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회
Ch 50 -그녀를 위하여-재료를 구하는 방식이나, 돈이 얼마나 들든 좋으니 최대한 빨리 구해달라고 바크에게 주문을 덧붙였다.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는 오랜만에 디저트 가게를 들렀다.
영지에 하나뿐인 고급 디저트를 파는 가게라 늘 소녀들로 붐볐는데, 장마가 끝난지 얼마 안 되서 그런지 오늘은 손님이 별로 없었다.
"어서오세요. 뭘 드릴까요?"
메뉴판에 있는 디저트의 종류가 전보다 더 다양해졌다.
아이린이 어떤 케이크를 가장 좋아했는지 곰곰히 떠올리던 나는 초콜릿 케이크와 슈크림, 그리고 마카롱을 넉넉하게 주문했다.
가끔씩 가게에 놀러오는 아이린의 친구들이나, 다른 손님들이 왔을 때를 고려했다. 직원은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고는 안으로 들어가서 디저트를 봉투에 담아주었다. 봉투 안이 흔들려서 모양이 망가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들고 돌아왔다.
아이린은 내가 나가있는 동안 방을 청소하고 있었다. 비가 오는 동안 미뤄왔던 청소를 끝낸 아이린이 나를 반겼다.
"주인님. 볼 일은 잘 보셨나요?"
"그래. 오는 길에 간식을 좀 사왔는데 배고프진 않니?"
봉투를 내밀자 아이린은 눈을 반짝이며 내용물을 확인했고, 탄성을 터뜨렸다.
"우와...이렇게 많이 사오셔도 되는건가요?"
적어도 내가 아는 여자 손님들 중에 단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앨리스, 안젤리카나 제시카, 하나같이 달콤한 디저트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들이었다.
앨리스는 살이 찐다는 이유로, 안젤리카와 제시카는 너무 사치를 부릴 수 없다는 이유로 달에 한 두 번 정도밖에 안 먹는 것 같았지만.
"한동안 못 먹었으니 이 정도는 괜찮아. 간만에 나도 단게 땡기기도 했고."
거짓말이 아니었다. 며칠 동안 머리를 너무 써서 그런지 달콤한게 땡겼다. 그렇게 나는 아이린과 함께 디저트를 먹으며 평소와 다름없는 시시콜콜한 대화를 했다. 아이린의 친구인 로나가 남자친구를 사겼다. 평소에 찾는 식료품 상점에서 감자가 할인을 한다. 등 이런 아무래도 좋은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즐거운 티타임이 끝난 다음에는 다시 일해야 할 시간이었다.
혹시 정수의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니 아이린은 방에 들어가 쉬게하고, 나는 창고에서 마족의 정수를 정화하는 약품을 만들었다.
프라마 꽃 두 장과 오크의 피를 섞고, 거기에 마력을 불어넣으면 마나에 반응한 시약의 색이 푸른색으로 변한다. 그리고 그걸 레드 울프의 간에 뿌리면...
매캐한 타는 냄새와 함께 손바닥만한 레드 울프의 간이 검게 물들며 쪼그라들었다. 물렁물렁하던 방금 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돌처럼 딱딱해졌다. 흑요석처럼 변한 간을 챙겨 상자에 담았다. 이것도 정수를 정화하기 위한 재료 중 하나일 뿐이었다.
평범한 것도 아니고 자그마치 마족의 정수를 정화하는만큼, 들어가는 재료나 시간이 상당했다. 이건 맛보기에 불과했다. 아까 옆에 치워뒀던 다른 재료를 챙겨와서 다시 조합했다.
이번에 재료로 사용하는건 수정과 마석이었다. 수정은 마족을 퇴치하거나, 마력을 무효화시키는데 효과적인 원석이고 마석은 그와 반대로 마력을 머금고 있는 원석이었다.
원석을 녹이는 시약을 뿌려 수정과 마석을 녹였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고체와 액체 사이의 상태에 있는 둘을 합치자 푸르스름한 광택을 띄는 원석이 제작됐다. 책에 적혀있던대로였다.
조금 더 기다리자 완전히 굳어진 원석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안에 담긴 희미한 마력이 느껴졌다.
반대의 성질을 가진 두 원석을 합치는게 쉬운 작업은 아니었지만 어떻게든 두 성질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반발력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원석을 미리 준비해둔 성수를 담아둔 통에 넣자 푸른빛의 원석이 눈부신 빛을 내뿜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몇 분 가지 않아서 빛이 완전히 사그라든 원석은 물 밑으로 가라앉았다. 조금 더 시간이 흘렀을 때, 성수에서 원석을 건져내자 원석은 원래의 푸르스름한 색을 잃고 반투명해졌다.
원석을 붙잡고 안에 마나를 조금 불어넣자 마나에 공명하듯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마나에 반응한다는걸 확인한 후에는 원석을 천으로 감싸 구석의 빈 상자에 담아뒀다.
그 후로는 하루종일 재료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재료를 사용할 때는 장갑을 끼고, 마나를 세밀하게 조절해야했다. 고작해야 정수 하나를 정화하는데 오십 개가 넘는 재료가 들어간다는 점은 번거롭기 짝이 없었지만, 대부분의 연금술이 하나의 결과를 위해 수백, 수천 번의 결과를 내는걸 생각하면 딱히 별난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간신히 일을 마쳤을 때는 창고 안에 타는 내가 진동을 했다. 시약으로 재료를 녹이거나, 태우다보니 온갖 향들이 뒤섞여서 머리가 아팠다. 이때까지는 작업에 집중하느라 몰랐지만, 썩 몸에 좋을 것 같지는 않은 냄새였다. 창고의 뒤로 나 있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놓고 남은 재료와 아직 사용하지 못한 재료들을 분류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막히는 점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이대로 조금만 더, 아주 조금만 더 있으면 아이린의 몸을 치료하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
'내가 아이린을 만나서 다행이야.'
아이린이 반인반마라고는 해도, 이번에 성인식을 치르면 어떤 방식으로는 마력을 흡수해야한다. 그 보편적인 방법이 섹스를 통해 정기를 갈취하는 것이고. 만약 평범한 사람이 서큐버스를 상대했다면 며칠가지 않아서 정기를 빨려 미라가 되버리겠지만, 마법사인 나는 얼마든지 아이린에게 마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이런걸 운명이라고 해야할지. 적어도 아이린이 동경하는 '평범한 인간의 삶'을 실현시켜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어느 정도 환기를 시킨다음 창고를 나왔다. 이미 밤이 깊었는지 창 밖에는 이미 문을 닫은 상점가의 을씨년스러운 모습 뿐이었다. 아이린은 진작에 자러 들어갔는지 보이질 않았다.
갈아입을 옷을 챙겨 욕실에 들어가 씻었다. 몸에 냄새가 베지 않도록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고 나왔다. 차갑게 식은 공기가 몸을 감쌌다. 아이린이 깨지 않도록 발소리를 내지 않고 방에 돌어와 침대에 누웠다.
아니지.
정확히는 '누우려고 했다'. 이미 침대에 찾아와있는 선객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 침대에 몸을 웅크린 채 잠들어있는 아이린은 내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눈을 살짝 떴다.
"...주인님?"
내 침대에 왜 아이린이 잠들어있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방을 잘못 찾아온건 아닌 모양이었다. 왜냐하면 아이린은 옆으로 몸을 비키며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팡팡 두들겼으니까.
침대에서 나올 생각은 없어 보이는 모습에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옆에 누웠다. 그녀와 함께 나란히 이불을 덮고있자 아이린은 슬쩍 양팔을 내 가슴팍에 휘감아왔다.
"헤헷. 사실은 주인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놀래켜드리려고 했는데... 생각했던거보다 너무 안 돌아오셔서 깜박 잠들었지 뭐에요."
그렇게 말하며 미소짓는 아이린은 정말 귀여웠지만, 은근슬쩍 내 배와 아랫도리로 향하는 손은 순진한 얼굴과 다르게 음란하기 짝이 없었다. 배를 쓰다듬듯이 간질이며, 바지 너머로 내 물건을 조물거리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불 아래에서 내 몸을 거침없이 희롱하는 아이린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입꼬리를 올렸고, 나는 그런 그녀의 얼굴을 끌어당겨 입을 맞췄다. 방금 전까지 재료를 가공하며 쌓여있던 피로는 생각도 나질 않았다.
그저 이렇게까지 차려진 밥상을 먹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뿐이었다.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간 아이린은 내 바지를 벗기고는 손으로 조물거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직접 입으로 내 물건을 핥기 시작했다. 쌓여있던 피로 때문에 좀처럼 반응이 없던 내 물건도 아이린의 펠라치오에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몇 번을 당해도 이건 견디기 힘들단 말이지.'
마치 내가 민감한 곳과, 지금 핥아줬으면 하는 부분을 다 아는 듯한 노련한 테크닉에는 경험도 소용이 없었다.
아직 반쯤 발기한 물건을 열심히 핥으며 손이 아닌 입술로 직접 껍질을 벗겼다. 껍질 너머로 느껴지는 부드럽고도 매끈한 입술의 감촉에 나도 모르게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요령이 생긴 아이린은 이제 이를 살짝 세워 귀두 뒷부분을 살살 긁어주기까지 했다.
그 간질간질하면서도 야릇한 감각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좋아서, 끈적한 쿠퍼액이 잔뜩 흘러나왔다. 그 다음에는 내 물건을 깊숙히까지 삼키고는 혀를 써서 핥기 시작했다.
"츄릅... 츄웁... 주인님... 방금 씻고 오셨죠?"
"읏..그래...어떻게 알았니?"
아이린은 내 물건을 빨면서 아무렇지 않게 음담패설에 가까운 대답을 했다.
"평소보다...쮸웁... 주인님의 자지 냄새가...안 났거든요 ... 츄릅..."
정신을 차릴 틈도 주지 않은 아이린은 귀두를 넘어 내 요도를 혀로 훑었다. 쿠퍼액을 핥으며 요도에 혀 끝을 간지럽히는 아이린의 기술에 오줌이라도 싸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결국 얼마 못 가서 그녀의 입 안에 가득 사정했다. 아이린은 내 물건이 거세게 맥박치며 사정을 예감하자 입을 오므려 정액을 모두 받아냈다. 백탁액을 천천히 음미한 그녀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주인님의 정액은 맛있네요. 냄새도 좋고, 중독되버릴 것만 같아요."
입맛을 다시며 눈을 빛내는 아이린에게 차마 피곤해서 더는 무리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고, 나는 결국 아이린이 만족할때까지 다섯번이나 그녀의 손과 입을 사용해서 정기를 먹여줘야했다.
이때까지는 '복상사'라는 단어가 실제로 쓰일 일은 없다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아이린을 상대해보니 머지 않은 날에 내가 그 꼴이 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여자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성욕과, 남심을 휘어잡는 법을 누구도 잘 알고 있어서 거부하지 못하게 만든다.
'아이린 하나를 상대하는 것도 벅찬대, 다른 여자들까지 있으면...'
모험가들이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최고의 호상이 미녀들에 둘려쌓여 복상사하는 것인데, 어쩌면 내가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다.[작품후기]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1. 코로나가 심해지는 바람에 집에서 강의를 듣지만, 평소에는 아무런 과제도 안내시던 교수님들까지 다들 과제를 내시는 바람에 오히려 훨씬 바빠졌어요... 일주일에 과제가 20개가 말이 됩니까!! 차라리 학교를 가게해줘...
2. 한동안 글이랑 스토리 잡아놓고도 못 쓰고 있었는데, 써놨던 비축분과 글은 오늘과 내일 올라갈 예정입니다. 저처럼 집에만 계시는 독자분들이 있으시다면 심심할때 챙겨봐주세요.
3. 이번 소설을 쓰면서 가장 고민했던게 루즈한 부분을 줄이는 거였는데, 정작 연재 속도가 느려져서 체감을 못했네요... 그래도 h씬은 불붙으면 잘쓰니까 괜찮을거에요. 아마두...
4.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오류는 댓글로 남겨주시면 바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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