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가족을 끔찍히 아낀다는 트라다 쿠스만의 여동생 치고는 정보가 비정상적으로 적었다.
이상하게 여긴 나는 다음 페이지로 책을 넘기려던 순간 어느새 샤워를 끝낸 아이린과 릴리스가 욕실에서 나왔다.
여전히 알몸으로 욕실을 나온 릴리스와 수건으로 몸을 감싼 채 나온 아이린. 두 사람은 방으로 들어가 잠옷으로 갈아입고 왔다.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두 사람에게 오는 길에 사온 간식거리를 한 개씩 주자 식탁에 앉아 야무지게 먹기 시작했다.
릴리스는 처음 먹어보는 케이크에 감탄하며 게 눈 감추듯 모두 먹어치우고는 더 먹기 위해 슬쩍 상자로 손을 뻗었지만 그런 릴리스의 손을 내가 쳐냈다.
"곧 있으면 저녁 먹어야 되니 한 개만. 나중에 저녁 먹고 난 후에 줄테니까."
내 말에 그제서야 칫. 하고 투덜거리면서도 얌전히 손을 물리는 릴리스였다.
그 날 저녁에는 오랜만에 트롤 고기를 구워먹었다. 릴리스는 거의 내 몫의 세 배는 되는 양의 고기를 먹어치웠고, 그것도 모자랐는지 오늘 사온 디저트의 절반 가까이를 후식으로 먹었다.
저 작은 몸으로 어떻게 그리 많이 먹을 수 있는지, 진지하게 릴리스의 배 속에 블랙홀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릴리스의 침대가 아직 도착 안했기 때문에 오늘도 내 방에서 재우려는데, 어째서인지 자연스럽게 아이린도 릴리스와 함께 내 방으로 들어왔다.
폭우와 함께 번개가 치던 어젯밤과 달리 창 밖으로는 맑은 밤하늘의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모를까 오늘의 아이린과 한 침대에서 자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아이린의 셔츠는 단추가 두 개나 풀려 있어 쇄골이 완전히 드러나 있었다.
아이린은 그런 내 시선을 눈치채고는 '오늘따라 날씨가 더워서 풀었어요.'라고 묻지도 않은 질문에 대한 변명을 했다.
본능적인 감각으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릴리스와 아이린이 내 양쪽에 자리를 잡는 것이 먼저였다.
도망가지 못하게 봉쇄하는 것처럼 내 팔 위에 머리를 대고는 이불을 끌어 덮었다.
각각 내 왼팔과 오른팔을 밴 채 금세 잠든 두 아이에게서는 달콤한 향기가 풍겨져 왔다. 릴리스에게서는 장미향이, 아이린에게서는 레몬향이 났다.
두 사람은 꿈이라도 꾸는지 중간중간 몸을 뒤척였다.
릴리스의 경우에는 오늘 먹었던 음식을 먹는 꿈이라도 꾸는지 침을 질질 흘리며 우물거렸고.
"헤헤...슈크림...츄릅...달다아..."
아이린의 경우에는...
"주인님...하아...주인님... 좀 더..."
대체 무슨 꿈을 꾸는지 것인지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꿈 속의 내가 썩 좋은 상황은 아니라는 것 정도일까.
결국, 그 날 밤에는 한 숨도 자지 못했다.
특별편
특별편 ~주인님을 좋아하는 그녀의 비밀~
제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제 쪽의 일방적인 짝사랑입니다만, 그 분을 좋아하는 제 마음만큼은 틀림없는 진심입니다.
그 분을 볼 때마다 마음속 한 구석이 따스해지고, 눈이 마주치면 죄 지은 것처럼 심장이 철렁거립니다.
지적인 주인님이 제게 마법 지식을 알려주시고, 마나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실 때면 주인님의 멋진 모습에 새삼 반하게 됩니다.
날카로운 턱선과 차가운 얼굴, 중저음의 시크한 목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냉정하고 차가운 사람으로 보이는 주인님이지만, 사실은 배려심 깊고 상냥한 분이십니다.
일개 노예에 불과한 저를 거둬주시고, 마치 정식 제자처럼 성의껏 마법을 가르쳐주고 계시니까요. 그 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은 살 수도 없는 고급스런 속옷과 달콤한 간식도 자주 주시곤 합니다.
노예로서 주인님께 봉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지만, 주인님은 제게 그런 기회조차 주지 않으십니다.
낮에는 영지의 다른 아이들과 놀러갈 수 있게 해 주시고, 요리나 설거지 같은 일들 역시도 대부분 주인님이 마법으로 손쉽게 해치워 버리십니다.
그리고 그런 제게 주어진 유일한 집안일은 빨래입니다.
주인님이 입으셨던 옷과 속옷이 모두 담겨 있는 바구니의 빨랫감들을 제 것과 함께 깨끗이 빨아 창가에 걸어 놓는 것입니다.
주인님은 제가 제 속옷을 주인님께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지만,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하아...주인님... 흐응..."
저는 제 손에 들려있는 주인님의 팬티를 얼굴에 파묻은 채 숨을 깊게 들이셨습니다.
남자의 향기.
특유의 그윽한 냄새를 맡으니 자연스레 아랫도리가 저려왔습니다.
"아아...주인님...하응..."
저도 모르게 아랫도리를 더듬는 손길을 멈추지 않고 이어나갔습니다.
주인님. 제 하나뿐인 주인님. 오로지 나만의 주인님.
주인님의 두터운 팔뚝과 투박한 손을 떠올렸습니다.
그 손으로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실 때와, 저를 끌어안아 주실 때의 감각도요. 다시 한 번 숨을 들이마시며 제 음부를 어루만졌습니다.
며칠 전에 자위를 할 때, 제 방에 있는 거울로 제 음부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처음'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술집에서 주정뱅이들이 여자 이야기를 할 때 왜 '도끼'자국이라고 말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벌려져 있는 음부 사이로 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오는게 느껴졌습니다.
주인님이 제 몸을 천천히 더듬는 상상을 할수록 제 음부는 더 많은 물을 토해냈습니다.
"아앙...하윽..."
이번에는 주인님이 제게 입을 맞추시며 제 엉덩이를 주무르는 망상입니다. 주인님의 투박한 손이 제 엉덩이를 마구 주무르면서, 입술과 혀가 뒤섞이는 딥키스를 합니다.
그러면 저는 이런건 안 된다고 주인님을 밀어내지만, 주인님은 오히려 더욱 흥분하며 제 몸을 탐합니다.
비록 작은 제 가슴이지만 주인님은 오히려 작아서 좋다는 말과 함께 제 젖가슴을 핥습니다.
"하아...하으..."
거기까지 상상한 것만으로도 어느새 절정 직전에 이르렀습니다. 조금만 더, 주인님을 느끼고 싶어요.
잠시 고민하던 저는 주인님의 팬티를 입으로 물었습니다. 짭쪼름한 맛. 거기다 짙은 수컷의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주인님에 대한 죄책감이 치밀었습니다. 죄송해요 주인님.
하지만 한편으로 깨끗하게 빨아서 돌려놓으시면 주인님은 모르실거라고 생각하는 제가 있었습니다.
이 냄새처럼, 주인님이 자신의 성기를 제 입 안에 쑤셔넣는 상상이 떠올랐습니다.
제 머리를 양 손으로 고정시킨 채 주인님의 우람한 물건을 제 목구멍 깊숙한 곳까지 밀어넣습니다.
저는 숨이 막혀오는 감각에 몸부림치면서도 주인님의 억척스런 손길에 거부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주인님의 씨앗들이 제 입 안 가득 퍼져나옵니다. 저는 거부하지 않고 주인님의 씨앗들을 모두 받아삼킵니다.
그렇게 입으로 주인님의 물건을 한 번 빼드렸지만 여전히 기세등등한 주인님의 물건이 다시 빳빳하게 일어섭니다.
그리고는 제 허벅지를 양 손으로 잡은 주인님이 제 음부에 주인님의 물건을 갖다댑니다.
"하아...으응..."
여기까지 상상하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주인님이 제 음부에 물건을 밀어넣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순간, 저는 망상에서 깨어나며 새차게 조수를 뿜어냅니다.
"하아앙!!"
마치 오줌을 싸는 것처럼 오싹한 감각과 함께 제 음부에서 하얀 물줄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 물줄기가 욕조 바닥을 적십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어떻게든 몸을 지탱하며 대야에 물을 받아 욕실 바닥의 끈적거리는 액체들을 흘려보냈습니다. 동시에 지독한 자괴감과 허탈감이 들었습니다.
정작 현실의 주인님은 제게 그런 눈길조차 주지 않으시는데, 혼자만의 망상으로 이렇게 욕구를 해소하는게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주인님만의 것이지만, 주인님은 저만의 것이 아닙니다. 매일같이 주인님에게서는 다른 여자들의 향기가 풍겨져 옵니다.
인간이 아닌 서큐버스이기에 알아차릴 수 있는 냄새.
주인님이 다른 여자들과 몸을 겹치는 장면을 상상하면 당장이라도 주인님에게 소리치고 싶습니다. 저도 주인님을 만족시켜 드릴 수 있다고.
마음대로 제 몸을 사용하셔도 된다고.
하지만 제가 이렇게 말해버리면 주인님은 저를 경멸해 버리시겠죠. 그러니까 저는 이런 모습을 주인님께 드러내지 않을 겁니다.
주인님의 속옷을 가지고 자위를 하는 모습도, 주인님이 다른 여자와 몸을 겹치는 것을 질투하는 것도 말이에요.
주인님이 바라시는 순수하고 성실한 아이를 연기할 생각입니다. 물론 주인님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은 어필을 할 생각이지만요.
하지만, 제가 성인이 되는 순간. 저는 주인님에게 고백할 생각입니다.
노예 주제에 과분한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영원히 주인님의 곁에 있고 싶다고, 그게 설령 어떤 형태든 상관 없으니 곁에만 있게 해달라고 할 생각입니다.
언젠가 주인님에게 직접 이 말을 전할 수 있기를.
'사랑하고 있어요. 주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