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2화 (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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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방이던간에 방 안에는 조시(朝時)에 일어나 세안을 하기 위한 물이 작은 대야에 받아져있다. 이는 전 중원에 있어 상식과도 같은 것으로, 때때로 이 상식을 어기고 방 안에 아무것도 두지 않은 채 세안을 할 때에만 시녀를 불러 물을 가져오는 자들이 있기는 하나 그것은 부유한 가문이나 황가의 이야기, 전혀 부유하지 않은 천중문은 방 안에 대야를 두고 있었다.

그래도 문주와 연화가 세안을 하는 물은 신경을 쓰는 것인지 매번 아침마다 백운대원들이 물을 갈고, 옆에는 위가 나무로 된 덮개로 덮혀있는 물통이 있었다.

세안을 하고 난 후의 물은 그냥 문 밖으로 버리거나 했다.

"으으, 냄새…."

생에 첫 안면사정이 이렇게나 냄새날줄은 몰랐던 연화는 얼굴에 묻었던 청년의 정액이 시간이 지날수록 말라 냄새를 풍기자 접시의 기름기를 닦아내듯 냄새가 나지 않을 때 까지 계속해서 얼굴을 씻었다. 

"읏, 제길…새, 새잖아…."

무사히 문주의 방에 들어와 가장 먼저 얼굴을 씻고 있던 연화는 새하얀 다리를 무엇인가가 간질이자 청년이 질내사정한 정액이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툭, 투둑

심 지어는 타고 흘러내리는것도 모자라 연화의 음부에서 곧바로 떨어져나와 바닥에 소리를 내며 새하얀 본체를 드러내기까지 하자 연화는 얼굴을 씼어내리던 것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다리를 어깨 넒이로 벌려 서고는 다리를 가리던 치맛자락을 들어올려 맨 다리를 훤히 드러내었다.

"우와…많이도 쌌다. 참나, 진짜 내가 미쳤지…."

뒤늦게 찬 물이 얼굴을 씻어내리자 아무리 상황이 상황이였다고는 하나 청년에게 몸을 허락하는 것도 넘어서 순간이지만 졸라대기까지 했던 자신이 너무도 치욕스럽게 느껴졌다.

"하아…진짜 대체 왜 이러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이렇게 갑자기 색에 미칠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이유는 없으나, 갑작스레 자신의 허용 범위 이상의 쾌락을 경험하게 되면 누가 되더라도 그것을 잊기 어려운 법이였다.

그 런데 그에 더해 연화에게는 매일같이 그 쾌락을 주길 원하며 능숙한 손놀림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쾌락을 즐기는 것만 생각하게 해 주는 문주라는 존재가 있었으니, 마치 격류에 휩쓸린 것 처럼 영문도 모른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흘러가기만 하고 있는 상황이였다.

"하아…미치겠군. 대체 어쩌다 갑자기 이렇게 된거지…끄응! 이제와서 이렇게 좋은 걸 그만둘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연화에게 있어서 마지막에는 결국 다시 청년에 대한 불만이 솓구쳐 다시 내쳤다고는 하나 순간이나마 청년의 마음대로 자신을 범하도록 놔두었던 것은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믿을 수 없는 일이였다.

"진짜 몇 일 사이에 내 몸이 어떻게 변한거야…아무리 남아삼일 괄목상대라고 해도 이건…."

때때로 지금처럼 정신을 차리고 현 상태를 바라보면 정말 후회의 연속 뿐이였다.

연 화는 불현듯 전생의 사정 후의 머리가 멍해지는 듯 하며 허탈감과 상실감과 같은 기분이 느껴졌던 것을 떠올렸다. 마치 그것과도 비슷하게 요 몇일 동안 때때로 정신이 지칠 정도로 쾌감을 느껴 만족했다고 할 만한 교합을 하고 나면 이처럼 여러 일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고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다가도 또 어느새인가 교합을 하고 싶어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지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질구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정액을 손으로 닦아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린 연화는 비참한 기분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것을 느꼈다. 

'정말, 이렇게 본다면 남자일 때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잖아…! 아니, 차라리 전이 더 낫지. 지금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는 아니였으니….'

"하아…."

더 이상 생각을 계속해도 정신적인 고통 외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 것 같아 연화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얼굴을 씻기 시작했다.

이미 청년의 사정으로 인한 냄새는 사라진 것 같았지만 연화는 정신을 차릴 때 얼굴에 찬 물을 끼얹는 것 처럼 계속해서 얼굴에 물을 묻혔다.

음부에서부터 흘러나오던 정액은 대충 닦아 낸 상태였다. 아무리 그래도 문주의 방에서 다리를 쪼그리고 앉아 질 내를 손가락으로 쑤시며 정액을 질 내에서 퍼내고 짜내듯 하는 것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대강 씻어내기만 한 상태였다.

"후우…."

검은 머리와 연분홍 빛의 입술이 살며시 빛나며 수분을 머금은 것을 보일 정도가 되었을 때 연화는 얼굴에 물을 끼얹던 것을 멈추고 방 구석에 문주의 옷장으로 보이는 것을 향해 다가갔다.

"분명 어젯 밤에 이 안에서 옷으로 보이는 걸 봤는데…."

매 일같이 문주와 아무도 모르게 몸을 섞을 때마다 문주의 방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자세로 문주의 것을 받아들였던 연화는 바로 전날 밤 눈 앞에 보이는 장롱의 손잡이를 잡은 채 문주에게 뒤에서부터 엉덩이를 잡히고 장롱 문이 열렸다 닫혔다 할 정도로 덜컹거리도록 몸을 앞 뒤로 흔들려 졌던 것을 떠올렸다.

"크, 크흠!"

장롱의 손잡이를 잡자 전날 밤의 움직임이 떠오른 연화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장롱의 문을 열었다.

연화의 생각대로 장롱 안에는 옷이 들어있었다. 좋게말하면 검소하고 나쁘게 말하면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는  문주의 의복은 그리 많은 것인지 커다란 옷장 안에는 빈 공간이 상당히 많았다.

"뭘 입을까…으음?"

손으로 살짝살짝 들어 옷의 형태를 살피며 예복, 경장, 평상복, 수면용으로 보이는 가벼운 면 옷이나 내의 등을 본 연화는 구석에 딱 하나 보이는 붉은 색의 의복을 발견했다.

"…왜 여자 옷이 여기 있지?"

딱 봐도 문주의 체형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았기에 의아해하며 들어올려 보자 붉은색에 금실로 장식이 된 옷이 드러났다.

살짝 자신의 몸에 대본 연화는 어깨 폭이 자신과 큰 차이가 없자 문주의 옷을 빌려 입은 채 자신의 옷을 세탁한 뒤 다시 옷을 바꿔 입는다는 본래의 생각을 바꿨다.

'괜히 귀찮게 그럴 거 없이 그냥 이거 입자.'

아무래도 들킬 위험을 가진 채 문주의 옷을 입고 옷을 세탁하러 가는 것 보다는 지금의 옷을 입고 있다가 나중에 시간을 봐 적당할 때에 옷에 묻은 청년의 정액을 닦아내는 것이 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연화는 그 자리에서 옷을 벗어 문주의 방에서 나체가 되고는 젖가리개를 매었다.

그대로 몇 번이고 운설의 도움을 받아 여인의 옷을 입는 것에도 조금은 익숙해진 연화는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옷을 갈아입었다.

하체를 가릴 속곳은 청년의 정액이 흘러나와 더럽힐까봐 입지 않은 채였다.

"우왓…뭐야 이거, 가슴 엄청 편해."

입고 보니 연화가 입은 옷은 가슴 부근을 들어올리듯 받쳐 주어 연화의 커다란 가슴을 기분 좋게 균형을 잡아 주는 효능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연화의 가슴과 크기가 딱 맞는 의복은 연화에게 가슴이 커진 뒤로는 단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편안함을 안겨주었다.

"대체 어떻게 만들었기에 이런 기능이…의류라는건 대단한 것이였구나…!"

남 자일때는 뭘 입어도 그저 몸만 가리면 그냥이였던 데에다가 조금만 싸우면 찢어져 버리고는 했기에 옷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았던 연화는 여성이 되어서 가슴의 무거움이라는 큰 난관을 체험하게 된 후 처음으로 옷의 중요성에 대해 깨달았다.

"허어, 그러니까 저도 문주님의 사정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이상 봐 드릴수는…."

"그러지 말고, 부탁드리겠소., 앞으로 반년, 아니 한 달만 더 어찌 좀…."

"허, 저희도 시간을 드리지 않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서…."

"어찌보면 사파에 의한 폭력과 강제 징수를 받지 않는 것도 천중문이 있는 덕 아니오. 그런 점을 좋게 생각해 어떻게든 해 주었으면 좋겠소."

"바로 얼마 전 여식을 혼인시키지 않으셨습니까? 이 말은 안 하려 했지만 그 대가로 빚을 변제받을 만큼의 예물을 받게 되어있었던 줄로 압니다만…."

"이곳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내 여식이 도망쳐 오듯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터인데도 그것을 다시 물어 보는 것은 어떤 연유요?"

"크흠, 그렇게 화내지 말아주시지요. 그런 뜻으로 물은것이 아닙니다."

'엇?! 무, 문주?'

옷 을 다 입은 연화는 갑자기 문 밖에서 문주와 다른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오자 당황해 자신이 벗어 놓았던 옷들을 마구잡이로 잡아 뭉쳐 문주의 침상 아래로 던졌다. 연화의 옷가지가 곧바로 문주의 침상 아래로 날아가 모습을 감추고 연화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바닥에 흘러 떨어졌던 정액을 발로 밟아 비비며 삼매진화를 일으켜 완전히 흔적을 없애자 마자 방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들어왔다.

문 주의 방에는 특이한 기관과 진법이 펼쳐져 있기에 밖에서도, 안에서도 쌍방향의 기척을 느끼기가 어렵게 되어있었다. 그 때문인지 뒤늦게서야 두 기척을 알아차렸고, 어떻게든 문주의 방에서 도망갈 방법도 없어져 버린 연화는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놀란 눈을 하고있는 문주를 바라보았다.

방 안으로 들어선 문주는 정말로 깜짝 놀랐다. 생각도 하지 못한 상대를 자신의 방 안에서 만나버렸기 때문이였다.

"아, 아니…선녀님. 어째서 이곳에…."

"그…크흠, 그러는 자네야말로…손님이 와 지객당으로 간다 하지 않았던가?"

연 화는 천중문주가 지객당에 가 있을 줄 알고 문주가 머무는 전각으로 온 것이였으나  문주는 문주 나름대로 연화가 머무는 방이 지객당과 가깝기에 연화가 방으로 돌아가던 도중 상가 대표와 마주칠까봐 대표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왔더니 연화가 있어 깜짝 놀란 상태였다.

"그, 게다가 그 옷은…."

"아, 이거 좀 빌리겠네. 괜찮지?"

연화가 입은 옷을 보자 문주는 기묘한 표정을 지었다. 문주와 대화를 하고 있는 연화는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며 평범하게 말하고 있었으나 속으로는 여러 생각을 다 하며 물기를 머금어 촉촉해진 볼을 살짝 붉히고 있는 중이였다.

'으, 으아아아…아, 안돼, 흘러 나올 것 같아…!'

서서 있자 청년이 질내사정한 정액이 그대로 질내를 간질이며 흘러 나올 것만 같은 기미를 보였다.

연화는 이대로 정액이 흘러내려 문주에게 들켜버리면 어떻하나 하는 걱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 불안해 하는 것과 함께 다른 남자의 정액을 뱃속에 가득 채운 채 문주의 앞에 서 있다는 상황을 자극하자 묘한 기분이 되었다.

"무, 문주…천상문주…아니, 천하문주? 가주님? 아, 아니, 천중문주님, 이, 이 여인은…?"

"대, 대표…."

그때, 천중문주와 함께 방문을 열고 연화를 바라보게 된 상가 대표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말을 더듬으며 문주에게 연화의 정체를 물었다.

그 모습을 보며 연화는 상가의 대표라는 자가 자신의 몸에서 새어나오는 기묘한 색기에 취해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음욕이 불타오르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확인했다.

'우왓, 서, 섰어…엄청 섰잖아 저놈….'

크게 살피거나 할 것도 없이, 그가 연화에게 시선을 향한 채 얼굴과 가슴, 허리, 엉덩이, 다리 등을 훑어내듯 멍한 눈으로 위아래로 살피며 양물을 단단하게 세우는 모습만 봐도 당연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이였다.

건장하지만 조금 살이 찐 것 처럼 보이는 체형으로 인해 바지가 다리의 형태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작아 보였기 때문인지 그의 양물은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역시 문주가 좀 특이한 건가? 불쾌하기는 하지만 나 같은 여인이면 보통은 저렇게 바보처럼 변할 정도인게 당연한 거겠지…?'

자 화자찬으로 보이나 자신을 남성의 눈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연화는 그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였기에 불쾌감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문주까지도 그러했던 것은 아닌 모양인지 문주는 자신과 함께 온 상가의 대표가 연화를 보며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마자 인상을 썼다.

"대표, 오늘은 그만 돌아가시지요."

"하, 하아? 문주, 그게 무슨말입니까? 천중문의 빚에 대한 얘기를…."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그만 돌아가 주시오. 차후 찾아뵙겠소."

"무, 문주! 문주의 청을 받아 들여 한달여의 시간을 주겠습니다. 그에 대한 논의를…."

"대주!"

말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연화를 힐끔거리던 남자는 결국 문주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던 백운대주를 부르자 그제서야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등을 돌렸다.

"문주! 내일 다시 찾아올테니 내일 얘기합시다!"

"문 앞까지 모셔다 드리게. 선녀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이후에는 본래 업무를 하게."

백운대주는 문주의 명을 받자마자 상가에서 대표로 온 남자에게 살기를 조금씩 흘리며 그를 데리고 나갔다.

그에게 있어서도 연화는 함부로 대해선 안되는 천중문의 중요한 손님이였으니 누가 보아도 연화를 향한 음심이 가득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남자를 좋게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였다.

물론, 연화에게 음심을 품고 있는 것은 그 또한 마찬가지였으나 그는 매일같이 운설에게 정액을 상납하듯 짜여지면서 성욕이 덜한 상태였다.

"후우…."

천중문주는 대표가 방 밖으로 나가자마자 문을 닫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연화는 정액이 흘러내릴까봐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의자 위에 앉으며 문주에게 물었다.

"…빚이 많은가?"

"면목없습니다."

대답을 꺼리며 피하는것 같았으나 충분히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는 말에 연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천중문이 자네 말대로 여러 명분에 묶여 대외적인 활동이 힘든 상황이라면 빚 정도야 있을 수도 있겠지…."

확실한 돈벌이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본래의 정파가 사파로부터 상가를 지켜주는 대가로 약간의 돈을 받는 일도 있으나 천중문이 있는 구역에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사파가 아예 들어서지를 못하니 그 또한 힘들 것이였다.

무 림의 사정을 자세히 아는 자라면 천중문에 약간의 돈을 내 줄지도 모르나, 그렇지 않은 평범한 상인들은 정파의 명분으로 인해 돈을 벌만한 활동을 하기도 힘들고, 그 명분이 얽히고 얽혀 사파가 천중문의 주변에 오지 못하게 하는 방벽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없을 것이였다.

"…왠지,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고 해도 자네가 그런 상황에 갑자기 자리를 뜰 사람은 아니지…빚쟁이의 독촉이라면 이해가 가는군."

"으, 으음…."

연화가 무거운 분위기를 풀기 위해 살짝 농을 섞어 말하자 문주는 완전히 농담으로 받아들이기 힘든지 침음성을 삼켰다.

"근데, 이제부터 저 자와 대화를 나눠 어떻게든 그 빚의 변제기간을 늘리려던 것 아니였나? 저렇게 쫓아내면…."

"그…으음, 하아…."

문주는 자신도 왜 그랬는지 모르는 것 처럼 머리를 양 손으로 잡아 긁더니 얼굴을 감싸 세안을 하는 것 처럼 손을 비비고는 말했다.

"그냥 늙은이의 소유욕입니다."

"…자네, 아직 중년일세. 늙은이라니."

문주가 자신을 늙은이라고 자학하듯 말하자 그럼 그런 늙은이에게 몸을 허락한 자신은 뭐가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든 연화는 살짝 불쾌하다는 목소리로 타박했다.

"그럼 중년의 소유욕으로 하지요."

"으읏…."

하지만 바꿔서 들어 보아도 중년이나 늙은이나 그런 상대에게 몸을 허락한 것이 내키지 않는 것은 동일했다.

"아니, 대체 무슨 소유욕인가? 내가 자네 아내도 아니고…."

"선녀님."

"뭔가."

"그 옷, 제 아내가 생전에 입던 겁니다."

"…."

연화는 자기 딴에는 분위기를 풀려고 한 말이였으나 왠지 더더욱 분위기가 묘해 지는 것 같자 입을 다물고 침묵을 지켰다.

"…벗을까?"

"아뇨, 괜찮습니다."

연화는 어떻게든 이 묘한 분위기를 벗어나고 싶었으나 왠지 더더욱 실수한 것 같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 같자 연화는 벌써 입어버린 문주의 전 아내의 옷을 입지도 벗지도 못한 채 다시 침묵했다.

그렇게 침묵하고 있던 연화는 문득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문주를 보았다가 한가지를 발견하고 화가 난 것처럼 눈을 질끈 감으며 이마를 짚었다.

"…문주."

"예?"

"이럴 때에 왜 세우고 있는 건가!"

어 째서인지 문주의 양물은 크게 발기되어 있었다. 연화는 자기 나름 자신으로 인해 무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버려 문주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문주는 양물을 세우고 있자 왠지 자신이 미안함을 느꼈던 것이 바보같이 느껴져 역으로 화가 나 버렸다.

"예? 그렇지만. 그야…아까 하던 도중이에 그만둬 버렸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지 않나!"

"그. 그렇습니까?"

"그렇네!"

아무리 봐도 여기서 발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 연화는 악을 쓰듯 말했지만 문주는 되려 연화가 이상하다는 듯 되받아쳤다.

"그치만, 그런 상황에서 멈춘데다가 선녀님께서 제 아내의 옷을 입고계시니…이리 되는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게다가 선녀님도…응? 선녀님, 음약은 괜찮으신 겁니까?"

"읏."

갑자기 문주가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해오자 연화는 뜨끔하면서도 청년의 정액이 뱃속을 가득채운 것이 느껴져 묘한 배덕감에 휩싸였다.

아무리 정인 관계라거나, 부부관계가 아니라고는 하나 몸을 섞었고, 섞고 있는 남자 몰래 다른 남자의 정액을 뱃속에 가득 채운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대화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 너무도 자극적이였기 때문이였다.

"그, 그러니까 그게…날려버렸네!"

"날려버리신겁니까?"

"그, 그래! 주독을 내쫓는 무인도 있지 않나? 그것처럼 음약을 몸 밖으로 내 보냈네."

"그렇군요…."

문주는 연화가 정말로 음약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에 그리 놀라지 않는 눈치였으나 그것이 연화에게는 문주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어서 실토하라고 심문하는 것 처럼 보였다.

그 때문인지 연화는 식은땀을 흘리며 다리를 살짝 오므려 질구를 조였다.

"그럼…선녀님, 죄송하지만 지금 여기서 덮쳐도 되겠습니까?"

"무, 뭣?"

문주가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오며 말하자 연화는 깜짝 놀라며 숨을 삼켰다.

평소라면 당연한 것 처럼 승낙하며 문주가 원하는 자세를 잡고, 원하는 체위로 문주에게 다리를 벌린 채 그의 양물을 받아들였을 연화였지만 지금은 청년의 정액이 가득 차 있는 상태였기에 아무래도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문주가 순식간에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있던 연화에게 다가와 밀어내듯 하며 연화의 오므린 다리 위로 올라타듯 다리를 벌리고 선 채 연화의 양 손을 잡자 연화는 다른 처녀들처럼 얼굴을 붉힌 채 당황하며 다리를 더욱 오므렸다.

"무, 문주. 그. 아앗, 그게…."

" 사실 선녀님이 입으신 옷…제가 아내와 고안해 냈던 옷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옷을 입은 채로도 교합을 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아무래도 당시에는 시도때도 없이 하다보니 백운대주나 다른 문인(門人)들의 눈이 신경쓰여서….예를 들면 이렇게…."

문주의 손이 연화의 가슴께를 향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천의 재봉선 사이로 손이 사라져버렸다. 마치 옷의 주머니처럼 연화가 입은 옷의 가슴께에는 손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눈에 띄지 않도록 만들어져있었다.

문 주가 곧바로 연화의 옷 속에 양 손을 넣은 채 가슴을 쥐고 중지를 살짞 굽혀 옷 안에 공간을 만들고 검지로 연화의 풍만한 가슴 끝의 유두를 자극해오자 연화는 얼굴을 씻을 때 생각한대로 곧바로 머릿속이 지워지듯 쾌감이 온 몸을 휩쓸자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다.

"흐앗, 무, 문주…! 으으응…! 자, 잠깐만…!"

아랫배가 찌르르 울리는 것 같은 감각이 느껴지며 묘한 기분이 가슴과 아랫배에서부터 공명하듯 몸 속을 작게 울리자 연화는 어깨죽지가 파르르 떨렸다.

'이러면 안 돼는데…! 지, 지금은 안 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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