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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할 정도로 경험이 많은 회귀자-18화 (18/266)

〈 18화 〉 린 샤오메이

* * *

아르틴이 당황하는 사이 샤오메이는 아르틴의 옆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옷 면적이 적은 탓에, 육덕진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나자 아르틴의 시선이 곧 바로 그 허벅지를 향해 꽂힌다.

그런 모습을 보자 샤오메이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아야 했다.

자신의 오라버니는 늘 자신은 안 그러는 척 의연한 태도를 보이려고 하지만, 사실 하루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몸으로 향하는 시선을 샤오메이는 알고 있었다.

물론, 이전의 기억이 떠오르기 전에는 그저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을 뿐이지만, 지금의 샤오메이는 이 상황을 주도할 커다란 무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 오라버니는 무슨 상을 받고 싶을까요?”

그 말에 아르틴은 흠칫 시선을 위로 올리다가, 가슴에서 살짝 멈추고서야 샤오메이의 눈을 바라본다.

정신을 차리기 힘든 상황이지만, 회귀로 다져진 정신력으로 간신히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입을 열 수 있었다.

“상이라니, 나는 그거 장난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르틴의 목이 침을 삼키느라 부르르 떨리는 것을, 그리고 평소랑 다르게 크게 부풀어 오른 앞섬을 감추려고 다리를 비비적 거리는 것을 샤오메이는 놓치지 않았다.

늘 자신을 향해 색욕을 지니고 있음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주제에, 아르틴은 자신이 다른 남자들하고 다르다고 생각이라도 하는지 내색을 안 하려 드는 탓에 여태껏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샤오메이는 예전과는 마음가짐이 달랐다.

“몸은 이렇게 정직한데, 정말 장난으로 알았어요?”

샤오메이가 손가락을 뻗어 톡하고 아르틴의 부푼 앞섬을 건들자, 아르틴의 몸이 놀라서 부르르 떨렸다.

지금의 상황이 믿기 힘들다는 듯 샤오메이를 바라보자, 도리어 손바닥으로 그 앞섬을 문지르며 더욱 부추겨온다.

“읏, 잠깐. 샤오메이... 잠깐만..!”

애달프게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자, 샤오메이의 속에서는 뒤틀린 만족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손을 떼어내려는 듯 아르틴의 손이 손목을 붙잡지만, 결투 때 전력을 다한 탓에 손아귀의 힘은 미약하다.

물론 아르틴이 전력으로 떨쳐내려고 했어도 피지컬이 격이 다른 샤오메이의 손을 떨쳐낼 수 있을 리는 만무했다.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 오라버니. 지금 몸도 안 좋으시잖아요?”

무어라 더 말하기 전에, 샤오메이는 아르틴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골에 파묻듯이 끌어안았다.

풍만하면서도 탄력을 잃지 않는 압도적인 질량감에 읍읍 무어라 말을 하던 아르틴은 이내 가슴에 몰두하고야 만다.

‘뭐야 이거, 이렇게 부드러운 물체가 세상에 존재해도 되는 건가?’

4번의 회귀를 걸치면서도 동정으로 살아온 탓에, 여성에 대한 저항력이 0에 수렴하던 아르틴은 처음으로 제대로 만끽하는 가슴의 감촉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에 느껴본 세니아의 가슴이 그 압도적인 크기나 황홀한 부드러움을 겸비한 부드러운 가슴의 완성형이라면, 샤오메이의 가슴은 세니아에게 뒤지지 않는 질량에도 아름다운 형태를 유지하는 탄력 있는 폭유의 완성형에 가까웠다.

그런 가슴을 누구의 방해도 없이 마음껏 즐긴다는 이 상황 자체가 아르틴에겐 너무나도 낯선, 하지만 행복한 상황이었다.

‘여태까지 이 좋은걸 모르고 살아왔다고? 나는 정말 얼간이였나?’

아르틴은 여자가 손깍지 끼고 팔짱 껴오는 것에 만족하던 자기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반응에 만족한 샤오메이가 아르틴의 귓가에다 대고 쐐기를 박듯이 작게 속삭였다.

“겨우 이 정도로 만족하려는 건 아니죠, 오라버니?”

그 암캐들도 방해꾼도 없는 지금을 샤오메이는 놓치지 않을 생각이였다.

스륵, 하고 차이나 드레스의 매듭이 풀리자 샤오메이의 나신이 드러났다.

***

나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내 시야를 가득 채운 아름다운 가슴, 코를 찌르는 달콤한 살내음.

무엇보다도 자신의 남성기를 바지위로 부드럽게 쓰다듬는 손길과.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는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요?”

머뭇거리는 자신을 재촉하듯이 속삭여지는 샤오메이의 요염한 목소리.

모든 것이 나를 충동질 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샤오메이를 덮치라고 내 안의 욕망이 울부짖고 있다.

당장 눈앞의 가슴을 한가득 문채로 이 욕망과 충동에 내 몸을 맡긴다면, 그 이후에 나는 어떻게 될까.

아마 나는 존나게 섹스를 할 것이다. 어쩌면 그게 내가 이 좆같은 세계에서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쾌락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어차피 상황이 나빠져도 회귀하면 그만이다. 나만이 기억하는 쾌락, 책임 없는 쾌락을 나는 끝 없이 누릴 수 있을테지.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나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미안, 샤오메이. 정말 미안해."

그리고 나는 그 뻗은 손으로 샤오메이를 밀어내야만 했다.

그런 나의 선택에, 샤오메이는 충격을 받은 건지 방금 전까지 보여주던 고혹적인 눈웃음도 사라진 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어째서에요 오라버니? 왜?"

"너는 너무 소중한 내 동생이라서. 그런 동생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미안해."

솔직히, 그녀를 여자로 못 보는 것은 아니다.

더욱 솔직히 말하자면 1회차 때는 샤오메이를 상상하며 성욕을 해결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인간 양희민으로 살 때도, 아르틴 루브비히로 살 때도 내게 가족은 없었다.

천애고아였던 내게 세상은 모두 타인이었다. 그런 나를 20년 가까운 회귀 동안 샤오메이는 가족으로, 친구로 받아들여줬다.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 했는데, 결국 겁쟁이인 나는 내 사람을 잃지 않고 싶다는 욕망이 더 강했다.

나중에 회귀를 해서 샤오메이가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내가 샤오메이를 성욕의 대상으로만 품어버린다면, 나는 나 스스로를 경멸해 버릴 것만 같았다.

"...흑, 흐윽.."

그때, 맞은편에서 샤오메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샤, 샤오메이?"

고개를 돌자, 샤오메이는 울고 있었다. 방금전까지 내게 보여주던 어른스럽고 여유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왜, 왜 나는 안돼요 오라버니? 그 망할 암캐들도 되면서, 왜 나만 안되는 거에요?"

"그게 무슨 소리야? 암캐들이라니?"

"시치미 떼지 마요! 다 알고 있는데! 왕국의 멍청이 공주년도! 그 뒷골목 창녀도! 걔네랑 붙어 먹었던 걸 다 기억하는데!"

이게 무슨 소리야? 공주? 아그네스? 뒷골목 창녀? 설마 루시?

"심지어 바이올렛 언니랑도 사귈 뻔했으면서! 왜! 왜 나는 안되냐고요!"

나를 원망 하듯이 샤오메이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말에 나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아그네스랑 사귄 것은 4회차였고, 밤의 도시의 루시랑 사귄 건 2회차였다.

어느 쪽이든 지금의 샤오메이가 알아서는 안 되는 이야기인데?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있을 수 없지만, 최악의 가능성이 하나가 떠오른다.

"설마 너도 회귀 전의 기억이 남아 있는 거야?"

"네! 전부 기억나요! 오라버니랑 있었던 일들 다 기억한단 말이야!"

통곡하는 샤오메이의 울분에 찬 대답에, 나는 뭔가 어긋났던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번 회차의 뭔가 다른 모습들이, 조금 전까지 보여주던 모습들이, 내가 모르는 샤오메이의 모습들이 내 머릿속을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이 회차에 있던 수많은 균열로 이루어진 퍼즐조각들이,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추며 맞춰지자.

"오...씨발..."

나는 뭔가 크게 좆됐음을 직감하였다.

**

조금 시간이 지나자 펑펑 울던 샤오메이의 울음소리가 간헐적인 훌쩍이는 소리가 되었다.

흘러내린 옷 대신 이불을 두른 채 훌쩍이는 샤오메이에게 티슈를 내밀었다.

"자, 흥하자, 흥."

"내가 아직도 어린 애인 줄 알아? 나도 죽기 전 기억 남아있단 말어."

퉁명스럽게 티슈를 낚아채고는 눈물을 훔치는 샤오메이는 분명 내가 알던 샤오메이의 모습이 보였다.

아까 전까지의 어른스러운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평상시의 약간 어린애같은 샤오메이를 보자 조금 안심이 됐다.

어른스러운 뇌색적인 샤오메이는 뭔가 다른 사람같단 말이지. 특히 형님 거리는 걸걸한 말투가 아닌 게 신경 쓰인다.

"...그래서, 전부 기억난다고 했는데, 어디까지 기억나는거야?"

일단, 가장 중요한 부분부터 알아야 했다. 최소한 2회차까지는 기억하는 게 틀림없는데.

"오라버니가 가문 영지에 틀어박혔을 때부터, 마왕군이 결국 승리한 탓에 지하 땅굴 안에서 뱀 잡아먹었잖아."

뱀 잡아먹던 때면 1회차부터라는 건데.

사실상 내가 기억하는 것의 대부분은 샤오메이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때는 몰래 나 목욕하던 거 훔쳐보다가 걸려서 된통 혼나놓고, 이제 와서는 여동생 같다고 싫어하고..."

"아니 야 그건 싫은 게 아니라 다른 거지, 응?"

조금 오랜 기억 속에 묻어뒀던 흑역사를 꺼내 들추자 나는 당장에라도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

하지만 도저히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 설마 기억이 있는 상태에서 각오한 거였다니.

"언제부터 알고 있던 거야? 설마 전 회차에서도 기억하고 있었어?"

"...회차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병원에서 오라버니 마주쳤을 때부터 떠오르기 시작했어."

병원에서 마주쳤을 때면 이번 회차 시작 시점하고 비슷하다.

그 이후로 3주 넘게 샤오메이랑 훈련을 하면서 아닌 척 한 셈이니... 완전히 속아 넘어 가버렸다.

"그래서, 왜 숨긴거야? 미리 말할 수 도 있었잖아."

"..."

그 말에, 샤오메이가 왠지 모르게 나를 째려본다. 아니, 아까 고백을 생각하면 이유는 알 것 같기도.

"4번이나 참거나 양보했어. 매번 오라버니가 죽은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이 뭐였는지 깨닫고 나서야 후회했단 말야."

그 말에 나는 뭐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매 회차마다 죽어나갔는데 그 모습을 보던 주변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슬프지 않을까.

"이번 만큼은, 이번 만큼은 내가 오라버니 옆자리에 있고 싶었어. 그게 잘못이야? 잘못이냐고!"

다시금 울먹이며 따지기 시작하는 샤오메이의 모습을 보니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나는 그녀를 가지고 놀기 싫어서 거절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샤오메이가 무슨 생각으로 나를 유혹했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최대한 어른스럽게, 여동생이 아닌 여자로 보이려고 노력하던 샤오메이를, 그저 상처를 주기 싫다면서 반대로 상처를 주고 말아버렸다.

그런 내 안일함과는 다르게, 샤오메이는 진심으로 나를 생각하고 있었던거다.

'젠장, 또 머저리 짓을 했잖아.'

내 멋대로 생각해서 한 순간에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샤오메이를 위해서라도, 샤오메이와의 관계에 대해서 깊게 고민해 봐야했다.

손을 뻗어 샤오메이의 손을 잡자 어느새 눈이 살짝 부은 샤오메이가 나를 말없이 쳐다봤다.

"샤오메이, 네가 그렇게 까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줄 몰랐어. 내 잘못이야."

"...오라버니?"

"조금 생각할 시간을 줘, 내가 만약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면, 그때는... 이번 회차는 너를 위해 노력할게."

진심을 담아 두 눈을 마주 보고 이야기 하자 샤오메이는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는다.

이내 샤오메이가 무언가 결심한 듯, 입을 열려는 찰나.

쿵쿵쿵──

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

"아르틴, 아르틴 루드비히. 안에 없어?"

방안에서 조금 숨죽인 두 사람은 이내 이 목소리의 주인이 바이올렛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르틴이 왜 바이올렛이 찾아왔지? 라고 의아해 하는 사이, 샤오메이는 방문 의도를 깨닫기 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상하네, 곧장 방으로 갔다고 들었는데... 꼭 해야 할 말이 있는데."

바이올렛의 혼잣말은 샤오메이의 깨달음에 쐐기를 박았다. 분명 그녀는 기억을 알아차린 것이다.

"사감 아저씨에게 가서 물어봐야겠다."

바이올렛이 계단으로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자, 아르틴은 숨소리까지 참느라 마신 숨을 겨우 내쉬었다..

만약 바이올렛이 자신의 방안에서 알몸 차림인 샤오메이를 본다면 자신에게 보인 떨떠름함이 혐오로 악화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깐.

"휴, 바이올렛은 간거 같네. 무슨 일일까?"

방문에서 시선을 돌려 샤오메이를 바라보던 아르틴은, 갑자기 자신의 양팔을 잡아 낚아채 침대에 눕히는 힘에 깔려 눕혀져야 했다.

눈앞에는 조금 전에 여유있는 모습과는 다른, 다급한 표정의 샤오메이가 숨을 거칠게 내쉬며 이글거리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샤, 샤오메이?"

"바이올렛 언니도 오라버니를 노리는게 분명해요. 기다렸다간 또 뺏기고 말거야...!"

"자, 잠깐 진정해봐 샤오메이! 이거 놔봐!"

아르틴은 무언가 이상한 스위치가 켜진듯한 샤오메이를 말려보려고 했지만, 이내 자신의 몸상태의 무력함을 재차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오라버니가 절 임신시키도록 만들면 당연히 오라버니가 책임져 주시겠죠?"

"샤오메이! 너 눈이 이상해! 잠깐만!"

무언가에 홀린 듯한 샤오메이의 눈빛에 아르틴은 다급히 외쳐보았다.

허나, 자신의 입을 샤오메이의 풍만한 가슴으로 짖눌러 막은 탓에 이제는 소리조차 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얌전히 몸을 맡겨주세요, 오라버니? 얼마 안 걸릴 테니깐?"

아르틴은 이대로 가면 자신은 샤오메이에게 강간 당할 것 이라고 확신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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