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한 올 삐져나오지 않고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는 음모와 아직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을 증명하듯이 핑크빛을 띠는 음부.
그녀의 질구는 새끼 손가락도 들어가기 힘들어 보일 정도로 입을 꽉 다물고 있었다.
"혹시 이쪽도 특별한 관리를 받고 그러신겁니까?"
이런 질문이 실례라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통 성기 주변에 나는 털은 제멋대로 튀어나와 있기 마련이었는데, 에디스의 음모는 아니었다. 이렇게 예쁘게 정돈되어 있는 음부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 부끄럽게 그런걸 어떻게 부탁해요!"
저러는 걸 보면 정말로 거짓말은 아닌 것 같은데... 아마도 타고난 모양이었다. 이렇게 예쁜 형태의 음부라면 애무를 하는 재미도 있겠지.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양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에디스의 외침은 무시하고, 나는 그녀의 양 허벅지를 벌렸다.
다리를 오므리고 있던 에디스는 자신의 음부를 훤히 노출하는게 부끄러운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에디스의 음부에 매료된 나는 홀린 것처럼 그녀의 허벅지를 벌려 냄새를 맡았다.
"냄새는 맡지마요. 아직 제대로 씻지도 못했는데..."
에디스가 그렇게 말할수록 나는 집요하게 그녀의 음부에 얼굴을 갖다대고는 냄새를 맡는 시늉을 했다.
에디스는 이상한 냄새가 날 것이라며 거부했지만 예쁘게 정돈되어 있는 그녀의 음부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냄새는 거의 나지 않았다.
유일하게 나는 냄새라고 해봤자 젖어들어가며 야하게 풍겨오는 애액 냄새 정도였다.
숫처녀처럼 입을 꽉 다물고 있는 그녀의 질구에 혀를 갖다대자 내 혀가 닿는 순간 에디스가 몸을 떨었다.
"...읏!"
돌아오는 길에는 차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입가심용 다과를 접시에 몇 개 담아왔다. 에디스는 내가 가져온 접시에 놓인 쿠키를 하나 집어먹었다.
"...혹시 이거 프로쉐의 쿠키에요?"
고작 하나 먹었을 뿐인데 곧바로 눈치챌 줄이야.
"맞습니다. 용케도 맞추시네요."
"그야 황궁에 있을때도 프로쉐는 유명했으니까요. 그래도 오랜만에 먹어보니 맛있네요. 이걸 여기서 먹게 될 줄은 몰랐는데."
에디스는 쿠키를 오독오독 씹어먹으며 자신의 입가에 묻은 부스러기들을 혀로 살짝 핥아먹었다. 그 모습이 어딘가 야해 것은 내가 이상한 것이리라.
"그런데 제 생각보다 늦게 찾아오셨군요. 지난번에 그렇게 적극적이셔서 저는 바로 다음날에 찾아오실줄 알았는데요."
내가 먼저 본론을 꺼내자 에디스는 그 날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얼굴이 불그스름해졌다.
누구보다 조신해야할 황녀가 먼저 남자를 유혹하고, 키스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그, 그때는 제가 제정신이 아닌 것도 있었고..."
분위기를 탔다고는 해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첫 키스였다.
남자에 대한 내성이 별로 없는 에디스였기에 이런 놀림에 더욱 반응이 신선했고, 나는 속으로 웃으며 횡설수설하는 에디스를 지켜봤다.
한참 동안 자신이 어째서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변명하던 에디스는 그제서야 내가 웃고 있다는 것을 보고는 내가 자신을 놀려먹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신. 정말로..."
"설마하니 그렇게까지 재미있는 반응을 보여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계속 고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던 에디스가 평정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수정구에 기록해두고 싶을 정도로 재밌었다.
"잡담은 이 정도로하고, 어쩌다 이렇게 늦으셨습니까?"
노골적으로 내가 화제를 돌리자 에디스는 삐졌는지 입을 삐죽 내밀고는 퉁명스레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답장이 빨리왔어요."
"답장이라면 황실에 보냈던 그 편지에 대한 답장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에디스는 그날 내가 준비해간 종이에 서명을 했고, 내가 떠난 다음 바로 기사들 중 한 명을 시켜 황실에 편지를 전달하도록 했다.
그래도 사나흘 정도는 걸릴 줄 알았는데 내 예상보다도 황자들이 똥줄이 탔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반사적으로 답장이 올리가 없으니까.
에디스는 드레스 주머니 안에서 접혀있는 편지를 내게 내밀었다. 조금 꾸깃꾸깃하긴 했지만 황실에서 사용하는 종이답게 재질은 최상급이었다.
가장 아래에는 황실의 직인이 찍혀 있었다. 편지에 적힌 내용은 별 것 없었다.
대충 에디스의 뜻을 받아들여 왕위 계승권을 박탈하며, 앞으로의 후계자 다툼에 참여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어느 쪽이든 지금의 에디스에게는 의미가 없는 것들 뿐이었다.
"기사의 말로는 1황자와 2황자가 자신에게 헐레벌떡 달려와서는 뭐 아는게 없냐고 한참 동안 캐물었다네요. 직접 보지 못한게 아쉬울 정도에요."
그렇게 말하며 쿡쿡 웃어대는 에디스는 진심으로 즐거운듯했다. 자신을 이때까지 괴롭혔던 황자들에게 한 방 먹일 수 있어서 그런 것일까.
에디스가 저렇게 웃는건 처음보는 것 같았다. 역시 미녀는 슬퍼하는 것보다 웃는게 훨씬 잘 어울린다.
에디스의 작게나마 올라간 입꼬리 덕분에 그녀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전의 그녀가 어둠을 몰고 다니는 마녀 같다면 지금은 수줍음 많은 아가씨같은 느낌이었다.
"그러고보니 제가 없는 동안은 별 일 없으셨습니까?"
"네. 당신이 알려준대로 지크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길게는 못했지만..."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지크가 노골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온 것일 뿐이지 보통 황족이라고 하면 에디스처럼 행동할 것이다.
굳이 지크처럼 가식을 떨어대며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고 들 필요는 없었다.
"황녀님은 황녀님만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대하면 됩니다. 굳이 황자님을 따라하실 필요는 없지요."
"그래요? 그럼 다행이지만..."
"달리 신경쓰이는게 있으십니까?"
"...저도 지크처럼 제 곁에 믿고 둘 수 있는 사람을 가지고 싶어서요."
에디스는 지크가 늘 대동하는 기사와 메이드들에 대해 이야기했고, 자신의 속내를 밝히고 함께 의논할 수 있는 사람을 가지고 싶다고 했다.
아무래도 이번 일을 겪으며 홀로 지내는 것보다는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의 필요성을 느낀 모양이다.
썩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다. 적어도 늘 홀로 방에 틀어박혀있는 것보다는 나았다. 이것 역시 에디스가 정신적으로 한 차례 성숙해졌다는 의미겠지.
에디스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더니 슬쩍 내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을 밝히자 에디스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럼..."
"죄송하지만 저는 황녀님의 파벌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나는 에디스가 질문을 하기도 전에 철벽을 쳤다. 에디스는 내 즉답에 금세 시무룩해졌지만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왜요? 역시 제가 가진게 없어서 그런가요?"
"그게 아닙니다. 저는 언제까지고 황녀님의 곁에 있어드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감이지만 나는 적어도 일 년 이상 바스티안 영지에서 머무를 생각이었다. 전에는 오 년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아이린의 갑작스런 성장 때문에 기한이 줄어들었다.
아이린이 성인이되면 그녀가 차고있는 목줄을 풀고, 그녀의 몸에 새겨져 있는 노예 각인을 지워줄 생각이었다.
만약 아이린에게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다른 서큐버스들이 있는 곳까지 데려다줄 생각도 하고 있었다. 아직도 '서큐버스의 성인식'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었기에 다른 서큐버스들을 잡아서 물어볼 필요도 있었다.
아무튼, 당장 보름 후에 떠나는 황녀를 내가 따라다닐 수는 없는 일이었다.
에디스는 내 단호한 결심을 알아차렸는지 무척 아쉬워했다.
"당신마저 없으면 저는 대체 누구를 믿어야할까요."
이미 에디스의 주변에 있는 이들은 모두 '주인'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황실 기사단은 황제의 직속 부대였고, 다른 기사들과 메이드들은 바스티안 영지, 혹은 지크가 부리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조금 진지하게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녀에게 조언했다.
"반드시 귀족이나 기사들만이 당신의 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곳에 있는, 그리고 제국에 있는 모든 백성들과 당신이 가진 인연들이 곧 당신의 힘이 되어줄 것이니 한 명의 사람도 허투루 여기지 마십시오."
처음부터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을 거느린 군주는 없는 법이었다. 그들과 인연을 맺고, 신뢰를 주며 자신의 사람으로 품는 것이다. 충성심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당장 이번에 있었던 일만 봐도 귀족들이 무시하고 폄하하는 모험가들과 용병들이 파벌에 가입해준 덕분에 에디스는 잘난 황자들에게 한 방 먹여줄 수 있었다.
쓸모없는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그게 거리에서 구걸하는 거지라 하더라도 언젠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줄 수도 있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모두 들은 에디스는 멍하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몇 초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아, 알았어요. 당신의 충고. 명심하도록할게요."
"좋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특히 에디스처럼 아무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는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하는 것부터 좋은 관계가 시작되는 법이었다.
"대신 정말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위기에 처한다면, 그 때는 저를 찾아주십시오."
그래도 내가 살려낸 사람인데, 죽으면 찝찝하니까 최후의 보루 정도는 남겨두기로 했다. 에디스가 나를 다시 찾아오는 일이 최대한 없기를 빌면서.
에디스는 내 말에 감동받았는지 완전히 내게 푹 빠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별 생각없이 했던 말이 그녀의 마음에 적중한 모양이었다.
"...역시 제 눈은 틀리지 않았어요. 저는 당신을 좋아해요."
지난번의 키스로 대충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제대로 고백을 받으니 색다른 기분이었다.
에디스도 슬슬 분위기에 취하기 시작한 것 같고, 지난번에는 그녀가 멋대로 키스를 했으니 이번에는 내 쪽에서 할 차례였다.
에디스의 턱을 부드럽게 잡고, 얼굴을 내밀어 그대로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설마 여기서 키스를 할 줄은 몰랐는지 에디스의 눈이 동그래졌다.
가느다란 입술을 달싹거리며 창 밖의 사람들이 보지는 않을까 눈치를 보는 에디스와 다르게 나는 키스에 전념한채 그녀의 입술을 마음껏 유린했다.
테크닉이라고는 요만큼도 없는 에디스였지만, 이런 순수한 소녀같은 반응도 괜찮았다.
"츄웁...우움...흐읍?!"
그렇게 이어지던 키스 도중 나는 조심스럽게 에디스의 입술을 비집고 혀를 밀어넣었고, 딥키스 역시 처음이었는지 에디스는 등을 꼿꼿하게 세웠다.
그렇게 나는 그녀의 혀를 사정없이 유린했다. 쉴 새 없이 뒤섞이는 끈적한 혀의 접촉과 동시에 내 오른손은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었다.
에디스의 얼굴은 이미 수치심으로 잔뜩 붉어져 있었지만 나를 밀어내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