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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할 정도로 경험이 많은 회귀자-94화 (94/266)

〈 94화 〉 무의식의 끝에서

* * *

던전이 된 장미관의 지하 3층.

그곳에는 간신히 제 시간에 맞춰서 대피하는 데 성공한 15명의 신도가 의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방금 전 까지는.

“사, 살려주세요! 사제장님! 제가 잡아온 제물이 5명이나 됩니ㄷ..”

“도대체 왜! 저는 진심으로 새 시대를 바랬ㄴ...”

“아악! 어머니!! 어머ㄴ..”

퍼억──!!

[참, 너무 시끄럽잖아♡ 마왕님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살과 피를 기꺼이 희생해 줄 수 있어야지?]

허공에 떠올라 살려달라고 울부짖던 3명의 육망성 멤버의 머리가 터져나가자,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신도들은 전부 경악하고 말았다. 혹시라도 자신의 비명소리가 저 위대한 존재를 거슬리게 할 까봐 양손으로 입을 가려 비명을 억누르며, 숨조차 죽이고 있었다.

“...꼬, 꼭 그 녀석들은 그렇게 잔인하게 죽여야 했습니까? 릴리트님?”

[어머, 렉스턴 자기도 내가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도 이렇고 싶지 않은데♡ 침입자들이 내 시르카를 엉망진창으로 망가트려 놨잖아? 고치지 않으면 큰일이라고?]

렉스턴은 헛구역질이 나오는 것을 참으며, 분홍색 안개가 간신히 탈출시킨 상급 몽마를 바라봤다. 도대체 무슨 짓을 당한 건지 모르겠지만, 지성과 힘을 모조리 잃어버린 듯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시르카의 상태는 확실히 정상이 아니었다.

당장 릴리트가 방금 머리를 터트린 세 사람의 피와 육체로 시르카의 몸을 재구성하고 있었지만, 지금 모습은 몽마라기 보다는, 몽마의 시체로 만든 시체 골렘에 가까워 보였다.

[으앙! 시르카가 역시 고장나버렸잖아! 내가 얼마나 열심히 집중해서 만든 간부였는데! 그 유니콘의 계약자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릴리트는 육신을 복원하고 힘을 불어 넣어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시르카를 보며 우는 소리를 내뱉었다. 100년 넘게 살아온 노처녀 서큐버스는 다시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도 없는, 릴리트도 평생 단 한번 발견한 희귀한 존재였던 만큼 더욱 안타까운 일이었다.

[...뭐, 어쩔 수 없지. 내가 적당히 조종해서 쓰다가 자폭시켜서 마왕님을 위해 희생할 권리를 줘야지♡]

하지만, 릴리트에게는 그저 희귀한 장난감일 뿐, 시르카를 대체해서 자신의 간부가 될 몽마들은 차고 넘쳤다. 사실 자신이 준 권능을 제외하면 시르카는 딱히 강한 편도 아니었다.

애초에 순결한 서큐버스가 강해봤자 얼마나 강하겠는가, 서큐버스의 강함은 얼마나 많은 정기를 모으냐에 더해, 얼마나 진한 정기를 모으냐도 중요한 일이었다. 시르카는 탈락이었지만 노처녀인게 재미있어서 간부로 만들었을 뿐.

[그래도, 역시 내 장난감을 망가트린 유니콘의 계약자! 용서할 수 없다앗!]

아까 전 까지만 해도 그렇게 애착을 보이던 존재를 마치 더러워진 인형을 버리며 장난치듯 말하는 릴리트의 모습을 보며, 렉스턴은 소름이 돋는 공포를 느꼈지만 겉으로 내색할 수 없었다.

뒤에서 벌벌 떨면서도 자신의 눈치를 보는 평신도나 사제들처럼, 자신도 언제 저렇게 희생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저 여인에게 인간은 어쩌면 인형보다도 못한 존재가 아닐까?

[대신 의식을 더 빨리 진행시켜야겠어! 포로들은 전부 꺼내온 거지?]

“..예, 일단 있는 포로는 다 꺼내왔습니다. 미끼로 쓴다고 가져간 포로랑 1층이나 지하 1층에 낙오된 포로들은 못 챙겼지만요.”

네가 던전 미궁 같은 미친 짓만 안했어도 의식이 더 빨리 진행됐을 거야. 라고 렉스턴은 외치고 싶었다. 갑자기 건물 전체가 던전이 되어버린 탓에 당장 의식의 준비를 도와줄 인원들이 꽤 많이 낙오되었다.

특히 지하 2층에 남아있던 대부분의 평신도들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릴리트가 꺼낸 마물들의 먹잇감이 되어버린 탓에, 본래라면 30분 전에 치러져야 할 의식은 이제야 겨우 제물의 준비만 끝난 상태.

“아무튼 그래서 제 예상으로는 릴리트님을 소환하는 의식에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에서 40분 정도 일 것 같습니다.”

“에~포로는 많잖아? 거기에 저렇게 양질의 제물까지 준비해놨으면♡ 길어도 10분 안에 끝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게 말하며 시르카에게 깃든 릴리트가 가리킨 제물은, 렉스턴에게 제압당한 후 제물로 준비된 시온과, 그 옆에 묶여있는 세니아를 포함한 5명의 처녀였다.

“의식을 진행하는 사람이 증오하는 여인, 거기에 순결한 처녀 5명의 피까지♡ 이 정도면 완전 거저 주는 거지~안 그래 렉스턴 자기?”

“...그렇다 해도! 본래라면 포로 30명의 피를 한 번에 마법진에 흘려야 하는데! 지금 남은 포로가 20명이 안 됩니다!”

“그래? 그러면 다른 사람을 쓰면 되잖아?”

흠칫!

릴리트가 웃으며 렉스턴의 뒤를 가리키자, 그 뒤에서 벌벌 떨고 있던 신도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허나 릴리트가 가리킨 것은 신도들이 아니었다.

“더, 더 이상 신도들을 희생시키면 의식을 치루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알고 있어♡ 신도들 말고 다른 사람들이 있잖아? 뭐였더라? 엘레나랑 원래 육망성 멤버들?”

엘레나의 이름이 릴리트의 입에서 거론되는 순간, 렉스턴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에, 엘레나와 그 부하들은 새 시대가 오면 쓰기위해 세뇌작업을 하고 있잖습니까..?”

“그치~♡ 그런데 의식이 실패하면 본전도 못 찾는 거잖아? 그러니까 눈 딱 감고! 이번에는 재네들의 피와 살도 제물로 쓰자! 어때 렉스턴 자기♡?”

엘레나, 렉스턴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엘레나 만큼은 지켜내고 싶었다. 본래라면 당장 제물로 사용됐을 반발한 멤버들을 지하 3층에 가둬둔 것도 오로지 엘레나 선배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하...하지..만...”

그것만은 거부하려고 말을 꺼내려는 순간, 붉게 타오르는 릴리트의 눈과 마주친 렉스턴은 심장이 멈출 것 같은 공포에 잠식되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 시선은 인격체를 보는 눈이 아니었다.

“하지만~♡?”

말해야 한다. 말하지 않으면 엘레나 선배가 죽어버린다. 하지만, 지금 말하는 순간 자신이 죽는다. 렉스턴은 눈을 질끈 감았다. 지금이야 말로 용기를 내야할 타이밍이다...!!

“아, 알겠습니다. 다른 제물들도...빨리 준비하겠습니다..”

“후후, 그래야지♡ 자기는 머리가 빨리 돌아가서 마음에 들어♡”

고개를 숙인 렉스턴을 보며, 릴리트는 유열감에 취해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출세와 목숨 보존을 위해 제물로 바치는 비극이라니!

“그럼, 다들 의식 준비를 빨리 해줘~♡알겠지 자기들?”

더 이상 관심 없다는 듯 릴리트가 고개를 돌리자, 겨우 목숨을 구한 나머지 신도들은 주먹을 움켜쥔 채 벌벌 떨고 있는 렉스턴을 두고, 가둬둔 다른 포로들을 꺼내러 허둥지둥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런 추악한 인간 군상의 모습이야 말로, 릴리트가 바랬던 재밌는 광경 그 자체였다.

“어디, 그럼 이제 그 망할 유니콘의 계약자랑, 치트키 쓰는 버릇없는 년을 처리해 볼까♡”

릴리트는 본래라면 침입자들을 좀 더 진득하게 가지고 놀 생각이었지만, 시르카를 망가트리고 자신의 게임을 망친 아르틴과 바이올렛을 더 이상 가만히 둘 수 없었다.

그 마녀에 씌인 악마는 꽤나 강력해 보였지만, 이번 시르카 Mk.2는 인격은 없는 대신 자신의 권능을 좀 더 많이 불어넣은 상태. 최대 본신의 10%까지 출력을 낼 수 있으니 상대가 누구든 이길 자신이 있었다. 유니콘의 계약자? 그쪽은 이미 시르카에게 한 번 패배할 뻔 했으니 논외♡

릴리트 자신이 끝내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이 게임은 자신의 승리가 확실했다. 애초에 침입자들은 절대 이길 수 없는 불공평한 게임인 만큼 당연했다. 이 게임의 목적은 공정성이 아니라 철저히 릴리트의 유희였으니까.

‘그래도 귀찮을 수 있으니♡ 유니콘의 계약자 먼저...처리..를...어라?’

단번에 아르틴과 유니콘을 처리하려던 릴리트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왜 유니콘의 계약자가 토끼 악마랑 같이 마녀의 무의식 안에 들어와 있는 거지..?”

마녀의 정신을 악몽에 가둬둔 만큼, 마녀를 해방시키려는 시도가 있을 거라는 것쯤은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릴리트는 그에 대비해 자신의 권능을 사용해,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마녀의 정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설계를 해놨다.

그런데 저 유니콘의 계약자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 자신의 권능을 뚫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마녀의 무의식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는 마왕님과 세계를 정복하던 시절에도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감히. 필멸자 따위가 내 권능에 도전을 해...?”

뿌득!

늘 여유만만한 태도로 상대방을 홀리거나 농락하며 자신의 쾌락을 즐기던 릴리트가, 진심으로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티팩트와 강력한 악마 까지는 참을 수 있었으나, 자신의 권능에 도전하는 벌레 같은 인간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

“감히 누구를 화나게 한 건지 똑똑히 알려주마!! 너희들 모두 철저하게 육편으로 만들어 내 정원에 거름으로 써주겠어!!”

두 날개를 펼친 릴리트는, 자신의 정원에 존재하는 모든 마물을 장미관으로 텔레포트 시키기 시작했다. 그 뿐만 아니라, 바이올렛의 무의식에 자신의 권속인 몽마들을 투입시켜 감히 자신의 권능에 도전한 필멸자들을 철저히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두고 봐..! 마왕님의 권속을 화나게 하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이지 알려 줄테니..!”

릴리트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지하 2층을 향해 날아가자, 그녀의 분노에 기절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하던 신도들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

바이올렛의 무의식을 떠돌아 다닌지 2달이 지났다.

우리는 여전히 무의식의 깊은 곳으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었다. 꽤나 깊은 곳 까지 오는데 성공한 건지, 평평했던 길은 이제 수많은 언덕으로 이루어진 산을 건너는 것처럼 험난해졌다.

“우리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 거 맞지 스승님...?”

“오늘만 그 질문을 7번째다. 내가 또 하면 엉덩이 맞는다고 했지.”

알‘미라즈는 지친 표정으로 나를 보며 같은 질문을 또 하기 시작했고, 나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앞장서서 걷고 있는 알‘미라즈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후냣♡ 엉덩이 좀 그만 괴롭혀요...!”

“네가 괴롭힘 안 당하게 말조심 하면 되는 게 아닐까?”

2달이라는 시간은 꽤나 길었다. 처음에는 수다를 마구 떨던 알‘미라즈도 이제는 수다 떨 소재가 떨어졌는지 점점 잡담이 줄어들었다.

대신 마법의 공부를 하는 시간이 늘었고, 그 외에는 이렇게 헛소리를 하는 알‘미라즈를 가볍게 괴롭혀 주는 게 일상이 되었다.

최근 2주 동안 점점 헛소리의 빈도가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난 것으로 봐서는, 이 토끼 악마가 발정기라도 온 건지 이 괴롭힘을 즐기기 시작한 것 같다.

‘방금 묘하게 하트를 붙인 것처럼 신음을 내기도 했고...밤에 은근히 내 옆에서 붙어 자기 시작했고.’

사실 방금도 엉덩이를 슬쩍 내 쪽으로 내미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요 근래 들어서는 그것도 착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 지금도 엉덩이를 쓱쓱 문지르는 손길이 묘하게 나를 향해 내밀고 있지 않나...?

‘...뭐, 지루하니까 그렇겠지? 음. 그럴 거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바이올렛을 구해야 한다는 동기가 확실했지만, 이 녀석은 상관이 시켜서 계약자 구하겠다고 따라 들어왔으니 힘든 걸 감안해야겠지.

그걸 감안하면 헛소리 몇 번 하는 거 외에는 수업도 잘 듣고 열심히 주변을 찾아다니는 알‘미라즈 정도면 선녀라고 할 수 있다.

‘2회차 시절 유니코르는 2일 동안 배타고 군도로 가는 것도 못 참아서 되게 찡찡 거렸는데 말이지.’

이런 말은 그렇지만, 2회차 시절 유니코르에 비하면 알‘미라즈가 상위호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했다. 1달간 죽어라고 마법 수련을 굴렸더니 꽤 강해지기도 했고.

...게다가 제자로 생각해서 정 들고 있는 녀석이 나를 야하게 본다는 것은 묘하게 꺼림칙한 일이었다. 마리안느 스승님, 못난 제자가 이제야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뭐, 조금만 참아. 길이 점점 험해지고 있다는 건, 무의식의 엄청 깊숙한 곳으로 들어왔다는 소리니까. 슬슬 바이올렛이나 릴리트가 만든 결계 같은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꼭 빨리 찾아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당근을 안 먹은지 2달이나 됐더니 당근의 감촉도 잊을 거 같..”

쫑긋! 앞장서서 걸어가던 녀석의 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야, 뭔가 발견 했어 알‘미라즈?”

“잠시만...뭔가 있는 것 같아! 보고 올게 스승!”

알‘미라즈는 나를 두고 혼자 앞장서서 언덕을 뛰어넘으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나도 뭔가 싶어 마나를 일으켜 녀석의 보폭을 열심히 따라 달리자, 녀석은 가장 높은 언덕 봉우리에 서서,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 잠깐! 같이 가 알‘미라즈! 왜 혼자 먼저가고 그래?”

“...저기를 봐, 스승님.”

“뭔데? 뭔가 발견...”

..했네. 발견 했어. 나는 왜 알‘미라즈가 황급히 앞으로 달려 나갔는지 알 수 있었다.

“저게...스승님이 말한 릴리트의 결계가 맞지?”

“아마도, 저렇게 대놓고 보호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어떤 의미로는 압도적이었다. 높이가 수십 미터는 될법한 거대한 고치가 바이올렛의 무의식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장미관의 안개랑은 비교도 안 되는 농밀한 분홍색 안개가 그 주변에 드리워져 있었다.

아마 저 안개를 돌파하고, 고치를 부수는 것은 말도 안 되게 고된 여정일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2달 만에 활짝 웃을 수 있었다.

“드디어 찾았다. 바이올렛.”

벅찬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제대로 구해내기 전 까지는 방심은 금물. 저 고치 속에 잠들어 있을 바이올렛은 아직도 고통 받고 있을 터였다.

“자, 당장 구하러가자. 알‘미라즈!”

“잠깐만 스승! 그전에...”

내가 오르콘하일 롱소드를 뽑아 들고 봉우리를 뛰어 내려가려는 순간, 알‘미라즈는 머뭇거리는 목소리로 내 옷깃을 붙잡았다.

“뭐야? 또 뭔가를 발견한 거야 알‘미라즈?”

“그, 그게 아니라...”

뭐지? 알‘미라즈 녀석은 계속 말을 빙빙 돌리며 나랑 눈도 못 마주치기 시작했다.

1분 1초가 아까운 나로서는 답답해 미쳐갈 때 쯤, 알’미라즈가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바이올렛 양 찾아냈으니까, 상으로...머리 쓰다듬어 줘 스승.”

“...뭐?”

갑자기 녀석의 뜬금없는 어필에,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지금 이 타이밍에? 게다가 내가 뭘 했다고 눈이 하트 눈이야? 나는 마법만 가르쳐주고 상담만 좀 해주고 대화만 많이 나눴을 뿐인데?

“그리고...엉덩이 토닥토닥도..해주면 좋겠는데...”

“...하하.”

부끄러운 듯 몸을 배배 꼬며 나를 바라보는 알‘미라즈의 모습에, 나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나중에 나가면 해줄게, 나가면...지금은 바이올렛 한테만 집중하자. 알았지?”

“...진짜? 약속이다 스승! 악마랑 계약은 어기면 안 되는 거야!”

돌겠네 진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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