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3화 (203/260)

"하앙!"

"...이상한 소리 내지마."

"오빠 손놀림이 야한걸 어떡해. 발가락 사이로 비벼지는게 너무 기분 좋은걸."

릴리스는 계속해서 신음을 흘려댔고, 처음에는 신경쓰지 않고 다리에 타올을 문지르던 나도 조금이지만 흥분하기 시작했다.

물론 릴리스의 일자형 몸매를 보고 흥분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자꾸만 야릇한 신음을 흘리면서 작은 엉덩이를 앞뒤로 들썩이다보니 자연스레 음부가 보였다.

지난번에 내가 어떻게 삽입을 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좁은 핑크빛 균열을 보고 침을 삼켰다.

그녀의 다리를 문지르던 내 손길이 점점 속도가 느려지는 순간, 나는 아랫도리에 무언가가 닿는 감각에 움찔했다. 시선을 내리니 축 늘어져 있는 내 물건을 릴리스가 오른발로 툭툭 건드리고 있었다.

다행히 릴리스가 나를 마주보고 앉아있었기에 열탕에 남아있는 아이린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위험한 짓이란 것은 변하지 않았다.

내가 눈을 치켜뜨며 릴리스를 엄하게 노려봤지만 그녀는 신경도 쓰지 않고 발로 내 물건을 조물거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요령좋게 내 물건의 껍질까지 벗기는 그녀의 만행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릴리스는 지금 아이린에게 들켜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내 물건의 껍질을 모두 벗긴 다음에는, 귀두 부분을 발가락으로 꾹꾹 눌러대는 감촉에 나도 모르게 물건이 반쯤 발기하기 시작했다.

릴리스는 커진 내 물건을 보며 소악마 같은 미소를 짓더니 이제는 거품이 묻은 왼쪽 발까지 내밀더니 양 발로 내 물건을 마구 흔들었다.

경험도 없는 주제에 풋잡을 능숙하게 하는 릴리스의 발놀림은 상상 이상이었다.

풋잡이 힘든 이유 중 하나가 체력 소모가 심하고, 발이 저려서 힘이 빠지기 때문인데, 호문쿨루스인 릴리스는 그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바로 저편에 아이린이 있는데, 아이린이 열탕에서 일어나기만 해도 이 광경을 들킬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심하게도 나는 흥분하고 있었다.

릴리스의 말랑말랑한 발이 물건에 비벼지며 위아래로 흔들 때마다 금방이라도 쌀 것 같았다.

"후후. 참지 않아도 된다구? 오빠? 어차피 욕탕이니 물 한 바가지만 부으면 오빠가 쌌다는 것도 모를거야."

은근한 릴리스의 속삭임은 내게 있어서 악마의 유혹과도 같았다.

이성적으로는 당장 이 짓을 멈추고 릴리스를 마저 씻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열탕에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지 머리가 익어버린 모양이었다.

내가 더 이상 저항하지 않자 릴리스는 더욱 발을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물건의 기둥 부분은 릴리스의 발에 묻어있던 거품 범벅이 되어 있었고, 나중에는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귀두를 자극하는 릴리스의 발놀림에 나는 슬슬 한계에 가까워졌다.

릴리스의 머리 너머로 보이는 아이린에게 들키지 않기를 기도하며 숨을 참았다. 그리고 부풀어오른 귀두에서 진한 백탁액이 잔뜩 뿜어져나왔다.

다리를 벌려 내 물건을 발로 마구 문질러대던 릴리스는 뿜어져 나오는 정액을 그대로 뒤집어썼다.

물과 백탁액이 뒤섞여 그녀의 얼굴과 가슴팍을 타고 흘러내렸다. 릴리스는 팔등으로 뺨에 튄 정액을 닦아냈다.

"...오빠의 정액 냄새 엄청 진해."

팔에 묻은 정액의 냄새를 킁킁대며 맡던 릴리스가 고개를 숙였다. 사정의 여운에 주저앉아서 숨을 고르고 있던 나는 릴리스의 이어진 행동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내 쪽으로 의자를 끌어당긴 릴리스는 고개를 숙여 내 물건을 입으로 머금은 것이었다! 허리를 숙인 릴리스는 혀를 굴리며 요도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정액을 핥았다.

사정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펠라치오를 받자 저도 모르게 표정이 풀어졌다. 하지만 그 순간 탕에 남아있던 아이린과 눈이 마주쳤다.

갑자기 고개를 숙인 릴리스를 수상하게 쳐다보고 있는 아이린을 보고 나서야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들키지 않은 모양이지만 조금만 다가오면 금세 음란한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들키고 말 것이다.

이쪽을 의미심장한 눈길로 쳐다보는 아이린의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 머리를 굴리던 나는 옆에 있던 비누를 손에 잡고는 거품을 잔뜩 냈다.

그 다음에는 고개를 숙이고 내 물건을 핥아대는 릴리스의 머리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이린에게는 머리를 감겨주기 위해 엎드리게 했다고 착각시킬 생각이었다. 다행히 아이린은 내가 릴리스의 머리카락에 잔뜩 거품을 내며 감겨주자 의심의 눈길을 거두었다.

아이린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을 때는 정말로 심장이 철렁했다.

정작 릴리스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내 물건을 빨아댔지만 말이다. 입 안 가득 내 물건을 머금은 릴리스는 정액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모두 핥아먹었다.

부드러운 릴리스의 혀의 감촉에 내 물건은 더 이상 수그러들 생각도 하지 않고 여전히 단단하게 발기해 있었다.

릴리스는 그런 내 물건을 쳐다보며 입맛을 다셨지만 더 이상 했다간 정말로 아이린에게 들킬 것이 분명했다.

최대한 머릿속의 번뇌를 지우며 릴리스를 뒤로 돌게 한 다음, 그녀의 등을 타올로 문질렀다.

"앞쪽은 안 씻겨주는거야?"

요염한 미소를 짓고 그렇게 묻는 릴리스의 도발에 나는 손에 쥐고 있던 타올을 옆으로 집어던졌다. 아까부터 은근하게 나를 도발하는 릴리스를 따끔하게 혼내줄 생각이었다.

나는 먼저 양 손을 릴리스의 배에 가져다댔다.

타올에 묻은 거품이 잔뜩 묻어있던 양 손으로 릴리스의 배를 위아래로 살살 문지르면서, 은근하게 그녀의 아랫도리를 자극했다.

릴리스의 자궁이 있을법한 위치를 에상해서 슬쩍 눌러보자 릴리스는 야릇한 신음을 내뱉었다.

"...하앙!"

릴리스가 신음을 내뱉기는 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배를 씻겨주는 것일 뿐이었다.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를 혼내주는 것에 재미가 들린 나는 더욱 과감하게 손을 움직였다.

배를 문지르던 손을 점차 올려 그녀의 흉부를 더듬기 시작했다.

왼손은 조금내려 그녀의 배꼽 주변을 간지럽히듯이 문질렀고, 오른손으로는 그야말로 평지나 다름 없는 그녀의 가슴을 씻겨주었다.

그렇게 가슴을 문지르던 도중 닿는 작은 콩알을 손바닥으로 비비자 그녀의 입에서는 음탕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방금 전의 행위로 이미 릴리스의 유두는 딱딱해져 있었다.

계속 물을 뒤집어 쓰는 바람에 알 수는 없지만 아마 아랫도리도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있을 것이다.

열탕의 열기 때문인지, 아니면 성적으로 흥분했기 때문인지 릴리스의 얼굴은 어느새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으응...오빠 손길...음란해.."

"글쎄. 단순히 네가 변태라서 그런거 아냐?"

방금 전 당한 짓을 그대로 되갚아 주겠다는 생각에 나는 릴리스의 유두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면서 겨드랑이를 간지럽혔다.

"아흣! 거긴 건드리지...꺄악! 가, 간지럽단 말이야!"

의외로 간지럼에 약한지 겨드랑이를 조금 간지럽힌 것 만으로 쉽게 자세가 흐트러지는 릴리스였다.

약점을 잡았다고 확신한 나는 자비 없이 그녀의 겨드랑이를 집중적으로 간지럽혔고, 꺄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몸을 배배 꼬던 릴리스는 금새 탈진해버렸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폭주해버렸다. 중간부터는 씻기는 것은 완전히 뒷전이고 릴리스를 간지럽히는 것에만 빠져버렸다.

아이린이 이상하게 보는건 아니겠지?

워낙 웃어댄 탓에 축 늘어져버린 릴리스에게 물을 끼얹어 몸에 묻은 거품을 완전히 씻어냈다.

다행히 그때쯤에는 발기했던 내 물건도 어느 정도 수그러들어 있었다.

"이제 나도 씻어야하니까 먼저 나가 있어."

"으으... 나중에 두고 봐. 오빠."

릴리스는 물에 쫄딱 젖은 자신의 머리를 뒤로 넘기며 그렇게 투덜댔다. 릴리스가 욕탕 밖으로 나가고 내 몸을 씻기 위해 타올을 잡은순간 이때까지 열탕에 앉아있던 아이린이 벌떡 일어섰다.

여전히 허리에는 가슴팍과 허벅지를 가리는 수건을 감고 있었는데, 한참 동안 열탕에서 물을 머금어서 그런지 수건에서는 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열탕에 몸을 담그고 있던 아이린은 얼굴 뿐만 아니라 온 몸이 벌겋게 불어 있었다.

게다가 어쩐지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아이린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챈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갔다. 예상대로 그녀는 아래를 제대로 보지 못했는지 물기가 있는 바닥을 밟고는 다리를 휘청이더니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다행히 아이린이 완전히 쓰러지기 전에 나는 팔로 그녀의 등을 받아냈다.

그대로 쓰러졌다간 큰일이었다. 이래 보여도 바닥이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서 머리를 박았다가는 단순한 타박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아이린? 괜찮니?"

희미하게 떠진 눈을 몇 번인가 깜박이는 아이린은 아직도 정신이 몽롱해보였다.

결국에는 냉수를 대야에 잔뜩 받아서 그녀의 얼굴에 한 번 뿌리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

아무래도 열탕에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 현기증이 난 것 같은데,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오늘은 이만 쉬어야했다.

"정신이 드니?"

"...아아...네...주인님..."

조금은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한 아이린은 그제서야 자신이 내 품에 안겨있다는 것을 알고는 몸을 움츠렸다.

아이린이 처음 내 집에 왔을 때는 품에 쏙 들어올 정도로 작았는데 벌써 이렇게 성장했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다.

"몸 상태가 안 좋으면 오늘은 이만 쉬는게 좋을 것 같구나."

"아, 아니에요! 잠깐 생각할게 있어서 열탕에 오래 있어서 그런 것 뿐이에요!"

"그렇다면 괜찮지만... 몸 상태가 안 좋다거나 내가 도와줄게 있다면 얼마든지 이야기해주렴."

아이린은 워낙 착한 아이라 자신이 아파도 내게 숨기고 혼자서 끙끙대며 앓을 것 같아서 걱정이었다.

물론 이제는 아이린도 나를 어느 정도 믿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럼... 제가 씻는 걸 조금만 도와주실래요? 사실 아직 손에 힘이 잘 들어가질 않아서..."

그 말대로 아이린의 팔은 힘이 빠져서 축 늘어져 있었다.

그래도 다 큰 처녀의 몸을 씻긴다는 것은 망설여졌지만, 내 대답을 기다리는 아이린을 보니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 그럼 우선 팔부터..."

내가 손을 내밀자 아이린은 아까 릴리스가 그랬던 것처럼 내 손 위에 팔을 올렸다. 가느다란 그녀의 팔은 조금만 힘을 줘도 부서질 것 같았다.

정성스레 양 팔을 모두 씻겨준 다음에는 다리를 씻겨줄 차례였지만 아이린이 예상 밖의 행동을 했다.

허리에 두르고 있던 수건을 벗어버린 것이었다. 아이린 자신도 부끄러운지 방금 전보다 얼굴이 잔뜩 붉어졌으면서도 결국에는 수건을 옆에 접어서 올려놓았다.

거의 일 년 만에 보는 아이린의 알몸에 나는 잠시 넋을 잃었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은 물방울처럼 예쁜 형태였고, 귀여운 핑크빛 유두가 튀어나와 있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군살 없이 매끈한 배와 그 아래로는...

자신의 윤기흐르는 자줏빛 머리카락과 완전히 똑같은 색의 음모가 나 있었다.

아이린을 처음 데려와서 씻길 때는 완전히 어린애의 몸이었기에 릴리스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민둥산이었는데 말이다.

아이린은 허벅지를 오므리고 나를 힐끔거렸다.

잠시 그녀의 몸을 훑어보던 나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타올을 잡았다.

아이린의 왼쪽 다리의 발목 부분을 잡고 천천히 타올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다리를 고정한 채 타올을 문지르다 보면 자연스레 벌어진 허벅지 사이로 아이린의 음부가 시야에 들어왔지만 나는 머릿속으로 마법 술식을 읊으면서 정신을 가다듬었다.

방금 전 릴리스가 한 발 빼준 것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집중해서 다리를 모두 씻겨준 다음에는 등을 씻을 차례였다. 아이린은 내 지시대로 몸을 반대 방향으로 돌렸고, 나는 그녀의 등과 옆구리를 꼼꼼하게 타올로 문질렀다.

마지막으로 남은 곳은 앞쪽 가슴팍 뿐이었다.

"아이린. 앞쪽은 혼자서 할 수 있겠니?"

"...하아... 죄송해요. 주인님... 아직 몸에 힘이 안 들어가서..."

아이린은 정말로 힘든지 붉어진 얼굴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분명 욕탕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만, 어쩐지 방금 전 흥분한 릴리스의 얼굴과 겹쳐보였다.

가슴팍과 배는 타올로 문지르면 아플 것이 분명했기에 방금 전처럼 손으로 씻겨줘야했는데, 나는 전례 없이 긴장하고 있었다.

아이린의 몸은 릴리스와 다르게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이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슴만 빼고 씻는다는 것도 웃긴 일이니 의도치 않게 아이린의 가슴을 주물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냐. 그래도 내가 이상한 마음만 품지 않으면 되겠지.'

사실 거의 불가능한 주문이라는 것을 속으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린을 그런 시선으로 보지 않겠다고 마음먹은지 하루도 안 되서 이런 짓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단 말이다.

양 손에 거품을 잔뜩 낸 다음 아이린의 배에 갖다대자 아이린의 몸이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 더 손을 위로 갖다대자 아이린의 두근대는 심장 고동이 그대로 내 손에 전해져 왔다.

조심스레 그녀의 배에 거품을 모두 묻힌 다음에는 손이 위로 향했다.

이제와서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쉽사리 손이 떨어지질 않았다.

아이린은 내가 씻겨주기 쉽도록 의자를 뒤로 빼서 내 품 안에 완전히 들어왔지만, 너무 가까이 오는 바람에 아이린의 부드러운 엉덩이에 내 물건이 자꾸만 닿았다.

아이린도 분명 그 사실을 알고 있을텐데도 그녀는 물러나지 않았다.

결국 나는 이대로 시간을 끌어봤자 서로 부끄럽기만 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과감하게 손을 뻗었다.

아이린의 봉긋하게 솟아오른 젖가슴을 양손으로 주무르자 몰캉거리는 극상의 감촉이 느껴졌다.

여자의 가슴은 이때까지 많이 봤지만, 아이린의 가슴은 아직 젊어서 그런지 가슴이 쳐지지도 않고 그야말로 이상적인 물방울 형태를 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도, 실제로 만졌을 때의 감촉도 어느 한 쪽도 부족함이 없었다.

다른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가진 여자들에 비하면 아직 크지는 않지만 충분히 여성스러운 가슴이었다.

게다가 손으로 주무를 때마다 손바닥에 착착 감겨와서 자꾸만 주무르고 싶어졌다.

어느새 딱딱해진 핑크빛 젖꼭지를 슬쩍 건드려보자 그녀의 입에서도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하앙...흐읏..."

아이린 역시 가슴을 주물러질 때마다 신음을 흘리며 엉덩이를 씰룩였다.

그럴수록 아이린의 부드러운 엉덩이가 내 허벅지에 닿았다. 허벅지에 자꾸만 비벼지는 아이린의 탄력적인 엉덩이 감촉에 나도 모르게 물건에 조금씩 단단해지려 했다.

그렇게 이대로 계속 가슴을 주무르고 싶다고 생각할 무렵, 대야의 물이 흘러넘치는 소리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정신줄을 잡을 수 있었다.

분명 나는 아이린의 가슴을 씻겨주려고 했었는데, 어느새 가슴을 주물러대는 것에 더욱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황급히 아이린의 가슴을 주무르던 손을 떼고, 물이 가득 담긴 대야를 아이린에게 부어서 몸에 묻어있던 거품을 모두 씻겨냈다.

그 다음에는 냉수를 한 바가지 떠서 내 머리 위에 뒤집어썼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가운 물이 몸을 적시자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손에는 여전히 아이린의 가슴을 주물렀던 감촉이 남아있지만, 흥분됐던 마음은 서서히 가라앉았다.

"후우..."

아이린 역시 가슴을 주물러졌을 때 야릇한 신음을 내뱉었던게 부끄러운지 내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욕탕에서 나올 때까지 우리 사이에는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내 몸도 깨끗하게 씻은 다음 욕탕을 나왔다.

먼저 나간 릴리스는 이미 옷을 갈아입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 왜 이렇게 오래 걸린거야? 둘이서 이상한 짓이라도 한 건 아니지?"

릴리스의 투덜거림에 조금 움찔했지만, 그녀도 별 의미를 가지고 한 말은 아니었는지 금세 내 옆에 와서 다른 화제의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내 집에서 살 때 먹었던 디저트가 먹고 싶다거나, 오랜만에 같은 침대에서 자고 싶다거나, 그런 응석이 대부분이었다.

디저트라면 미리 챙겨온 것이 있었지만 나중에 다른 자매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먹을 생각이었고, 같은 방에서 잔다는 것은 단숨에 기각시켰다.

아이린의 질투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오늘은 혼자서 방을 쓸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방금 전 아이린을 씻겨주는 동안 나도 모르게 흥분했던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서라도 같은 방을 쓸 수는 없었다.

릴리스와 아이린이 쓸 방은 내 방의 바로 옆방이었다.

나는 짐가방에 들어있던 아이린이 갈아입을 옷을 꺼내주었고, 아이린은 나와 눈을 마주치치 못하며 어색하게 옷을 받아들고는 도망차듯이 방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릴리스가 그런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흘겨보았지만 나는 점짓 모르는 척 내 방으로 들어갔다.

혼자서 쓸 방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넓은 방이었다. 등에 짊어지고 있던 짐가방을 내려놓고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문에 기대어 앉은 나는 방금 전의 장면을 회상했다.

마치 뭔가에 홀린 것처럼 아이린의 가슴을 주물러대던 자신의 한심한 모습을 떠올리자 절로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아...진짜."

아이린도 분명 내 손놀림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아이린이 먼저 다가왔다고해서 그렇게 멋대로 몸을 주물거렸으니 경멸받아도 할 말이 없었다.

아이린의 성격상 내가 자신의 몸을 그렇게 만져대도 쉽사리 말하지 못할테니까.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덜 여문 가슴이었지만 손 안에 착 감겨오는 감촉은 쉽사리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특히 젖꼭지를 건드렸을 때 아이린의 입에서 나왔던 신음은 무척 요염하기 짝이 없었다. 사실 아까 욕실에서 있었던 일도 아이린의 페로몬 때문이라고 반쯤은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페로몬에 저항하는 법을 알지 못했다. 서큐버스의 페로몬은 강인한 정신력이나 마나를 운용하는 것으로 밀어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내 몸에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닌, 인간의 본능을 이끌어내는 쪽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결국 페로몬에 적응하거나 거리를 유지하는 수 밖에 없었는데, 지금의 내게는 둘 다 무리였다.

"...일단은 내일 생각하자."

아이린도 지금쯤 수치심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할 터였다.

내일 아이린을 만나면 꼭 사과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옷을 갈아입었다.

가벼운 잠옷 차림으로 갈아입고는 방의 전등을 끄고 침대 위에 누웠다.

오늘은 꽤나 피곤했는지, 방금 그런 일을 겪고도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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