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물건을 빼내자 플로라의 음부에서는 방금 막 내가 싸지른 정액이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떨어졌다.
뒤처리도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섹스가 끝난 다음에는 플로라의 음부에 가득 차 있는 정액을 살살 긁어내며 입을 맞췄다.
그녀들은 거의 항상 섹스가 끝나면 키스를 요구하곤 했다.
나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그녀들의 말로는 섹스가 끝나고 키스해주는 것이 절정에 이르는 것만큼이나 기분 좋다고 한다.
여자는 남자보다 정신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기질이 강하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어쩌면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끈적거리고도 달콤한 키스가 끝나고 나서야 플로라는 비틀거리며 입고 왔던 치마와 셔츠를 몸에 걸쳤다.
"흐으...기분이 이상해요. 다른 사람들한테 들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오싹오싹하기도 하고, 콩닥콩닥거리기도 하고."
자신의 가슴 위에 양 손을 얹은 채 그렇게 중얼거리는 플로라의 엉덩이를 가볍게 토닥였다.
"흐흐. 그건 네가 변태라 그래."
내 놀림에도 그녀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확실히 그런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오히려 저렇게 인정해버리니 할 말이 없군. 어째 고백하기 전과는 전혀 다른 엄청난 뻔뻔함에 나는 혀를 내둘렀다.
"아무튼, 집에 가서 깨끗하게 씻어. 한 번 긁어냈어도 나중에 다시 흘러나온다."
질 안에 사정한 정액은 안쪽에 고여있다가 걸어다니거나 움직이면 천천히 흘러나오기 마련이다.
플로라에게 주의를 주고 나서는 가게 바닥에 흥건하게 젖은 애액과 정액을 닦아냈다.
청소를 끝낸 다음에는 플로라를 집 앞까지 바래다 주었다. 그래봤자 바로 옆집이지만 다리를 후들거리는 플로라의 모습을 보면 한 걸음도 제대로 못 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무사히 플로라가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온 다음, 아이린을 방에서 불러냈다.
다만 몇 번 불러도 대답이 없길래 방 안에 직접 들어가보니 책에 얼굴을 묻은 채 잠들어 있는 아이린을 발견했다.
꿈 속에서 맛있는 것이라도 먹고 있는지 앙증맞은 입술을 오물거리다가 헤실거리는 웃음을 지었다.
자는 모습도 꼭 천사같다니까. 앗. 몽마(夢魔)인 서큐버스한테 할 말은 아닌가.
오늘도 평소처럼 저녁을 차리는 김에 아이린에게 요리하는 법을 가르치려 했지만 저렇게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를 깨우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오늘 하루는 건너뛰기로 하고 나는 먼저 냄비에 물을 올렸다.
오늘 할 요리는 아이린이 무척 좋아할만한 달달한 음식이었다. 사실 음식이라고 하기도 힘든 단순한 조리지만.
창고에 쌓아뒀던 와인병들 중 화이트 와인을 한 병 꺼내왔다. 많고 많은 와인들 중 화이트 와인은 그 숫자가 적어 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냄비에 조금 부어놨던 물이 끓기 시작하자 들고온 화이트 와인의 마개를 개봉했다.
코르크 마개가 뽑혀 나오며 은은한 와인향이 코를 간질였다.
물이 끓기 시작한 냄비에 화이트 와인을 졸졸 부어주자 금세 새하얀 색이 되었다.
어딘가 반투명한 색깔이 방금 전의 내 정액을 연상시켜 구역질이 올라왔지만 간신히 참았다.
그렇게 화이트 와인을 끓이며 졸이던 나는 충분히 알코올이 증발한 것을 확인한 다음 찬장에 꺼내뒀던 치즈를 썰어넣었다.
부드러운 치즈를 스푼으로 꾹꾹 눌러지며 좀 더 쉽게 녹게 했다. 치즈가 녹으며 화이트 와인과 섞이자 황금빛으로 반짝거렸다.
양이 모자라지 않도록 치즈를 거의 한 통 가까이 부었다. 생각보다 치즈를 많이 넣는 바람에 와인 역시 좀 더 부어야 했다.
큰 냄비의 절반 가까이가 찰 정도로 끈적거리는 치즈 퐁듀는 보는 것 만으로도 느끼해 보였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침이 넘어가는게 인간이란 생물이었다.
며칠 전 크루거의 가게에서 넉넉하게 사왔던 빵을 잘라 한 조각을 퐁듀에 살짝 찍어 먹어봤다.
느끼하면서도 입 안 가득 퍼지는 치즈의 부드러운 감칠맛이 더욱 입맛을 돋궜다.
'괜찮네.'
조금 느끼하고 달긴 했지만 내가 이렇게 느낀다면 아이린이 딱 좋아하는 맛일게 분명했다.
냄비에 담긴 치즈 퐁듀를 두 개의 그릇에 나누어 담았다.
스푼으로 냄비에 붙어 있던 퐁듀를 싹싹 긁어 그릇에 담았다. 그리고는 냄비를 물로 깨끗하게 헹궈냈다.
"어디보자...초콜릿이..."
예전에 직접 초콜릿 잼을 만들어 먹을 때 사용했던 초콜릿을 창고에서 찾아냈다.
수도에서만 파는 고급품이라 포장 역시 고급스러웠다. 단 것은 잘 먹지 않았지만 초콜릿은 먹으면 머리가 조금 맑아지는 기분이 들어 가끔 먹곤 했다.
창고 안에 온도 조절 마법을 걸어놓은 덕분인지 녹지도, 썩지도 않은 초콜릿이 여전히 달콤한 향기를 풍겨왔다.
초콜릿 다섯 개 정도의 포장을 찢어 그릇에 담았다. 방금 전 씻은 냄비에 물을 절반쯤 채운 다음 다시 불을 지폈다.
그리고 그 냄비 안에 초콜릿이 담긴 그릇을 넣었다.
물 안에 빠지지 않도록 한 손으로 잡은 채 초콜릿이 녹기를 기다렸다. 물이 끓어오르기 시작할 때 즈음에는 초콜릿 대부분이 녹아 있었다.
불을 끄고 녹은 초콜릿을 아까 담아놨던 두 개의 치즈 퐁듀 그릇 중 하나에 털어넣었다.
마찬가지로 스푼으로 그릇을 깔끔하게 긁어냈다.
초콜릿을 치즈 퐁듀 안에 흘려넣은 다음에는 초콜릿과 치즈가 잘 섞이도록 저어주었다.
치즈 퐁듀는 어느새 달콤한 초콜릿 냄새를 풍기는 초콜릿 퐁듀가 되어 있었다.
한 가지 맛만 먹으면 질릴 수 있으니 생각해낸 방법이었다.
메인 메뉴가 느끼한 맛이니 음료는 상큼한 생과일 주스를 준비했다. 그렇게 상을 모두 차린 나는 다시 아이린의 방에 찾아갔다.
여전히 잠들어 있는 아이린을 흔들어 깨우니 몽롱한 눈으로 잠시 시선을 해매던 아이린은 나와 마주치고는 화들짝 놀랐다.
"주...주인님?!"
"그래. 많이 피곤했나 보구나."
"죄, 죄송해요... 공부하다 깜박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나는 순수하게 아이린을 걱정하는 마음에 한 말이었지만 아이린에게는 비꼬는 의미로 들린 모양이었다.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아이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니. 피곤할 땐 자도 된단다. 굳이 무리할 필요 없어."
상냥하게 아이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다독이자 그제서야 평온한 얼굴을 되찾은 아이린이 작은 목소리로 '네...주인님'이라고 끄덕였다.
"그보다 어서 저녁을 먹자꾸나. 오늘은 네가 좋아할만한 메뉴로 준비했으니 양껏 먹어주렴."
아이린은 그제서야 가게 안에 가득찬 달콤한 냄새를 맡고는 코를 킁킁거리며 홀린듯이 부엌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의자에 앉아 각각 치즈 퐁듀와 초콜릿 퐁듀가 담긴 그릇을 보고 놀라워했다.
"와아..."
"지난번에 스튜를 먹을 때와 같이 빵을 여기 찍어 먹으면 된단다."
스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스튜에 있는 건더기가 퐁듀에는 없다는 것 정도지만 어린아이들은 스튜보다도 이런 퐁듀 쪽을 훨씬 좋아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예전에 초대받은 연회장에서 아이들이 퐁듀가 흘러내리는 분수대 모형 앞에서만 모여 있는걸 봤었거든.
초콜릿 퐁듀가 물처럼 흘러내리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황홀함 그 자체였다.
비록 그런 웅장한 스케일은 아니지만 이런 달달하고 느끼한 것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중 하나였다.
예상대로 처음에는 빵을 잘게 찢어 조심스레 퐁듀에 찍어먹던 아이린도 한 번 맛을 보고는 반토막난 바게트 빵을 통째로 퐁듀에 찍은 다음 마치 다람쥐처럼 빵을 갉아먹었다.
치즈 퐁듀와 초콜릿 퐁듀. 두 가지를 번갈아가며 찍어 먹던 아이린은 퐁듀가 완전히 바닥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분명 어제 크루거에게 일주일은 먹을 수 있는 양의 빵을 사왔었는데,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아이린...무서운 아이.
그보다 무서운 점은 식사 후에 빵빵해진 저 배가 내일 아침이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늘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관리를 받는다던 앨리스가 들으면 분통을 터뜨릴 일이었다.
딸기 주스를 한 잔 더 부어주자 아이린은 예의바르게 감사인사를 했다.
"후아...주인님. 감사합니다."
그 많은 퐁듀를 다 먹었으니 속이 뒤집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아이린은 잔을 들고는 딸기 주스를 꼴깍꼴깍 마셨다.
자연스레 아이린의 새하얀 목덜미가 드러났다.
꼴깍거릴 때마다 움직이는 목울대가 어쩐지 섹시해 보였다.
잠깐. 나란 놈은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심지어 방금 전에 플로라와 그렇게 해놓고도 이런 생각이 들다니.
정신 차리자는 생각에 가볍게 양 손으로 뺨을 두드리던 순간 그 소리에 놀란 아이린의 손이 떨렸고, 마시던 딸기 주스가 아이린의 입가를 타고 흘러내렸다.
목을 타고 내린 분홍빛 주스는 가슴 안쪽까지 흘러들어갔고, 아이린의 셔츠에 젖은 자국이 비쳤다.
하필이면 딸기 주스라 분홍빛 액체가 아이린의 목을 타고 흐르는 장면은 묘한 배덕감마저 들었다.
누가 봐도 내 잘못이었기에 나는 아이린에게 사과하며 수건으로 아이린의 목덜미를 닦아주었다.
"미안하구나. 괜찮니?"
"네. 조금 축축해지긴 했지만... 괜찮아요."
그렇게 말하며 아이린은 자신의 셔츠 목부분을 앞으로 슬쩍 잡아당겼다. 자연스레 그 사이로 보이는 야트막한 가슴에 나는 시선을 돌리며 헛기침했다.
"...흠흠. 그럼 옷을 갈아입으면서 안쪽도 닦으렴."
차마 아이린의 가슴 위에 흘러내린 주스까지 닦아줄 수는 없었기에 아이린에게 수건을 건네준 나는 아이린이 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
잠시 후 옷을 갈아입고 아이린에게 수건을 돌려받았다.
"그럼 오늘은 방에서 푹 쉬렴. 나는 잠깐 시청에 다녀오마."
"...시청이요?"
벌써 밖에는 어둠이 내렸는데 시청에 간다고 하니 의아한 표정으로 되묻는 아이린이었다. 나는 그런 아이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이유를 알려주었다.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은 세금 납부시기라 그렇단다. 낮에 일하는 사람들을 배려해 밤까지 열려 있거든."
덕분에 아르웬같은 시청 직원들은 죽어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