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벽 1
그랬다. 12살 그애의 눈에 그녀는 분명 천사였다.
두메산골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10여년전 고향에서 처음 본 그녀의 모습에서 소년은 천사를 생각했다. 입을 옷하나 변변한 것 없던 가난한 농군의 아들.그 소년에게 그녀는 도회에서 사온 새 옷을 선물이라고 내 놓았다. 새옷에 들떠 입술을 여밀지 못하던 그때의 소년에게 엄마는 다가오는 추석에 입으라며 장롱 깊숙히 그옷을 숨겨놓았다. 칠칠치 못한 집안 살림을 모를리 없는 소년에게 어머니의 의도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하지만 천사에게서 받은 그 선물을 소년은 몰래 훔쳐보며 스스로 즐거워하며 지냈다.
늦동이. 소년은 가난한 농군의 늦동이로 태어났다.십 수년이나 나이가 많은 형은 도회 공장에서 만난 그녀와 결혼하여,잠시 누추한 소년의 집에 다녀러 온줄 알았다.그리고 소년에게 있어 그녀가 한집에 있다는 몇칠의 즐거움이 세상 어떤 것보다도 좋았다.이제 소년의 누나들도 도회에 나가 공장을 다녔으므로,부모님하고만 지내던 움막같은 집은 모처럼 활기가 있었다.흙벽이 가로놓였지만 옆방의 형과 그녀의 숨소리에서 소년은 그녀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생겼다.어쩌면 당연한 이방인에 대한 호기심일터였다.
[그래 이제 어뜩 할라꼬?]
[... 신경쓰지 마이소.마 잘 되겠지에..]
[여가 뭐 뜯어먹을거라도 있어야 하는뒤.것도 아이고...]
[어무이 신경쓰지마이소.]
[그래 공장은 다 말아먹었다카드나.그 공장 다시는 안돈다카드나말이다]
[그 공장은 이제 잊으이시소마.다른 공장 찾아봐야지에]
[하고마 어디 그기 쉽다카드나.귀한 넘의집 딸년 데리다가 이기 뭐 고생인고...]
[걱정마이소.어무이]
[형아야.형아 공장 망했나?]
[무시런 소리! 넌 들어가 고마 자라]
어머니의 실눈에 소년은 실실 방으로 들어갔다.무더운 여름밤 모기불에 앉아 조금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오랜만에 형과 있고 싶던 소년에게 어머니는 조금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아직 소년은 어린 막내였으며,세상의 이치를 알기에는 너무 어렸다고 생각했으리라.TV도 없던 그 시절 두메산골에서 이른 밤 방에 들어간다는 것은 자는 것밖에 아무것도 할일이 없었다.........소년은 그녀를 따라 하늘을 날고 있는 자신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천사의 옷을 입은 그녀를 소년은 따라 잡지 못했고,그런 자신의 모습을 소년은 안타까이 바라 보았다.
[손을 잡아.빙신아.]
소년은 또다른 자신에게 안타깝게 소리첬다.
[옷자락을 잡으라고.]
하지만 소년은 그녀를 따라만 갈뿐 잡지를 못했다.안타까움에 소년은 하염없이 그녀만을 바라 보았다. 소년의 마음을 알았는지 하늘하늘 날던 그녀가 갑자기 소년의 손을 잡아주었다.
[날 잡으려구요?도련님?]
소년은 그 부드러운 손에 도취되어 그녀가 이끄는 데로 날아갔다.알수없는 매혹적인 향취가 콧끝을 간지럽혔다. 알싸한 기운이 척추를 감아 돌았다.
[도련님.날 이상한 눈으로 처다보지 마세요.난 평범한 여자에요...호호호]
그녀는 소년의 볼에, 입술에 부끄러운 임맞춤을 해 주었다.그리고 부드럽게 안아주었다.소년은 그녀의 체취에 도취되어 그만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 쏟아지는 것을 느꼈다.그리고 잠에서 깨었다. 하지만 몽롱한 상태에서도 그것은 오줌이 아님을 직감했다.팬티에 묻은 그것은 평소에 본 그 오줌이 아니었다. 소년은 아직 어려 그것이 무엇인지 알수는 없었다.그렇지만 남에게 보여주기에는 왠지모를 부끄러움이라고 느꼈다.그리고 몰래 나가 빨자고 생각했다. 어스름한 한여름밤 초승달이 동구밖 감나무에 걸려있었다.평소 무서워 툇마루에서 오줌을 갈기던 소년에게 뒷뜰에 있는 샘물까지 가는것은 대단한 용기였다. 그것은 순전히 뭔가 부끄러운 물질을 제거해야 겠다는 일념이 낳은 용기였다.집 모퉁이를 돌자 무언가 어스름한 형상이 소년의 관자놀이를 굳게 만들었다. 그것은 필히 귀신이리라.너무나 놀란 소년은 그 자리에 주저않았다. 다시 그 형상을 쳐다보자 그것은 사람이었다. 초승달에 어스름히 비친 그것은 소년이 이제껏 보아온 형상이 아니었다. 눈부신 그녀의 나신.소년은 침을 꿀꺽 삼키었다.무더운 여름밤 그녀는 더위를 참지 못하고 홀로나와 물을 끼얹고 있었다.소년에게 그것은 하나의 축복이었다. 늙은 어머니에게서는 느낄수 없는 젊은 여인의 나신.그것은 숭고한 의식이었다.단순히 그녀의 가슴과 평평한 배가 소년의 감흥을 돋는 것은 아니었다. 전체적인 그녀의 나신은 하나의 종교였다. 소년은 아직 성적인 자극이 없는 나이였기에,아니 아직 순수한 시골 아이였기에 성숙한 여인의 나신이 말초신경의 자극으로까지는 갈 것이 아니었다. 단지 뭔가 이상한 느낌,흥분되는 그 무엇,황홀한 그 무엇이 소년의 척추를 타고 흘러 내렷다.그리고 오줌이 마렵다는 생각뿐이었다.뒤 돌아 서 가던 소년의 발끝에 무언가 걸려 꿍하고 소리를 내었다. 놀란 소년.갑자기 멈춘 물소리...
[어마.. 누구야.]
여인은 서둘러 옷을 입는 모양이었다.
[당...당신 이에요?]
어서 이자리를 벗이나야 된다는 대뇌의 명령에도 소년의 두 발은 붙박이 마냥 덜덜 떨뿐이었다. 안타까운 식은 땀.그녀의 비밀을 보아버렸다는 민망함이 소년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어머.도련님....]
[미.... 미...안 했어에..]
[도련님.인기척을 하셔야죠. 그래.내 몸 다보셨어요?]
[...아...아니라에...어두워 못봤심더...]
[...하하하.그래~요.안타까웠겠네요?]
[에? 뭐가에...]
[아니.... 그냥요.하하하]
당황하여 떨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 그녀를 즐겁게 하는 모양이었다.깊은 밤, 누가 들을세라 숨죽여 키득거리던 그녀는 문득 소년의 손에 들려있는 것을 보자 뭐냐고 물었다.부끄러워 한사코 뒤로 손을 빼던 소년에게서 그녀는 기어이 팬티를 뺏고야 말았다.
[오... 오줌싸가지고에...그래서 빨라꼬...]
[어머 도련님은 지금 몇살인데 아직도 이불에 쉬하고 그래요...하하하]
그녀는 소년의 팬티를 자기가 빨아주겠다고 샘물로 가져갔다. 하지만 오줌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쌌다고 생각하는 소년에게는 더 난처한 입장이 되었다.
[걱정말아요.오줌쌌다고 소문내지 않을테니... 어머나?]
호기있게 팬티를 벌린 그녀가 갑자기 당황한 표정으로 변하였다.소년은 자신이 생각한대로 그것은 이상한 것이라고 더욱 생각하게 되었다.그리고 그녀의 태도에서 소년은 뭔가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소년은 자신도 모르게 울음이 나오기 시작했다.당황한 그녀...
[어머,도련님.왜 우세요...]
그녀는 소년를 다정히 안아주었다.그녀에게 안긴 소년은 그녀의 보드라운 손길과 향긋한 비누내음에 기분이 안정됨을 느껐다.
[...도련님.우리 잠도 안오는데 저기가서 얘기나 할까요...]
그녀는 소년을 이끌고 장독대에 앉았다.멀리서 닭울음소리가 들렸다.개구리들은 여전히 개골개골 합창을 하였다.
[..아.참 평화롭군요.도련님은 잘 모를 거에요.도시에 있다가 이렇게 시골에 오면 얼마나 좋은지를요.호젓하구요.]
소년은 팬티가 걱정되었기에 그녀가 잡아주는 보드러운 손길도 느껴지지가 않았다.
[저.형수님.혹 지가 병이라도 걸린건 아니지에?]
[에? 웬 병이라니요.호호...도련님은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요.아까 그것은 거 뭐랄까? ...어떻게 설명해야 한담....]
[형수님.난 마음의 준비가 다 됐어에.그냥 속 시원히 말씀해 주이소마]
[하하하.그게 아니구요....내일 형님이 말씀해 주시면 안될까요? 여자가 얘기하기에는 좀....]
소년에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말이였다. 비밀을 지켜주기로 약속한 그녀가 아닌가?
[아~ 예.비밀을 지켜주기로 했었죠...그럼 내가 하는 말 잘 들으세요..도련님이 팬티에 실수한 그것은 도련님이 어른이 되었다는 징표에요.도련님은 이제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고 한사람의 남자가 된거라는 좋은 소식이지요.그러니 부끄러워 하실 필요는 없어요.오히려 뿌듯해 해야지요.]
[그게 뭔데에..]
[음... 말하자면...음...이제 도련님은 여자를 만나서 아이를 가질수 있다는 말이지요...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모르시겠다구요?...음 그러니깐...내 가슴을 만져보세요...]
느닷없이 그녀는 소년의 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갔다.뭉클한 느낌에 소년은 뜨거운 불에라도 댄양 얼른 손을 빼내려 하였다.그런 소년의 손을 꽉 잡고서 그녀는 벌겄게 달은 소년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늙은 어머니의 가슴에서는 느낄수 없는 젊은 여자의 가슴에서 소년은 말초신경이 자신의 사타구니에 몰림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수가 없었다. 아련한 느낌만 있을뿐....
[어때요.도련님.도련님몸과 내몸이 다르지요?남자와 여자의 몸은 다른거에요.왜 그럴까요? 그것은 두 남녀가 결혼하여 아이를 갖기 위해 조물주가 다르게 만든거예요.]
그러다가 갑자기 그녀의 손이 소년의 사타구니를 만졌다. 소년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얼어붙은듯 가만히 있었다.오늘밤 내가 꿈을 꾸는 것은 아닐까? 소년은 생각되었다.
[어머.도련님 고추가 섰군요.호호호.제 가슴을 만지니 이렇게 되었지요?바로 이거에요.도련님의 그 소중한 고추로 아이를 여자에 몸속에 넣는 것이지요.그때 도련님이 팬티에 실수한 그 것이 아이의 씨앗이 된담니다....]
여전히 의아해 하는 소년에게 그녀는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다.그렇게 그날 밤의 일은 하나의 추억으로 뭍혀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