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8화 〉 성녀 & 마녀 #02
* * *
이게 무슨 상황이지?
나는 기세등등하게 나타난 바이올렛이 나를 구해주고 상황을 정리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당연히 분위기상 그렇게 진행되는 게 맞았잖아?
“..언제까지 부끄러운 표정을 지을 건가요. 퍼플크로우?”
“하지만 무척 부끄러운 걸, 아르틴에게 알몸을 보이는 건 처음이니까..”
하지만 나를 구해줄 거라는 기대의 흐름과는 다르게, 올가에게 같이 아르틴을 독점하자는 제안을 받은 바이올렛은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10분 정도가 지난 지금은, 내 앞에서 검은색 란제리의 올가의 옆에 서서, 새하얀 레이스 속옷을 손으로 가리며 부끄러운 표정으로 나를 힐끔거리고 있었다.
“애들아, 다시 생각해봐! 이건 아니야. 임신이라니, 저번에 그러지 않기로 합의 했잖아?”
나는 다급해진 마음으로 올가와 바이올렛을 향해 소리쳤다.
안 그래도 5년 후면 멸망할 예정인 세계에서 임신은 중요한 문제인 만큼, 임신은 서로 준비가 되면 하기로 하렘의 모든 여인들과 합의까지 맞췄는데.
“미안해 아르틴, 나도 이 상황이 되니까 조금 욕심이 생겨서..”
“바, 바이올렛! 어떻게 너 마저!”
바이올렛은 홍조를 띈 얼굴로 나를 보며 사과를 했다.
아내가 남편에게 임신을 하기 위해 강간하겠다고 사과하는 장면이란, 그것만으로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어지러운 상황이다.
“그, 그렇지만. 나는 아직 한 번도 못했으니까, 몰아서 받는다고 생각하면 아르틴도 마음이 편치 않을까?”
“후후, 포기해요 서방님, 그리고 그냥 즐기는 거예요. 마녀와 성녀를 동시에 품는 남자는 이 세상에 서방님 단 한명이잖아요?”
그 말에는 나는 할 말이 없긴 했다.
지금 이 상황만큼 복에 겨운 상황은 쉽지 않을 터, 아마 다른 사제들이 본다면 이단이 아니라도 불태워 죽이고 싶어 할 것 같다.
물론 나도 임신 섹스만 아니었다면 그냥 생각 놓고 즐겼을 테지만..
“그, 그럼 섹스 하기 전에 이것만 풀어주면 안 될까? 나도 섹스할 거라면 애무를 나누면서 하고 싶은데.”
나는 최대한 틈을 봐서 도망치기 위해, 겉으로는 흥분한 척 연기하며 부탁했다.
팔다리만 자유로울 수 있다면, 마법이든 신성력이든 분명 방법은 있을 테니까..!
“물론이죠. 한번 씩 사정해서 서방님의 정액이 착상하고 나면 팔다리는 바로 풀어드릴게요. 그러니 잠시만 참아줘요 서방님?”
역시나 택도 없었다.
올가는 그런 내 물음에 상냥하게 웃으며 어림도 없다는 듯 내 아랫배에 천천히 올라타 앉으며, 분위기 파악 못한 내 남근을 손으로 쓰다듬기 시작했다.
‘아, 이건 틀렸다.’
신도들은 단 한번 손만 잡아도 축복을 받는다며 기뻐하는 올가의 손이, 내 우람하게 발기한 자지를 손으로 훑는 것은 생각보다도 배덕적이라 흥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어머, 서방님도 좋다고 이렇게 더욱 크고 단단해 졌네요?”
“..빠, 빨리 해줘. 네 차례 다음은 나니까.”
“후후, 알았어요. 그렇게 급하게 재촉하지 않아도, 시간은 많다고요 퍼플크로우?”
바이올렛이 느긋하게 애무를 즐기는 올가를 다그치자, 올가는 천천히 내 자지위로 몸을 올라탔다.
“보이세요 서방님? 제 안이 이렇게 뜨겁게 달아올라 있어요. 서방님의 아기씨를 받기 위해, 제 자궁이 흥분해 있답니다.”
세상에, 올가가 팬티를 양옆으로 가볍게 벌리자, 천 조각이 갈라지며 올가의 보지가 드러나 내 귀두에 문질러지기 시작했다.
단 한번도 남자의 손은커녕 시선도 닿아본 적 없을 올가의 음부는 푹 젖어, 귀두를 축축하게 적시며 아기씨를 달라고 조르고 있었다.
‘..아.’
문뜩, 원작에서 지나갔던 묘사가 생각났다.
교단 전체를 자신의 둥지로 삼아, 적들을 잡아먹는 그녀의 별명은 철의 성녀, 교단의 암거미였다.
지금 나를 바라보며, 붉은 안광을 번뜩이는 올가의 모습은, 마치 숫거미를 잡아먹는 암거미처럼 느껴졌다.
교미가 끝난 후 숫거미가 암거미에게 잡아먹히지 않는 방법은 하나라고 한다.
암거미를 배부르게 하는 것. 배가 부른 암거미는 만족해서 숫거미를 놓아준다고 하니까.
“자, 서방님과 퍼플크로우, 잘 보세요. 이게..흐윽..! 저와 서방님의 첫 임신 교미니까..♡”
찌걱!
내 의사는 전혀 없이, 올가는 천천히 내 자지를 안으로 받아들이며 내려앉기 시작했다.
처녀막을 찢는 익숙한 느낌과 함께 자지가 질내를 파고 들수록 올가의 몸이 기쁜 듯이 파르르 떨렸다.
“하아..서방님의..자지..너무 크고 단단해요. 미칠 것 같아..”
움찔거리는 질벽이 자지를 끈적거리며 강하게 자지를 조일 때 마다, 나는 당장에 허리를 마구 흔들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임신 섹스만 아니라면, 하다 못해 사지만 멀쩡해도 올가를 앙앙 울게 할 텐데..!’
이 앙큼한 아기씨 도둑은 분한 내 표정마저도 즐거운지, 내 볼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후읏... 너무 분한 표정 짓지 말아요. 아니, 지어도 좋아요..흐앗♡ 서방님의 그런 표정이 정말 귀엽고...사랑스러워서...하읏?!”
내 위에서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나를 놀리던 올가는, 갑자기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히이잇?! 뭐, 뭐야 이거엇?! 그만, 그만둬엇, 너무 자극이 강해앳!?”
“오, 올가? 갑자기 왜 그래?”
뭐지? 왜 갑자기 올가가 미약을 주사받은 히토미 속 여주인공 마냥 경련하는 거지?
“..후후, 빈틈을 보이다니. 올가도 귀여운 구석이 있구나?”
“바, 바이올렛?”
“조금만 기다려 아르틴, 지금 바로 풀어줄게!”
내 몸에 올라탄 올가가 흰자위를 내보이며 경련하는 사이, 올가의 뒤쪽에서 구경하던 바이올렛이 뛰어들어 내 팔다리를 묶은 천을 풀어줬다.
천이 풀리자 온 몸에 힘이 돌아오는 것을 느낀 나는, 우선 올가가 아무런 짓도 못하도록 꽉 끌어안았다.
“히그윽?! 자, 잠깐 서방니임..저..주글 것...죽어버려엇...”
올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못하다가, 내게 교배 프레스 자세로 사지를 억눌린 채 제압당하고 말았다. 이렇게 쉽게 승리하다니.
“후후, 내 계책이 어때?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하는 방법이야!”
“...이게, 계책이라고?”
“응! 제안을 받아들이는 척 하면서, 빈틈을 보일 때 쾌감 증폭의 마법을 걸었어!”
바이올렛은 자랑스럽게 손에 깃든 마력을 갈무리했다. 쾌감 증폭 마법이라니, 그런 것도 있었어?
“그, 막 쾌감 10배 100배 이런 거 말야?”
“10배라니! 그, 그런 과격한 마법을 하면 죽어버릴 거야! 그냥 2배 까지 높인 거야! 시르카가 가르쳐 줬거든!”
아하, 어디서 그런 근본 없는 마법이 나타났나 했더니. 몽마인 시르카라면 그런 마법을 알만하다.
“헤그윽...”
“일단, 올가의 몸에 피임 마법도 같이 걸어뒀어, 이제 아무리 사정해도 임신하지 않을 거야.”
“...괜찮아 바이올렛? 아무리 나라도 네 앞에서 누구랑 막 하는 건..”
물론 이게 올가를 교배 프레스 자세로 제압할 내가 할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여태 처녀로 남은 바이올렛의 앞에서 누구와 먼저 첫 관계를 나누는 건 나라도 껄끄러운 일이다.
솔직히 사람새끼라면 양심이라는 게 존재하기 마련이잖아.
“아르틴, 내가 왜 올가의 제안을 안 받아들였는지 알아?”
“..어? 그, 이유가 있었어?”
“흥, 나도 질투심이 없는 건 아니거든?”
바이올렛은 볼을 빵빵하게 부풀렸지만 그 것조차 장난인지 진짜로 짜증난 기색은 아니었다.
“우리 아이들은 마왕 같은 위험 없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렇게 생각했거든. 진짜 용사는 카이엔이 아니라 아르틴이 아닐까 하고.”
“바이올렛...”
그래, 나는 임신을 거부했다. 우리 아이들이 나같은 고아가 되는 것도 원치 않았고, 중요할 때에 태어나 원치 않는 아이 취급 받는 것도 싫었다.
모든 내 아이들은 행복하고 사랑을 듬뿍 받아 세상의 어둠 없이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나는 마왕을 토벌하기 전 까지 임신은 미루자고 모은 여인들에게 허락을 받았다.
“올가는..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르틴을 행복하게 해주는 존재잖아? 그러니까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 준거야. 아르틴도 올가가 불행하면 슬퍼할 테니까.”
나는 바이올렛의 말에 할 말이 없었다. 이렇게 비현실적으로 마음이 너그러운 여자라니.
“헤으읏♡ 미, 미칠 것 같아..♡”
...올가만 내 밑에 깔려서 헥헥대지 않았으면 좀 더 상황이 좋았을 텐데.
“그래도 부탁이 있어, 재가 나를 괴롭힌 만큼은 괴로워 했으면 좋겠거든?”
“응?”
“쾌감 증폭 마법, 해제 안 할 테니까 올가를 잔뜩 괴롭혀줘.”
나는 그 말에 내 밑에 깔린 올가를 바라봤다.
확실히, 나는 오늘 올가에게 강간당할 뻔 했지, 게다가 강제로 임신을 시킬 뻔 하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동시에 종마취급 하다니.
“흐앗..서..서방님?”
올가는 그런 내 시선을 눈치 챘는지, 아니면 그 시선에 담긴 내 생각을 눈치챘는지 긴장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지만..
푸우욱!
“오고옥♡ 자, 잠시마안.. 흐오옥♡”
“이제부터, 괘씸한 정액 도둑 성녀를 혼내주도록 할까!”
허리를 내려찍어 피스톤질을 시작하자, 올가의 입에서 음란한 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아, 이 꽉 조이면서 묵직한 피스톤질의 쾌감.
‘숫사자‘ 아르틴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하읏♡ 으응♡ 서방♡ 서방니♡ 츄우웁♡"
성녀의 애달픈 목소리는 질펀하게 살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묻히고 말았다.
이내 그 목소리도 사라졌다. 대신 혀를 섞는 음란한 소리가 대신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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