습니다.
주인님이 혹시 제 가슴을 빈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실까.
그런 걱정을 하면서도 정신을 어떻게든 마나를 느끼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마나가 흐트러지는 것은 어떻게든 막을 수 있었지만 제 몸의 생리적인 반응까지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가뜩이나 달아오른 몸의 정직한 반응에 딱딱해진 제 젖꼭지가 주인님의 손에 닿는게 느껴졌습니다.
주인님의 손바닥에 발기한 제 젖꼭지가 꾹꾹 눌리며 비벼지자 당장이라도 절정에 이를 것처럼 아찔한 쾌감이 찾아왔습니다.
주인님도 손바닥에 뭔가가 닿는 것을 눈치채셨는지 당황하며 손바닥을 움직이셨는데, 오히려 제 가슴을 주무르며 더욱 저를 흥분시켰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주인님에게 제가 흥분했다는 사실을 들켜 앞으로 주인님 얼굴을 차마 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와 반대로 제 몸은 정직하게 젖기 시작했습니다.
등과 허리에는 긴장하며 젖은 땀이, 그리고 제 아랫도리는 이미 음란한 물로 잔뜩 젖은 상태였습니다.
다행히도 그런 자세가 오래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훈련이 끝나고, 주인님은 이 일을 매일 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하시는 주인님도 저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볼 수 없었습니다.
저는 스스로가 너무 수치스러워서 그랬고, 주인님은 아마도 저를 경멸하셨기 때문이겠죠.
고작 가슴에 손이 좀 닿은 것만으로 잔뜩 흥분한 여자애라니. 역시 그런 발랑 까진 애를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죠.
결국 그날 밤. 저는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낮에 있었던 주인님과의 접촉을 떠올리며 자위를 했습니다.
깊은 밤동안 계속해서 주인님의 다정한 손길을 떠올리며 끈적하게 젖은 아랫도리를 달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