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이 모습을 수정구에 담아 판매한다면 적어도 제국 남자들의 절반 이상이 살 것이 분명했다.
물론 나는 그런 취미가 없으니 그럴 생각은 없지만.
마리안은 침대 위에 쪼그려 앉은 채 어설픈 손놀림으로 자신의 음부에 손가락을 갖다댔다.
벌어져 있던 음부 사이에 몇 번이나 망설이다 손가락을 한 마디 정도 밀어넣고는 조금씩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숫처녀도 저것보단 낫겠다는 생각에 나는 슬쩍 질문을 던졌다.
"마리안 씨는 자위 경험이 없으십니까? 손놀림이 너무 서툰데요."
"...자위는 이번이 처음인걸요...으읏... 평소엔 루디 씨랑만 하니까... 혼자서 이런 짓을 하면... 꼭 루디 씨를 배신하는 것 같아서..."
마리안의 대답을 들은 나는 입에 고인 침을 꿀꺽 삼켰다.
설마하니 자위를 하는게 나에 대한 배신 행위라 여겼을 줄이야. 대체 얼마나 순수한 것인지.
마리안에게 자위는 지극히 정상적인 인간의 욕구라는 것을 가르쳐줘도 되겠지만, 이렇게 나에게만 의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역시 마음에 들었기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 일이 끝나면 마리안이 자위 따위로는 만족할 수 없는, 나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하며 빳빳하게 선 내 물건을 달랬다.
나는 더 이상 마리안에게 걸지 않았고, 마리안 역시 자위를 하는 것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허벅지를 조금 더 벌리고, 적나라하게 음부를 드러낸 채로 검지를 좀 더 깊숙히까지 넣었다 빼기를 반복했다.
"아응...흐읏...아아..."
중간중간 신음을 내며 자위를 하기 시작한 마리안은 너무나도 요염해 당장이라도 덮치고 싶었다.
살짝 벌어진 입 사이로 야릇한 신음이 흘러나올 때마다 내 물건도 꿈틀댔다.
필사적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나는 입고 온 외투에서 아공간 마법이 걸려 있는 가죽 주머니를 꺼냈다.
가죽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빼자 내 손에는 핑크빛을 띠는 포션의 병이 들려 있었다.
병의 마개를 따고는 안에 들어있던 포션을 모두 입 안에 털어넣었다. 짭쪼롬한 맛과 함께 몸에 열기가 돌기 시작했다. 갑자기 방 안의 공기가 확 올라간 것 같았다.
기본적으론 원기를 회복해주는 재료들을 조합해 만든 포션이지만, 원기 회복에 좋다는 재료들이 다 그렇듯이 사실상 정력제에 가까웠다.
포션병을 완전히 비운 것을 확인한 나는 병을 마리안의 음부 아래에 놓았다. 마리안은 이미 자위에 열중한 채 내 존재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마리안은 슬슬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지 음부에서 중간중간 물이 흘러나왔다. 질척한 애액이 중간중간 흘러나오며 병 속으로 들어갔다.
"하으...으응...하앙..."
자신의 쾌감을 느끼는 것에 열중하는 마리안은 내가 병에 그녀의 '성수'를 받고 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중간 중간 귀여운 신음 소리를 내며 몸을 떨며 질척한 애액을 흘려대는 마리안은 꼭 발정난 암캐같은 모습이었다.
"으응..루디 씨...하아...좀 더어..."
마리안은 가끔씩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더욱 손가락을 격렬하게 움직였다. 혹시 나와 하는 망상으로 자위하고 있는 것일까.
분명 마리안은 나를 제외한 남자와의 경험은 전무하니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마리안의 상상 속에서는 또 다른 내가 마리안과 한다고 생각하자 기분이 이상해졌다.
다른 사람도 아닌 상상 속의 나 자신에게 마리안을 빼앗겼다는 왠지 모를 패배감과 마리안에게는 나 밖에 없다는 충족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마리안은 슬슬 절정에 이르는지 격렬하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찔걱, 찔걱, 이제는 검지와 중지를 동시에 넣었다 빼던 마리안은 이윽고 성대하게 절정에 이르렀다.
"하아앙!!"
새된 신음과 함께 음부에서 분수처럼 조수를 뿜어대며 새하얀 엉덩이를 들썩였다. 몸이 비틀거릴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의 방향이 흔들렸다.
하지만 나는 놓치지 않고 물줄기가 침대에 닿기 전 병을 갖다댔다.
쪼르륵, 쪼르륵하고 병에 마리안의 물이 계속해서 담겼다. 생각보다 마리안은 물이 많은 타입이라 거의 10초 가까이 물을 뿜어댔다.
아슬아슬하게 병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었다.
어느새 마리안의 깊은 계곡에서 흘러나오던 물줄기는 가느다랗게 변하더니, 이윽고 마치 오줌을 쌀 때처럼 몸을 조금 떨더니 침대 위에 몸을 뉘였다.
완전히 기진맥진한 마리안은 거친 숨을 내쉬며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애액으로 질척한 오른손과 흥분해서 그런지 빳빳하게 발기한 핑크빛 유두, 자위의 쾌감에 흠뻑 빠진 요염한 얼굴.
마리안의 몸의 모든 것들이 색기에 절여져 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마리안의 안대를 풀어주었다.
마리안은 눈을 두어 번 깜박이며 주변을 둘러보더니 내 손에 쥐어진 병에 시선을 고정했다.
나는 그런 마리안의 시선을 알아차리고는 마리안의 '성수'가 담겨 있는 병을 찰랑찰랑 소리가 나게 흔들었다.
"마리안 씨는 생각보다 물이 많으시더군요. 다 받아내느라 꽤나 고생했습니다."
내 놀림에 마리안의 뺨이 잔뜩 붉어졌다.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온 체액이 담긴 병을 보며 이런 말을 듣는다면 당연한 일이겠지.
"루디 씨... 악취미에요."
"제가 있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가버린 마리안 씨도 만만찮습니다. 그렇게 빼는 척 하셔놓고는, 너무 자위에 열중하신 것 아닙니까?"
내 말에 마리안은 어떻게든 대답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입 밖에 내지 못한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신전 안에서만 지낸 마리안은 이런 성적인 농담을 제대로 받아치지 못했다.
기껏해야 붉어진 얼굴로 나를 흘겨보는 것이 그녀의 최선의 반항이었다.
더 이상 놀렸다간 마리안이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슬쩍 화제를 돌렸다.
"마리안 씨의 몸에서 나온 액체를 살펴봤는데, 예상대로 성수와 비슷한 효과가 있더군요. 상당한 양의 신성력이 느껴집니다."
"그, 그걸 어디다 쓰시려고요...?"
아. 그러고보니 마리안에게는 워드의 존재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지.
나는 마리안에게 계곡에 갔다가 워드를 만난 것과, 녀석을 키우는데 성수가 필요할 것 같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마리안은 평소에도 내 모험담을 듣는 것을 좋아했지만 워터 드레이크를 키운다는 말에 더욱 놀라워했다.
"정말로 워터 드레이크를 키우시려고요? 다른 몬스터들처럼 포악하지는 않아도 일단은 몬스터인데요?"
"놈도 눈 밖에 나면 죽는다는 것을 아는지 자꾸만 재롱을 피우더군요. 그래서 당분간은 지켜볼 생각입니다."
아이린의 마음에 들지만 않았더라면 당장 오늘 저녁 식사는 놈이었을지도 모른다.
워터 드레이크의 고기가 또 그렇게 별미라던데, 아쉬움에 나는 입맛을 다셨다.
마리안은 워드를 직접 보고 싶다고 했지만 물 속에서 사는 놈이니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무리였다.
나중에 시간을 내서 내 가게를 다시 찾아오겠다고 말하는 마리안에게 오기 전에 미리 연락을 달라고 했다.
괜히 마리안이 아이린이나 릴리스를 보면 성가신 일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그럼, 슬슬 시작하죠."
내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마리안은 내 물건이 덜렁거리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이해했다.
이미 체력을 대부분 소진한 마리안은 도망조차 치지 못하고 내게 잡혔고, 결국 그 날 마리안은 밤새도록 내게 시달렸다.
마리안이 평범한 여자였다면 임신하지 않은게 이상할 정도로 그녀의 안에 내 씨앗을 잔뜩 뿌려주었다.
나중에는 침대 시트 전체가 정액 범벅이 되어 그녀의 질 안에 고인 정액을 긁어내는게 무의미할 정도였다.
그녀의 몸 전체에 마킹을 해놓고 나서야 만족한 나는 기절한 마리안을 따뜻한 물을 받은 욕실에 눕혀놓고, 방의 냄새와 흔적을 지우고 나왔다.
아마 내일 하루 정도는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걷지 못할지도 모른다. 대신 그녀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그녀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성감대를 개발해줬기 때문이다.
마리안은 자신이 목덜미를 간지럽혀지는 것으로 느낀다는 것을 필사적으로 부정했지만, 10분 동안 목덜미만을 집요하게 공략하자 결국 항복했다.
탈진한 마리안과 달리 나는 미약의 효과 덕분인지 몸이 쌩쌩했다.
물론 정신적인 피로감은 별개였지만 그보다는 마리안을 완전히 내 여자로 만들었다는 충족감이 더 컸다.
마치 어린아이가 자기 물건에 이름을 써 놓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몸에 마킹을 해 놓았다.
이제 내가 주는 쾌감이 아니고는 만족하지 못할 정도로 쾌락의 바다에 빠뜨려 놓았으니 마리안의 나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당분간은 마리안을 자주 찾아와야겠군.'
마리안은 플로라나 아르웬처럼 언제까지고 이 영지에 머무르는 사람이 아니었다.
교회 내부의 일이 정리가 된다면 다시 대신전으로 돌아가야 하는 사람이니만큼 떨어지게 되더라도 나를 잊지 못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멍하니 새벽녘의 거리를 걷던 도중 나는 그제서야 스스로의 변한 점을 깨닫고는 걸음을 멈췄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날이 올 줄이야.'
이전의 나는 여자에게 집착을 보인적이 없었다.
마음이 맞은 여자는 있어도 어차피 지나가는 인연이라 생각했기에 그녀가 다른 누구와 관계를 맺던 신경쓰지 않았고, 나도 그녀와 한 번 관계를 맺은 이후로는 더 이상 흥미를 갖지 않았다.
그런 성격은 최근에 들어서도 변치 않았다. 나와 관계를 맺은 여자들이 다른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다면 기분이 조금 더럽더라도 딱히 신경쓰지는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마리안을 나만의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다른 남자들이 결코 손대지 못하도록, 오로지 나만의 것으로 하고 싶다는 '소유욕'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이성에 대한 소유욕. 그것은 달리 말하면 '사랑'의 기본 조건 중 하나였다.
변화한 스스로의 모습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병적인 집착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는 어느 연인들에게나 있는 소유욕이었으니까.
하지만 내게 있어서는 '평범한 연인'들과 비슷한 욕구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신기할 따름이었다.
어느새 하늘의 구름이 개며 산 사이에 걸려있던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은은한 태양의 빛줄기를 온 몸으로 받으며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역시 샤워였다. 최근 들어 아이린이 내가 밖에 나갔다 돌아오면 내게 달려와서는 냄새를 맡는 경우가 늘어났다.
늘 밖에서 마법으로 냄새를 지우고 돌아오는데도 그런 날이 반복되자 혹시 마법으로 지울 수 없는 냄새가 남아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씻은 다음에는 입고 있던 옷을 빨랫감을 담는 바구니에 던져넣었다. 구겨진 외투와 셔츠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바구니에 쳐박혔다.
방에 돌아와 옷을 새로 꺼내 입은 다음에는 침대에 걸터 앉은 채 나는 손에 들려있는 포션병을 바라보며 잠시 상념에 잠겼다.
소유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