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 고인물과 뉴비들
* * *
“헤헷, 히히힛.”
나는 뭔지 모를 가죽으로 만들어진 최고급 소파에 누워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뒹굴 거리고 있었다.
“진짜, 웃음에서 음습함이 새어나오는구나, 기분 나쁘니까 좀 조용히 하거라.”
유니코르가 옆에서 그런 나를 기분 나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지만, 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어제 내 품안에서 작게 고개를 끄덕이던, 바이올렛의 홍조 어린 얼굴이 머리에서 잊혀지질 않는다. 바이올렛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 노심초사 했던 시간들도, 지금에 와서는 그저 행복한 기다림처럼 느껴진다.
“하하핫! 하하하핫!”
퍽 퍽 퍽 퍽!
“꼴 사나우니깐 좀 가만히 있어라! 본좌도 정이 다 떨어질 지경이다!”
내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대신 소파라도 주먹으로 두들기자, 옆에 앉아 있던 유니코르가 타박하며 내 등짝을 마구 후려친다.
“아파! 아파! 그만해! 흐하핫!”
“...하아, 진짜 이런 녀석이 왜...”
“응? 뭐라고 했어?”
“자리에서 일어나기나 해라! 곧 네 동료들이 올 시간이 아니더냐! 본좌의 계약자면 계약자답게 체통을 지키거라!”
나는 빨갛게 달아올랐을 등을 쓸어내리며 자리에서 엉거주춤 일어나 앉았다. 평상시에는 본인이 전혀 체통 안 지키면서.
“아니, 어제 밤부터 왜 그렇게 짜증나 있는 거야, 유니코르? 내가 너 두고 가서 그래?”
“됐다, 어차피 별로 궁금하지도 않으면서 신경 쓰는 척 하지마라!”
“미안해, 대신 당근 초콜릿 줄까?”
“필요 없다! 누굴 애완동물로 아느냐!”
와, 유니코르가 당근 초콜릿을 다 마다한다고? 뭔가 단단히 삐진 게 분명하다.
“알았어, 그럼 좀 있다가 당근 케이크 먹으러 갈까?”
“...당근 케이크?”
“조각이 아니라 한 개 전부.”
“..한 개 전부?”
하지만 나는 녀석이 뭘 좋아하는지 전부 알고 있다. 유니코르의 화를 풀어주는 건 마치 공략집을 보고 하는 미연시처럼 손쉬운 일이지.
“...본좌가 먹는 걸로 기분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지마라. 그대는 본좌를 좀더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내가 앉은 방향과 정반대로 돌아 앉아있던 유니코르의 몸이, 천천히 나를 향해 꾸물거리는 게 다 보인다. 너는 내 손바닥 안이라니까.
“그래서, 왜 화가 나있던 거야? 역시 어제 너 두고 가서? 아니면 바이올렛에게 고백하러 가서?”
“화난 게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본좌는 그저 너의 무심함에 짜증이 났을 뿐이다!”
뭐 때문에 화냈는지 물어보자, 유니코르는 다시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나를 향해 타박하기 시작했다.
역시 어제 일 때문에 삐진 게 맞겠구나 하고 생각하던 도중, 동아리 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안녕하심까 형님! 오늘도 좋은 아침임다! 유니코르도 안녕임다!”
문을 열고 들어온 샤오메이가 나와 유니코르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더니, 내가 앉아있는 자리를 향해 폴짝 뛰어올라 내 옆에 찰싹 들러붙어 앉는다.
“흐흠, 표정이 좋으신 걸 보니 잘 풀린 것 같슴다?”
“..그렇게 티나? 하하.”
샤오메이는 나를 향해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짓고는, 머쓱해서 웃는 내 허벅지를 천천히 부드럽게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그 부지런한 바이올렛 언니가 아직 안 오신걸 보면...자안뜩 야한 걸 해대셨나 봄다?”
“..아, 아니야! 아직 안했어! 어제는 일찍 헤어졌는걸, 유니코르가 알아!”
키득거리며 짓궂게 묻는 녀석의 질문에, 나는 놀라서 손사래를 쳤다.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 안했다. 바이올렛이 자신은 그렇게 부끄러운 짓을 바로 하지는 못하겠다고 힘들어 했기 때문이다.
대신, 눈을 꼭 감고 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출 때는, 너무 귀여워서 그만 꼭 끌어안아 주고 말았다.
“앗, 기분 나쁜 웃음. 안 그래도 음침해서 변태같슴다 그거.”
“본좌도 말했느니라! 어제 밤부터 계속 저렇게 실실 웃고 있으니 유니콘도 미칠 지경이다!”
에이, 과하게 과장하기는, 그냥 자기 전까지 실실 웃고 자고 일어난 후로 실실 웃었을 뿐이다.
“흐음, 질투나려고 하는데, 다음에는 저랑 데이트해주는 검다..?”
“다, 당연하지, 내가 샤오메이한테 소홀히 할 리가 없잖아?”
그렇게 말하며 가슴을 부벼오는 샤오메이의 육탄공세를 내가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황급히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샤오메이는 만족한 듯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안타까운 점은 내가 아직 샤오메이 보다도 키가 작아서, 영화나 만화처럼 로맨틱하게 기대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샤오메이가 166cm정도 되니까, 지금 나는 164cm정도 되려나.
‘서러워 서라도 육체는 빨리 키워놔야지. 내 애인들이 전부 나보다 키가 크잖아.’
가장 큰 아그네스가 171~2cm 사이고, 바이올렛이 165cm니 정말로 내가 가장 작다. 심지어 유니코르도 170은 되니까 은연중에 눈치 보이는 게 있다.
다행히 나는 연금술의 대가, 탈모 치료제는 몰라도 키 크는 약은 만들 줄 알고 있다.
지금의 체형은 롱소드에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지금부터 만들어서 복용한다면 3학년 쯤에는 180cm를 넘을 수 있겠지.
“샤오메이, 샤오메이는 내가 키 큰 게 좋아 지금이 좋아?”
“네? 그거 정할 수 있는 검까? 매번 덩치가 달라서 못 고르는 줄 알았는데..”
“내가 탈모약은 못 만들어도 그 정도는 할 수 있거든.”
내 말에 샤오메이가 잠깐 생각에 빠진 듯 눈매를 좁히다가, 나를 잠시 빤히 바라본다.
“따지자면..작은 형님은 귀엽고 큰 오라버니는 멋짐다. 머리만 안 벗겨지면 어느 쪽이든 괜찮슴다.”
마지막 말이 너무 시리게 내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 진짜 인생..
*
이내 곧 동아리 방은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아그네스, 샤오메이, 조르바, 카이엔, 유니코르에 나까지 6명. 오늘은 창피해서 나오지 못하겠다던 바이올렛을 포함하면 벌써 멤버가 7명인 셈이다.
“기억 회귀에 대해 아는 사람이 따지고 보니 이렇게나 많은 셈인가.”
“...굳이 조르바를 이 모임에 추가해야 했어? 조르바는 기억도 모르잖아 파트너.”
왠지 모르게 유니코르처럼 삐딱한 카이엔이 날 선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너무 그렇게 배척하지 말아 달라고, 카이엔. 나랑 아르틴은 친형제나 다름없는 친밀한 관계니깐까말야.”
“..뭐, 그게 아니더라도. 조르바는 우리한테 꽤 필요한 사람이라고. 두뇌 회전도 빠르고 정치에도 능하고, 빌런을 찾는데에 도움이 될거야.”
“들었지? 낙하산이 아니라 능력으로 당당히 들어왔다고.”
능글맞게 웃어넘기는 조르바, 그런 조르바를 포함해 그냥 모든 게 못 마땅한 듯 구석에서 의자에 앉아서 팔짱을 끼고 있는 카이엔. 원작에서는 그렇게 친했는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카이엔이 툴툴 거린다.
‘여자도 아닌데 저새끼는 왜 조르바한테 생리질이야?’
나는 그게 존나 못마땅했지만, 결국 마왕을 죽이든 군단장을 상대하든 카이엔이 필요하니까, 넓은 마음으로 차분하게 넘어가기로 했다.
“자, 좀 있으면 조회시간 이니까 잡담은 그만 하자. 우선 우리 동아리의 목적이 문제인데.”
“그거야 마왕 토벌이지. 이 모든게 마왕을 토벌하기 위해서잖아 파트너?”
..카이엔이 더 짜증나는 건 묘하게 나한테는 친근하게 말을 걸어온다. 혹시 본인이 동성애자라서 같은 남자인 조르바를 더 견제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그건 최종 목적이지. 지금 당장 이번 달의 활동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소리야.”
“아, 빌런 찾기나 기억 회귀 단서 찾기, 그런 것 말임까?”
나는 영특한 대답을 한 샤오메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헤헷 하고 귀엽게 웃으며 내게 안기는 샤오메이를 보고 카이엔의 시선이 날카로워 졌지만, 나는 일부러 녀석을 무시했다.
“그래 맞아. 혹시라도 이번 회차에 실패한다면, 다음 회차까지 노려야 할 테고, 아니더라도 조르바나 다른 중요한 사람이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면 더 편할 테니까.”
“...실패를 상정하기는 싫지만, 맞는 말이에요. 아르틴의 말대로 기억의 계승을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다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니까요.”
아그네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다들 암묵적으로 동의를 표했다. 지금 당장 이렇게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 되는 것도 대부분이 기억 회귀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런 단서가 없는데 어디서 증거를 찾슴까?”
“일단 서적을 뒤져보든, 사람을 만나보든 열심히 해야지. 기억을 되찾는 사람들이 좀 더 늘어난다면, 공통분모를 찾기도 훨씬 쉬워질 테니까.”
나는 그렇게 말하며 품에서 종이를 하나 꺼내, 다들 볼 수 있도록 크게 펼쳐보였다.
“초원의 왕이 나를 기억하는 건 초월자라 그렇다고 들었어. 혹시 모르니까 드래곤 로드나 썬더 버드 같은 초월자들도 찾아 가보는 게 좋겠지. 그리고...”
나는 힐끔, 샤오메이와 아그네스의 눈치를 봤다. 역시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크흠 하고 나는 말을 이어 나갔다.
“성녀 올가 비르투스, 언더시티의 루시 발렌타인. 마리안느 드 레크투르 왕녀님도 유력한 후보라고 생각해.”
“..왕녀님은 분명히, 아르틴에게 이상할 정도로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죠. 어느 정도 기억을 되찾고 있다고 봐도 좋을지도 몰라요.”
아그네스는 내말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올가와 루시에 시선이 닿아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루시라는 분과 성녀님에 대해서는 샤오메이에게 들었어요. 아르틴하고 꽤..좋은 분위기였다고 들었는데요.”
“아니 뭐...사이가 나쁘지 않긴 했지. 응.”
“거짓말 마십쇼, 성녀님은 바이올렛 언니랑 사이좋을 때 성녀님이 엄청 여우짓 하면서 아르틴 형님 꼬시는 거 다 봤슴다. 창녀랑은 사실상 사귀지 않았슴까!”
아니, 사귀었다니. 그건 좀 억울하다. 물론 분위기가 엄청 좋기는 했지만, 결국 서로 사귀자는 말 한마디 못 하고 키스도 한 번 제대로 안했는데.
“그리고 창녀라니, 루시는 언더시티의 두목 중 하나라고, 매춘하는 여인들을 보호해준 거지, 본인이 매춘하거나 하진 않았는데...2회차 때 유니코르도 처녀라고 인정했는 걸.”
“그게 그거 잖슴까! 분명 2회차의 유니코르도 뭔가 사악한 도구로 처녀라고 속였을 지도 모름다!”
“뭐! 본좌가 처녀를 못 알아본다고 말하는 것이냐! 어떤 여인도 본좌의 앞에서 처녀인 것을 감출 수는 없노라!”
샤오메이의 반대편에 앉아 내 옆에 붙어있던 유니코르가 떽떽 거리자, 나는 골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샤오메이는 루시랑 올가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었다. 전부터 계속 창녀라고 부르기도 했고.
“나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적어 둔 거야. 아직까지 기억 회귀한 사람은 카이엔 빼고 전부 여자니까 말야.”
“이제 보니, 나보다 대단한 색남이 바로 아르틴이었군 그래! 아르틴 네가 이제부턴 아카데미 최고의 바람둥이라고 인정하도록 하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아무리 그래도 내가 조르바 보단 낫지! 안 그래!?”
“.....”
내가 억울하다는 듯 외치자, 동아리 실이 귀신같이 조용해졌다.
“애들아? 왜 말이 없어? 유니코르?”
“본좌를 보지 마라, 색남 아르틴.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그네스? 샤오메이?”
“...미안해요 아르틴.”
“...음, 저는 비등비등 하다고 까진 생각함다.”
“카이엔? 너는 부정할 거지?”
“....색남, 어울리는 걸. 파트너.”
이런 시발, 나 빼고 전부 내가 조르바랑 같다고 생각한다고? 나는 얼마 전 까지 동정이었는데?
“아니 애들아, 너희가 기억이 없어서 그렇지. 조르바가 얼마나 여자로 사고를 치고 다ㄴ”
“자, 그럼 기억 회귀에 대해서는 열심히 조사하는 걸로 하죠. 그럼 빌런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논의 해볼까요?”
억울한 나의 외침을 끊고 아그네스가 멋대로 회의를 진행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아직 내 이야기 안 끝났는데??”
“잡담은 삼가자고 아르틴이 이야기 했었잖아요? 10분 정도 남았으니 얼른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논리정연한 말투로 똑 부러지게 말하는 아그네스를 보고 있으니, 차마 뭐라 할 수가 없던 나는 입술을 삐쭉 내밀고 소파에 몸을 기댔다. 이 자리에 내 편은 단 한사람도 없는 것 같았다.
바이올렛이 있었다면, 분명 내 편을 들어 줬을 텐데.
‘...아니, 그건 아닐 지도 몰라.’
다시 생각해보니 이 자리에 바이올렛이 있어도 아그네스나 샤오메이처럼 딴청을 피우거나 말을 돌리고 말았겠지.
결국 진정한 내 편은 어디에 있는 건가.
“삐졌다고 딴 생각 하지 말고 회의에 집중해라 아르틴!”
따악!
“아악! 뭐하는 거야!”
“빌런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게 네 녀석인데, 집중 안하고 뭐하고 있느냐!”
내 빈틈을 노리고 있던 유니코르가, 여태까지의 딱밤의 복수라는 듯 내 이마에 딱밤을 한 대 먹였다. 서러워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맞는 말이라서 할 말도 없었다.
“저번에 빌런들에 대해서 대부분 징조가 있다고 했잖아요? 거기에 대해서 말해주시면 저희가 따로 조사해 볼게요 아르틴.”
“알았어...미리 말해두지만, 징조에 없어도 나오는 빌런들도 있으니까 그 부분은 각자가 노력해 줘야한다?”
크흠, 목을 가다듬은 나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빌런들에 대한 징조들에 대해 읊어대기 시작했다.
“기숙사의 사감이 아무런 언급 없이 바뀌었나? 학생 식당의 고기 요리에서 이상한 벌레가 발견되었는가? 브론즈 기숙사 주변에서 정체불명의 그림자에 대한 괴담이 퍼지기 시작했는가? 항구 지구에서 잡히는 생선에서 비린내가 심하거나 돌연변이가 보이기 시작했는가? 새벽 3시에 거울을 보면 귀신이 보인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는가? 학생들 사이에서 갑자기 생도복에 대한 불만이 많아지기 시작했는가? 갑자기 인기 없던 브론즈 남학생이 여학생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는가? 역사학 수업을 듣던 남학생이 갑자기 사라지는 사건이 생겼는가? 그리고...”
“잠깐, 잠깐! 천천히 좀 불러주십쇼! 뭐가 그리 많습니까?”
엥, 무슨 소리야. 이게 많다니.
“너희랑 관련된 인물들 까지 합하면 후보가 100명은 넘을 텐데?”
“...100명? 뭐 한 5명 6명 되는게 아니었어?”
조르바의 말에 나는 코웃음을 쳤다. 이 좆망 세계관을 너무 우습게 보는구만.
“카이엔한테 대련에서 졌다는 이유로 마왕군과 계약해서 인신공양을 하는 녀석도 있었어. 한 명이라도 놓치면 큰일이 일어날 테니까, 다들 제대로 받아 적어.”
내 말에 자리에 있던 녀석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가 미리 준비하라고 언질을 줬던 필기구를 꺼내기 시작했다. 오직 유니코르만이 이게 무슨 소리냐는 듯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뭐, 내가 옆에 데리고 다닐 유니코르는 냅두고 녀석들이 준비가 끝나자, 나는 목을 가다듬고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자, 이어서 말할게, 샤오메이, 클레어를 포함한 10명 이상의 여학생의 속옷이 사라진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