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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할 정도로 경험이 많은 회귀자-82화 (82/266)

〈 82화 〉 순수한 사랑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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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하핫♡ 진짜 섹스를 하다니! 이제 유니콘의 계약자가 바이콘의 계약자가 되었네요! 이를 어쩐담~♡”

자신의 궁전에 누워, 아르틴과 유니코르가 갇힌 방을 유쾌한 서커스라도 관람이라도 하듯이 지켜보던 릴리트는 유니코르의 머리가 검게 물들기 시작하자 배를 부여잡고 박장대소를 하였다.

분홍색 구슬로 침입자라는 것은 파악한 상황이었으나, 그 침입자가 유니콘의 계약자인 것은 릴리트로서도 우연히 얻은 행운이었다.

막대한 신성력을 품고 있는 강대한 신수 유니콘은, 200년 전부터 꾸준히 마왕님의 부활을 방해하는 거슬리는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마왕군에서 가장 잘 아는 것이 바로 릴리트 자신이기도 했다.

그리고 여태껏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것이 바로 이 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

언제나 고결과 순결을 논하던 유니콘과 계약자들은, 방안을 가득 채운 최음가스와 자신의 정신이 만든 가장 음란하다고 생각되는 공간에서, 야한 분위기나 유니콘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명분을 운운하며 언제나 쾌락에 충실하게 자신의 유니콘들을 제 손으로 타락시켰다.

이제 저 둘은 끝이다. 이제 막 바이콘이 된 존재가 강력한 마기를 가지고 있을 수는 없으며, 평생을 신성력만을 다루고 살았을 유니콘의 계약자가 마기를 다루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유니콘과 섹스해 버렸다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자살하던 계약자도 있었으니, 의식을 방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도 좋다.

“아~♡ 오늘도 좋은 구경 했다♡ 그대로 내버려 뒀으면 렉스턴 꼬맹이에게는 큰 부담이 됐을 텐데, 다른 쪽은 어떻게 하고 있으려나?”

새로 들어 온 남자는 무척이자 미남자, 카이엔이라고 했던가? 처음에는 어느 정도 쾌속 진격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방금 느낀 기운으로 봐서는 미끼 중 하나를 문 것이 분명했다.

‘렉스턴 꼬맹이도 먹음직스러워 보였지만, 저런 과묵한 타입이 성욕에 헐떡이는 모습은 정말 최고일 텐데♡’

시르카를 시켜서 확 덮쳐버릴까. 릴리트가 입맛을 달리던 찰나.

──쿠웅!!

“..어라?”

자신의 결계가 강렬한 충격에 깨지는 감각이 마기를 타고 전해지자, 릴리트는 표정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정반대에 위치한 아카데미에 대리인을 사용해 설치한 결계라지만, 감히 자신의 결계를 일부나마 깨부수는 존재가 있다니?

“시르카! 누군가 제 결계에 흠집을 냈어요! 가서 누구인지 살펴보도록 하세요!”

[아, 알겠습니다 여왕님! 지금 충격이 느껴진 곳으로 가보겠습니다!]

자신의 노성에 시르카가 황급히 자리를 비웠다, 하지만 릴리트는 상급 몽마인 시르카를 보내고도 이대로는 문제가 발생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지, 렉스턴 꼬맹이를 시켜서 의식을 좀 더 앞당기는 수밖에♡”

한숨을 내쉬며 릴리트는 자신이 직접 먹으려고 했던 아껴둔 진미를 꺼내기로 했다. 지하 3층에 자신의 시선을 피해 꽁꽁 숨겨둔 그 여자 아이 이름이 엘레나라고 했던가?

“어쩔 수 없네~마왕님에게 충성하기로 맹세한 이상, 렉스턴 꼬맹이도 어른이 돼야 하지 않겠어요?”

릴리트는 앞으로 펼쳐질 비극적인 전개를 기대하며, 방금 까지 느낀 불안감은 무시한 채로 입맛을 다시며 장미관을 다시 구경하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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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전에 얻은 보상과 특전에 따라, 퀘스트 완료 보상이 변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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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완료!

당신은 당신의 유니콘을 생명의 위기로 부터 구해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이 지급됩니다!

계승특성 ­ 『유니콘의 유일한 계약자』에 따라 유니코르의 전회차 호감도가 계승됩니다!

유니코르의 호감도가 최대치를 달성하게 됩니다!

계승특성 ­ 『순수한 사랑』을 획득합니다!

당신의 유니콘이 『마기』를 해금합니다!

『순수한 사랑』과 『유니콘의 유일한 계약자』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이제 당신의 유니콘은 해금한 『마기』의 악영향을 받지 않게 됩니다!

유니콘 유니코르가 바이콘이 됩니다!

계승특성 ­ 『순수한 사랑』에 따라 당신의 유니콘은 타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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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앞에 상태창이 떠올랐다. 하지만 상태창에 적힌 문구들은 내가 이해하기 힘든 낯선 문구들뿐 이였다. 순수한 사랑? 호감도 계승해? 게다가 이상하게도 방금 유니코르가 속삭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고 계속해서 맴돌고 있었다.

­“사랑해 아르틴, 다시 만나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던 유니코르의 미소는, 내가 봐왔던 어떤 미소보다도 밝고 상냥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째서? 나는 2회차에도 이번 생에도 그녀에게 제대로 된 선물 하나 해준 적이 없었는데.

그때 유니코르가 내 고개를 자신의 가슴 품으로 끌어안았다. 기분 좋은 유니코르 특유의 체취가 코끝을 스쳐 지나갔다.

“표정을 보아하니, 또 스스로 고민하고 있는 모양이구나. 그런 모습도 사랑스럽지만, 우선은 이곳을 탈출하고 생각하도록 하자꾸나.”

머리가 검은색으로 변한 유니코르는, 어딘가 의젓한 모습으로 웃으며 내 품에서 벗어나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어느새 전신을 두른 검은색 원피스에서는, 상급 마족과 견줘도 무방할 강렬한 마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섹스를 했으니 방의 문이 30분 후에 열립니다! 온 몸을 청결히 한 후 퇴실 준비를 마쳐주세요!­

우리를 조롱하듯 악마어가 써져있는 벽을 향해, 유니코르가 천천히 팔을 내밀었다. 분명 단 한 번도 마기를 써본 적 없을 그녀는, 마기를 마치 제 몸의 일부라도 되는 것처럼 자유롭게 다루며 파괴의 힘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부셔져라!!”

콰아아앙!!!!

유니코르가 언령을 외치는 것으로 쏘아진 구체의 마기에, 눈앞에 있던 서큐버스의 권능으로 이루어진 벽이 산산조각 나며 안개가 흩어지기 시작했다.

“...쩌, 쩐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와 유니코르가 전력을 다해도 박살나지 않던 벽이 모래성처럼 박살나는 모습에 내가 경악하는 표정을 짓자, 유니코르는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으며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어디 다친 곳은 없느냐? 마왕의 권속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없어서, 일단 적당히 힘을 줘서 두들겨 봤다만, 이 정도로 쉽게 부셔질줄은 몰랐구나.”

나를 걱정스럽게 어린 아이처럼 챙기는 유니코르의 모습은, 2번의 삶에서 경험한 유니코르의 모습을 생각하면 참으로 낯선 것이었다. 어른스러운 유니코르라니, 그게 같은 문장에 들어갈 수 있는 단어들이었나?

“이럴수가! 본좌의 실수로 상처가 나버렸구나! 잠깐만 기다려 보거라! 본좌가 속히 치료해주겠노라!”

“으..으응? 별거 아닌데, 괜찮으니까 움직이는 게 좋지 않을까?”

유니코르는 내가 다친 곳이 없나 이곳저곳을 살피다, 오른쪽 손등에 난 긁힌 상처를 보자 갑자기 칼침이라도 맞은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내 입장에서는 정말 별것도 아닌 상처였기에, 그런 유니코르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더더욱 묘한 감정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너는 이제 바이콘이라 신성력을 못 쓸 텐데, 마기로는 사람을 치료하지도 못...하...”

말로 유니코르를 차분히 달래려던 나는, 유니코르의 손끝에서 피어난 신성력에 하던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신성력이라니? 바이콘이 신성력이 왜 있어?

게다가 유니콘의 머리는 어느새 내가 기억하는 새하얀 머리카락으로 돌아 온 상태였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후후, 본좌는 시간을 초월해 그대를 향한 진실한 사랑을 되찾은 것이다. 그런 본좌가 고작 육체의 쾌락으로 타락할 리가 없지 않느냐?”

유니코르는 내 손등을 치료하며 자신감 있게 설명했지만, 나는 된통 뭔 뜻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유니콘이 순결을 잃었는데 왜 타락을 안 해? 방금 마기는 제대로 써놓고?

‘아, 맞다. 상태창.’

나는 아까 떠오른 상태창을 다시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과연 상태창에는 내가 처음 보는 계승 특성이 존재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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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 : 순수한 사랑

당신의 유니콘은 순수한 사랑을 깨달았습니다!

순수한 사랑을 얻은 유니콘은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권능을 행사하게 됩니다!

당신의 유니콘은 영원히 당신만을 사랑할 것을 소망했습니다!

유니콘이 당신을 사랑하는 동안, 당신의 유니콘은 순결한 존재로 취급됩니다!

당신의 유니콘은 인간인 당신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2세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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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조금 어질거렸다. 처녀를 잃었는데 순결한 존재로 취급되다니? 게다가 마지막 줄에 이르러서는 내가 정말로 이종간 섹스를 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만들어서 뭔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르틴, 본좌는 죽어가는 너를 보며 생각한 것이다. 어째서 네가 그리도 아파하고, 다치고, 힘들어야 했는지..”

“...응? 뭐라고?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유니코르?”

내가 상태창을 보며 정신의 완결성이 무너져 내리고 있을 때, 유니코르는 갑자기 나를 사랑이 가득 담긴 눈으로 바라보며 이상한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러니, 이제 앞으로는 강해진 본좌가 그대를 지켜주마. 약골인 그대는 본좌가 가져오는 식사를 하고 본좌와 사랑의 교배를 하며 평생 행복하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샤오메이도 그렇고, 기억을 막 찾은 애들이 급발진을 하는 것은 고정된 이벤트인가? 당차게 나를 기둥서방으로 만들 것을 선언하는 유니코르를 보며, 정신줄을 놓아버릴 것만 같았지만 나는 침착하게 심호흡을 했다.

“일, 일단 그거는 이 사건을 해결하고 생각하자. 지금 당장 구해야 할 사람들이 많거든. 알겠지?”

“알겠다! 본좌의 삶은 그대를 위해 존재하니, 그대의 부탁이라면 평생이 걸려도 기다릴 수 있노라!”

시발, 너무 부담스러워. 이걸 얀데레라고 불러야 하는 걸까? 시온도 나를 어지럽게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었는데, 뉴타입 유니코르는 그런 시온과 맞먹는 부담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일단 나가서 찬찬히 대화를 해보자..샤오메이도 대화를 해보니 얌전해 졌잖아?’

다짜고짜 무력화 된 나에게 찾아와서 수유대딸 플레이후 역강간을 시도했던 샤오메이가 지금은 다정한 연인이 된 것을 시도하면, 분명 대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래야만 한다. 지금도 나를 보는 유니코르의 시선이 뭔가 심상치 않았으니까.

‘그러고 보니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 안에서 꽤 잡아먹은 것 같은데..’

나는 퀘스트 창을 열어 우선 시간을 확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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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 긴급 상황! 히로인을 구출하라!

당신의 히로인 후보들이 악당에게 붙잡혔습니다!

숫사자는 자신의 여인의 위험을 좌시해서는 안 됩니다!

멋지게 붙잡힌 히로인 후보들을 구해내 보도록 합시다!

퀘스트 보상 : 구해낸 각 히로인 후보에 대한 호감도, 상점 포인트.

현재까지 공략한 여성 : 0/3명.

남은 퀘스트 완료 시간 : 00: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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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고? 시간이 그렇게 빨리 흘렀나?”

1시간 20분 정도 남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남은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2번째 섹스를 즐긴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시간이 촉박하지?

그런데 잠깐, 상태창을 보니 뭔가 이상한 변화가 있었다.

‘3명? 2명이 아니라 3명?’

분명 들어오기 전에는 잡힌 히로인이 2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째서 3명이란 말인가?

설마 내가 함정에 묶인 사이에, 나를 구출하러 진입한 내 여자 중 한명이 붙잡히기라도 한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갑자기 위기감이 샘솟기 시작했다.

릴리트의 함정은 무척이나 악의적, 만약 붙잡힌 여인이 내 연인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한다면, 내 연인을 더럽히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른다.

“유니코르! 서둘러야겠어! 내 연인 중 한명이 붙잡힌 것 같아!”

“..연인, 연인 말이냐?”

내가 서둘러서 옷을 챙겨 입으며 내 연인을 구해야한다고 하자, 유니코르의 반응이 뭔가 미적지근하게 느껴졌다. 생도복을 차려입은 후 유니코르의 표정을 보자 아니나 다를까 유니코르는 무척이나 의욕이 없는 표정이었다.

“응, 꼭 구해야해, 당연히 도와줄 거지? 유니코르?”

시발, 지금 유니코르가 보이콧하기라도 한다면 내게 승산은 많지 않았다. 나는 다급하게 최대한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유니코르를 애절하게 바라보자, 유니코르는 눈빛을 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단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무, 물론이다! 본좌가 그대의 바램을 거절할 리가 없지 않느냐! 본좌는 그대의 영원한 반려자니 말이다!”

영원한 반려자라니, 그건 또 무슨 부담스러운 호칭인가 했지만, 나는 꼬투리를 잡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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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미관의 어느 방 안.

“아르틴...거기, 거기는 안 돼...아, 아직 마왕을 처치하지도 못했는데엣...!”

텅빈 방 안에서 홀로 더러운 바닥에 쓰러진 카이엔은, 행복한 꿈을 꾸며 누워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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