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화
<-- Side by 아이린 -->
제 하루는 아침 일찍 일어나 흐트러진 머리를 빗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주인님이 쓰다듬어주시는 머리카락이 윤기를 잃지 않도록 매일같이 관리하고 있답니다.
비록 반쪽짜리지만 마족의 힘을 물려받아서 잠은 하루에 두 시간 정도만 자도 충분해요.
머리를 정리한 다음에는 욕실에 가서 세수를 합니다. 친구들은 겨울 아침에 차가운 물로 씻는게 너무 싫다고 했지만 저희 집에는 마법석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따뜻한 물을 마음껏 쓸 수 있습니다.
일일이 물을 받아서 끓이지 않아도 되는건 정말 편리합니다. 씻은 다음에는 아침 식사 준비를 합니다. 주인님은 기름지고 달콤한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음식의 간을 맞출때도 최대한 담백하게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최근에는 주인님이 좋아하시는 스튜와 빵으로 아침을 차리는 일이 잦습니다. 특히 집 맞은편에 있는 크루거 씨가 운영하는 빵집의 빵은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살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요. 주인님도 그렇고, 저도 무척 좋아하는 빵입니다.
그렇게 아침 식사 준비가 마치면 주인님을 깨우러 갑니다. 최근 들어 주인님은 조금 무기력해진 모습을 자주 보이십니다. 그 이유는 자주 어울리시던 황녀님과 성녀님이 영지를 떠났기 때문이겠지요.
사실 처음 두 분의 정체에 대해 들었을 때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저같은 노예는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중형을 선고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고귀한 핏줄이시니까요.
물론 저희 집에 와서 주인님과 몸을 섞는 것은 무척 질투나고, 부러운 일이지만 주인님의 사생활에 간섭할 권리따위는 제게 없습니다. 그분들이 찾아와 주인님의 방에서 교접을 할 때마다 벽에 등을 기대고, 등 뒤로 들려오는 소리를 반찬삼아 스스로를 위로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분이 함께 저희 집을 찾아왔습니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성녀님이 집에 찾아오실 때는 온 몸이 짓눌리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졌습니다. 반푼이라고 해도 마족은 마족이라는거겠죠.
주인님도 그 사실을 알고 계셨기에 제게 절대 방에서 나오지 말라고 신호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옆방에서 신음소리가 멈추질 않았습니다. 인자해보이는 성녀님과 도도한 황녀님이 그렇게 천박한 신음을 지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대체 얼마나 격렬한 짓을 하길래 저런 신음을 지르는걸까. 다른 남자들은 한 두 번만 하면 지친다는데 주인님은 지치지도 않으시는걸까요. 그런 생각을하면서 저는 평소보다도 더 흥분해서 스스로 젖꼭지를 만지고, 얇은 속옷 너머로 음부를 문지르며 스스로를 위로 했습니다.
주인님을 유혹하기에는 너무나도 빈약한 자신의 몸매가 한탄스러웠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가슴도 조금 커지고, 엉덩이도 커졌지만 오늘 찾아온 두 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성녀님처럼 커다란 가슴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결국 그날 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주인님은 지치지도 않으시는지 번갈아가면서 성녀님과 황녀님을 범했고, 저는 방 너머의 풍경을 상상하며 자신을 달랬습니다. 너무 많이 자위를 하다 기절해버린 탓에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랫도리가 찌릿거렸던 것은 부끄러운 기억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저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됐습니다.
성녀님과 황녀님이 함께 영지를 떠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제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사라지면 주인님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좋지만, 주인님이 둘을 얼마나 아끼시는지 아는 저는 걱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상대로 주인님은 두 사람이 함께 떠난다는 말에 조금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무렇지 않은척 하시지만, 오랫동안 주인님의 곁에서 지낸 저는 주인님이 슬퍼하고 계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분명 가지 말라고 붙잡고 싶으실텐데도, 그분들의 미래를 위해서 그러지 않으십니다. 그게 주인님의 또 다른 '상냥함'이겠죠. 주인님은 생각에 잠기시고는 잠시 후에 작게 탄식하셨습니다.
"...하."
그런 주인님의 모습이 너무나도 외로워보여 저는 방에서 걸어나왔습니다.
"...주인님?"
"왜 그러니. 아이린."
주인님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힘이 없었습니다. 늘 냉정하던 눈빛도 지금은 생기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경쟁자나 다름없는 여자들을 도와주는 것은 정말 내키지 않지만, 주인님이 기운 차리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네요.
"방금 나간 분들은 주인님에게 있어서 소중한 분이신거죠?"
"...그렇지."
저는 주인님의 옆에 앉아 몸을 기대었습니다.
"그리고 주인님은 저분들이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으실까봐 두려우신거고요?"
"......"
주인님은 고개를 끄덕이시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주인님은 속마음을 말로 표현하는데 서투르셨습니다. 물론 주인님과 오랫동안 지낸 저는 다 알지만요.
"그러면 두 분이 주인님을 잊지 않을법한 선물이나 흔적을 남겨드리는게 어떨까요."
주인님은 제가 드린 제안을 곰곰히 생각하시다 수락하셨습니다.
"고맙다. 아이린. 네 말이 맞구나."
그제서야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오신 주인님은 제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주셨습니다. 주인님이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는 것은 이제 일상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주인님의 투박하고도 커다란 손이 머리에 닿으면 마음이 안정됩니다.
주인님은 며칠동안 식사도 거르시면서까지 창고의 작업실에서 장신구 제작에 집중하셨습니다. 그런 주인님을 걱정한 저는 식사를 준비해 창고 앞에 갖다놓곤 했습니다. 나중에 가보면 비어있는 접시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주인님이 아무리 대단한 분이라고 해도 며칠이나 식사를 거르면 몸이 망가지는게 당연합니다. 때문에 저는 낮에는 주인님을 대신해 가게를 보고, 저녁에는 주인님이 작업에만 집중하실 수 있도록 간단한 찬거리나 간식을 만들어 창고 앞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기일이 임박할수록 주인님은 갖다놓은 식사조차 손대지 않고 제작에 전념하셨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그날이 왔습니다. 성녀님과 황녀님이 떠나는 날, 주인님은 때맞춰 완성한 장신구를 들고 창고에서 뛰쳐나오셨습니다.
주인님은 머리가 잔뜩 헝클어져 있고, 수염도 깎지 않아 마치 폐인 같은 모습이었지만 완성한 장신구를 들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저는 잔뜩 샘이났지만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헐레벌떡 외투만 걸치고 나가는 주인님을 배웅했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주인님."
저는 주인님이 돌아오시기를 기다리며 가게를 청소했습니다. 바닥을 빗자루로 쓸고, 바닥을 걸레로 닦고, 마지막으로 진열장의 먼지를 닦을 무렵 주인님이 돌아오셨습니다.
무사히 선물을 건네셨는지 돌아오신 주인님은 무척 홀가분해 보였습니다. 저는 그런 주인님에게 곧장 달려가 품에 안겼습니다. 한동안 대화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기에 잔뜩 어리광을 부렸고, 주인님도 그런 저와 한참동안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며칠 동안 저는 주인님과 단 둘이 지내며 주인님을 독점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경계하고 있었던 두 명이 사라진 덕분일까요. 저는 평소보다 더 주인님에게 달라붙어 스킨쉽을 했습니다. 주인님은 제가 심부름을 갔다 올 때마다 이마에 키스를 해주시는데, 그 때마다 심장이 엄청난 속도로 뛰기 시작합니다.
제 몸이 성장할수록 주인님에 대한 열망도 한층 더 커져갑니다. 매일같이 자위를 해대는 횟수도 늘어났습니다. 급성장 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안 했던 자위를 이제는 하루에 세 번씩은 해야 몸이 진정됐습니다.
'이게 다 주인님 때문이에요.'
아무렇지 않게 제 이마에 키스하고, 껴안아주시면서 귀에 목소리를 속삭여주시는데 흥분을 안하는게 이상하잖아요.
'절대 제가 야한게 아니니까요...'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손가락을 음부에 갖다댔습니다. 이미 끈적하게 젖은 음부는 쉬지않고 액이 흘러나왔습니다. 입고있던 팬티를 벗어 옆으로 던졌습니다. 벽 너머에 주인님이 계신데도, 저는 주인님을 반찬 삼아 자위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 주인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시면 바지를 벗고 음란하게 자위를 해대는 제 모습이 고스란히 들키겠지요. 저를 순진한 소녀라고 생각하시는 주인님이 제 본모습을 알면 어떤 반응일지 너무나도 두근거립니다.
늘 따스하게 저를 보듬어주시던 주인님이 경멸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모습을 상상하자 더 흥분됐습니다. 평소처럼 상냥한 주인님이 아닌 야성미 넘치는 주인님에게 거칠게 다뤄지는게 제 작은 소망이었습니다.
아랫도리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저는 침대 끝자락에 올라타서 음부를 비비며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습니다.
"하으으..."
주인님이 외출하셨을 때는 남몰래 부엌의 탁자에 반쯤 올라타서 움직일 때도 있지만, 평소에는 이렇게 침대 끝에 앉아서 비부를 문질러대곤 합니다. 간질간질하면서도 야릇한 감각에 점점 몸이 뜨거워졌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저는 빨랫감을 담아놓는 바구니에서 주인님 몰래 가져온 팬티를 코에 갖다댔습니다. 팬티에서는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로 진한 남성의 체취가 풍겼습니다. 중독되어버릴 듯한 냄새에 온 몸이 달아올랐습니다. 방금 전보다 물을 질질 흘리며 흥분한 음부를 침대 시트에 문질렀습니다.
"흐응...하읏..."
그것만으로는 자극이 모자라 입고있던 셔츠를 어깨까지 걷어올리고, 브래지어 안으로 손을 넣어 딱딱해진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애무합니다. 반나체 상태로 자위를 해대던 저는 슬슬 절정에 이를 것 같자 자세를 바꿨습니다.
"아앙...하응..."
혹시나 옆 방의 주인님에게 들리지 않도록 갈 때는 늘 침대에 엎드려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습니다. 계속되는 애무로 딱딱해진 클리를 손가락으로 마구 문지르면서, 주인님과 섹스하는 상상을 합니다.
"...!!"
결국 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경련하듯이 몸을 떨며 침대 시트 위에 질척한 조수를 내뿜었습니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어 신음은 간신히 억눌렀지만 엉덩이를 치켜든 채로 꼴사납게 절정하다니.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보여주기 싫은 모습입니다.
"으으... 또 젖어버렸네..."
얼마나 흥분했는지 평소보다 흠뻑 젖은 침대 시트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다행히 주인님에게 청소 마법을 배운 후로는 밤마다 몰래 시트를 씻는 고생을 덜었지만, 그래도 찝찝한건 어쩔 수 없습니다.
완전히 가시지 않은 절정의 여운에 온 몸이 나른해졌습니다. 옷도 입고, 청소도 해야하는데 말이죠. 하지만 몇 번이나 자위를 해댄 제 몸은 꼼짝할 기운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알몸으로 잠이 들었고, 다음날 감기에 걸렸습니다.
다행히 주인님이 간호해주신 덕분에 며칠만에 나았지만... 어쩌다 감기에 걸렸냐는 주인님의 질문에는 차마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1. 다들 해피 뉴 이어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한 해를 무사히 보내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2. 저는 새해가 되면서 이때까지 미뤄왔던 운전 면허증을 따기로 했습니다. 운전 면허를 따는데는 상상 이상으로 과정이 복잡하다는 걸 알고 조금 충격 먹었습니다. 역시 평소에 안 하던 일은 하는게 아니야...
3. 작년에는 여러모로 일이 바빠서 글을 열심히 적지 못했습니다. 제작년에 비해 업로드 횟수도 적었고요. 올해는 최대한 열심히 글을 쓰는걸 목표로 하겠습니다!!
4. 한 해를 함께해주셨던 독자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막 시작한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