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화 〉 지옥의 사정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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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라는 하나의 세계를 통치하는 3대 군주의 권위는, 인류의 황제나 장벽너머의 마왕을 뛰어넘는 거대한 권세를 자랑한다.
그들은 군주를 넘어, 악마들에게는 인간으로 치면 일종의 신앙 같은 존재다.
그들을 숭배하고, 공물을 바치는 것으로 살아갈 권리를 얻고, 힘을 얻고, 존재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들은 통치하지 않는다. 그들은 공포를 매개체로 군림할 뿐.
실질적으로 지옥을 통치하는 존재들은 대군주들에게 직접 충성을 맹세한 권속인 대악마들 뿐이다.
하지만 대악마나 권속이라고 해서 그들의 권위가 대등한 것은 아니다.
사악한 음모로 자신의 권속들마저 서로 의심하고 싸우게 만드는 아스모데우스의 권속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자격을 시험받는다.
철저히 상하관계에 따른 파시스트 제국을 만든 바알제불의 권속들은 바알제불이 세운 법에 의거한 통제와 권위에서의 대우를 약속받는다.
한 편 메피스토는..나태하다. 그렇기에 오로지 계약관계에 의거해 충성서약을 맺은 메피스토의 권속들은, 자신들의 영토에서는 대군주들과 같은 위대한 권력과 권위를 자랑한다.
메피스토의 열두 권속들의 영토는 각각의 영토가 인간들의 제국의 영토가 우습게 보일 광대함을 자랑하며, 그중에서도 계약의 군주 메피스토의 직속 가신인 계약의 악마, 지니의 영토는 대군주를 제외한 모든 악마들 중 가장 부유하고, 강대한 영토를 자랑한다.
그리고, 그 강대한 영토를 물려받을 후계자인 알‘미라즈는 제국의 황실의 알현실이 개집처럼 보일 정도로 넓으며, 술탄국의 연회장이 초라할 정도로 화려한 보석으로 치장된 침실에서 눈을 떴다.
“으그극...! 오랜만에 지옥에서 자니까, 너무 개운하고 좋은 것입니다.”
쫑긋 쫑긋, 노란 토끼의 검은 뿔이 반짝이자, 침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하녀들이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알‘미라즈님. 오른 아침 식사의 준비를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암...그러도록 하세요.”
알‘미라즈가 나른하게 하품하며 허락을 하자, 그녀를 위해 준비하고 있던 99명의 하녀들이 일제히 들어와 그녀의 방을 청소하고, 옷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만약 아르틴이 이 광경을 봤다면 알‘미라즈에 대한 반응과 메피스토에 대한 반응이 달라질 정도로 압도적인 권위, 이런 대우는 알’미라즈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오늘은 어떤 옷을 입으시겠습니까? 늘 입으시던 보라색 토끼 정장으로 하시겠습니까?”
“안 돼요, 언제 불려갈지 모르니까 늘 입는, 사막의 인간들이 바친 고급 옷으로 하겠습니다.”
탁탁, 알‘미라즈가 발을 2번 구르는 것으로 뿔달린 토끼의 모습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하자, 하녀들은 그에 맞춰서 그녀의 몸을 치장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벌써 일어나 계십니까?”
“주인님과 사모님께서는 이미 식사할 준비를 마치신 상태입니다. 몇 주만의 식사라 주인님의 기대가 무척이나 크십니다.”
그 말에 알‘미라즈는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로 삼천살이 넘은 대악마인 아버지가 고작 며칠을 이유로 자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웃긴 일이었으니까.
“저를 아직도 어린 애로 대하시니 곤란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평생을 재능 없는 자신을 끼고 살며 팔불출 노릇을 하던 아버지인 만큼 알‘미라즈에게는 익숙한 일이기도 했다.
‘...인간인 아르틴 스승님의 하렘에 들어간 건 절대 비밀로 해야겠어요.’
만약 그런 아버지가 자신이 애지중지 하는 딸을 웬 100살도 안 먹은 인간 나부랭이가 채간 것을 알면, 인간계를 불태우려고 하리라.
알‘미라즈는 단단히 속으로 다짐하며, 치장이 끝나자 자신을 따르는 하녀 99명을 이끌며 식당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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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거라! 우리 자랑스러운 후계자!”
“으윽...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어머니, 아버지.”
식당을 쩌렁쩌렁 울리는 위대한 대악마이자 아버지인 지니의 호탕한 목소리에, 청각이 민감한 알‘미라즈는 미간을 찡그리면서도 품위 있게 인사를 올렸다.
“어머, 우리 알‘미라즈가 의젓하게 인사하는 것 좀 봐요, 2년 전만 해도 엄마~아빠~하면서 방에서 노닥거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그, 그건 제가 어릴 때 아닙니까! 저는 이제 당당한 열두 가신의 일원이자 저희 가문의 대표란 말입니다!”
“크흐흑! 우리 알‘미라즈가 어찌 저리 의젓해졌을까!”
5m가 넘는 거대한 풍채의 대악마인 아버지가 훌쩍 거리자, 알‘미라즈는 복잡한 표정이 자동으로 지어졌다.
과거 대전쟁에서 손가락을 한번 튕기는 것으로 적군을 쓸어버리던 강력한 대악마가 어찌도 저리 품위 없는 모습을 보인단 말인가.
“후후, 너무 그렇게 보지 마렴 알‘미라즈. 네가 메피스토님의 궁궐에 입궁한 이후로 너희 아버지가 얼마나 매일같이 네 걱정을 한 줄 아니?”
그런 거대한 아버지를 토닥이는 170cm가 조금 넘는 수인 악마인 어머니의 모습이, 그런 광경의 아이러니함을 더욱 키우고 있었다.
“간단한 하급 마법도 못 쓰는 악마였던 네가, 요 근래에는 지옥불 마법까지 성공했다는 말에, 네 아빠가 어찌나 서럽게 울 던지..”
“그..게 그렇게 울만한 일입니까?”
“당연하지! 네 아빠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게 낳아줬는데, 그 막대한 마력을 가지고 가벼운 염동마법도 성공하지 못하는 걸 보면서, 내가 얼마나 답답했었는지 아니!”
“커흐흐흑! 너무 그러지 마요 여보! 다 내 잘못이니까!”
성격이 불같은 어머니의 호령에 알‘미라즈가 당황해하자, 지니는 그런 어머니를 막으면서 그 파란 피부가 더 새파랗게 보일 정도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지옥에 내로라하는 위대한 선생님들을 모셔도, 기본 마법조차 쓰지 못하는 널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전지전능의 권능이 무슨 소용이냐! 우리 딸 하나 챙기지 못하는 이 못난 애비가 얼마나 미안했는데!”
“아, 아버지 진정하시고...이제는, 저도 메피스토님에게도 인정받는 잘 나가는 악마니까요? 예?”
대악마이자 팔불출 아버지 지니의 울음보는, 알‘미라즈의 어머니와 알’미라즈가 10분을 내리 달래고 나서야 겨우 그칠 수 있었다.
‘이래서는 집보다 차라리 스승님과 같이 잠드는 게 훨씬 편할 것 같은데...’
겨우 진정된 식당의 분위기를 보며, 알‘미라즈는 간신히 나이프와 포크를 들어 식사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 인간계에서는 무슨 일을 하니? 메피스토님의 명을 받아 인간계로 갔다면서?”
“아..별거 아닙니다. 한 마녀와 계약해, 메피스토님의 친구분을 돕는 일인데...”
“메피스토님의 친구분을 보좌하는 일이라니! 그게 어떻게 별거 아니냐 알‘미라즈! 이 아빠는 수천년을 메피스토님을 모시면서 친구 비슷한 존재도 뵌 적이 없는데!”
“세상에~우리 알‘미라즈가 당신보다 더 신임을 받는 모양이네요! 축제라도 여는 게 좋을까요?”
“..그러니까 저를 이제 아이취급 하지 말아 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머니 아버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알‘미라즈는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가문의 수치였던 자신이 지금은, 가문의 자랑이자 가문의 미래를 짊어진 아주 중요한 존재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게다가 마법 연습으로도 엄청 바빠서~앞으로 임무가 끝나기 전까지는 집에 들어오기 힘들 수도...”
“그래서, 요즘 만나는 남자는 어떤 남자니 얘?”
“푸흡!!”
알‘미라즈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커피를 마시다가 급격히 사례가 들려 가슴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쿨럭! 쿨럭! 어머니, 그게 무슨...?”
“어머, 시미치 떼긴~네 엄마가 괜히 사냥의 악마였던 줄 아니? 그런 쪽으로는 대악마 저리가라야. 매일 같이 꾸미면서 여자의 표정을 하는데, 어떻게 모르겠어?”
당했다. 어머니가 아침식사를 기다린 것은 아마 이것을 물어보기 위함이었을 터.
“...그게 무슨 소리니 아가야? 남자라니?”
쩌저적!!
대악마가 작은 분노를 내비치자, 식당을 비추는 창문들이 전부 갈라지기 시작했다.
“아, 그게...”
여기서 현명한 여인이라면, 혹은 성숙한 여인이라면 연애를 숨겼을 것이다. 일개 필멸자인 아르틴이 대악마인 지니의 분노어린 관심을 사는 것은, 무척 고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메피스토님의 친구인 인간님에게 마법을 배우면서, 그렇고 그래서..헤헤.”
문제는 알‘미라즈는 기본적으로 푼수끼가 있는 악마였다는 점이다.
“어머~메피스토님의 친구분인 인간이랑?! 어떤 남자길래 그러니? 잘생겼니? 성격은? 뭐하는 사람이니?”
“으음..멋있는 건 엄청 멋있어요! 미색의 악마들 저리가라 할 정도로! 주변에 여자가 많긴 한데.,.제가 먼저 나서서 낚아챘죠!”
“어쩜, 그런 구석은 엄마를 꼭 빼닮았네! 잘했어! 좋은 남자는 종족 불문하고 먼저 낚아채야 하는거야!”
─지니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 없었다.
‘...인간? 잘생겨? 여자가 많아?? 우리 아가가 낚아채?!?’
도대체 우리 순수한 아가를 어떤 망할 인간 나부랭이가 꼬셨단 말인가?
지니는 자신의 영토 전체를 불태울 분노를 느끼며, 알‘미라즈에게 그 남자에 대해 묻고자 했다.
“알‘미라즈, 그 인간은 도대체 어떤 새..”
콰아앙!!
“실례하겠습니다! 알‘미라즈님 계십니까?”
“로터스님? 무슨 일입니까?”
그런 지니의 말을 끊고 문을 박차고 들어온 것은, 메피스토의 궁궐의 파발꾼 중 가장 베테랑인 상급 임프 로터스였다.
“지금 메피스토님께서 중요한 일이라며, 알‘미라즈님을 직접 호출하셨습니다!!”
“쿨럭, 메피스토님이 말입니까...?”
설마, 스승님과 알콩달콩 즐긴 일로 벌하려는 걸까? 알‘미라즈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지금 많이 분노하신 상태셨습니다! 제가 차원석을 사용할 테니 지금 당장 궁궐로 가셔야합니다!”
“자, 잠깐. 마음의 준비가..! 아니, 유서라도..!”
“그럴 시간 없습니다! 지니님과 사모님께는 실례를 끼쳤습니다! 그럼 이만!”
“잠깐! 아직 할 이야기가..!!”
지니가 손을 내 뻗어 막으려고 했지만, 도망치려는 알‘미라즈를 붙잡은 상급임프 로터스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알’미라즈를 데리고 메피스토의 궁전으로 차원이동 마법을 발동시켰다.
슈와아앗!
공간이 찢어지는 찰나의 소리가 울려 퍼진 후──
“당신 괜찮아요? 애가 이제 성인인데 연애도 좀 하고 그러는 거지. 너무 화내지 말고 얼굴 좀 펴요.”
딸과의 화기애애한 식사를 꿈꿨던 지니의 바램은 산산조각이 나고, 오직 아내만이 곁에 남아 자신을 토닥이고 있었다.
“...감히 내 딸을...건드린 인간...용서...못한다...!”
*
“무, 무슨 일이십니까 메피스토님...?”
파들파들, 겁에 질린 토끼 한 마리가 옥좌에 앉아있는 소녀를 향해 다가갔다──
물론, 그 토끼는 대악마 지니의 후계자인 알‘미라즈였고, 옥좌에 앉아있는 소녀는 지옥의 대군주 메피스토였다.
‘여, 여기서 즉결 처분인 건가..? 용암대장군님처럼...? 아니겠지..?’
알‘미라즈는 알현실에 들어간 직후, 혹시나 죽음 만큼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으로 메피스토가 가장 좋아하는 노란 토끼의 모습으로 되돌아 온 상태였다.
“...빠드득.”
‘아니구나, 이 자리에서 죽겠군요.’
허나, 수정구를 바라보며 메피스토가 이를 갈며,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던 분노를 표출하자 알‘미라즈는 자신의 죽음을 숭고히 받아들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유서는 써뒀어야 했는데..스승님..’
한 번이라도 더 대화를 나누고 입을 맞추고 시간을 보낼 걸, 아른거리는 아르틴의 얼굴을 떠올리며 토끼의 눈망울이 촉촉하게 젖어들무렵...
“짐의 작은 토끼야.”
말 없이 수정구를 바라보던 메피스토가 알‘미라즈를 바라봤다.
“네, 네엣!”
“왜 그렇게 놀라는 것이더냐? 그보다 그대가 해줘야 할 일이 있다.”
“해, 해줘야 할 일 말씀입니까...?”
그 일이라는 게 혹시 목숨을 내놓는 일 인걸까, 하고 생각하던 알‘미라즈는 메피스토가 손가락을 까딱이자 허공에 나타난 무언가의 형체에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인간 여자..아닙니까?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당연하지, 바이올렛의 기억 속을 떠돌면서 몇 번 보지 않았더냐, 저건 아르틴의 여인 중 하나인 성녀 올가 비르투스 라고 한다.”
“...아! 그 스승님이 극찬하시던 착하고 인자한 여인이라던?”
콰앙!!
“히이익..?!”
“뭐가 인자하고 착하단 말이더냐! 저건 아스모데우스 녀석 보다도 속이 검은 암거미 같은 여자란 말이다!”
메피스토가 옥좌의 팔걸이를 주먹으로 내려치자, 지옥 어딘가의 화산이 폭발하고 천둥 벼락이 내려치기 시작했다.
“짐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마왕을 물리쳐야 할 아르틴을 손에 넣기 위해, 그를 먹이고 재우고 달래면서 점점 자기 치마폭으로 밀어 넣는 저 여자의 사악함을..!”
“..그, 그건 그냥 열심히 내조를 한 것이 아닌가요..?”
“내조는 아그네스가 하는 것처럼 생산적인 방향을 말하는 것이다! 저 여자는 자신의 남자를 자신 없이는 못 살도록 만들어 글러먹게 만드는 여자란 말이다!”
‘메..메피스토님이 이렇게 감정적인 모습, 스승님 때문에 엉엉 울 때 빼고는 처음 봐..’
알‘미라즈는 본래 메피스토라는 신적인 존재가 이토록 격정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체감하며, 고개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그, 그럼 제가 무슨 일을 하면 되겠습니까? 메피스토님?”
“..아쉽게도, 아르틴은 짐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저 여자의 위험성을 아무리 알려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더구나..”
쯧 하고 혀를 찬 메피스토는, 다시 손을 내저어 꼴보기 싫은 올가의 모습을 허공에서 치워버렸다.
“그러니 짐의 토끼인 네가 성녀의 대항마인 바이올렛 그 반푼이를 데리고, 열심히 성녀의 음모를 막도록 하거라. 무슨 수를 써도 좋으니.”
“제..제가 아스모데우스님과 비견되는 여인을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꿀꺽, 알‘미라즈의 오동통한 토끼목이 침을 삼키자, 메피스토는 아르틴에게 보여주던 비릿한 미소를 씨익 지었다.
“그러라고 그대를 아르틴의 품에 안기는 것을 묵인한 것이 아니겠느냐?”
“뎃..?”
“만약 아르틴이 그 망할 여자의 치마폭에 휩싸여 망가진다면...짐의 분노가 어디로 향할지 짐도 모르겠구나.”
‘좆됐다.’
알‘미라즈는 확실하게 느꼈다. 자신의 군주가 말한 것은 무척이나 간단명료 했으니까.
그 성녀라는 여자를 막지 못한다면, 자신은 새치기를 한 죄로 죽을 것이다.
“자, 가서 짐의 명을 따르거라. 아르틴의 곁에 꼭 붙어도 좋고, 다른 여인들을 회유해도 좋으니 말이다!”
알‘미라즈의 얼굴에서는 이미 핏기가 가신지 오래였지만, 안타깝게도 복슬복슬한 노란 털 때문에 그것이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유언장 미리 써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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