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 엉망진창 쓰리썸 #02(수정)
* * *
꽈아아악..!!!
“흐억...나..나죽어..터..터진다...터진다앗...”
샤오메이는 손에 힘을 줄 때마다 얼굴이 새파래지는 아르틴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평상시에는 겁 많거나, 경박하고 푼수 같이 보이는데. 어쩌다 이런 남자에게 빠진 걸까?
하지만 고민해봤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사랑은 먼저 반한 쪽이 진다고들 하지 않는가?
지금만 해도, 먼저 유혹할 때는 대쪽같이 굴어서 조금 진지한 모습을 보여줘 놓고는 다른 여자 유혹에 홀라당 먼저 넘어간 아르틴을 보고 분노와 원망이 솟구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른 한심한 남자들을 볼 때 느껴지는 경멸이나 혐오 같은 감정은 들지 않는다.
‘휴우.. 어쩔 수 없네. 애초에 여자 맛을 조금 알려준 제 잘못도 있을 것 같고.’
차라리 그때 정말 끝까지 갈 걸─ 하고 나지막이 후회하며, 샤오메이는 손아귀에 푼 힘을 서서히 풀어줬다.
“흐악...휴우...화, 화났어 샤오메이..?”
“몰라요, 바보 오라버니. 저번에 제 마음을 받아줬으면 이런 일도 없었는데.”
째릿.
정신을 차린 아르틴을 노려보자, 아르틴도 그 건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는지 시선을 돌린다.
다시 손아귀에 힘이라도 줘볼까, 하는 욕망이 솟구치지만 아파하는 아르틴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같이 가슴이 아파지는 자신도 참 중증이라고 스스로를 타박한다.
“그래서, 정말로 저를 품을 생각이 드신 건가요? 아니면, 여자면 다 괜찮아 진 건가요?”
우선, 가장 중요한 부분부터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아르틴 오라버니의 성격상, 자신이 처음으로 품은 여자인 아그네스를 한번 자고 버리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에게도 몸을 섞자고 제시해오는 건, 왕국의 일부다처제를 노리는 거거나... 자신을 그냥 욕망 쓰레기통으로 삼으려는 거겠지.
그리고, 샤오메이는 대답의 여하에 따라 자신이 여전히 손에 쥐고 있는 작은 아르틴을 한 번에 박살 낼 생각을 품었다.
“여자라고 다 괜찮다니, 그런 건 아니야!”
“그러면, 저니깐 이래도 된다고 생각한 건가요?”
자신의 날 선 말에 아르틴 오라버니의 표정이 흠칫 떨리는 것이 보인다. 아마 자신이 이정도로 강하게 나올 줄 예상하지 못했을 테지.
물론 샤오메이 자신도 마음 같아서는 이러고 싶지 않다. 못 이기는 척 마음을 받아주고, 오라버니의 애인... 정실은 저 황녀에게 주고 애처로 곁에 남고도 싶다.
하지만, 이대로 전부 다 줘버리고 나면?
곰 수인의 피가 섞인 여자들이 자주 겪는 미래인, ‘미련한 곰 같은 여자 샤오메이는 버림받았습니다.’ 같은 이야기는 사양이다.
“샤오메이...”
“제겐, 제게는 오라버니가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인지, 오라버니는 모르실 거예요.”
어느새 울컥한 마음에 샤오메이는 아르틴 오라버니를 울먹거리며 올려다본다.
“늘, 늘 지켜만 봐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번만 욕심내는 게, 그게 그렇게도 나쁜 건가요? 그런데 오라버니는 다른 여자랑 몸을 섞고──!!!”
이제 아무래도 좋아, 라고 다시 자포자기가 되려는 찰나.
“미안해, 그래도 여자면 다 좋다는 생각은 아니였어.”
소리치는 자신을 아르틴은 부드럽게 끌어안더니,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준다.
예전부터 자신이 혼자 지쳐서 슬퍼하고 있을 때면, 오라버니는 늘 이렇게 자신을 찾아와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했다. 샤오메이는 그저 이 손길이 너무 좋았다.
“...정말, 진지하게 절 받아주는 거 맞아요? 나중에 딴 소리 하거나 버리는 거 아니에요?”
“내 모든 걸 걸고 약속할게, 앞으로 널 사랑하겠다고.”
한쪽이 알몸이 된 채로 자지를 잡히지만 않았다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좋아진 샤오메이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애초에, 그런 세세한 것을 신경 쓰는 사람은 남자를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강제모유수유대딸 플레이 같은 것을 하지 않는다──
츄웁.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샤오메이는 참지 못하고 먼저 아르틴에게 입술을 맞췄다.
저번과 다른 점은, 아르틴도 그런 자신을 받아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뭔가요?! 도대체 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은!?’
그리고 방금 절정실신에서 깨어난 아그네스는 문 틈 사이로 바라보며 이해할 수 없는 전개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었다.
왜 샤오메이가 자신의 숙소에 있는지, 왜 아르틴은 알몸으로 남성기를 붙잡힌 상태인지. 왜 갑자기 키스를 나누며 사랑을 속삭이는 건지.
‘싸구려 삼류 성인 로맨스도 이러진 않을 텐데...!’
당장이라도 튀어나가서 두 사람을 떼어낼까. 하고 생각해 본 아그네스는 잠시 후 격렬하게 성행위를 이어나가는 두 사람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도 그 광경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로맨스 소설에서도 키스 이상의 불건전한 묘사가 나오면 책을 황급히 덮어버리던 아그네스에게는 너무나도 과격한 행위, 아그네스는 자신이 아르틴에게 저렇게 당한다고 생각하자 가슴이 흥분으로 요동치기 시작한다.
어느새 아그네스의 다리 사이에는 배덕이 섞인 흥분감에 취한 탓에 아그네스 본인도 모르게 끈끈한 액체가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
츄유윱, 츄룹. 츄하.
“우움...오라버니...”
샤오메이는 내 품에 안겨 적극적으로 혀를 섞으며 입을 맞춰오기 시작했다.
책으로 연애를 배운 탓에 진한 키스는 서툴렀던 아그네스와는 다르게, 샤오메이의 혀의 움직임은 마치 춤을 추듯이 내 혀를 끌어안고 음미하듯 맛보며 리드까지 한다.
‘얘는 이걸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거야?!’
내가 당황하는 사이 풍만한 샤오메이의 가슴이 내 가슴에 눌리고, 육덕진 허벅지가 내 허벅지를 탄력 있는 살결로 눌러온다.
전체적으로 날씬하며 군살이 없는 아그네스에게서는 느끼지 못한 상냥한 부드러움에, 너는 방금 느낀 당황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솔직히 중독될 것 같다.
뜨겁고 부드러운 살을 몰캉몰캉 만지며 말랑한 가슴을 즐기고 있자니, 세상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
과거 여자 때문에 몰락했다는 남자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전신에서 부드럽지 않은 곳이 없는데다가 풍만한 가슴에 남자를 홀리는 커다란 골반. 샤오메이는 천박하지만 박음직한 몸매라는 말이 너무도 어울렸다.
덕분에 다시 기운을 차린 내 자지가 샤오메이의 아랫배를 쿡쿡 찌르자, 샤오메이의 입안에서 달콤시큼한 향기가 퍼져오기 시작한다.
‘잠깐, 달콤시큼한 향기?’
들은 적이 있다. 수인들은 발정하면 온 몸에서 서서히 달콤한 페로몬이 퍼져 나온다고 하던데.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샤오메이의 눈을 들여다봤다.
‘하트 눈이네.’
저게 실제로도 가능 했구나─라는 작은 감상과 함께, 나는 좆됐다고 생각하며 위기감을 느꼈다.
‘수인이 발정하면 적어도 밤새 달래줘야 할 텐데?!’
내 계획은 아그네스가 깨어나기 전에 성관계를 마치고 뒤처리까지 하는 것, 그런데 발정을 해버리면─
‘...어?’
걱정에 방을 향해 시선을 돌린 나는, 아주 작은 방문 틈새 사이로 이쪽을 바라보는 붉은 눈동자를 발견했다.
문제는, 저 방안에 있을 만한 사람은 한명이다. 붉은 눈동자는 더더욱 말이다.
‘아그네스...가 지금 깨어있는데 지켜보고 있는 거야??’
그 정숙한 아그네스가 다른 남녀의 섹스를 몰래 훔쳐보다니? 심지어 자신과 샤오메이의 섹스는 본인의 입장에선 바람과 비슷한게 아닌가?
이해할 수 없다, 만약 내 여자가 다른 남자랑 뒹굴고 있으면 나라면 당장에 뛰쳐나가 남자의 머리통을 부술 텐데.
설마 그런 쪽 취향이 있는 건가? 아그네스를 꽤 잘 안다고 자부했는데, 단순히 로맨스만 좋아하던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츄웁...오라버니, 더는 못 참겠어요...!”
그때, 내게 입을 맞춰오던 샤오메이는 점점 더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나를 소파에 와락 잡아당겨 앉혀버렸다.
“얌전히 계시면, 제가 다 해드릴게요..! 오라버니는 자지만 세우면 되요..!”
어느새 내 위에 올라탄 샤오메이는, 나를 강간이라도 하듯이 자신의 허벅지로 내 허벅지를 꾸욱 꾸욱 눌러 고정시키며, 끈팬티를 살짝 옆으로 치워 이미 푹 젖은 보지를 내 자지에 비벼온다.
왠지, 나는 이대로 주도권을 넘겨준다면 저번처럼 샤오메이에게 착정당하는 꼴이 될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확신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그네스도 훔쳐보고 있는 상황에, 나는 내 남자로써의 권위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야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자지에 내려앉을 준비를 하던 샤오메이의 엉덩이를 꽈악 움켜쥐었다.
“하앙...!!”
포동포동한 엉덩이 살집에 내 손가락이 파고들자, 샤오메이의 허리에 힘이 풀리는 게 느껴진다. 내 예상대로 발정난 샤오메이의 음란한 몸은 나 같은 경험 적은 남자라도 쉽게 무너트릴 수 있을 정도로 민감했다!
나는 그대로 엉덩이를 잡고 아래로 누르며, 동시에 자신을 마구 괴롭힌 샤오메이에게 잔뜩 화난 자지를 샤오메이의 보지에다가 밀어 넣었다.
찌거억─!
“하아아앙♡?!?”
단번에 엉덩이를 내려찍은 탓일까. 내 귀두는 무언가를 단번에 찢는 감각과 함께 질 내의 깊숙한 곳 까지 저항 없이 파고들어 왔다. 샤오메이는 이 한 번의 삽입으로 절정 해버린 건지 내 어깨에 고개를 묻고는 파들파들 떨고만 있다.
주륵 흐르는 처녀혈의 감각. 나는 샤오메이를 처음으로 정복한 남자가 된 것이다.
“너, 너무 커...조금만 살살..오라버니...”
목소리를 떨며 내게 애원하는 샤오메이를 보고 있으니, 저번에 내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기어코 강제로 사정을 시켰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무척 괘씸하네.
“샤오메이?”
“네...네에..?”
“이제부터 시작이야.”
찌걱.쯔걱.쯔걱.찌거억.찌거억.
“히이이잇♡♡”
나는 발정 난 샤오메이를 완전히 굴복시키기 위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허리를 튕겨 샤오메이의 보지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
“..왜 아무도 안 오는 걸까”
오후 4시, 브론즈 기숙사 근처의 작은 창고.
바이올렛은 어제 카이엔에 대해 상의하기로 한 시간인 3시보다 30분이나 일찍 창고에 도착해 있었다.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 바이올렛이 이렇게 서두른 이유는, 아르틴과 샤오메이와 함께 한다는 것이 즐거웠던 전생의 학창생활을 떠올린 탓에 잔뜩 들떠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상담하면서 다 같이 먹기 위해 홍차와 간식도 준비해왔다. 황녀님도 같이 있으니 만족할 만한 고급으로 특별히 준비해 왔는데──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대화가 잘 안 풀리나..?”
3시가 되었지만 기억을 찾은 멤버 중 자신 말고는 아무도 약속 장소에 도착하지 않았다. 혹시나 다들 늦나 싶어서 1시간 동안 혼자서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으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문뜩, 바이올렛은 저번에 샤오메이가 아르틴을 강제로 덮치려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 만약 지금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에이 설마! 황녀님도 안 오시는 걸 보니, 황녀님이 잘 봐주고 계시겠지!”
도도하고, 고고하고, 신앙심 깊어 늘 행동과 말버릇을 단정히 하는 황녀는 바이올렛의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다. 샤오메이는 조금 불안 하지만, 아그네스 황녀가 곁에 있다면 문제 없을 것 이다.
“...그럼 돌아갈까?”
하지만 그럼 결국 아무도 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바이올렛은 쓸쓸하게 가지고 온 간식과 티세트를 바구니에 주섬주섬 담았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채, 돌아가서 과제나 해야지 라고 마음먹으며 창고에서 걸어 나왔다.
드르륵!
문고리를 돌리자 사람의 발길이 뜸한 창고답게 먼지가 피어올랐고, 바이올렛은 손사래를 치며 연신 기침을 하며 창고에서 빠져나왔다.
“사람들 눈에 안 띄는 건 좋은데, 사람이 모이기엔 영 꽝이네, 다음에는 다른 곳에서 모이자고 해야겠다.”
셋이나 골드 기숙사이니 세 사람의 방 중 하나를 골라 모여도 되겠지. 어쩌면 회의가 끝나고 나면 여자 셋이서 파자마 파티라는 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억은 아련하지만 전생에서 해본 기억도 있는 것 같고. 다시 해봐도 무척이나 즐거울 것 같다~라고 생각하며 헤실헤실 웃던 바이올렛은, 갑자기 날카로운 인기척을 느꼈다.
“어라?”
등 뒤의 브론즈 기숙사 쪽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리자, 어째서인지 낯익은 뒷모습이 우두커니 브론즈 기숙사를 올려다보고 있다.
“저 사람이 왜 저기에?”
뒷모습으로는 확실치 않아, 바이올렛이 조금 용기를 내서 가까이 다가가 보려던 찰나.
샤샥!
바이올렛이 인기척을 드러내자, 이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 그 사람은 블링크 마법이라도 사용한 것처럼 한 순간에 바이올렛의 시야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에 놀란 바이올렛이 눈을 비비며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방금 자신이 허깨비라도 봤다는 듯이 더 이상 그 사람의 인기척은 보이지 않았다.
“...귀, 귀신이라도 본건가?”
악마와 계약을 맺고 망령을 부린다는 마녀이기도 한 바이올렛은 사실 귀신을 무서워한다. 딱히 논리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무서우니 무서워한다.
그래서 강령술에 관련된 마법은 쓰지도 못해 차마 자신이 본 것이 귀신인지 확인도 할 수 없었다.
“아하하, 좀 피곤한가보네..어제 밤에도 잘 못 잤고.. 도, 돌아가면 커피라도 한잔 해야겠다..”
그냥 자신이 피곤해 헛것을 봤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킨 바이올렛이지만, 어째서인지 기숙사로 돌아가는 발걸음에 마나까지 담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본 형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라면 죽은 것도 아닌데, 왜 대낮부터 귀신으로 나온단 말인가!
“으으! 소름 돋아! 오늘 밤은 캐스퍼랑 같이 자야지!”
자신의 애완 고양이를 꼭 끌어안고 자겠다고 다짐하며, 바이올렛은 자리를 벗어났다.
“...”
한편 그 모습을 브론즈 기숙사의 옥상에서 말없이 지켜보던 여인은, 바이올렛이 완전히 떠나가고 나서야 다시 인기척을 감추고는 옥상에서 내려와 브론즈 기숙사의 한 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방의 주인은 한나절이 넘게 자리를 비운 상태였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고 여기는 집요한 집착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