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신성 아카데미의 망나니는 마왕 아들-375화 (375/595)

EP. 375

침대 위에서, 나는 잠들지 않고 깨어있었다.

그리고 느닷없이 나를 깨운, 사실은 깨운 척한 에르티의 의도에 따라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의아했다.

‘이런 방법이 루시아의 잠재력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내 손이 에르티의 나신을 주물러댔다. 그 손이 에르티의 곳곳을 스칠 때마다. 에르티가 신전의 침소가 떠나갈 정도로 교성을 내질러댔다.

“흐읏?!! 조아... 조아여... 햐앙!!”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마사지였지만. 이미 지금은 야릇한 애무나 다름없었다.

‘이거. 그저 에르티가 사심을 채우는 것 같은 데.’

늘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성검답게. 에르티는 몸도 정말 요염했다.

도무지 검 하나 들 것 같지 않은 부드러운 시골처녀의 몸. 그대로 모유를 짜도 될 듯한 탐스러운 거유와 순산형 엉덩이까지.

그 몸을 희롱하는, 아니 안마해주고 있는 나는 자연스레 음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으흥, 응... 흐읏... 흣... 하앙...♡ 조아... 조아여어...♡ 녹아내려엇...!!”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평소보다 교성을 내지르는 에르티의 반응에, 나도 모르게 폭군이 반응하고 있었다.

‘그동안 정말 많이 고팠던 건가. 에르티가 너무 야한데.’

하지만 지금은 내 뜻대로 그녀에게 박아 넣을 수 없다. 어디까지나 지금은 루시아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는 도중이다.

그러니 더, 에르티의 뜻을 따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엎드려 있던 에르티가, 이내 몸을 돌려 누었다. 그러자 젖가슴이 자연스레 옆으로 출렁거리며, 커다란 물방울을 만들었다.

그 가슴 아래의 깨끗한 배꼽과, 아랫도리까지도. 그대로 박아 넣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에르티 역시도, 내 손 애무에 몹시 흥분했는지, 얼핏 보이는 아랫도리의 일부가 젖어 있었다.

‘뭐. 일단 이대로 가게 만들면 되겠지.’

당장 에르티가 내게 요구한 건 안마였으니. 안마로 그녀의 피로를 가득 풀어주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거다.

그 때, 실프가 내 귀에 속삭였다.

‘루시아가 깨어있다고?’

하긴, 저렇게 교성을 앙앙 내지르고 있으니 루시아가 깨어나지 않는 게 이상했다. 그리고 그 순간, 에르티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이 음탕한 애무를 루시아에게 전부 보여줄 생각인가.’

실프가 얘기했다. 루시아는 그저 깨어있는 게 아닌, 두 사람의 안마를 지켜보고 있다고.

‘이 행동은 틀림없이 루시아를 자극할 텐데...’

그리고 그렇게 자극당한 루시아가, 그 자극을 트리거로 잠재력을 해방하게 되는 것.

그 것이 바로 에르티의 계획 같았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어처구니없는 계획이지만. 생각보다 일리가 있었다. 루시아의 잠재력 해방은 곧 마족화.

그리고 지금 잠든 척, 두 사람을 관음하고 있는 루시아를 보고 흥미를 가지는 사람, 아니 악마가 있었다.

‘질투의 여대공이...’

레메게톤에 활성화된 그 이름을 본 순간, 나도 확신했다.

유니르가 실종된 지금, 가장 많은 양의 마기를 보유하고 있는 존재는 악마 대공들이다.

만약 루시아가 지금의 에르티에게 지독한 질투심을 느낀다면.

그리고 그 질투심이 루시아의 내면에 자리한, 그 불안정성을 건드린다면. 루시아 스스로 마기를 자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 모른다는 뜻이었다.

‘만약 에르티의 의도가 그렇다면, 생각보다 괜찮은 계획이야.’

내가 음욕의 여대공 루이릴을 통해, 마족으로서의 나를 성장시켰듯. 악마 여대공이 루시아를 돕는다면, 그녀의 마기화도 촉진 될 거다.

‘그러면 에르티를 더 적극적으로 자극해볼까.’

루시아의 질투심을 최대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면. 아주 끈적끈적하고, 정성 가득한 애무가 필요할 테니까.

나는 모든 정성을 쏟기로 마음먹었다. 내 손가락이, 에르티의 클리토리스에 닿았다.

***

율리안의 안마는 매우 적극적이었다.

성애의 전희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의 야릇한 안마. 그 안마가 무려 30분이나 계속해서 이어졌다. 율리안이 그의 손으로 에르티를 무려 네 번이나 절정으로 보냈다.

‘율리안님처럼 귀하신 분이 저토록 정성들여 안마를 해주시다니...’

마치 율리안이 에르티의 하수인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자신이 모시는 주인에게 봉사하듯. 율리안은 에르티의 몸 구석구석 하나 가리지 않고 전부 안마를 해주었다.

아랫도리에서 가장 민감한 클리토리스는 물론. 질구 너머의 부드러운 속살까지도 손가락으로 풀어주었다.

그리고 입술과 혀도 부지런히 움직여, 에르티에게 끊임없이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았다.

‘에르티님 대신 내가... 저 자리에 있으면 좋겠어...’

그렇게 해선 안될 생각도 무심코 들 정도였다.

물론 루시아가 율리안의 애무를 전혀 받아본 적 없는 건 아니다. 이미 몸을 섞은 사이.

그러니 성애 직전의 전희라면, 루시아도 상당히 끈적할 정도로 율리안에게 받아본 적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애무는 달랐다.

30분의 긴 시간 동안, 율리안은 오직 에르티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잠시도 쉬지 않고 몸을 움직였다.

에르티가 원하고 바라는 곳. 그 순간 그녀가 쾌락을 느끼길 원하는 부위 어디든. 에르티의 말에 따라 성실히 움직였다.

‘나는 그저 지켜만 봤을 뿐인데도... 내 몸과 기분이 이상해지는 것 같아.’

에르티의 육감적인 몸, 그 전부에 율리안의 손과 입이 닿았다.

제국에서 가장 고귀한 대공자인 그가, 마치 에르티의 노예가 된 것처럼. 온 몸을 던진 애무였다.

물론 루시아식. 율리안이 자신에게 전수해준 마나 연공법을 익히느라, 나신으로 안마를 그에게 받은 적 있지만.

지금 눈앞의 안마는, 그 보다 훨씬 야릇하게 보였다. 말 그대로 에르티의 몸이 녹아내릴 것처럼 보이는 정성 가득한 안마였으니까.

‘부러워... 에르티님이.’

지금의 안마가 도무지 상식적인 일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만큼 한 남자가 온갖 정성을 쏟을 정도로, 에르티의 몸은 아름다웠다. 또한 지금의 에르티는 율리안의 성검.

정말 자신이 아끼는 성검이라면. 그 성검을 위해서 저토록 노력하는 일이, 그리 이상하다고만은 할 수 없었다.

‘율리안님도 검사니까...’

그 순간, 루시아의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율리안님의 뭐지?’

에르티, 시에르티아가 지금은 율리안의 성검인 것처럼. 루시아도, 율리안만의 것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물론, 율리안은 훗날 자신을 아내로 맞아들일 거라고 이미 말했지만.

마룡의 하렘이란, 인간의 배우자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심지어, 그 하렘에 속한 예비 아내들은 모두 외모와, 자신의 분야에서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나는... 이대로라면... 유리엘 경보다 율리안님께 도움이 못될 지도 몰라.’

바로 눈앞에서, 율리안에게 애무를 받고 있는 에르티 뿐만이 아니다.

율리안 주변의 모든 여자들에게도 순간 질투심이 들었다. 그녀들이 미운 게 아니다.

그녀들은 율리안에게 많은 걸 줄 수도 있고 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들에 비해 율리안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순간, 기분이 조금 울적해졌다.

‘울적... 하다고?’

빈민가에서 자라난 그녀다. 그리고 잠을 줄여가며 환락가의 험한 도박장이나, 살롱에서 경비원을 할 정도로 독종인 그녀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울적하다거나, 우울하다는 청승맞은 기분을 느껴본 적 없다.

하지만, 조금 전은 그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질 뻔 했다.

‘이상해... 율리안님을 생각하면... 더... 율리안님과 더 많은 걸... 해보고 싶어... 더 많은 걸주고 싶어...’

루시아는 그 감정을 겨우 억눌렀다.

지금 지하 신전에 온 것도 대련을 위해서였다. 대련 상대가 없는 자신을 위해 율리안님이 직접, 에르티를 붙여주기까지 했으니. 그러니 이렇게 나약한 마음을 먹어서는 안 됐다.

‘그래. 율리안님의... 아내 중의 한 명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그렇게 흔들리는 마음을 억지로 부정하며, 이제는 정말 잠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루시아는 그 순간, 에르티와 두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으흠? 뭐에요. 루시아씨. 아직 안자고 있었어요?”

루시아는 순간 깜짝 놀랐다.

***

에르티에게 안자고 있는 모습을 들키고 말았다.

사실 두 사람의 애무는, 아니 안마는 너무 자극적이라 잠시도 눈을 땔 수 없었으니. 자신도 모르게 그 장면을 넋 놓고 보고 있었던 것 같다.

당연히 두 사람에게 무례인 행동이었다. 당황한 루시아는 서둘러 변명했다.

“아, 아닙니다. 계속 잠들어 있었는 데... 갑자기 눈이 뜨여져서...”

“으흠? 그래요? 뭐, 그럴 수 있죠. 혹시 저희 두 사람 때문에 잠에서 깬 건가요?”

“그... 렇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에르티가 교성을 내지르기 전에도 이미 잠은 못 들고 있었으니까. 아니라고 대답했다.

에르티는 눈을 동글게 뜨며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당연히 에르티는 옷을 전부 벗은 채로 있다. 심지어 아랫도리도 잔뜩 젖어 있는 상태다.

하지만 에르티는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오히려 자신에게로 다가왔다.

“흐흠. 시끄러워서 깬 건 아니라구요? 잠깐. 표정을 보니 어쩐지 피곤해 보이는 데... 그럼 혹시! 루시아씨도 근육통 때문에 몸이 쑤셔서 잠에서 깬 건가요?”

차마 네 년의 앙앙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루시아는 그 말에 동의했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런 것 같군요.”

그 순간, 에르티가 루시아의 두 손을 꼭 붙잡았다.

“잠깐! 그래서는 안 돼요! 오늘의 피로가 내일까지 이어지면, 내일 나와 제대로 대련을 할 수 없잖아요?”

그러더니 에르티가 침대 위에서 위치를 바꾸었다.

약간의 소란에도 여전히 잠들어 있는 레이스터를 가장 자리로 밀어내더니. 루시아를 침대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당연히 그 중심에는, 아직 잠들지 않은 율리안이 있었다.

“루시아? 아직 안자고 있었나보군.”

“네...? 네... 그렇습니다!”

무심코 대답에 힘이 들어가 버렸다. 하지만 다른 두 사람은 태연했다.

‘저, 정말... 그저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안마였던 걸까? 괜히 내가 이상한 생각을...’

그리고 오히려 율리안은 그녀를 향해 상냥하게 미소 지었다.

“에르티님이 낮의 대련으로 피로가 쌓였다고 말하시더군. 그래서 에르티님의 몸을 내가 풀어주었다. 루시아 너도 피곤하다면 내가...”

“아,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어떻게 제가 율리안님께...”

“뭐, 딱히 힘든 일은 아니다. 아니면 나한테 받는 안마는 싫은 건가?”

“싫은 건...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면 딱히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 여기 엎드려 보겠나?”

“그... 그건...”

거절해야 했지만. 율리안처럼 귀한 사람이 자신에게 봉사해주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됐지만.

마치 악마의 유혹처럼. 루시아는 그 제안을 거절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머뭇거리는 루시아를, 율리안이 먼저 손을 잡아 이끌었다.

“네 실력이 올라갈수록 기말고사의 대련도 수준이 올라가겠지. 판테온의 모든 생도가 지켜보는 대련이니. 나 역시 내 상대가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좋다. 그러니 피로가 그 일에 방해된다면 반드시 풀어주는 게 옳겠지.”

그 말은 틀린 게 아니었다. 루시아는 결국 순순히 침대 위에 엎드렸다.

‘이상해... 그저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그 정도일 뿐일 건데... 왜 이렇게 기분이...’

조금 전의 야릇한 안마를 보았기 때문에. 무심코 기대하게 된다. 물론 율리안에게 많은 걸 기대하는 건 무례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율리안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으니까.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매우 거세게 뛰는 심장을 겨우 진정시켰을 때. 율리안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저 단순한 안마 일뿐이니.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다. 루시아식을 익힐 때도 나에게 안마를 받은 적이 있었을 텐데.”

“그, 그렇습니다. 그러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에르티와 달리, 루시아는 잠옷으로 슬립도 입고 있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긴장 됐다.

그리고 마침내 율리안의 손이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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