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신성 아카데미의 망나니는 마왕 아들-535화 (535/595)

152. 릴리아와의 재회 (1)

나는 부드럽게 릴리아를 내 품에 앉아주었다.

잠깐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빛으로 가득한 이 공간에는 오직 나와 릴리아만이 있었다.

“율리안님... 서방님... 여보... 흐아아앙... 으엉...!!”

그리고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 릴리아가 엉엉 울기 시작했다.

제국의 황제.

판테온에서는 그리우스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맹한 척, 착하기만 한 척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마음이 강하고 야무진 그녀가.

지금은 마음 약한 여자처럼 펑펑 울었다.

“서방니임... 어떻게... 어떻게 저만 이렇게 혼자 내버려둘 수 있어요!!! 흐윽... 흑...”

그 말에 순간 마음이 아팠다.

릴리아는 나에게도 아주 소중한 사람.

나의 처음이자 공식적인 연인이었다.

‘그리고...’

에이린과 더불어 여자를 알게 해준 사람.

동시에 에이린과 마찬가지로 나를 오래도록 사랑해준 사람이었다.

“서방님은... 릴리아가, 릴리아가 보고 싶지 않으셨나요!!!”

당연히 보고 싶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너무 많은 일을 신경 쓰느라.

조금 릴리아를 잊고 있었던 것도 사실.

“밤마다 폐하를 그리워했습니다.”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을 하세요!”

릴리아답지 않게 단단히 삐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녀와 본 건 3개월 전.

사실 그리 긴 기간은 아니었지만.

지금 이 혼란스러운 시대에는 3개월도 몹시 길었다.

그 전까지 판테온의 생도였던 일행들이.

지금은 이스랜드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지고 그 최후의 전투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와는 유독 멀리 떨어져 있던 느낌이다.

“흐윽... 흑... 율리안님이 가진 거대한 운명... 그래서 혹시나... 그 매번의 전투에서 율리안님이... 당신에게 큰일이 생기는 건 아닌가하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고 계시나요!!”

릴리아가 더 많은 눈물을 쏟았다.

사실 섭섭함보다는 정말 나를 가득 걱정했기에.

재회하고 나니 안심이 돼서 눈물이 터졌다는 걸. 그 감정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제딘의 힘이 담긴 특별한 공간이군.’

신의 힘.

그 천리안의 힘으로 이 공간에서 일시적으로 릴리아를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릴리아는 제딘의 성녀였으니.

그리고 그 제딘의 힘으로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마저 모두 자각 중이었다.

“흐흑... 그래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제 생각을 해주셨군요. 용서해드리겠어요.”

“아닙니다. 언제나 사랑하는 릴리아 폐하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폐하께서는 제 약혼녀니까요.”

“치잇... 그렇게 말하면... 율리안님을 혼낼 수 없잖아요! 헤헤...”

역시 강아지상의 릴리아 아닐까봐.

조금만 달래주니 금방 웃으며 내 가슴에 볼을 비벼왔다.

진지할 때는 제국을 짊어진 여인으로서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주는 그녀지만.

지금은 그저 사랑에 빠진 평범한 젊은 여자 같았다.

나는 그녀를 토닥여주며, 서둘러 근황을 물었다.

“지금 제국과 황도는, 괜찮습니까 폐하?”

그 말에 릴리아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렇군요. 여기는 제국과 먼 곳. 그리고 유니르님의 힘이 가득한 곳이니 저희 쪽의 사람들과는 연락이 힘들었겠지요.”

“라일스를 통해서 어느 정도의 얘기는 들었습니다만. 그 또한 몇 주도 더 지난 얘기니...”

“맞아요. 유니르님이 계셨으니 이미 아시겠지만. 구황도에서 크노이아가 부활했어요.”

그 말에 잠깐 침묵했다.

내 부모님이 목숨을 걸어 봉인해놓은 최후의 케이아틱 게이트.

그 게이트의 봉인이 완전히 풀렸다는 소리.

“그래서 제국군은 모든 병력을 황도로 집결시켰어요. 제국 어디든 이제 안전한 곳은 없으니. 황도에서 그 최후의 보루를 구축한 셈이에요.”

다행히도 아직까지 제국군은 그 크노이아가 뿜어내는 대량의 마수군으로부터, 잘 버텨내고 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그라이엘을 섬멸한 빌헬름 공께서 그 에센문트군을 이끌고 황도로 와주셨으니까요!”

역시 외조부님의 지원이 있었다.

그리우스의 반란.

그 진압을 통해 나와 인연이 생긴 현 근위기사단장 티레스.

그는 아주 믿을 만한 무인이자 장군이었지만.

순수한 제국군의 힘으로 그 크노이아를 감당해낼 수 없었을 테니.

“뿐만 아니라 제라르 공의 중부군도 합류했답니다! 그래서 황도에 5만의 대군이 집결했어요!”

제국 중부의 대제후 제라르 드 아이테른.

클로에의 아버지도 황도로 자신의 병사들을 이동시킨 것 같다.

현재 연합 마왕군의 총 병력 규모가 2만 정도.

그러니 5만의 병력이면 제국으로서는 한계까지 병력을 모은 셈이다.

총 인구가 3천만을 넘는 신성 라미르 제국.

하여 5만이면 얼핏 그 수가 몹시 적어보이지만.

그 모든 병력이 마나 각성자다.

애초에 마나를 사용할 수 없으면 마수를 상대로 전투가 불가능하니.

‘말 그대로 제국 최후의 보루. 그들이 전멸하면 제국도 전멸하겠지.’

차라리 그대로 소멸하는 게 나을 정도다.

크노이아를 막아낼 수 없다면, 지금의 인류는 그대로 마수의 노예가 되어 의지조차 잃어버린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맞아요, 서방님. 그 것이 크노이아의 궁극적인 목적.”

그리고 그 크노이아를 막아낼 수 있는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

나는 릴리아에게 물었다.

“그럼 폐하께서도 저희 일행들의 목적지를 알고 계시겠지요.”

“네! 이곳은 제딘의 힘으로 만들어낸 특별한 공간이니. 저도 여기 계신 분들의 의지를 읽어낼 수 있답니다!!”

일행들은 미궁화 된 둥지의 던전에서 길을 헤매고 있었다.

릴리아는 그 상황을 즉시 파악해냈다.

“여기 휘하 6신의 축복을 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위대하신 제딘의 권능을 사용하면 그 두 사도에게로 향할 수 있겠지요.”

“다른 일행들은 무사한 겁니까?”

“네! 그분들도 저희들처럼 시에르티아에 들어와 있어요!”

그 말을 이해했다.

제딘의 성검인 시에르티아.

그 시에르티아 자체를 제딘의 권능이 지상으로 강림하는 신전으로 사용하게 된 것.

하지만 정작 이곳에 있는 사람은 나와 릴리아 뿐이었다.

그래도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신계의 힘을 지상에 발현하기 위해서는. 그 매개체가 필요하니까.’

이전에 릴리아가 성녀로서 신성을 발현할 때도 그랬다.

“맞아요! 지금 사용하려는 천리안의 권능은 매우 수준이 높은 신성 발현이니. 저뿐만 아니라 유니르의 사도이신 율리안님도 도와주셔야 한답니다!”

“그러면 시간은 얼마 정도 걸릴 것 같습니까?”

이미 둥지로 진입한지 1시간이 다되고 있었다.

우스티나가 만들어낸 특별한 불은 2시간 정도면 꺼질 거다.

‘직후 마왕군이 진격할 테니. 그 2시간 안에 사도군의 본영에 진입해야 해.’

다행히도 릴리아가 희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저 혼자가 아닌 율리안님도 함께 계시니. 1시간이면 괜찮을 것 같아요! 천리안의 권능이 있으면 남은 1시간 동안 충분히 적의 본영에 도착할 수 있을테구요!”

“그러면 다행이군요.”

그 순간 릴리아와 눈이 마주쳤다.

조금 전까지는 내게 앙탈 부리던 귀여운 그녀였지만.

이내 그 시선에 묘한 기운이 깃들기 시작했다.

“율리안님... 서방님. 저희... 한 시간 동안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여기서 있을 수 있어요.”

파앙-

그 빛으로 가득한 공간에 갑자기 침대가 생겨났다.

그 모양이 익숙했다.

예전에 황궁에서 방문한 적이 있던 릴리아의 별궁.

그 곳의 침대 같았다.

“앞으로 큰 싸움이 시작 될 테니... 율리안님의 컨디션을 회복시켜 드릴게요.”

그리 말하며 릴리아가 나를 침대로 이끌었다.

***

릴리아는 지금 새하얀 수녀복을 입고 있었다.

원피스 스타일.

그리고 묘하게 그 치마가 짧았다.

“1시간이라도... 이렇게 제 품에서 푹 쉬는거에요.”

나는 릴리아의 허벅지 위에 머리를 대고 누웠다.

릴리아가 아주 상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아로마향 가득한 릴리아의 체취에.

정말 자연스레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기분 탓이 아니군. 정말 몸을 회복시켜주고 있어.’

우스티나와의 농밀 섹스.

아니, 그 회담으로 어느 정도 컨디션을 회복했지만.

판테온을 떠난 이후 지속해서 이어진 큰 전투로 피로는 계속 누워져 있었다.

그리고 신의 사도가 되어버린 지금.

그 급격한 성장의 반동이 아직 남아 있으니.

‘100퍼센트의 컨디션 유지가 힘들었지.’

늘 그 몸의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우우우우우웅-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릴리아의 몸에서 은은한 신성력이 빛나고 있었다.

“흐읏... 하아... 율리안님... 그렇게 편하게... 긴장을 풀고... 릴리아의 몸에 모든 걸 맡기는 거에요.”

순수한 힐러로서의 실력만큼은 내 어머니보다 릴리아가 높을지 모른다.

단지 이렇게 무릎베개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내 몸이 전에 없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정도로 역린 사용의 부작용이 심했군.’

생각만큼 본인의 신체 컨디션을 본인이 확실히 알 수 없는 법이다.

그 피로 누적은 예상외로 심각했다.

아마도 두 사도와의 결전이 장기전이 된다면. 틀림없이 그 체력부족으로 참사가 일어날지도 몰랐다.

‘릴리아와 재회하게 돼서 천만 다행이야.’

그 편안해지는 감각에 절로 눈이 감기고 있었다.

하지만 화들짝 놀란 릴리아가 나를 깨웠다.

“서방님! 이대로 잠드시면 안 돼요!!”

“그렇습니까? 잠들면 치유 효과가 반감되는 모양이군요.”

“그, 그런 게 아니에요...”

조금 그녀의 반응이 이상했다.

이내, 그 눈빛을 보고 릴리아의 뜻을 알아차렸다.

‘릴리아. 내게 뭔가를 원하고 있군.’

그동안 많이 외로웠을 릴리아니.

그녀를 위해서라면 못해줄 것도 없었다.

나는 그녀의 젖가슴에 슬쩍 내 얼굴을 갖다 댔다.

“흐읏?!! 유, 율리안님?”

아직 옷을 벗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 부드러운 감촉이 전부 느껴졌다.

“폐하. 폐하의 모유를... 아니, 폐하의 성유를 마시고 싶습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에요!!”

릴리아가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손은 어깨위로 올라가 있었다.

“그... 그렇게 릴리아의 모유를 좋아하셨군요.”

릴리아가 내게서 시선을 피하며.

그녀의 수녀 드레스 상의를 아래로 내렸다.

이내 그 브래지어도 풀어버렸다.

나는 릴리아를 향해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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