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7화 〉 두번째 후일담 몽마 시르카
* * *
“다, 다가오지 마! 이 짐승! 변태! 강간범! 노출증 환자!”
시르카는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기억하던 상황은, 자신을 노처녀라고 놀리던 유니콘인지 바이콘인지 모를 녀석과 그 계약자를 죽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던 전투상황이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니 지금 눈앞의 풍경은 뭐란 말인가.
자신과 방금 전까지 싸우던 유니콘의 계약자가, 어째서인지 알몸의 차림으로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뭐야? 이게 악몽이란 건가봐!?‘
시르카는 순간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몽마는 꿈을 꾸지 않는 다고 하지만, 이 상황은 꿈이 아니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저 흉측한 건 뭐야?! 내가 배운 인간의 남성기는 저렇게 크지 않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시르카를 가장 겁먹게 하는 것은, 직전까지 3명의 여자를 함락시킨 절륜한 극대자지였다.
몸은 일반적인 인간 성인보다 작은 주제에, 오크의 남성기보다 커다란 저 크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비정상적인 크기였다.
“변태니 강간범이니, 새 주인님에게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시르카?”
“다, 다가오지 말랬지! 계, 계속 다가오면! 그 흉물스러운 걸 잘라버릴 거야!”
우둑, 그 말에 아르틴이 능글거리는 웃음을 멈추고 다가오는 것을 관두자, 시르카는 그제서야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빨리 설명하세요! 왜 내가 이런 곳에 있는지! 릴리트님은 어디에 계신지! ㅇ..왜 네가 그런 알몸으로 날 덮치려 하는지! 게다가 주변에 이 여자들은 또 뭐야!?”
머뭇거리는 아르틴을 보며 조금 진정하며 이성을 되찾으려고 했던 시르카는, 자신의 주변에 몽롱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세 여자를 보고 겨우 되찾은 평정심이 깨지고 말았다.
“건방진 신수 녀석에..저번에 붙잡힌 여기사에, 악마? 악마까지??”
게다가 세 여인은 하나 같이 다리 사이에서 새하얀 액체가 새어나오며, 격렬한 무언가를 한 것처럼 피부에 입술자국이 가득했다. 아무리 노처녀인 시르카라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짐작이 가능했다.
‘이, 이대로 있다가는 나까지 범해지고 말 거야. 저 짐승 같은 인간한테!’
유니콘의 계약자라서 순애충인줄 알았더니, 설마 인큐버스보다 더한 금태양이었단 말인가.
시르카는 경악감에 물들며 아르틴의 힘줄이 꿈틀 거리는 자지를 바라보고 공포에 빠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머뭇거렸다가는 이 널부러진 여인들처럼 될 것이 분명했다.
“다크 라이트닝!!”
미래에 생길 사랑하는 마족을 위해 아껴둔 자신의 처녀성을 이 자리에서 잃을 수는 없다는 각오로, 패닉을 이겨낸 시르카는 아르틴을 향해 손을 뻗었다.
곧 자신의 손에서 뻗어나간 검은 번개가 아르틴을 덮칠 것 이다. 아니, 그래야 했을 터였다.
*
“...어라? 마법이..?”
“발동이 안 되지?? 봉인의 룬 때문에 지금 네 주인은 나거든. 릴리트가 아니라.”
부셔진 신의 파편 같은 희귀한 재료를 써서 만든 봉인의 룬의 효과는 고작 룬 안에 상대방을 가두는 것이 아니다.
만약 가두는 데에 성공한다면, 상대방이 어떤 존재라고 할지라도 내 ‘권속’으로 취급된다. 그리고 권속은 주인에게 어떠한 적의도 품지 못하고, 공격도 불가능 하다.
“그, 그럴 리가 없어! 다크 스피어! 파이어볼! 이그나이트! 디스트로이!”
시르카는 급격한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게 저항하기 위해 온갖 마법을 시전 했지만, 마법이 발현되는 일은 없었다.
“어째서..어째서 마법이 안 나가는 건데!”
이런, 너무 괴롭혔나? 시르카는 마법이 나가지 않는 자신의 손을 원망스럽게 내려다 보더니, 나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이, 이제 나를 마구 범할 거지! 야한 만화처럼! 이 성욕에 미친 원숭이!”
“...하아. 시르카, 진정하고 내 말 들어줄래?”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벌벌 떠는 시르카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주었다. 히끅! 하고 시르카가 놀라기는 했지만, 이런 일에 전문인 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달래기 시작했다.
“우리는 서로 전력을 다해 싸웠고, 나는 시르카에게 정정당당히 승리한 거야. 그리고 지금은 릴리트가 아니라 내가 시르카의 주인이고.”
“주, 주인이라니...”
“실제로 시르카도 느끼고 있잖아? 너랑 내가 계약보다 더 강력한 힘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내 말에 시르카는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실제로 나와 봉인의 룬을 매개체로 연결된 것을 눈치 챘는지 눈물이 글썽이던 색기 있는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참고로, 내가 널 풀어주기 전 까지는 봉인을 해제할 방법은 없어. 누군가 룬을 파괴하면 풀려날지도 모르지만, 이 룬은 신의 육체로 만든 거라 군단장이 직접 와서 파괴해야 할 걸?”
“..그...그런...”
시르카는 내 친절한 설명에 조금 진정이 됐는지, 아니면 지금 상황을 완전히 이해한 것인지 파르르 긴 속눈썹을 떨고 있었다.
그야 당황스럽긴 하겠지. 갑자기 눈 떠보니 타인의 권속이 되었다면 얼마나 놀라겠는가.
“이해했어요, 제가 약해서 권속이 된 것이라는 건가요?”
“..어? 음? 그래 맞아. 이해가 빠르네?”
“마족에게는 평범한 일상이니까요. 강자가 약자에게 군림하는 것.”
과연, 위아래도 나이가 아니라 힘으로 정하는 마족답게 자신이 패배한 것을 인정한 건가.
“그럼...이제 주인님으로 모시는 맹세를 하면 되는 건가요?”
시르카는 어느새 처음 보여주는 온화한 웃음을 지었다. 과연, 노처녀라고 해도 강력한 서큐버스라서 그럴까, 내 다른 여인들하고는 다른 원숙미가 색기와 함께 흐르는게 느껴졌다.
“아니 일단은 존나게 따먹을 건데?”
“..네?”
그리고 맹세랑 섹스는 별개. 나는 은근슬쩍 별일 없듯이 넘어가려던 시르카의 양팔을 붙잡고, 침대로 몰아 붙였다.
“꺄악!? 유, 유니콘의 계약자라면서 이렇게 절조 없이 굴어도 되나요?!”
“방금은 성욕에 미친 원숭이라면서? 그리고 유니코르는 이미 바이콘이기도 하거든!”
나는 시르카의 저항을 억누르며, 녀석의 양팔을 붙잡고 배 위에 올라타 앉아 완전히 제압했다. 본래라면 힘으로도 상대가 될 리가 없었지만,
‘역시 봉인의 룬, 성능 하나는 확실하구만.’
“이 파렴치한..! 제 처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아껴왔단 말이에요..! 제발..!”
그 말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순애 서큐버스라니? 설마 노처녀에 반응하던 이유가 저런 것 때문이었나.
그 말에 조용히 시르카를 내려다보자, 시르카의 아름다운 외모가 한눈에 들어왔다.
윤기가 흐르는 녹색 단발머리에, 수박만한 두 가슴을 서큐버스 특유의 천 면적이 매우 적은 검정색 레오타드로 간신히 가린 모습. 거기에 커피색 팬티스타킹까지.
거기에 다들 정신 연령과는 별개로 앳된 여인들하고는 다르게, 입을 다물고 있으면 쿨한 성인 여성의 매력이 풀풀 흐르는 모습은, 여성형 정장을 입히면 무척 어울릴 것 같았다.
무엇보다, 입으로는 싫다고 하면서도,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쿡쿡 찌르는 내 극대 자지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며 얼굴을 붉히는 모습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정말? 그만두면 좋겠어? 표정은 그게 아닌 것 같은데?”
“흐읏...저, 저는!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후앗..”
열심히 입으로는 아니라고 말하는 시르카의 솔직한 반응을 보기 위해, 시르카의 얼굴 가까이 자지를 가져다대자 시르카의 눈빛이 약간 몽롱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역시나 몽마의 몸은 솔직한 걸까, 코를 찌르는 정액과 애액 범벅의 음란한 향기를 풍기는 자지의 움직임에 따라, 시르카의 고개가 천천히 따라 움직이더니, 이내 마른침을 삼키며 숨을 깊게 들이 마시기 시작한다.
“스으으읍...흐아아...누가 이런 늠름하고 거대하기만 한 것에 홀릴 줄 아시나요...? 스으읍...흐아앙...”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자각은 하고 있는 걸까? 자지의 야한 냄새를 깊게 음미한 시르카는 내 자지를 애정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오랜 시간 참아온 서큐버스라서 그런 걸까, 시르카는 연신 침을 꿀꺽이면서도 본능을 억누르고 자신의 눈앞에 아른거리는 먹음직한 자지를 입에 대지 않았다.
과연 존경할만한 정신력인걸. 한때 사랑하는 이를 위해 첫 경험을 아껴왔던 나로써는 경의를 표하고 싶어졌다.
“그럼 한 가지 제안을 할게, 입으로만 봉사해서 날 만족시키면 네 처녀는 지켜줄게.”
거기서, 나는 가볍게 떡밥을 던졌다.
“..이, 입으로 말인가요?”
“그래, 네가 원한다면 손이나 가슴을 써도 괜찮아. 만족시키기만 하면 네가 원하는 대로 여기서 깔끔하게 끝. 강제로 처녀를 취하지 않을 거야. 좋은 제안 아닌가?”
내가 허벅지를 손으로 스윽 훑으며 그런 제안을 하자, 시르카는 몸을 움찔거리며 무척이나 복잡한 표정으로 나와 내 자지를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이성과 본능, 이상과 현실의 타협사이에서 고민하는 걸 테지. 거절한다면 내가 강제로 처녀를 취하더라도 저항도 할 수 없는 상황이란 걸 생각하면, 분명 내 제안은 나쁜 제안은 아닐 것이다.
‘다만, 자지를 한 번 맛보고도 서큐버스의 본능을 억누를 수 있다면 말이지..’
내가 생각해도 더럽긴 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100년 넘게 남자를 참아온 서큐버스가 남자의 맛을 보고도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는가.
하지만 야스의 세계는 약육강식. 만약 내가 패배했다면 지금쯤 다음 회차에서 유니코르 만나러 가고 있을 테니, 이정도면 매우 온건한 처사나 다름없다.
“조, 좋아요. 그 약속 꼭 지켜줄 거라고 믿겠어요.”
“물론, 만약 약속을 어긴다면 신에게 맹세코 봉인의 룬을 이 자리에서 박살내줄게.”
시르카는 내 말에 납득 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시르카의 양팔을 풀어주며 자리에서 일어나 봉사를 받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상급 몽마인 제가 인간에게 이렇게 굴욕적인 자세로 봉사하게 되..다니..”
침대에 걸터앉은 내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은 시르카는 불만을 투덜거리다가 내가 자지를 얼굴에 들이대자, 헐떡이는 숨을 참으며 내 자지를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다.
“뭐해? 시작 안 해?”
“하, 할거에요! 상급몽마에게 야한 내기를 약속하다니, 후회하게 될 거에요!”
내 재촉에 정신을 차린 시르카는 눈을 부릅뜨더니, 천천히 입을 벌려 내 자지를 한가득 입에 물기 시작했다.
‘잠...잠깐, 이거 괜히 약속했나?’
그리고 나는 당황했다. 시르카는 내 예상과는 다르게 자지를 거리낌 없이 목 깊숙한 곳까지 받아들이며, 뜨겁고 축축한 입안의 감촉으로 내 자지를 감싸기 시작했다.
뜨겁게 조이는 목의 구멍, 본능적으로 기둥을 감는 혀의 감촉. 무엇하나 섹스가 처음인 노처녀 서큐버스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
마치 시온에게 받았던 봉사 펠라치오가 떠오르는 테크닉에, 나는 혹시나 내가 약속을 지켜야 하나 걱정할 무렵...
꽈악!!
“아악! 잠깐! 이 세우지마! 깨물지 말라고!!”
나는 펠라치오를 제대로 시작하자마자 기둥을 씹을 기세로 이를 세운 시르카의 행동에, 다급하게 자지를 빼냈다.
“아으윽...자, 잘리진 않았네...”
황급히 빼낸 자지에는, 시르카의 날카로운 이빨자국이 선명히 나있었다. 조금만 늦게 뺐으면 내 리틀 아르틴이 두동강이 나지 않았을까?
“이...이렇게 하는 게 아닌가요? 그냥 입에 넣고 빨면 되는 줄 알았는데..”
“.....”
앞서 한 독백을 철회한다. 이 서큐버스는 100년 넘게 남자랑 사랑을 나눈 경험이 없는 서큐버스가 맞았다.
‘이거, 괜한 약속을 한 건가..?’
어쩌면 이번 회차는 고추 절단에 의한 과다 출혈로 사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오금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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