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 준비 #02(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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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오전.
2교시 강의가 끝난 세니아 선생님은, 들뜬 마음으로 별관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연금술 동아리가 통과 됐다니! 이렇게 빨리 될 줄은 몰랐는데!”
아마 학장님께서 자신과 아르틴을 위해 힘써 주신 것 같았다. 교무처에서 내려온 서류에 적힌 주력 동아리급 어마어마한 예산을 봤을 때는 눈이 휘둥그레 졌으니까.
물론, 지금 당장은 부원이 없으니 임시 동아리지만, 부원에 대해서는 아르틴이 자신의 친구들을 부른다고 했으니, 부원의 최소 기준인 7명을 모으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여차하면 자신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권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서 가서 어디에 어떤 실험기구를 놓을지 생각해둘까~!”
사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아침에 가서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오늘 어째선지 늦잠을 자서 지각한 찰스와 대니를 대신해서 끝나지 않았던 과제의 채점하느라 2시간이나 늦어 버린 것 이다.
“후후, 어쩌면 아르틴의 친구들이 벌써 와서 놀고 있으려나?”
...세니아가 이리도 들뜬 것은, 자신의 학창시절 즐거웠던 동아리의 추억에 기인했다.
당시에도 연금술 동아리에 참석했던 세니아는, 좋은 선배들과 귀여운 후배. 조금 엄격하지만 누구보다도 학생들을 생각하던 노교수의 지도에 의해 행복한 동아리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르틴이 친구들과 같이 자신에게 배우기 위해 동아리를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더더욱 기뻤을지도 모른다.
“후후, 다 같이 어려운 물약도 만들고 재료를 구하기 위해 합숙도 나가고!, 밤 새워서 중급 물약을 만드는 건 힘들지만 좋은 경험이니깐 꼭 하자고 해야지!”
사실 세니아는 이미 범용적인 중급 물약 중 하나인 오우거 힘의 물약을 만들기 위해 사비를 털어 재료까지 미리 구매해 놨다.
부교수 월급에는 비싼 재료들이긴 했지만 효과도 꽤 괜찮은데다가 만드는데 24시간이나 걸리는 만큼, 협동심과 완성시의 성취감은 충분할 것이다.
“헤헷, 어서 빨리 정식 동아리가 됐으면 좋겠다! 어머 나도 참, 헤헷 같은 말을 학생들 앞에서 하면 안 되는데!”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별관 1층에는 학생의 인기척은 없었다. 이 시간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쉰 세니아는 동아리실이 위치한 2층으로 쫑쫑 걸어올라가기 시작했다.
“어머? 벌써 안에 누가 와 있나? 아르틴의 친구인가?”
3층에 도착하자, 연금술 동아리 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세니아는 들떠 있던 발걸음을 조심조심 줄이기 시작했다.
‘애들끼리 뭘 하고 있으려나~ 혹시 내 험담이라도 하는 건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 조금 혼쭐을 내줄까. 라고 생각하며 동아리 실의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본 세니아는, 이내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문을 열고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이게 다 뭐니 아르틴?”
약품을 보글거리며 화려한 마나광으로 내부에 담긴 재료들을 화학 처리하는 약물 장치, 허공에 단단히 고정된 재료에 마나석에서 분출한 에너지로 형태를 가공하는 가공 장치에 약물 처리가 끝난 재료에 연금술 회로를 새겨 넣는 회로술식 장치까지.
과거 제국의 황실 연금술 공방에서나 보던 최신식 연금술 장치에, 세니아는 벌어진 입을 도저히 다물 수가 없었다.
“전부 구매하려면 아카데미 재무팀에 몇 년은 신청해야 할 장치들 아니야 이거..?”
최신식 연금술 장치의 한가운데, 고글을 낀 채 딱 봐도 엄청난 고급 재료인 보석을 세공하고 있던 아르틴은 하던 작업을 멈추고는, 자신을 향해 겁먹은 표정을 지은 세니아를 무덤덤하게 바라봤다.
“아, 안녕하세요 선생님. 강의는 다 끝나셨나 봐요?”
너무 태평하게 아침 인사를 하는 아르틴을 보고, 세니아는 순간 자신이 느낀 비일상이 과로로 인한 환각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이, 이 시설들은 다 어디서 난 거야? 게다가, 저 재료들... 히익, 저, 저거 세계수 아니야?”
“아~그거 세계수가 아니라 태양소나무예요, 비슷해 보이는데 공화 연방에서는 생각보다 싸게 구할 수 있는 재료거든요. 이 기계들도 조르바가 연줄로 싸게 구해 줬고요.”
별거 아니라는 말투로 설명한 후 다시 고글을 쓰고 보석을 가공하기 시작하는 아르틴의 태도에, 세니아는 순간 그 말을 믿어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설명되지 않는 재료들이 넘쳐났다.
“저, 저거는 천공 독수리의 발톱 아니야? 멸종 위기종이라 이제는 구하기도 힘들 텐데..!‘
“에이, 어떻게 저게 천공 독수리 발톱으로 보여요! 발톱 무늬만 봐도 천둥 매 발톱이죠.”
“저건 분명 오르콘하일 이잖아! 지금은 멸망한 드워프들이 남긴 신의 금속이라 불리는 거!”
“오르콘하일이 아니라 황강철을 쓰는 중입니다. 술탄국에서 건너온 금속이라 비싸긴 한데, 그 정도로 대단한 물건은 아닌걸요?”
계속 그럴듯한 말로 대답하는 아르틴의 태도에, 세니아는 자신이 박사 과정이 되도록 익혀온 연금술 지식들이 부정당하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눈이 맞다고 주장하기에는, 저 귀한 재료들을 아르틴이 어디서 구해왔겠는가.
“하, 하지만 저거는! 확실히 드래곤 하트잖아!
세니아는 떨리는 눈으로, 가장 커다란 장치에서 스팀형 용액으로 가공되고 있는, 가만히 있어도 엄청난 마나를 뿜어내는 심장을 가리켰다.
“저런 마나를 뿜어내는 심장이 이 세상에 2개 있을 리가 없어! 저건 분명 드래곤 하트가 맞아!”
그 말에 아르틴은 손짓을 멈추더니, 드래곤하트를 빤히 바라봤다. 또 어떤 핑계를 댈 것인가, 세니아는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아르틴을 바라봤다.
“드래곤 하트 맞아요.”
“역시! 내 말이 맞지! 드래곤 하트! ...진짜 드래곤 하트야? 하나만 있어도 국보급 아티팩트를 만드는 그거?”
“네, 맞아요 그 드래곤 하트.”
아르틴이 순순히 인정하자, 그건 그거대로 납득할 수 없던 세니아는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내 학생이 어디서 드래곤 하트를 구해 왔을지, 도저히 구매루트 조차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
“아..그거 말인데요.”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아르틴은, 향수병으로 보이는 유리병을 꺼내들었다. 갑자기 웬 향수병? 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자신을 향해 뿌려진 기체에 의해 세니아는 눈의 초점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
좆될뻔했네.
나는 시선이 흐리멍텅해진 선생님을 보고 향수병을 품 안에 집어넣었다.
향수병에 든 약품은 몽환의 숨결, 제국의 비밀조직에서 사람을 세뇌시킬 때 쓰던 약물의 효과는 확실했다.
혹시나 해서 준비했는데, 세니아 선생님이 재료들을 바로 알아볼 줄이야. 천연이라 넘어갈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된 이상 조치는 취해야 했다. 일단 기본적인 명령만 입력해 둘까.
“선생님은 앞으로 제 말에 의문을 가지지 못하는 거예요, 아셨죠?”
“...아르틴의 말에 의문을 가지지 않아야 해..?”
“네, 의문을 가지지 않고 그냥 따라주면 되는 겁니다. 선생님."
마나가 담긴 진언 같은 내 속삭임에, 세니아 선생님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최면제 하나는 만들어 두길 잘했네.’
사람의 무의식를 끄집어내는 이 약물은, 서큐버스의 핵이라는 아주 극소수의 재료로만 만들 수 있다. 물론 상태창 상점을 쓸 수 있는 나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재료만 귀할 뿐이지, 만드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은 약물이라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가장 먼저 만들어 놨다.
세니아 선생님이 정신을 차리는 데는 5분이 걸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가공하던 보석에 빛을 비춰 보며 상태를 확인했다.
“흠, 나쁘지 않아. 이대로 회로만 넣으면 완성이겠는데.”
나는 만족한 표정으로 고글과 하얀 가운을 벗고는, 주변에 제작중인 아티팩트들을 살펴봤다.
샤오메이가 쓸 신력이 담긴 각반, 아그네스가 쓸 망토와 바이올렛에게 줄 지팡이와 내가 쓸 검까지, 모든 게 순조로웠다.
“..으악, 세니아 선생님한테 들켰냐?”
“우와, 엄청 이것저것 들여놨네요!”
그때, 샤오메이와 조르바가 동아리실 안으로 들어오더니 설비에 감탄하면서, 동시에 샤오메이는 내 옆에 다가와 쪼르르 자리를 차지한다.
“선생님은 괜찮아, 내가 최면제로 의심하지 말라고 해놨거든.”
“응? 최면제? 그런 것도 만들 줄 아심까?”
“아, 그냥. 연금술 하다가 발견한 거지. 써본 적은 없다?”
내 품 안에 포근히 안긴 샤오메이가 의구심에 찬 목소리로 물어 보자, 나는 황급히 해명했다. 최면제란 어감은 역시 야한쪽에 속하니까.
‘절대 말할 수 없지, 5분 동안 세니아 선생님을 조금 가지고 놀까 생각한 건...’
솔직히 무죄다. 아니, 오히려 나는 칭찬 받아 마땅하다. 이번에 연금술 설비랑 재료들을 구매하는 데, 무려 30만 포인트 가량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바이올렛의 공략 이후로 60만 포인트 정도 있던 내 포인트는 단숨에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니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하렘을 늘리는 게 좋지 않을까?
“흐으으음...정말로 야한 곳에 쓴 적은 없슴까?”
“전혀 없어. 진짜로.”
“앞으로도 쓸 생각은 없는 것도 맞슴까?”
“....음, 안 쓰는 방향으로 의사를 추진하고 있어.”
“그게 뭡니까! 쓸지 안 쓸지 정확히 말씀해 주십쇼!”
샤오메이의 찌릿한 눈매에, 거짓을 말하기 싫었던 나는 방방 날뛰는 샤오메이를 꼭 끌어안아 출렁이는 가슴에 얼굴을 마구 부볐다.
“자, 잠깐! 뭐 하시는 검까! 저 지금 화내고 있슴다!”
“하지만 아침부터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느라 진이 빠지는 걸, 스트레스 해소해 주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펑펑 빠져 버릴 거야...”
내가 머리카락을 들먹이자, 샤오메이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가슴골에 얼굴을 묻은 내 고개를 토닥여 주기 시작했다.
‘후, 작전 성공.’
이걸로 거짓은 말하지 않았다. 다음에 여자한테 한 번 써먹어 봐야지. 물론 대의를 위해서다.
“둘이 사이좋은 티를 내는 건 좋은데, 나도 있는 건 신경 써 주면 좋겠는데 말야..”
조르바는 자신의 존재감이 완전히 지워진 이 상황에 쓴웃음을 지으며 유리 안에서 가공되고 있는 드래곤 하트를 신기한 듯 바라봤다.
“이거, 드래곤 하트 아니야 아르틴? 저건 세계수랑, 현무의 돌하고 구미호의 꼬리까지 있잖아. 세상에 이게 다 얼마냐.”
역시 공화 연방 최고 상단의 후계자라는 재능은 어디 가지 않았는지, 조르바는 재료들의 가치를 알아차리고는 경악한 표정으로 전부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써 줘야지, 마왕의 군단장하고 싸워야 할지도 모르는데. 나는 이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해.”
“아니..뭐 그야 그렇겠지만..말도 안 나오긴 하는걸..혹시 이 중에 내 것도 있나?”
군단장이라는 이름을 꺼내자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인 조르바는, 은근히 기대가 어린 목소리로 물건들을 둘러보며 내게 물어봤다.
“네 건 없어. 너는 싸우지도 않을 건데 아티팩트가 왜 필요해?”
“...그래도, 혹시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서 하나라도 있는 게 좋지 않겠어?”
“그래서 샤오메이가 너랑 붙어 다니잖아. 너 말고 카이엔 것도 없으니까 불평은 그만해.”
“카이엔? 그 친구는 왜? 그 친구는 전투조 아닌가?”
“걔는 남자잖아. 그것도 거의 확실하게 게이 같아서 챙겨 주기 싫어.”
내 단호한 대답에, 조르바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내 각오는 확고했다.
어차피 먼치킨형 주인공이라 숨만 쉬어도 강해지는 게이 녀석한테, 내가 왜 직접 아티팩트까지 만들어 바쳐야 하는데?
...사실 3회차 때 반지나 목걸이, 포션을 만들어 준적은 있는데, 그때 나를 바라보던 시선이 너무 애정이 담겨 있어 꺼림칙 해서, 그 이후로 뭔가를 만들어 주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정말 마왕군의 간부들이 나타날 거라고 확신하는 거야 아르틴?”
“뭐, 안 나올 수도 있지. 내가 회귀를 백번 천번 한 게 아니니까 말야.”
나는 책상을 끌고 와 조르바와 마주 보고, 샤오메이를 내 옆에 앉혔다. 세니아 선생님도 내 옆에 앉히려고 했는데 샤오메이의 눈빛이 조금 따갑게 느껴져서 샤오메이의 옆에 앉혀야만 했다.
“안 나와도 쓸 만한 아티팩트를 미리 만들어두면 좋잖아. 대비를 안 했는데 간부랑 마주치는 상황이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야.”
“...그건 그렇지, 그러면 역시 제국에게 알려서 맡기는 게 낫지 않겠어? 군단장이라니, 제국 전체가 나서야 할 위협이다. 혹여나 권속이라도 나타난다면 정말 죽을지도 몰라.”
“...저도 조금 불안 해요. 만약 아르틴 오라버니가 죽으면, 다시 기억을 되찾는 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두 사람이 갑작스레 내민 걱정에, 나는 순간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갑자기 이제 와서? 라는 감정이 들었으니까.
하지만 조금 생각해 보자니, 두 사람의 걱정은 타당했다. 만약 정말 마왕의 간부와 마주친다면, 조금의 실수만으로 수백 수천명의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
아카데미의 붕괴? 주요 인물의 몰살? 뭐든 가능하다. 그렇지만 가장 최악은, 아마 내가 불행한 사고나 실수로 인해 죽게 되는 경우다.
그리고 만약 다음 회차에서 기억 회귀가 발동하지 않는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는 샤오메이는, 특히나 걱정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좋지 않다. 어느새 나 스스로도 불안한 가능성을 떠올리고 마음이 약해지는 생각을 떠올렸으니,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두 사람 다 너무 걱정 하지 마, 나도 회귀만 믿고 이렇게 움직이는 게 아니니까. 설마 겁먹은 거 아니지?”
그렇지만, 나는 웃어보였다. 축 처진 샤오메이의 어깨를 주무르며, 왜 이렇게 겁 먹었냐며 두 사람을 놀려댔다.
“나는 이래 봬도 마왕의 암살을 성공 직전까지 간 사람이라고? 너희만 도와 준다면, 군단장이 아니라 권속이 나타나도 별거 아니야. 생각보다 쉽다고.”
물론 거짓말이다. 군단장이 별게 아니었다면, 나는 진작에 이 세계를 클리어 했겠지.
하지만 내가 불안해하는 순간, 부정적인 감정들이 우리들 사이로 퍼져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니 너무 겁먹지들 말고, 나만 믿어. 유니코르랑 계약한 덕에 지금의 나라면 샤오메이보다 강할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나는 진심으로 겁먹지 않은, 믿음직한 나를 연기했다. 친구들이 겁먹는 것을 보느니, 내가 조금 더 고생하는 게 마음이 편하니까.
"...그래도. 우리는 그저 걱정돼서 그렇지."
"하긴, 오라버니가 만드는 저 대단한 장비들만 있다면, 생각보다 쉬울지도 모르겠네요."
내 호언장담은 어느 정도 먹혀들었는지, 불안에 떨던 두 사람의 표정이 조금씩 풀리는 게 보였다.
아니면 그저 믿고 싶은 것을 믿으려는 걸 지도 모른다. 여전히 두 사람의 눈빛 속에는 불안함이 미약하게나마 남아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거면 충분했다.
이제 내가 해야 할 건 한가지다. 매 회귀 마다 그랬듯이, 떠든 허풍을 진짜로 해 내는 일.
"뭐, 생각해 보면 우리 중 마왕군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건 너니까, 괜한 걱정을 한 걸 지도 모르겠네."
"좋아요, 저도 오라버니가 시키는 대로 팍팍 움직일 테니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 말씀해 주세요!"
그래, 이런 분위기면 되는 거다.
내가 어떻게 얻은 행복인데, 고작 빌런 따위에게 뺏길 수는 없다.
나는 현실에서 멍청이처럼 다 뺏기던 양희민이 아니다. 모두를 구할 수 있는 아르틴 이라고.
내가 남의 여자랑 행복을 뺏을지언정. 절대로 내 여자는, 내 행복은 뺏기게 두고 보지 않는다.
나는 지켜내고야 말 거다. 내 소중한 친구와 연인들을, 그리고완벽한 하렘 라이프를.
“아, 오라버니 방금 세니아 선생님 가슴 훔쳐봤죠! 제가 옆에 있는데!"
마지막 각오에서, 내 시선 처리가 미숙했는지 알아차린 샤오메이가 내 허벅지를 꼬집었다.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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