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앙...오빠앗...더 안쪽까지..."
그녀의 소원대로 릴리스의 허리를 잡고 물건을 끝까지 밀어넣었다. 처음에는 절반 정도 밖에 삽입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물건이 거의 다 삽입됐다.
어느새 내려온 그녀의 자궁이 조금씩 비집어졌고, 계속해서 자궁을 두드려대자 결국에는 자궁을 꿰뚫듯이 물건이 빨려들어갔다.
자궁까지 꿰뚫린 릴리스는 입을 벌리고는 제대로된 말도 하지 못했다.
다만 희미하게 올라간 입꼬리와 달콤한 신음은 그녀가 어느 때보다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앞으로는 릴리스가 기어오를 때마다 이 방법을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릴리스를 괴롭히면서 나도 꽤나 즐겼고,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섹스하는 것보다 더욱 흥분됐다.
매번 이러는 것은 번거롭겠지만, 가끔씩은 괜찮을 것 같다.
한 번 박아넣을 때마다 릴리스의 질 주름은 내 물건에 휘감겨왔다.
평소보다 민감해진 질 안은 내가 조금만 허리를 움직여도 잘 주름들이 내 물건을 꽉 물어댔다.
나는 기어이 물건을 뿌리까지 박아넣었고, 릴리스는 새된 신음과 함께 그대로 조수를 내뿜었다.
투명한 조수가 천장에 닿을 기세로 뿜어져나왔고, 포물선을 그리며 뿜어져 나왔던 조수는 그대로 릴리스의 배와 침대를 적셨다.
완전히 맛이 가버린 릴리스를 보고는 나도 마지막 사정을 하기 위해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절정에 이르며 더 민감해진 릴리스의 보지는 내 물건을 끊어버릴 기세로 조여왔고, 나는 신음을 참으며 릴리스의 허리를 잡고 뿌리까지 물건을 찔러넣었다.
"...크윽!"
최근에 이 정도로 많이 사정을 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액이 많이 흘러나왔다.
사정을 하는 와중에도 릴리스의 보지는 한 방울도 놓치지 않겠다는듯이 내 물건을 쥐어짜내고 있었다.
불알이 텅텅 빌 정도로 계속해서 정액을 싸고 나서, 물건을 빼내자 릴리스의 자궁 안에 담겨있던 끈적한 백탁액들이 잔뜩 흘러나왔다.
"하으으...배가...빵빵해..."
가뜩이나 비좁은 질 안에 그렇게나 정액을 싸댔기 때문인지, 릴리스가 한 번 숨을 내쉴 때마다 정액이 계속 흘러나왔다.
"후우..."
황홀하기 짝이 없는 사정의 여운을 즐긴 다음에는 릴리스의 입에다 내 물건을 대고 툭툭 건드리자 릴리스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벌려 내 물건을 핥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입술이 천천히 내 귀두를 머금었고, 방금 막 사정해서 민감한 귀두의 살갗을 입술로 훑기 시작하자 나는 아까 바닥난 줄만 알았던 정액을 그녀의 입 안에 조금씩 흘려냈다.
반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도 내 물건을 빨아대는 모습을 보면 릴리스도 어지간히도 섹스를 좋아했다.
그렇게 릴리스의 입으로 깨끗하게 청소를 받은 다음에는 그녀의 질 안에 검지 손가락을 밀어넣고 안쪽에 가득차있던 정액을 긁어냈다.
손에 닿는 끈적거리는 감각은 썩 좋다고 하기 어려웠지만, 지금 빼내지 않으면 나중에 흘러나올테니까.
릴리스가 걸어다닐 때마다 그녀의 음부에서 정액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서큐버스인 아이린이라면 훨씬 빨리 눈치챌지도 모른다.
자궁 안까지 들어간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긁어낼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긁어낸 다음에는 침대의 시트를 걷어냈다.
묶여있던 릴리스의 양 팔을 풀어주자 그녀는 그대로 팔을 털썩 떨어뜨렸다.
"하으으..."
너무나도 격렬한 섹스였는지, 릴리스는 결국 참지 못하고 실금까지 하고 말았다. 샛노란 오줌 줄기가 흘러나오는 것을 본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평소 같았으면 일일이 뒷처리를 했겠지만,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면 아이린이 눈치챌 수도 있으니 마법으로 더러워진 시트를 정화하고, 그대로 릴리스의 몸까지 씻겨주었다.
자궁 안에 있는 정액은 그녀의 몸이 상할까봐 손댈 수 없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릴리스가 벗어던져놓은 원피스를 입히고, 그녀의 부드러운 뺨을 늘리듯이 잡아당겼다.
여신의 조각상처럼 아름답던 릴리스의 뺨을 잡아당기자 조금 우스꽝스러웠지만, 그래도 원판이 예뻐서 그런지 귀엽다고 느껴지는게 아이러니했다.
"...으응?"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릴리스는 아까 자신이 보였던 모습을 떠올렸는지 얼굴이 붉어졌다. 잘 익은 토마토처럼 붉어진 릴리스에게 가볍게 키스했다.
갑작스런 키스에 릴리스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입을 맞췄다. 아슬아슬하게 혀를 밀어넣기 직전에 키스를 멈췄다.
릴리스는 아쉬운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봤지만,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저었다. 여기서 딥키스를 했다간 한 번 더 해야할지도 모른다.
"대신 나중에 또 해줄테니까. 지금은 어서 돌아가."
"...약속이지?"
"그래."
내 말을 믿지 못한 릴리스는 결국 손도장까지 찍고 나서야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손도장을 찍으면서 약속이라고 말한게 대체 얼마만이었는지. 이십 년도 더 된 추억을 떠올랐다.
그 때의 내게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면 믿을 수 있을까?
시골 마을의 꼬맹이 주제에 마탑의 주인들과 만나게 되고, 황녀와 성녀를 동시에 취했다는 사실을 알려줘봤자 절대 믿지 않겠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단언할 것이다.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다보니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여전히 창 밖에는 천둥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빗줄기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상쾌하기 그지 없었다.
어제 욕탕에서 몸을 푹 담그고 자서 그런지 몸에 쌓인 피로가 완전히 날아갔다. 창 밖을 보니 어느새 해가 중천에 떠올라 있었다.
이 시간까지 아무도 깨우지 않은걸보면 내가 얼마나 잠에 깊이 빠져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손으로 푸석푸석해진 머리를 걷어올렸다. 밖에 나가기 전에 씻어야했다. 어젯밤 릴리스와 섹스를 하고, 그대로 잠들었으니 몸에서 냄새가 날지도 모른다.
입고있던 잠옷을 벗고, 갈아입을 셔츠와 바지를 욕실 앞에 두었다.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고급스런 욕조와 물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마도구가 구비되어 있었다.
샤워를 한 다음에는 수건으로 머리를 털어 물기를 말렸다. 평소 집에서는 샤워를 하고 나오면 약간 현기증이 나곤 했는데, 오늘은 그런게 없었다.
욕탕에 특별한 성분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억눌려있던 욕망을 릴리스와 섹스하는 것으로 풀어냈기 때문인지는 모른다. 어쨌든 나는 가벼운 몸을 이끌고 방을 나섰다.
릴리스와 아이린이 머무르는 옆방에 가서 노크를 해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다시 노크를 해봤지만 여전히 방 안에서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긴. 벌써 점심 때인데 아직도 방에 있을리가 있나. 고개를 돌리니 창문 밖에서는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제에 비하면 한결 가늘어진 빗줄기였지만 밖에 나가기에는 여전히 무리가 있었다.
창문을 조금 열자 시원한 빗소리와 함께 서늘한 바깥공기가 들어왔다. 창 밖에는 안개가 잔뜩 껴있었다. 숲의 윤곽만이 간신히 보이는 모습에 열었던 창문을 다시 닫았다.
1층으로 내려오는 길에 모네와 마주쳤다. 그녀는 평소처럼 안경을 낀 채 빨랫감을 양 손 가득 들고있었다.
"모네?"
"일어나셨군요. 주인님."
"덕분에 오랜만에 푹 잤어. 조금 도와줄게."
"괜찮습니다만..."
모네는 괜찮다고 했지만 딱 봐도 양 팔로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빨랫감의 모습은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
그녀가 들고있던 빨랫감의 절반을 받은 다음 그녀와 보폭을 맞춰걸었다.
"그런데 다른 애들은 어디있는지 알고있어?"
"릴리스와 아이린이라면 아마 식당에 있을겁니다. 다른 자매들이랑 같이 점심을 먹을 시간이거든요."
"모네 너는?"
"요즘 비가 계속 오는 바람에 밀린 빨랫감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자매들이 쉬는 중에도 모네는 성실했다.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속으로 그녀가 자매들을 누구보다도 아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게, 자매들의 이야기를 할 때는 그녀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가니 말이다.
"그럼 이것만 갖다놓고 같이 식당에 가자."
"알겠습니다."
아마 욕탕 앞의 바구니에 들어있던 빨랫감들인지 그 중에는 자매들의 노골적인 속옷들도 꽤나 섞여있었다.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가져가서 사용하셔도 됩니다."
"안 쓰거든!"
가만히 빨랫감들을 쳐다보는 내게 모네가 이상한 소리를 하자 나도 모르게 발끈했다.
내게 남의 속옷 냄새를 몰래 맡는 변태같은 취미는 없었다.
그렇게 빨랫감을 세탁실에 옮겨놓은 다음에는 식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인님."
"응?"
"주인님은 왜 저희를 인간처럼 대우해 주시는겁니까?"
모네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글쎄. 겉으로 보기에 인간이랑 다른 점도 없고, 인간이랑 다를 바 없이 감정이랑 생각을 가졌잖아?"
"그래도 저희는 주인님에게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좀 더 명령을 내리시거나, 편할대로 이용하셔도 됩니다."
"갑자기 왜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나는 이때까지 그녀들을 내 소유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릴리스만큼은 아니지만 그녀의 자매들도 인간보다 더 인간답게 서로를 아껴주며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설령 그녀들이 주인에게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호문쿨루스라고 하더라도 그녀들을 단순히 내 욕망을 채우는데 사용할 생각은 없었다.
'봉사를 받는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쥐어짜일지도 몰라.'
수십 명이나 되는 알몸의 자매들에게 둘러쌓인 자신을 상상하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당장 릴리스와 모네 둘만 상대해도 힘든데 그 이상으로 숫자가 늘어나면 저택에서 나갈 때는 완전히 미라가 되어있을지도.
"...전 주인님께서는 늘 저희들에게 명령을 내리셨으니까요. 저택을 청소하고, 연구 재료를 정리하고, 주인님이 연구한 결과물을 기록하는게 저희의 역할이자 존재 가치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버려질거라 생각하는거야?"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려는 것은 버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자주 하는 생각이다.
대표적으로 아이린이 처음 내 집에 왔을 때 쫓겨나지 않으려고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무리하는 것이 그랬다.
나 역시 빈민가를 굴러다녔던 기억 때문에 그런 마음에 공감이 갔다.
잠시 망설이다 여전히 표정이 굳어있는 모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평소 관리를 열심히 하는지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쓸어넘기자 모네는 당황했다.
나도 릴리스나 아이린같은 어린애도 아니고 다 큰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은 꽤나 오랜만이었다. 모네는 당황하면서도 그래도 얌전히 내 손길을 받아들였다.
그녀에게서는 릴리스와는 다른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풍겨왔다. 나도 처음에는 버려지기 싫다는 마음에 자꾸만 조급해지곤 했다.
하지만 '누나'와 함께 지내는 동안 그녀는 내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사람을 돌보거나 길러줄 때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내게 있어서는 릴리스와 자매들도 마찬가지였다. 트라다 쿠스만도 내가 그녀들을 노예처럼 다루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괜한 걱정 하지말고 불편한 점이나 필요한게 있으면 얼마든지 얘기해줘. 내가 유산을 물려받은 이상 나는 너희들을 책임져야할 의무가 있으니까."
예전의 나였다면 쓸데없는데 신경 쓸 시간은 없다며 그녀들을 돌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나는 아니었다.
릴리스가 자매들과 노닥거리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졌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모네는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고, 그런 그녀의 머리를 조금 더 쓰다듬다가 손을 뗐다.
모네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식당에 도착했다. 식탁에는 자리가 절반 정도 차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아웅다웅거리는 릴리스와 아이린의 모습이었다.
분명 별 것도 아닌걸로 저러고 있는거겠지. 두 사람의 맞은편으로 걸어가 의자를 끌어앉자 그제서야 두 사람의 눈길이 내쪽으로 향했다.
"오빠?"
"주인님?"
각기 다른 호칭과 함께 접시에 놓인 사과를 입에 물고 투닥거리던 두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입 안에 든 사과를 우물거리며 곧장 내게 달려오는 릴리스와 달리, 아이린은 사과를 모두 삼키고 나서야 내게 달려왔다.
"오빠! 왜 이러케 늦께..."
"잠깐. 먼저 입 안에 든 것부터 삼키고 말해."
아이린은 나와 함께 지내며 예절 교육이 잘 되어 있었지만 릴리스는 그런 것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음식을 입 안에 넣고 이야기 하는데도 다른 자매들은 흐뭇하게 쳐다볼 뿐이었다.
역시 릴리스를 혼낼 수 있는건 모네 뿐인가...
내 품에 안긴 릴리스는 명령대로 입 안에 든 사과를 꿀꺽 삼키더니 곧장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내 예상대로 아이린과 릴리스가 싸운 이유는 정말로 별 것 아니었다.
릴리스는 오랜만에 먹은 고기맛을 잊지 못하고 아침부터 고기가 먹고 싶다고 투덜댔고, 아이린이 그런 릴리스를 한심하게 비웃었다.
발끈한 릴리스가 아이린에게 달려들었고... 뭐 대충 그런 이야기다.
"아침부터 고기는 무슨. 그러다 너 살찐다."
호문쿨루스가 살이 찔리가 없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자 릴리스가 움찔했다. 살 찐다는 말을 싫어하는 것은 호문쿨루스든 인간이든 할 것 없이 여자들 공통인 모양이다.
"괘, 괜찮아! 나는 그만큼 운동도 많이 하는걸!"
"밖에 이렇게 비가 오는데?"
"......"
결국 릴리스는 완전히 침몰되었다. 입술을 삐죽 내밀며 나를 노려보는게 무척 귀여웠기에 한 번은 봐주기로 했다.
"대신 저녁에는 네가 원하는대로 고기 구워줄게."
"...정말?"
"그래."
"오빠 완전 좋아!!"
하여간 감정의 기복이 심한 녀석이었다. 릴리스는 활짝 웃으며 내 뺨에 키스를 퍼부었다. 그런 릴리스를 쳐다보는 아이린의 눈에서 불이 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내게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릴리스의 엉덩이를 가볍게 토닥여서 자리로 돌려보내고, 이번에는 아이린을 달랠 차례였다.
릴리스가 선수를 치는 바람에 할 말을 빼앗긴 아이린이 쭈뼛거리고 있자 나는 손짓을 해서 그녀를 불렀다.
내심 불러주기를 기대했는지 아이린은 곧바로 다가왔다.
아무래도 요즘 릴리스만 챙겨줘서 아이린도 속이 상했을테니, 이번 기회에 조금 달래주기로 했다.
다리를 벌리고 내 허벅지 사이를 손으로 톡톡 두드리자 아이린은 볼을 발갛게 물들이면서도 내 앞에 앉았다.
예전이었다면 내 무릎 위에 앉혔을텐데, 이제는 아이린도 꽤나 컸기 때문에 아쉽게도 그럴 수는 없었다.
모네는 내 몫의 사과와 포도를 갖다주었다. 먹기 좋게 잘라서 나온 사과를 한 조각 집어 아이린에게 내밀자 그녀는 한쪽 손으로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넘겼다.
부끄러워하면서도 그녀는 자그마한 입을 벌려 내가 내민 사과를 베어물었다. 사과를 입에 머금은 그 모습조차도 요염해 보였다.
사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사과를 갉아먹은 아이린은 접시에 담긴 포도의 껍질을 반쯤 벗겨 내게 내밀었다.
나는 그런 포도알을 받아먹었다.
아이린이 껍질의 끝부분을 잡고있는 바람에 하마터면 그녀의 손가락까지 빨아버릴 뻔 했다. 싱그러운 포도를 우물거리며 안에 들어있던 씨를 접시에 뱉어냈다.
트라다 쿠스만이 직접 개량한 과일과 채소들답게 하나같이 압도적인 당도를 자랑했다.
안절부절 못하는 아이린의 머리를 천천히 빗어주며 등을 토닥여주자 그제서야 편하게 자세를 잡았다.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눈을 번뜩이는 릴리스만 제외하면 평화로운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