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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연화는 둘에게 지풍을 날렸다.
"윽!"
"여, 연화…야?"
마부석에 앉은채로, 마차에 앉은 채로 쓰러지는 천량과 미령.
"고마워요."
연화는 둘의 수혈을 짚은 것이였다.
"나에게 정(情)을 가르쳐 줘서…."
연화는 허공섭물로 천량을 들어 마차 안에 눕히고 귀마와 암마의 백회혈에 장심을 가져다 대었다.
"푸르르륵!"
"히힝! 히히힝!"
몸 속으로 들어오는 뜨거운 기운이 기분좋은 것인지 울부짖는 귀마와 암마. 벌써 쉬지않고 몇 시진을 달려왔는지 모를 텐데도 두 마리의 말들은 너무나도 멀쩡해 보였다.
귀마와 암마의 몸에 더 이상 내공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진기를 부어넣어준 연화는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백탄금….'
눈 앞에 보이는. 양면이 현으로 되어있는 기금(奇琴). 연화는 그것을 바로 눕혀. 가장 기다란 현에 손가락을 대고 현이 끊어지지 않을 만큼의, 백탄금이 부숴지지 않을 만큼의 최대한의 진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튕겨지는 연화의 손가락.
'현의 울림을 이용해서, 기막을 형성한다….'
마탄금공
음파호신강(音波護身剛)
투우우우우우우우우웅! 하고 소리가 길게 울려퍼지며 백탄금의 현을 중심으로 강기막이 형성되었다.
"생각보다 음공이라는 게 기공과 잘 맞는군."
악기의 현과, 음파를 이용해 기를 이용한 무공을 더욱 강력하게 해주는 마탄금공.
호신강기조차도 현과 기파를 이용해 사람이 펼치지 않아도 호신강기가 유지되도록 할 수도 있었다.
'음파와 기파의 진동과 공명인가. 대체 이건 어떻게 생각한거지? 음파로 기파를 가두다니….'
어떻게 보면, 무림인이 아닌 이계의 사람이 만든 건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던 마황신공과도 비슷한 무공의 틀을 깨는 무공.
이런 무공을 자신의 딸이 만들었다고 생각하자 알 수 없는 뿌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 느껴졌다.
"것 참. 기묘한 기분이네. 뭐지 이건?"
하지만 연화는 그것마저도 뿌듯함이라고 하는 기분이라는 것을 알 수 없었다.
다만, 알 수 없는 기분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질 뿐이였다.
마차를 주변으로 호신강기를 형성시킨 연화는 암마와 귀마에게 다가갔다.
"푸르륵."
자신의 주변에 무언가가 생겨나 보호를 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암마가 감사한다는 것 처럼 연화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본 연화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 녀석들…사람 말을 전부 알아듣는군.'
연화는 암마와 귀마를 사람 대하듯 하며 그들에게 명령했다.
"암마, 귀마."
"푸르륵."
"히히힝!"
그나마 조금 엄숙하게 푸르륵 거리는 것이 암마. 말썽꾸러기처럼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고 날뛰는 것이 귀마였다.
"마마(魔馬)랑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진 모르지만…."
순간 암마와 귀마가 흠칫 하고 떨었지만. 달리는 도중이였고 너무도 미세해 연화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너희를 보호해주는 이 강기막이 사라지면 그때부터는 내가 네 몸속에 불어넣어준 진기를 사용하며 도망쳐라. 엄마와 아빠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푸륵."
암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모르니까 진기는 아껴 써라."
"푸르르르르르…."
뭐가 불만인지 귀마가 입술을 연이어서 떨게 하였다.
"그럼…나중에 볼 수 있으면 다시 보자꾸나."
그 말을 끝으로, 연화는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 # #
"크흐후후…. 남궁천량. 당신은 더 이상 나에게서 도망갈 수 없어요."
갈색의 준마에 탄 채로 일그러진 미소를 짓고 있는 미청년이 천량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끼에에에에에!!"
"응? 혈뇌응이…."
그 때, 갑자기 하늘에 울려퍼지는 매의 울음소리를 듣고 미청년이 머리를 들어올렸다.
그의 근처에서 두두두두두두! 하는 커다란 말발굽 소리를 내며 달리고 있던 몇 명의 무사들 중에서 한명이 갑자기 속도를 올려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마뇌님."
"무슨일이죠?"
"…암흑귀마대주가 당했다고 합니다."
그 말에 피식 웃는 미청년, 마뇌.
"마가(魔家)의 충실한 개가…. 후후, 처음부터 실수를 가장해 도주를 도울 줄은 알았지만 이것 또한 계책. 계산 내입니다. 암흑귀마대주를 통해 잔재해 있는 마가의 잔뿌리들을 다시 한 번 신교에서 뽑아내 제거할 수 있겠군요."
마뇌의 말에 마뇌의 옆으로 다가왔던 인물의 얼굴이 굳었다.
"도주를 도운 건 아니라고 합니다."
"…뭐라고요?"
"잠력격발과 주화입마의 흔적이. 그리고…단전에 상당한 손상을 입고있으며, 몸 속에서 거대한 기운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마뇌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몸 속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은 전투 도중에 진원진기까지 끌어올려 싸우고도 패배해, 단전이 깨질 정도의 부상을 입은 몸으로 주화입마를 겨우 억누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보고가…."
"그 말은…전력을 다해 싸웠다는 건가요?"
"그 뿐 아니라, 영마(影馬)가 반으로 잘린 귀마창을 입에 물고 왔다고…."
"귀마창이…!"
마뇌의 얼굴에 경악의 빛이 떠올랐다.
"말도 안돼요. 귀마창은 검기도 맞받아치는. 묵철을 백련정강처럼 제련해 만든 창…그것이 반으로 잘렸다니…? 강기가 아니고서야…."
그때, 또 다른 흑의인이 탄 말이 마뇌의 곁으로 다가왔다.
"변수입니다."
"이번엔 또 뭐죠?"
"마차를 놓쳤다고 합니다."
마뇌의 얼굴이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졌다.
"지금, 지금 뭐라고 했나요."
"…."
"천라지망에서 빠져나가? 이, 이 마뇌의. 사마윤의 천라지망에서? 남궁천량 따위가 빠져나갔다고 하는 건가요?!"
"…."
분노로 인해 부들부들 떨리는 마뇌의 목소리. 다가온 흑의인은 할 말이 없는 것인지. 뭐라 말을 하는 순간 자신에게 화살이 쏘아진 다는 것을 아는 것인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 어떤 커다란 변수가 작용한다 해도! 마가의…. 마가의 시작인 19대 교주인 마령운이 나타나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은…!"
마뇌의 일그러진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던 흑의인이 입을 열었다.
"…마령운은 아니지만…."
침을 삼키는 흑의인.
"마황신공의…전인으로 보이는 자가…."
"…뭐라고요?"
마뇌의 눈이 놀라움으로 인해 크게 떠졌다.
# # #
마황신공
아래조심(牙來爪沁)
연화가 발로 진각을 밟자 땅 여기저기에서 이빨과도 같이 뾰족한 기가 뿜어져나왔다.
"크아아악!"
"으윽, 크으으윽."
"크헉!"
배가 뚫린 흑의인과, 팔이 떨어지는 흑의인, 다리와 팔이 단번에 사라지는 흑의인이 생겨났다.
연화가 땅에서 손을 빼내자 마자 허리춤의 요대에서 식칼을 뽑아들었다.
"하아아아…!"
마황신공
위도조심(蝟刀稠甚)
연화의 오른손에 들린 식칼이 고슴도치의 바늘처럼 빽빽하게 찔러갔다. 지나칠 정도로 많이 찔러대는 연화의 식칼은 한 사람당 20개 이상의 검상을 남기고 있었다.
허초와 실초가 섞여있지만, 허초에는 기(氣)를 담아 검기를 만들어내어 모든 것을 실초로 만들어 찌르는 수법.
"커헉…."
"으…."
순식간에 초토화된 주변을 다시 나타난 흑의인들이 포위해왔다.
"우후후, 이번에도 수로 밀어붙히는 건가?"
웃음을 흘린 연화가 몸을 한껏 뒤틀어 식칼에 기를 주입했다.
"그래! 한번 제대로 놀아보자꾸나!"
마황신공
처마주화(凄痲誅禍)
"아하하하하하!!"
마지막 자비인지 점혈과 타격이 섞인 연화의 공격에 흑의인들이 허수아비처럼 쓰러져 나갔다. 연화는 양 떼를 휘몰아치는 호랑이가 된 것 처럼 흑의인들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으아아악!!"
"이건…이게 뭐야! 이런 자가 있다고는 들은 적이 없…."
"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명을 달리하는 수 많은 무인들.
'하급 무사랑 낭인들로 보이는 네놈들은 아무리 죽여 봤자 교의 전력에 차질이 생기거나 하진 않겠지!'
연화의 왼손에 기가 서렸다.
"이, 이 자식!"
"살(殺)!"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낭인들이나 하급 무사들과 달리. 조금 있어보이는 기파를 뿜어내는 흑색 장포를 입은 신교의 무사들이 일제히 도를 휘두르며 연화에게 달려들었다.
'이것들은 누구지? 교의 무인 같은데…기억나지 않는 문양이군.'
연화가 교 내의 세력과 서열을 상징하는 금색 수실과 문양이 그려져 있을 소매와 가슴께를 살펴보았지만 어디에 속해있는 자들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이 정도면 꽤 강한데…. 이 녀석들도 죽이진 않는게 좋겠어.'
마황신공
단단하개
연화의 몸에 흑색 장포를 입은 흑의인들의 도가 부딪힌 순간 쇠가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도가 연화의 몸에 박히지 못하고 멈춰섰다.
"이건…?!"
"도, 도검불침?!"
연화의 눈에서 안광이 빛났다.
마황신공
마니아파(魔泥牙波)
천마신공
천마섬전보(天魔閃電步)
마황신공
연타하마 (連打河魔)
마기가 아니게 된 이후 상대를 밀어내는 정도로 끝나게 된 마니아파의 기파로 흑색 장포를 입은 자들을 밀어내 자세를 흐트러뜨리고 순간 흑의인들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연화가 흑의인들의 주변을 지나치며 빠르게 손을 뻗어왔다.
"윽!"
"크억!"
"큭!"
수혈과 마혈, 아혈이 동시에 짚히는 흑의인들. 하나의 혈 만을 점혈했다면 마교의 해혈법으로 해혈할 수도 있을 것이였지만 세 개를 동시에 점하자 아무런 반항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우아악…!"
"사마세가의 흑풍대가1"
"흑풍광도(黑風狂刀)가 일수에…!"
경악하는 자들을 내버려두고 연화는 흑풍광도라 불린 자의 허리춤의 도를 향해 손을 뻗었다.
"크윽…!"
무인에게 있어서 무기를 빼앗기는 것은 최대의 수치. 스으윽 하고 미끄러지듯 빠져나오는 도를 잡은 연화를 보며 흑풍광도가 이를 악물었다.
"…명도로군."
연화는 흑풍대주를 상징하는 검. 흑풍도에 여려있는 살기와 예기를 느끼며 오른손에 들고있던 식칼을 던졌다.
"크억!"
식칼이 나무에 박히자 나무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누군가가 은신하고있었던 것이다.
"식칼은 결국 식칼…죽이기 위해 만든 무기가 아니니 생각만큼 살상력이 뛰어나지 않지."
'어린아이의 몸이다 보니 내공의 양도 옛날처럼 많진 않을 것 같은데…. 이 도를 뺏어서 쓸까?'
연화는 망설였다. 흑풍도를 사용하면 편할 것 같긴 했지만 무인에게 있어 무기를 빼앗기는 것은 커다란 수치라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었기 때문. 망설이던 연화는 결국 흑풍도를 흑풍대주의 칼집에 다시 집어넣어 주었다.
"잘 봤다."
"크윽…!"
흑풍대주에게는 그것이 더더욱 큰 치욕으로 느껴졌다. 언제라도 너 같은 것은 쓰러트릴 수 있고. 네 무기를 빼앗는 것도,돌려주는 것도 내 맘대로라고 하는 것 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연화는 도를 돌려준 대신에 흑풍대주의 복면을 벗겼다. 얼굴과 몸을 뒤덮고 있는 피를 흑풍대주의 복면으로 닦아내자 어리지만 벌써부터 시선을 잡아두기에 충분한 미색을 가지고 있는. 귀여우면서도 아름다운 연화의 얼굴이 드러났다.
"…."
흑풍대주가 숨을 삼켰다. 젊은 나이에 흑풍대의 대주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했고. 그 노력을 눈 앞의 상대에게 짓밟히고 모욕 당했다는 것도 잊었는지 얼굴이 붉어졌다.
"…피가 튈 테니까 그냥 이걸 쓰는게 낫겠는데?"
그대로 연화가 흑풍대주의 복면을 쓰자. 흑풍대주의 얼굴이 더 더욱 붉어졌다.
"음. 혈향이 짙긴 하지만…어쩔 수 없나."
연화는 흑풍대주의 복면을 쓴 채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반 토막 난 시체의 옆에 꽂혀있는 단순한 철검을 뽑아들었다.
"이걸로 하자."
그렇게 말한 연화가, 주변을 포위하고 있는 낭인들과 교의 하급 무사들을 둘러보았다.
"으읏…."
"큭…!"
공포심에 뒷걸음질치는 무인들.
'여기서 내가 더 소란을 피워야 엄마와 아빠가 도망칠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연화에게 그들의 손속을 봐줄 생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하아아아…!"
연화의 손에 들린 철검에서 새하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마황신공
사악두욱 (射鍔頭煜)
일격에 수십의 무인을 몰살할 수 있는 강기공을 펼치려는 연화의 손에 잡힌 철검에 기가 맺혔다.
"어라?"
'뭔가 이상한데?'
기는 맺혔지만 강기가 생겨나지 않는 철검. .
"…뭐야, 이거 왜 이래?"
연화가 하단전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을 움직이려 하였다.
"…응?"
하지만 거대한 기운은 마치 태산처럼 굳건하게 자리를 잡은 채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으으응?"
'뭐, 뭐야 이거. 왜 기운이…단전에 분명히 내공이 잔뜩 차 있는데….'
아무리 애써보아도 기운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때, 갑자기 한 가지 불안한 생각이 떠오르며 연화의 머리까지 끓어올랐던 피가 차갑게 식었다.
'호, 혹시….'
연화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거…. 내 내단인가? 내 내공하고 완전히 똑같은 기운이여서 내단을 내공으로 착각한 거야?'
삼재기공으로 만들어낸 마령운제 내단.
움직이지 않는 기운은 그녀가 태어나기 전 만들어 놓았던 내단이였던 것이였다.
"이럴수가."
돌맹이를 내단, 쌀을 내공. 주머니를 단전이라고 생각하고 주머니에 쌀과 돌맹이를 넣어보면 지금의 연화의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연화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내공이 없다."
# # #
'마황의 전인이라고…?'
마뇌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순식간에 떠오르는 수십 가지의 가능성. 그 중에서도 확률이 높은 것 만을 골라 현재의 상황에 대치시켜 갔다.
' 진짜 마황신공의 전인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자의 정체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신비고수, 하나는 마미령 또는 그녀의 딸. 남궁천량은 이미 무공이 폐해진 몸. 그리고 그녀의 딸은…. 정보대로라면 아직 채 13살이 되지 않은 여아다. 아무리 마황신공을 익혔다 해도 뱃속에서부터 무공을 익혀왔다고 해도 불가능 해.'
마노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되는 상황. 여러가지 가능성들이 부정되고, 긍정되어가고 있었다.
' 암흑귀마대주를 상대한 것은 아마도 마황의 전인. 마황신공을 사용하는 마황의 전인이거나 19대 교주. 진마 마령운의 전인이다. 마황의 전인일 경우에는 저 자들의 도주를 도와주는 이유가 성립되지 않아. 마령운의 전인이겠지. 아니, 전인이 아니더라도 분명 19대 교주와 관련이 있는 자. 마가의 인물이던, 그렇지 않던 간에 관련이 있는 자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창이 잘려서 돌아오고, 필사의 힘을 다 해 쓰러진 채로 돌아온 암흑귀마대주…. 그래, 진마와 관련이 있는 자가 상대였다면 모든것이 다 이해된다. 가능한 일이 되지. 19대 교주의 전인이라는 자와 싸웠다면 암흑귀마대주 또한 마가의 개. 진마의 추종자이니 진마를 욕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온 힘을 다했을 것이다. 적이 약하건, 강하건…. 암흑귀마대주는 그런 자니까.'
마뇌의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짜맞춰지기 시작했다.
' 그런데 그렇다면 왜 암흑귀마대주를 살려둔 거지? 마황신공의 심법으로 내공을 쌓은 자는 분명 참을성이 없어진다고 들었는데…? 19대 교주 또한 그로 인해 무인괴마라는 별호까지 얻지 않았던가? 덤비는 순간 죽이는 것. 마황신공의 특징은 그런 것 아니던가?'
마 황은 천하를 뒤짚을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강함을 추구했던 자로 한때 무림에서 고금제일인인 천마와도 비교되었던 자였다. 신교에 있어서 절대자인 천마와 누군가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모독이였기 때문에 신교에서는 그런 말을 들을 수 없었고 신교가 그런 비교를 하는 자들이나 소문을 소리소문 없이 잠재웠기 때문에 지금은 그 누구도 모르는 이야기였다.
마황의 그 끝없는 강함을 추구하는 갈망이 무공에 스며든 마황신공은 익힌 자를 밑도끝도 없이 강함만을 추구하게 되는. 오로지 적을 쓰러트리고, 부수는 것 만을 생각하게 하는 그야말로 강자존의 율법에 어울리는.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만한 마공이라 전해지고 있었다.
마황신공이 성격을 파탄시킨다는 것은 마황에 대한 기록과 진마 마령운의 대한 기록에서 두 사람 다 비슷한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생긴, 지금에 와서는 정설로 굳어져있는 하나의 가설이였다.
'그런데 암흑귀마대주를 살려서 보낸다?'
마황신공의 전인이 상대였다고 한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
'…하지만, 마황신공을 익힌 자가 아니라면 지금 상황은 설명할 수 없어. 지금도 계속해서 하위 무사들로부터 올라오는 누군가가 피로 칠갑을 하고 무인들을 도륙내고있다는 정보…. 이 강함은…!'
마뇌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맞춰지는가 싶더니 다시 어긋나고, 어긋나지 않으면 처음부터 맞춰지지 조차 않는 상황이 바로 지금 마뇌가 처한 상황이였기 때문이다.
"크윽…."
마뇌는 혼란스러운 머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입에서 채 회복되지 않은 내상으로 인한 사혈이 흘러나왔다.
"누구인진 모르지만…."
마뇌가 품을 뒤져 조그마한 호리병을 꺼내 병의 주둥이를 입으로 물었다. 청아향 향과 함께 마뇌의 입 안에 퍼지는 액체. 그것을 삼키자 마뇌의 안색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이 보였다.
' 잡아야 한다! 마황신공의 전인이 그 누구라 할 지여도 잡아야 한다! 진마의 실전된 성명절기…. 그것을 손에 넣는다면 사마세가의 힘은 더더욱 강해지고 이 자리에 마황신공을 펼치는 자가 있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남아있는 마가의 잔재들을 전부 지워버릴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이 됬든 잡아서, 사마세가가 신교를 장악하고 마가의 잔재를 전부 지워버린다!'
마뇌의 이가 악물어졌다.
'그리고 미령 누님…. 당신을….'
마뇌의 머릿속에서 자신을 향해 다리를 벌리고 있는 미령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아, 윤아…. 어서 네 것을 넣어줘…."
찌걱, 찌걱….
축축히 젖은 음부에 귀두를 비비자 허리를 흔들며 보채오는 미령.
"어서…. 어서어~."
콧소리를 내며 애교를 떨어오는 그녀의 질 속으로 사마윤의 양물이 푹 하고 쑤셔졌다.
쑤걱!
"하아앙! 좋아아…!"
"누님…!"
"더, 더 쑤셔줘…! 윤이의 것으로 잔뜩…!"
"음…."
마뇌는 양물이 점점 커져오자 색욕을 풀고 싶어졌는지 귀영대의 한명에게 손가락 질을 하였다.
"…."
그러자 즉시 마뇌에게 다가와 작은 소도로 자신의 하의와 상의에 구멍을 내는 귀영대원.
"읏…."
그녀의 음부와 가슴이 훤히 드러나자 그녀가 자신의 질 속으로 손을 넣고 옥돌을 꺼내었다.
언제라도 사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넣고 있었던, 속이 비어있는 특별한 옥돌이였다.
옥돌 안에 들어있는 음약으로 인해 이미 홍수가 나 있는 그녀가 마뇌가 타고 있는 말로 뛰어 옮겨타 몸을 최대한 숙여 마뇌의 양물에 음부를 비비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하아…. 하아…. 보…지…"
귀가 들리지 않을 터인 그녀가 서툴게 말하며 음부를 문질렀다.
"보…지…. 넣…어, 주세요…."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음!"
쑤걱!
"하으흥!"
그녀의 옥문으로 마뇌의 양물이 푹 하고 쑤셔넣어졌다.
"아아앙…! 하아앙…! 햐악! 캬흐응…!"
귀가 들리지 않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마치 짐승처럼 쾌락의 신음을 질러오는 그녀.
따그닥! 따그닥!
찔꺽! 찔꺽! 찔꺽! 철썩! 철썩! 철썩!
"캬하앙! 하앙! 하햐아앙!"
말이 달리는 도중이여서 그런지 질 속에 들어간 양물은 무척이나 난폭하게 움직이며 그녀의 질내를 농락했다.
"헉헉, 미령 누님…! 미령 누님…!"
마뇌는 눈을 감은 채로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위 아래로 움직였다.
"캬흐응! 하응, 하햐악!"
그 쾌감에 비명을 지르는 그녀
"큭!"
"햐하악…!! 햐악…! 캬흐응…!"
철썩! 꿀럭, 꿀럭꿀럭…! 꿀럭…!
얼마 안 가 마뇌가 그녀의 질 깊숙히 사정하기 시작하자 그녀는 말의 목을 잡으며 사정 절정을 즐겼다.
"햐악…, 햐악…. 힉…, 히익…."
말을 배우지 못한 것 처럼 짐승같은 신음을 흘리며 몸을 움찔움찔 떠는 그녀.
"하햑…, 크흥…!"
찔꺽…! 찔꺽…!
질 내에 넣고 있었던 음약과 말이 달리고 있었기에 계속해서 느껴지는 자극으로 인해 그녀는 원하지도 않은 연속 절정에 오르고 있었다.
"미령 누니임!"
쑤걱쑤걱쑤걱쑤걱!
"히햐아앙~!!"
# # #
"제길!"
천마신공
마탄지
연화는 오른쪽에서부터 비상하며 날아온 적을 자신이 알고 있는 초식들 중 가장 기의 소모가 적은 초식만을 골라 처리했다.
"크아아압!"
"비켜!"
적혈호조(赤血虎爪)
일조붕산(一爪崩山)
호랑이 가죽을 머리에 쓰고 있는 자의 손톱이 매서운 기세로 연화에게 다가왔다.
"쓰레기 같은 무공 펼치지 말고 꺼져!"
마황신공
거슬린다(祛膝躪多)
바닥을 박차고 뛰어오른 연화의 무릎에 기가 서리더니 남자의 손에 부딪혔다.
"크아악!"
그대로 공중에 뜬 채로 연화가 몸을 옆으로 틀어 회전하며 남자의 머리를 우각(右脚)으로 밀어내듯 우상에서 좌하의 각도로 내리꽂았다.
"크헉!"
"시간 낭비하게 하고있어."
원래는 상대가 쓰러진 상태에서 수십번에 추가타를 더 하기 위한 초식이지만 지금은 이 장소를 급히 빠져나가야 했기에 그럴 수 없었다.
마황신공
볼작볼작(乶炸乶炸)
바닥에서 뛰어오른 연화가 수 많은 무인들의 머리를 밟으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뭐, 뭐야 저거!"
"터지고 있다!"
"아악!"
머리 위에서 진기가 터지는 그 기분은 당해보지 못한 자는 모르는 고통.
기의 폭발로 인해 귀가 멍멍해지고 머리가 박살이 나는 것만 같은 통증.
뇌에 전해지는 충격에 의해 오감이 마비되며 쓰러지고 피를 토하고 비명을 지르는 자가 수도 없이 생겼다.
'크윽…안돼, 이것도 내공 소모가 극심하다.'
연화는 얼마 못 가 발을 향하던 진기를 거두고 땅 위에 내려 섰다.
마황신공
발기한다(發氣瀚多)
연화는 자신의 앞에 위치한 자들을 처리하기 위해 또다시 무공을 펼쳤다.
기를 넒고 크게 발한다는 뜻을 가진 초식이 펼쳐졌다.
땅에 꽂히는 연화의 주먹과 그 순간 땅에서 폭발해 연화의 앞에 사선으로 나타나는 커다란 기의 기둥.
"아아악!!"
"…흐어억!"
정통으로 맞은 자와 여파에 휩쓸려 몸이 걸레조각처럼 너덜너덜해지는 두 명의 무인. 그 주변에 있던 자들도 충격파에 휩쓸려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크윽!"
'이런…! 이것도 내공의 소모가 너무 심해!'
연화의 얼굴에 다급한 빛이 떠올랐다.
"제길!"
'아직도 적이 많다…. 허공답보라도 할 수 있으면 저 나무까지 올라가 보법을 펼쳐 도주할텐데….'
눈 앞에 있는 자들을 뛰어넘고 다 자란 나무들을 밟으며 숲 속을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 연화. 방법을 찾던 연화의 머리를 한 가지 생각이 번쩍 하고 지나갔다.
'그래, 허공답보는 쓰지 못하지만 그 방법을 쓰면…. 내공이 한계에 다다랐지만 해 보는 수 밖에 없다.'
결심한 연화가 단전에서 진기를 끌어올렸다.
'제길, 결국 천마신공을 써야 한다니. 알아보지 못하면 좋으련만….'
천마신공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천 하제일의 보법이라 불리는 천마군림보가 연화의 발에서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천마군림보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천마군림보의 묘를 실은 발을 땅에 내려찍으려 하는 것이 목적인 연화. 그녀의 오른 발 끝이 하늘을 향했다.
"앗…."
"여, 여자였어?!"
그 때, 옷 속으로 보이는 연화의 속곳을 본 자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이 자식들이….'
연화의 두 눈과 양 손의 끝이 그들을 향했다.
천마신공
천마분심결
'죽어!'
연화의 입과 양 손에 얼마 남지 않은 내기가 모였다.
마황신공
침마자
천마신공
마탄지
"크헉!"
"윽!"
그들은 뭐라고 한마디를 더 하기도 전에 연화의 입과 손에서 발사된 기탄과 기침(氣針)이 명중해 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한 걸음, 한 걸음으로 끝내야 한다….'
연화의 눈에서 안광이 뿜어져나오며 오른발로 땅을 강하게 밟았다. 밟았다기보다 내리찍었다고 해야 할 만한 동작으로 인해 발을 딛고 있는 대지에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갈라지고 돌이 튀어올랐다.
"무, 뭐냐 이게!"
"이런, 이런 무공이…?!"
'제길! 방금 내 속곳을 본 놈들을 처리하느라 무공을 더 소모해버렸어!'
경악하는 자들을 내버려두고 연화가 다급하게 바닥을 박찼다.
튀 어오른 돌맹이들을 밟으며 나무 위로 올라가는 연화. 그녀는 모르고 있었지만 지금 그녀의 발에서 무림사에 기록되어있는 밤하늘을 날아 의뢰대상을 죽이는 살행을 펼쳐보였던 절대살수. 밤하늘에 검은 나뭇잎을 던지며 그 나뭇잎을 빠르게 밟고다녀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던. 그를 목격한 자가 마치 제비와도 같았다 해 무흔살연(無痕殺燕)이라 불렸던 자의 보법, 답엽비연(踏葉飛燕)이 펼쳐지고 있었다.
"허, 허공답보?!"
하지만 무흔살연은 가을에만 살행을 해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않았기에 세간의 인물들은 무흔살연이 허공답보의 경지에 이른 고수인 줄만 알고 있어 답엽비연과도 같은 수법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연화가 보법을 펼치는 것을 본 자들도 허공에 떠오른 돌맹이들을 밟고 허공을 달리는 것을 허공답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연화에게 행운으로 작용해 허공을 달리고 있는데도 모두가 놀란 눈으로 바라만 볼 뿐 암기나 손에 든 무기를 던져 날리지 않았다.
"후우! 아슬아슬하게 닿았군."
연화는 안전하게 나무 위에 올라 앉았다.
'하지만 내공이 이젠 정말로 부족하다. 제길…내단을 내공으로 착각하다니…어디에 숨어서 운기조식 할 곳만 있으면…내단을 풀어서 내공을 회복하고 내외상도 치료할 수 있을 것인데….'
압축해 놓은 내단의 내공은 상당한 양. 하나만 풀어서 자신의 내공으로 삼아도 연화의 내공은 전부 회복 될 것이였다.
"어쩔 수 없나…결국 이 내공을 사용하는 수 밖엔…."
연화는 언제나 분심공을 운용하며 따로 잘라내듯 움직이지 않게 해 두었던 선녀심공의 내공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 자리에서 벗어날 만큼 신법을 펼치기엔 충분할 것 같은 양의 내공이였다.
"제길…. 지금 상태에서 더 예뻐지면 골치아플텐데…."
선녀심공의 내공을 사용하면 할 수록 몸 속의 내공이 조금씩 선녀심공의 내공으로 변화하는 것을 걱정한 연화가 인상을 쓰며 신법을 펼쳤다.
천마신공
천마주세(天魔走世)
천마가 세상을 달린다는 뜻을 가진 천마주세.
되도록 천마신공은 펼치지 않으려 했지만 마황신공에는 어째서인지 신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진짜 이 내공 쓰면 안돼는데…. 제길, 내단 때문에….'
연화는 불평하면서 신법을 펼쳐 나무 위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